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 선교를 위한 유기농 야채 재배 기술 전수

인터뷰 캄보디아 죠수아 채 선교사

글|정지수,사진|권순형 | 입력 : 2018/07/26 [12:05]
 
▲ 캄보디아에서 개발한 유기농 야채 재배법으로 자립형 선교 센터 운영 모델을 실험 중에 있는 죠수아 채 선교사     © 크리스찬리뷰

캄보디아 캄퐁참 지역에서 선교하는 죠수아 채 선교사는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외부의 후원이나 지원에 의지하지 않고 자립해서 선교할 수 있는 자립형 선교센터 운영 모델을 개발해 실험 중에 있다.
 
이에 본지는 죠수아 선교사를 지난 7월 16일 정지수 목사(영문편집위원)가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편집자주>
 
- 이번에 호주에 방문한 목적은 무엇인가요?
 
“두 가지 이유로 호주를 방문했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저의 호주 영주권 비자 연장을 위해서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제가 캄보디아에서 개발한 유기농 야채 재배법을 많은 분들께 전수해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지난 며칠 동안 호주교회와 한인교회에서 유기농 야채 재배법 세미나를 개최했습니다. 많은 분께서 세미나에 참석하여 유기농 야채 재배법에 대해 배우셨습니다.”
 
- 어떤 이유에서 유기농 야채 재배법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셨나요?
 
“저는 2003년부터 호주 대학생 선교회(Campus Crusade for Christ) 산하 단체인 GAIN (Global Aide Network) 에서 근무했습니다. 저희 단체는 가난한 선교 지역에 구호 물품을 보내기도 했고, 이동 의료팀을 구성해 낙후된 지역에서 무료 진료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구호 물품과 무료 진료를 통해서는 선교지 지역 사람들의 삶이 크게 나아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 유기농 야채 재배법에 대해 설명하는 죠수아 선교사 (시드니제일교회)     © 크리스찬리뷰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먹는 것’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양질의 음식을 먹지 못해서 사람들이 병에 걸리고, ‘먹을 것’을 살 돈을 얻기 위해 빈민촌 지역의 사람들이 마약을 팔거나 매춘을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또한, 직업 훈련이나 소액 금융 대출, 돼지 사육 지원 등을 실시해 보았는데 직업 훈련을 통해 직장을 얻은 사람들도 많은 돈을 벌지 못해서 겨우 자기 자신의 생활비만 충당할 뿐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지 못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소액 금융 대출을 시도해 보았지만 선교지 현지인들과의 관계만 나빠졌습니다. 현지인들이 채무자로 바뀌고 선교사들은 채권자가 되어버리는 결과가 되었습니다. 돼지 사육 지원 사역도 해 보았는데, 중간에서 도와 주던 현지인 사역자가 돼지를 팔고 도망가는 사태가 일어났습니다. 그래서 캄보디아 현지인들이 자립해서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 주는 방법을 깊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또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제가 2010년부터 캄보디아 캄퐁참 지역 빈민촌에서 사역을 시작했는데 당시 후원해 주는 분들이 많지 않아서 제가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제가 섬기는 분들과 함께 굶기도 하고 극히 적은 양의 음식만 먹으며 지내기도 했습니다. 제가 직접 배고픔을 경험해 보니 ‘먹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가난한 선교지 현지인들에게 스스로 야채나 곡물을 재배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농사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하는 저였지만 하나님께서 지혜를 주시고 필요한 분들을 만나게 해 주셔서 농약이나 화학 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곡물이나 채소를 효과적으로 키우는 방법을 개발해 내게 되었습니다.”
 
- 개발하신 유기농 야채 재배법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세요.
 
“제가 개발한 유기농 야채 재배법의 핵심은 플라스틱 통을 이용하는 것과 천연비료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시중에서 200리터 정도 들어가는 큰 플라스틱 통을 구입하면 됩니다. 중고로 나온 통을 구입해서 깨끗이 씻어 사용하면 좋습니다.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서 플라스틱 통 옆면에 구멍을 내어 주머니를 만듭니다. 제가 만든 통에는 45개의 주머니가 있습니다. 각 주머니에 두 개의 야채를 심고 윗부분에 10개의 야채를 심으면 한 통에서 100개의 야채를 동시에 키울 수가 있습니다.
 
통에서 야채를 키우면 비료를 주어야 하는데 화학 비료는 가격이 비싸고 건강에도 해롭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습니다. 대신에 통 중앙에 작은 구멍을 뚫은 파이프를 넣고 그곳에 지렁이를 넣어 키우면 지렁이가 통속을 돌아 다니며 토양에 영양분을 공급하게 됩니다. 그래서 야채가 아주 잘 자라게 됩니다. 먹다 남은 야채나 계란 껍질, 과일 껍질 등을 지렁이가 사는 파이프 안에 넣어 주기만 지렁이가 계속 번식하게 됩니다.
 
제가 캄보디아에서 실험해 보았는데, 야채를 심고 거두어 드리는데 약 4주가 걸립니다. 4개의 통만 있으면 매주 유기농으로 키운 신선한 야채를 먹을 수가 있습니다. 한 통에서 나오는 야채의 양은 한 가족이 먹고 남습니다. 여분의 야채는 주위 분들에게 나누어 주거나 팔 수도 있습니다. 제가 개발한 유기농 야채 재배법을 통해 적은 비용으로 좁은 공간에서 많은 채소를 효과적으로 키울 수 있는 것입니다.

▲ 플라스틱 통을 이용하여 곡물을 재배하는 통을 만드는 과정을 시연하고 있는 죠수아 선교사     © 크리스찬리뷰

▲ 유기농 야채통에서 새싹이 나오고 있다. 4개의 야채통만 있으면 매주 신선한 야채를 먹을 수 있다.©죠수아채    

▲ 숙성 중인 유기농 비료.©죠수아채     © 크리스찬리뷰

▲ 풍성하게 자란 유기농 야채. 야채를 심고 거두는데 약 4주가 소요된다.©죠수아채     © 크리스찬리뷰

또한, 제가 직접 야채를 키우면서 더 개발해야 되는 점들을 발견했습니다.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는 벌레 문제였습니다. 야채를 키우자 벌레들이 야채를 먹어 치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벌레들을 없애는 방법을 연구했습니다.
 
인터넷에 나와 있는 정보들을 종합해서 벌레를 죽일 수 있는 천연 재료를 개발했습니다. 또한, 야채 수확을 더욱 높이기 위해 천연 비료를 만드는 방법도 개발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원하시는 분들은 연락 주시면 책자를 보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개발하신 유기농 야채 재배법이 선교에 어떤 도움이 되었나요?
 
“캄보디아에 있는 저희 선교센터에는 수십 개의 통들이 있습니다. 이 통들에서 나오는 야채와 곡물로 선교센터에서 함께 거주하는 현지인 사역자들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일단 먹을 것에 대한 문제를 해결한 것입니다. 유기농 야채 재배를 통해 선교 센터가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든 것입니다.

▲ 죠수아 선교사는 시드니제일교회 교육관에서 야채 재배통 제작법과 유기농 비료 만드는 과정을 설명하는 모임을 갖고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 크리스찬리뷰

또한 저희가 만든 통들을 빈민촌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처음에는 별 반응이 없었는데, 몇주 후에 야채를 거두어 들이게 되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여러 마을에서 통들을 지원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통들을 지원해 주었지만 요즘에는 통을 지원하기보다는 통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 주고, 통을 만드는데 필요한 도구들과 빈 통들을 지원해 주고 있습니다.
 
지난 몇 달 동안 저는 인도, 부탄, 네팔, 말레이시아 등을 다니면서 현지인들과 선교사들에게 제가 개발한 야채 재배법을 알려 주었는데, 반응이 너무 좋았습니다.
 
많은 현지인들이 통을 만들어 야채를 재배하고 있고 많은 선교사들께서 자립 선교의 기반이 될 수 있다고 인정해 주셨습니다. 저는 제가 개발한 유기농 야채 재배법이 자립 선교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선교지역들을 돌아 다니면서 이 방법을 열심히 전하고 있습니다.”
 
▲ 좁은 공간에서 이동하기 편리하게 야채 재배통 밑에 바퀴를 달았다. ©죠수아채      

- 호주에서도 유기농 야채 재배가 가능할까요?
 
“물론이지요. 제가 개발한 통은 적은 공간에서 효과적으로 야채를 키울 수 있습니다. 일반 가정 집은 물론이고 아파트나 다세대 주택에서도 야채 재배가 가능합니다. 싱싱한 야채를 직접 키워 먹으면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건강에도 아주 좋습니다.”
 
- 마지막으로 앞으로 계획을 말씀해 주시지요.
 
“앞으로 여러 선교 지역에 제가 개발한 유기농 야채 재배법을 전파하려고 합니다. 특히, 선교사가 들어가기 어려운 지역에 들어가서 현지인들을 돕고 현지인들의 마음을 얻는데 유기농 야채 재배법을 사용하려고 합니다.
 
저의 사역을 위해서 기도해 주시고 후원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현재 교회에서 선교하시는 지역의 선교사님들에게 저의 사역을 소개해 주셔서 유기농 야채 재배법이 선교지에 신속히 퍼져 나가도록 도와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유기농 야채 재배법 문의 : tongvegi@gmail.com
 
글/정지수|크리스찬리뷰 영문편집위원,
사진/권순형|크리스찬리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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