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성령의 일하심

인터뷰 남아프리카 이원준·유해숙 선교사

심상보/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8/07/26 [12:14]
▲ 남아프리카에서 30년간 사역 중인 이원준, 유해숙 선교사 부부     © 크리스찬리뷰

심장 혈관 스텐트 응급 시술 받은 선교사

지난달 시드니에서 진행된 ‘목자를 위한 대양주 가정교회 컨퍼런스’ 강사로 참석한 이원준, 유해숙 선교사를 만났다. 이 선교사 부부는 이번 세미나를 위해 멀리 남아프리카에서 특별히 초청을 받아 왔다. 그런데 세미나가 시작되기도 전에 이 선교사가 심장에 심한 통증이 생겨 응급실로 실려가야만 했다.
 
심장의 혈관이 막혀가고 있는 긴급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쉽게 말해 심장마비가 진행되고 있던 다급한 상황이었다. 급기야 RPA병원에서 막혀 있는 심장 혈관을 뚫고 스텐트(stent) 4개를 삽입하는 시술을 하였으나 이미 심장근육까지 손상되어 회복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야말로 머나먼 호주에 와서 죽음의 문턱까지 다다랐던 것이다.
 
▲ 심장 수술을 받고 쉴 틈도 없이 목자, 목녀들과 간담회를 가진 이원준 선교사 ©이원준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술 후 쉴 틈도 없이 시드니새생명교회와 시드니수정교회에서 말씀도 전하고, 남부 아프리카를 섬기는 몇 가정교회 목자, 목녀들과 간담회를 갖기까지 하였다.
 
이렇게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오래 앉아있기도 힘든 가운데 겨우 양해를 구하고 이 선교사 부부를 만나 다양한 선교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미싱 들고 보츠나와로
 
한국의 대형교회에서 안정적인 여전도사사역을 하던 유해숙 선교사, 충분한 대접을 받으며 사역하던 중 점점 밀려오는 하나님께 대한 빚진 자의 마음, 그리고 더 강하게 쓰임받고 싶은 갈급함이 일어났다.
 
그러던 중 평소 알고 지내던 아프리카에 있는 선교사로부터 미싱 기술자가 필요하다는 소식을 접하고 선교에 대한 열정을 품고 혼자의 몸으로 직접 아프리카 보츠나와로 출발했다.

▲ “한 영혼 한 영혼을 제자삼는 건강한 교회가 세워져야 신약교회가 회복되고 또다시 선교사가 파송될 수 있다”고 강조하는 이원준 선교사    ©이원준

이때 초창기에 함께 훈련 중이던 이원준 선교사를 만나 결혼하고 줄곧 함께 사역을 했다. 유 선교사는 미싱을 돌리고 가정에서 버림받은 아이들을 돌보는 사역을 시작했는데 후일에는 짐바브웨로 옮겨 7개월간 선교를 했다.
 
어려웠던 일들
 
30여 년간 선교사역 중 숱한 어려움들을 겪었지만 그 중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한다.
 
먼저, 보츠와나에서 이 선교사가 부락에서 우물을 파 주는 일을 현지인을 고용해서 하던 중 먹을 양식이 없어 사흘간 물만 먹고 버티며 땡볕에서 손수 우물을 팠다고 한다. 그러다 야생수박을 따다 먹었는데 배탈이 나서 고생하던 중 커다란 독수리가 앞에서 노려보고 있기에 ‘저것을 잡아먹어야겠다’는 본능이 발동하여 돌을 던졌는데 날아 가버린 독수리가 앉아 있던 자리에 닭 한 마리가 놓여 있었다. 실은 독수리가 닭을 물어와 먹으려다 이 선교사가 던진 돌에 놀라 미처 생닭을 챙기지 못하고 날아간 것이다.
 
이 덕택에 그 닭으로 사흘간 굶었던 허기를 면했다고 한다. 그야말로 현대판 엘리야의 까마귀 사건이 재현된 것이다. 까마귀가 독수리로, 보리떡이 치킨으로....
 
그리고 선교지에서 모두 7차례나 강도를 만났다고 한다. 가장 후유증이 컸던 것은 선교 17년차 때, 총을 든 5명의 강도들이 현찰이 많은 중국인으로 오인해서 들이닥쳤다고 한다.
 
총을 들이대고 모든 가재도구들을 가져갔는데 그 와중에서도 유 선교사는 ‘여권은 제발 돌려달라’고 호소했다가 강도들이 손 총에 맞아 순교할 뻔했다고 한다. 다행히 빗맞아 살았는데, 강도들이 유 선교사의 얼굴을 폭행해서 아직도 그 상처와 후유증이 있다고 한다.

▲ 이원준, 유해숙 선교사 부부가 남아프리카 사역지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했다.©이원준  

그 일로부터 심각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게 되었고, 선교에 대한 심각한 고민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하나님은 ‘한 알의 밀알이 썩어야 더 많은 열매를 맺게 하신다’는 말씀을 주셔서 새 힘을 얻어 지금까지 어려운 상황들을 이겨왔다고 했다.
 
또 현지에서 큰 교통사고를 두 번이나 당했는데 한 번은 사막지대를 건너다 큰 교통사고를 당했다. 사고 후, 이 선교사는 지나가던 사람들의 낙타를 얻어타고 마을로 도움을 청하러간 사이에 유 선교사는 사막에서 밤새도록 차 안에 갇혀 네 살 난 아들을 부둥켜 안고 야생동물의 위협과 추위와 공포에 떨면서 밤을 지새워야 하는 때도 있었다고 한다.
 
가정교회 사역
 
이 선교사 부부는 오랫동안 아프리카 지역에서 여러 가지 사역을 해왔다고 한다. 부시맨 사역, 구제 사역, 신학교 사역,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현지인들에게 기술을 가르치는 사역 등 많은 일을 감당해 왔다.
 
그러다 2013년에 가정교회를 알게 되고 그동안 해 오던 모든 사역들을 후임 현지인 사역자들에게 다 물려주고 현재는 가정교회 사역에만 전념하고 있다고 한다.
 
가정교회의 시초였던 미국 휴스턴 서울교회를 모델로 삼아 아프리카에 가정교회를 접목시켰고, 그동안 양성해 놓았던 현지인 신학생, 목회자, 리더들에게 가정교회를 훈련하고 있다.
 
현재 이 선교사 내외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조하네스버그를 중심으로 보츠와나, 모잠비크, 남아공 등 인접 남아프리카 국가들의 현지인 가정교회 사역자들을 총괄하고 있으며, 6개 현지교회를 공동 목회하면서 10여 개 현지인 교회의 사역자들에게 가정교회 사역을 돕는 네트워크 사역에 전념하고 있다.

▲ 이원준, 유해숙 선교사 부부는 남아공 조하네스버그를 중심으로 6개 현지교회를 공동목회하며 현지인 가정교회 사역자들을 총괄하고 있다. 사진은 남아공에서 가정교회 세미나를 마친 후 목자, 목녀들 기념촬영.©이원준  

때로는 거주지를 떠나 1~2주씩 출타하여 다른 나라 또는 다른 지역으로 순회하며 가정교회를 시작하거나 진행 중인 교회의 사역자들을 가르치고 훈련시키는 사역을 하고 있다. 그중 각 현지교회의 목자 연합수련회, 목자 목녀 컨퍼런스 때로는 1박 2일이나 또는 4박 5일을 합숙하며 지도하고 훈련해 오고 있다.
 
가정교회가 한국과 호주에서 꽤나 알려져 있고, 제법 많은 교회들이 시행하고 있지만 아프리카와 같은 곳에서도 특히 현지인들을 통해서도 여전히 제자삼는 일이 계속되어 진다는 것은 더 놀라운 일이다.
 
이 선교사 부부는 현지인 목자, 목회자들을 세울 뿐 아니라 목회자들을 미국 휴스턴교회와 한국에까지 데리고 가서 연수시키는 일까지 하고 있다. 더 놀라운 것은 한국, 호주, 미국 등지에서 일어나던 놀라운 회심과 전도가 아프리카 현지에서도 동일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선교사의 증언에 의하면 현지인 마약 중독자들이 회심하고 훈련받은 후 목자로 헌신하여 동료 마약 중독자들을 다시 섬겨 그리스도의 제자로 만들어가고 있다.
 
술 중독자들은 술 중독자들을 회심시켜 제자삼고 있고, 폭력을 휘두르던 사람들이 변화받은 후에는 또 자신의 동료들을 섬기고 제자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놀라운 소식들이다.
 
초대교회 회복의 비전

이원준 선교사가 강조하는 것은 결국 ‘교회’였다. 구제도하고, 우물도 파고, 학교도 세우고, 병원도 세웠지만 결국은 그 중심에는 교회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영혼, 한 영혼을 제자삼는 건강한 교회가 세워져야만 신약교회가 회복이 되고, 또 다시 선교사를 파송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모든 일들이 가정에서 일어났던 것처럼 오늘도 가정교회를 통해 아프리카가 놀라운 성령의 일하심을 맛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부흥을 꿈꾸는 두 선교사 부부는 지금도 모든 여건에 감사하고 있다.
 
갑작스런 일로 3만 불이 넘는 수술비와 치료비가 많은 분들의 기도와 후원으로 조금씩 채워져가고 있다고 하며,  비록 대양주 컨퍼런스에서 강의는 못했지만 심장마비를 통해 은혜를 주시고, 감사를 주시고, 초대교회가 재현되고 있는 시드니의 교회를 보며 감격을 경험했다고 한다.
 
‘만약, 의료환경이 열악한 아프리카에서 심장에 문제가 생겼다면, 오는 비행기 안에서 심장에 문제가 생겼다면’이런 아찔한 생각 속에서도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와 계획이 있으셨다는 것이다.
 
강의가 아니라 고통과 아픔을 통해 은혜와 감사, 감격을 주신 것에 또 행복해 하는 두 선교사를 지켜보면서 더욱 감사할 따름이다. 이제 이 선교사는 남은 한국에서의 후속 검사와 치료 후 속히 선교지로 돌아가기를 간절히 갈망하고 있다.〠 

심상보|크리스찬리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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