불거진 도덕성, Me too운동에 수면 위로

이단 & 이슈 1 이재록 씨의 여신도 성폭행 문제

정윤석/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8/05/29 [16:27]
▲ 신도들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록 씨가 지난 5월 3일 구속됐다.           ©국민일보  

JTBC 뉴스룸이 2018년 4월 10일, 한국교회 주요 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한 만민중앙교회 이재록 씨의 성폭행 문제를 다뤄 충격을 줬다. 이 보도와 더불어 서울 경찰청은 만민중앙교회 이재록 씨를 출국금지시켰고 결국 이 씨는 5월 3일 구속됐다.  
 
이재록 씨의 성폭행은 그루밍 범죄
 

성폭행 의혹을 제기한 신도들의 연령 대는 피해 당시 20대 초중반, 대략 10여 명 정도다. 피해자 중 A 씨는 △이 씨가 자신의 개인 거처를 알려줬다 △다른 사람들한텐 얘기하지 말라고 했다 △찾아가자 이 씨 혼자 있었다 △자신을 믿고 사랑하면 더 좋은 천국에 갈 것이라고 설득했다 △성에 대해 잘 몰랐던 자신을 성폭행했다 △이 씨는 천국에서도 이런 아름다운 것이 있다고 얘기했다고 주장했다.
 
JTBC는 또 다른 신도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폭로했다. B 씨도 이 목사의 전화를 받고 서울의 한 아파트를 찾아갔다고 주장한다. 이곳에서 B씨는 이 씨가 △여기는 천국이다 △아담과 하와가(에덴동산에서) 벗고 있지 않았냐 △(너도) 벗으면 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JTBC는 이 씨로 인한 피해 기간은 1990년대 후반부터 2015년까지 20년 가까이라고 지목했다. 이 씨의 성폭행은 한 번으로 끝난 게 아니라 오랜 기간 반복적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이를 취재한 JTBC 기자는 ‘피해자들은 짧게는 3년, 길게는 7~8년 동안 (성폭행이)계속 됐다’고 주장했다. 특정한 사람을 상대로 짧게는 일주일에 한 번, 길게는 반 년 정도에 한 번씩 성폭행이 진행됐다고 한다.
 
이 씨의 성폭행 사건이 일반적 사건과 다른 점은 피해자들에게 ‘폭력, 위력, 물리력’이 없이 이뤄졌다는 점이라고 봤다. 그렇다고 해도 성폭행이라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한다. 이른바 ‘그루밍 성범죄’라는 설명이다.
 
JTBC는 김예원 변호사(장애인권법센터)의 말을 인용 “이 사람이 어떤 행위를 해도 이의 제기를 하지 못하게 오히려 그걸 고맙게 생각하거나 그렇게 생각하도록 그루밍(길들이기)를 해놓는 거죠”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런 식의 성범죄는 서열이 확실한 관계, 성직자와 신도, 교사와 학생, 성인과 미성년자 관계에서 발생한다고 한다.
 
이 씨가 신도들을 길들인 방식에 대해 피해신도들은 △만민교회를 떠나면 구원이 없다 △이재록을 하나님처럼 절대적 존재로 생각한다 △그가 하는 말은 곧 하나님의 말씀처럼 여겼다고 털어놨다는 것이다. 가해자에게 정신적으로 예속되어 있기 때문에 폭행이나 협박이 없어도 성폭행 시도에 저항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피해자들은 어린 시절부터 만민중앙교회에 출석했던 신도들이라고 한다. 오랜 동안 이 교회에 다녔고, 거의 신으로까지 생각하도록 길들여졌기에 항거불능의 상태였다는 것이다.
 
만민중앙교회 이재록 씨의 성폭해 의혹 파문이 확산되는 가운데 만민신도들의 SNS(Social Networking Service) 양심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만민중앙교회를 탈퇴한 부목사 A씨는 소위 ‘말씀팀’에 소속했던 사람이다. 말씀팀이란, 이재록 씨 메시지를 다듬고 설교를 지원하는 최측근 중의 하나다. 게다가 A씨는 ‘온영’을 받았다고 한다. 만민중앙교회는 이재록 씨나 또다른 목사, 이OO 씨(여성 리더)가 영의 단계를 정해 신도들에게 나눠 주곤 했다. 
 
‘반석’, ‘영’, ‘온영’이 대표적인 믿음의 분량인데 온영급은 천국의 최고 등급인 새예루살렘(만민중앙교회는 천국을 5단계로 나눴고 그 중 최고 단계를 새예루살렘으로 칭했다, 여기에 가장 핵심이 ‘목자의 성’이다)에 갈 수 있는 등급이다.
 

ME TOO운동과 SNS을 통해 피해 호소가 확산되자 온영 단계로 분류되던 A씨는 SNS에 육성 양심선언을 남기고 2018년 4월 13일 교회를 떠났다는 소식이다. A부목사뿐 아니라 B교구장 또한 SNS로 이재록 씨의 성폭행 의혹과 관련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연이어 교회를 떠났다고 한다. 과연 이들의 양심선언은 만민교회에 어떤 파문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부목사 A씨는 최근 교회 신도들에게 육성 양심선언 1탄~5탄을 연이어 남겼다. 1탄에서 그는 △온영이었지만 간음을 행하는 자였다, 그런데도 ‘믿음의 분량’이 올라간다 △점쟁이도 반은 맞추는 예언, 만민에서 나온 ‘계시’라는 게 틀렸다 △틀린 계시도 맞는 것처럼 외면했고, 설교에 인용한 죄인이니 용서해 달라고 성도들을 향해 눈물로 호소했다.
 
2탄에서는 만민에서 일어나는 치유의 실체에 대해 조금 더 깊이 들어갔다. 그는 △치유성회에서 나았다고 간증하는 사람들, 다시 찾아갔더니 예전 상태 그대로 돌아가 있었다 △만민을 나가서 5~6일째 있는데 밖에도 하나님이 계신다 △사탄은 때로 권능이라는 분야를 통해 사람을 우상화시키는 도구로 사용한다 △만민중앙교회의 트레이드 마크 같은 원형 무지개, 만민에만 있는 현상 아니다, 제발 찾아봐라 △원래 무안단물은 음용수의 자격이 없는 물이다, FDA는 무안단물에 대한 성분을 분석했지 식음 여부를 판별한 게 아니다 △WCDN(만민중앙교회와 관계된 세계기독의사네트워크)의 치유 사례 발표가 15차까지인가 있었는데 발표 사례를 나열해 보라, 간증 자료 넘친다면서 왜 같은 자료가 반복되는가?라고 반문하며 치유 사역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A부목사는 4월 13일 양심선언을 한 뒤 4월 16일 경찰에 자진 출석했다고 JTBC가 보도했다. A부목사 외에 B교구장의 최근 탈퇴 소식도 충격이다. B교구장은 이재록 씨의 최측근에게 문자를 보내기까지 했다.
 
B씨는 “(이재록 목사님은) 본인을 성령이라 믿으셨고 그 권위를 이용해 성적으로 수십 명의 여자들을 착취하셨다”고 폭로했다.
 
B교구장은 “저는 (2011~2014년) 4년간 당했다”며 “광장 OO아파트에서”라고 밝혔다. B교구장은 △(그곳에)가면 200, 300, 400만 원을 주곤 하셨다 △저는 할 줄 몰라서 인터넷 동영상으로 보고 배워서 가기도 했다 △온영, 영의 분들이 그들끼리도 몸을 섞었다는 걸 당사자에게도 확인했다며 “이게 정말 성결의 제단인가?”라고 되물었다.
 
B교구장은 이 내용을 이재록 씨의 최측근에게 전달하며 “그래도 목사님은 의로운 면이 많으시니 목사님께서 이 모든 사실을 바로 알고 바로 잡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며 글을 전달하는 심경을 밝혔다.
 
한편 만민중앙교회측(이하 만민측)은 최근 신도들에게 모르는 전화나 문자가 올 경우 차단하라며 ‘JTBC 뉴스룸’이 보도한 성폭행 의혹에 대해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만민측은 "JTBC <뉴스룸>이 보도한 당회장 이재록 목사의 성추행 의혹관련 보도는 모두 사실 무근이며 허위임을 분명히 밝힙니다"라며 "JTBC는 이재록 목사의 지난 36년간의 목회 행적을 살펴서 공정하게 보도했어야 합니다"라고 반박했다.
 
만민측은 "이재록 목사의 가르침은 하나님을 첫째로 사랑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형상을 회복하는 것, 곧 성결이었습니다. 그래서 누구보다 이재록 목사 본인이 먼저 오직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며 죄를 피흘리기까지 싸워 버렸습니다"라며 "현대 사회에서 가장 만연한 죄악 중의 하나인 ‘간음’하지 말 것을 행위적인 간음은 물론 마음의 간음까지 버릴 것을 개척 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가르쳐 왔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성폭행 의혹 등은 교회에 불만을 품고 이탈한 자들이 거짓 증언을 하는 것이라며 "JTBC 뉴스룸을 통해 거짓 증언한 자들은 한때 결혼을 하지 않고 주님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서원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들이 이 서원을 지키지 못하고 범죄하게 되자 교회를 떠나게 되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만민측은 "자신들의 이런 범죄를 숨기고 정당화하기 위해서 서원을 지키라고 강조하며 가르치는 이재록 목사에게 악한 감정을 가지고 거짓으로 성폭행 의혹을 꾸며 본 교회를 음해하고 있는 것입니다"라고 반론을 폈다.
 
치유 사역에 대해서도 만민측은 "치료받은 사람들의 의학적 확인 진단서까지 확보하고 있다"며 치유사역은 거짓없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만민중앙교회의 한 관계자는 이재록 씨의 성폭행 의혹에 대해 “당회장 목사님은 늘 비서와 동행하며 행동이 투명하게 오픈돼 있는 분이다”며 “방송에서 제기하는 성폭행 의혹이 사실일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미 10여년 전부터 교회를 비난하고 떠난 사람들이 제기했던 문제의 반복이다”며 “성폭행 등 당회장님의 도덕적 문제는 없다는 게 교회의 결론이고 이미 제기했던 문제들이라 신도들 또한 전혀 동요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정윤석|크리스찬리뷰 한국주재기자, 기독교포털뉴스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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