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한 신앙을 갖기 위해서는

쉽게 풀어 쓴 기독교 신학 (4)

주경식/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8/05/29 [17:35]
건전한 신앙

19세기 슐라이어마허(Shleiermacher)는 신앙을 피조물이 가지고 있는 의식, 즉 하나님에 대한 절대 의 존감정(직관)으로 보았다. 
 
덴마크 철학자인 키에르케고르(Kierkegaard Soren)는 신앙을 주관적 열정으로 묘사한다.
 
신앙을 한 마디로 정의하는 것은 쉽지 않다. 사실, 기독교신앙은 발생 초기부터 앎(wissen)과 지식(knowledge)을 중요하게 생각해 왔다. 그래서 칼빈은 그의 “기독교강요”에서 기독교 신앙의 근거는 지식(knowledge)이지 경건한 무지(pious ignorance)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신앙은 이성만도, 그리고 특별한 경험만도 아니다. 이성과 경험이 균형을 이룰 때 바른 신앙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필자는 경험보다는 이성을 더욱 강조하고 싶다. 왜냐하면 한국인의 정서 때문이다.
 
한국사람은 정적인 경향이 많기 때문에 본인이 경험한 것만이 진리라고 단정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때로는 잘못된 체험조차도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라고 오해하기까지 한다. 신앙에 체험이 필요하고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자신이 체험해 보지 않았다고 하나님이 존재하지 않으시는 것도 아니고 또한 자신이 체험해 본 하나님만이 하나님 실체의 전부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본인이 체험한 방식으로만 하나님을 알수 있다고 주장해선 안된다. 그런 의미에서 필자는 신앙에 있어 발란스 (balance: 균형)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건전한 신앙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네 가지 표준이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신앙에 필요한 네 가지 표준
 
일반적으로 우리는 신앙에 가장 필요한 것은 ‘성경과 기도’만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건전한 신 앙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4가지 표준이 필요하다.  그것은 바로 성경, 전통, 체험, 이성이다. 
 
존  웨슬리(John Wesley)는 영국성공회의 교리와 신학의 3가지 표준, 즉 ‘성경’, ‘전통’, ‘이성’에 ‘인간의 체험’을 추가하였고 이 4가지 신앙의 표준을 일반적으로 ‘Wesleyan Quadrilateral: 웨슬리 사상의 4가지 표준’이라고 부르고 있다. 
 
건전한 신앙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4가지 표준이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그중에서도 첫 번째 중요한 표준은 바로 ‘성경’이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죄로 인해 하나님과 소통이 단절되고 죽음에 처해진 인간들을 위해 친히 당신의 뜻을 보여 주시고, 인간을 구원하시기 위해 예수 그리스도를 계시하시는 사랑의 편지이다.
 
인간은 성경을 통하여 인간 출발의 근원이 어디인지 발견하게 되고, 어떻게 인간이 타락하게 되어 하나님의 형상을 잃어 버리게 되었는지 깨닫게 된다. 뿐만 아니라 인간의 타락에도 불구하고 타락한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끊임없는 구애와 사랑의 이야기를 성경을 통해서 들을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성경을 통해  성경의 중심 주제인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 사건을 이해할 수 있으며, 삶의 궁극적 근거와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인지 그 준거점을 찾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하나님께서는 성경을 통해 당신의 약속과 뜻을 인간에게 보여주시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성경을 통해 신앙의 긍극의 자원들을 공급받게 되고 신앙에 있어 중요한 도움을 일차적으로 성경으로부터 받게 되는 것이다.
 
신앙의 두 번째 중요한 표준은 전통이다. 전통이라고 하면 으레 퀘퀘묵은 옛날의 잘못된 죽은 전통을 떠올리거나 오래  되어 낡아빠진 구습들을 생각할 수 있지만 여기에서의 전통은 오히려 교회의 역사라고 바꿔 말하는 것이 더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구원한 이야기와 인간이 하나님을 수용하고 만나는 이야기는 진공 속에서 이루어 진 것이 아니라 역사와 공동체 안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하나님과 인간의 이 부단한 만남은 역사와 전통을 통해서 그 가르침은 오늘날 우리의 신앙에 적용된다. 전통을 통하여 그리스도인들은 성경을 믿는 자에게서 믿는 자에게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공동체에서 다른 공동체로 전승되는 신앙의 규범, 원리들을 제시하고 배우기 때문이다.
 
초대교회부터 지금까지의 역사 동안 교회와 공동체는 역사와 전통 속에서 신앙을 후대에 계승하여 왔다. 교회의 역사, 교회의 전통은 인간구원 역사 속에서 공동체를 따라 면밀히 일하셨던 하나님의 손길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귀한 자료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교회의 역사와 전통을 도외시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하지만 개신교에서는 교회의 역사와 전통을 도외시하는 경향이 많다.
 
세 번째 신학의 중요한 표준은 체험이다. 인간의 하나님 체험은 주관적일 수 있지만, 신앙을 통해 하나님과의 만남은 구체적이고 실제적이며 인격적 성격으로 실재한다.  하나님 체험은 전인적이고 실제의 직접적인 인지를 통해 이루어진다.
 
슐라이어마허(Schleiermacher)는 인간의 주관적, 내향적 체험을 신학적 사유의 대상으로 삼기도 했다. 존 웨슬리(John Wesley)도 영국 성공회의 3가지 교리와 신학의 표준인 ‘성경’, ‘전통’, ‘이성’에 ‘체험’을 추가함으로 신학에 있어서 ‘인간의 체험’을 중요하게 강조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개인적이고 인격적인 하나님 체험이 신앙을 형성시키듯이 경험은 주정주의적 요소로써 신앙의 중요한 한 요소임에 분명하다. 실제 카리스마(은사주의)계통의 기독교 교단에서는 신앙 형성에 있어서 무엇보다 체험을 강조한다. 그러나 체험을 너무 강조하는 것은 자칫하면 지나친 주관주의에 빠질 수도 있고, 신앙을 신비주의로 오도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신앙의 중요한 요소인 체험은 언제나 성경을 통해 검증받고 이성에 의해 날카롭게 분석, 비판되어져야 한다.
 
필자가 체험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많은 경우 한국의 기독교의 근저에는 한국의 무속사상이 자리 잡고 있어서 열심을 내는 것이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잘못된 열심은 오히려 공동체를 나뉘게 하거나 맹목적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많다.
  
이러한 체험의 주관적이고 내향적인 개인주의를 극복하기 위해, 교회는 보다 객관성있는 신앙공동체의 체험을 언어로 정립하며, 교회의 전통으로 자리 매김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신앙의 중요한 표준은 이성이다. 인간은 진리의 내용과 진리의 주장에 대해 수용하거나 동의할 때 이성을 사용하여 결정한다. 특별히 진리를 탐구하는 부분에서는 인간의 이성이 신앙에 지대한 역할을 끼친다.
 
루이스 벌코프(Louis Berkhof)가 지적하듯이 인간은 진리를 추구하는 존재이고 진리를 전체적으로 보려는 인간 마음의 충동은 결국 이성을 활용하여 진리탐구에 이르게 한다. 그런데 인간의 이성은 개별적인 진리들만을 그저 수집하는데 끝나지 않고 수집된 진리들을 정리, 분석, 종합하고, 상호 보완하여 결과에 이르게 하는 것이다.
 
또한 이성이 신앙의 표준중 성경 다음으로 중요한 자원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하나님께서 동물들과는 달리 이처럼 인간에게만 이성을 주신 것은 당신과 인격적으로 소통(communication) 하게 할 뿐만 아니라 인간에게 맡기신 만물을 다스리기 위해 가장 필요한 자원이기 때문이다.
 
죄로 인해 부분적으로 어그러지고 왜곡되었다 할지라도 인간의 이성은 가장 인간다운 요소이며 인간 안에 하나님을 발견할 수 있는 통로이기도하다. 그러므로 신앙 안에는 이처럼 지성과 감각, 의지가 포함되어 있으며 이것은 우리의 행동과 성품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이처럼 이성은 다른 어떤 자원보다 신앙과 직접적인 관련을 가지고 있으며, 이성을 통하여 증거를 수집하고, 고찰하고, 비교하여 신앙을 체계적으로 세울 수 있게 된다.
 
이상을 통해 우리는 건전한 신앙을 갖기 위해서는 4가지 표준이 모두 필요하고 모두 중요한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주경식|호주비전국제 대학 Director, 전 시드니신학대학, 웨슬리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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