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곳을 향해 노래하고 춤추리라
인터뷰 컴패션 밴드 리더 심태윤
 
글|이상은,사진|권순형
▲ 컴패션밴드 리더인 심태윤 씨가 힐송 컨퍼런스 참가차 시드니를 방문, 시드니 올림픽 공원에 설치되어 있는 컴패션 전시장을 찾았다     © 크리스찬리뷰

가수 스테이(Stay), 연예기획사 대표, MBC 드라마 ‘궁’ OST 작곡가, 양꼬치 전문점 사장... 가수 겸 프로듀서 심태윤을 수식하는 단어들이다.
 
2000년대 초 예능 프로그램에서 화려한 입담을 과시하며 활발하게 활동했던 그를 지난 12일 호주 시드니 올림픽 공원 QBA(Qudos Bank Arena)에서 만났다.
 
심태윤은 컴패션 후원자이면서 공연 연출가인 유원상 감독, 한국 컴패션 직원 4명과 함께 힐송 컨퍼런스 참가를 위해 이번에 시드니를 찾았다.
 
근황을 묻는 가벼운 질문에 그는 호주의 “힐송(Hillsong)처럼 한국의 기독 청년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기독교 문화예술사역을 준비하고 있다”는 다소 진중한 답변을 내놨다. 심태윤은 2010년부터 국제어린이양육기구 컴패션 후원자로 구성된 문화예술 자원봉사자모임
‘컴패션밴드’의 리더를 맡아 활동 중이다. 컴패션은 그가 신앙적 첫 사랑을 회복한 곳이기도 하다.
 
장난기 어린 표정으로 인사를 건네던 첫 인상과 달리, 시간이 갈수록 진지한 눈빛과 확신에 찬 어조로 예수님 사랑을 말하는 심태윤. 무엇이 그의 마음을 움직였을까?
 
12년째... 나누는 사람들이 모인 곳에 축복이
 
▲ 컴패션밴드 콘서트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공연에서 컴패션밴드 리더 심태윤 씨가 어린이 후원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2017. 7) ©Comepassion  

심태윤과 컴패션의 인연은 2007년 겨울로 거슬러 올라간다. 친분이 있던 배우 차인표 씨를 우연히 헬스장에서 만나 컴패션 이야기를 들은 게 처음이었다. 컴패션은 1952년 한국의 전쟁 고아를 돕기 위해 미국의 에버렛 스완슨 목사가 설립한 국제어린이양육기구다.
 
전 세계 25개국 가난한 환경에 놓인 어린이들을 예수님의 사랑으로 양육해 미래에 영향력 있는 크리스찬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차인표 씨한테 컴패션밴드에 들어오란 제안을 받고 처음엔 거절했어요. 몇 개월 후에 당시 밴드 음악감독이던 주영훈 씨가 다시 이야길 하길래 궁금해서 한 번 가봤죠. 그리곤 이 모임에 오는 사람들이 좋아서 12년째 계속하고 있네요."
 
컴패션밴드는 2006년 배우 차인표와 5명의 남성 후원자가 만든 한국 컴패션 애드보킷 그룹이다. 컴패션 현지를 방문하는 컴패션 비전트립에서 만난 어린이들의 노래 선물에 보답하기 위해 아이들을 위해 노래하고 춤추는 밴드를 만들자고 마음을 모은 게 첫 시작이었다.
 
이후 가수 황보, 걸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 멤버 제아, 트로트 가수 장민호, 방송인 송은이 등 연예인 멤버와 전문 음악인들이 하나 둘 모이면서 지금과 같은 전문 음악밴드로서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차인표에 이어 컴패션밴드의 리더를 맡고 있는 심태윤은 이 모임이 나누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 더욱 특별하다고 했다.

▲ 젊은이들의 열기 속에 펼쳐진 컴패션밴드의 열정적인 콘서트 장면.©Comepassion      

"야구, 주식, 술 등 그동안 수많은 모임에 나갔어요. 보통 그런 모임에 나오는 사람들의 목적은 본인의 즐거움을 찾기 위해서예요. 저도 그랬고요. 그런데 컴패션밴드는 나누기 위해 사람들이 모인 거잖아요. 그러다 보니 내가 갖기 위해 뭘 찾으려고 하는 게 아니라 주려고 해요. 이런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게 감사하고 좋아요."
 
10년 넘게 컴패션밴드가 지속될 수 있었던 비결을 묻는 질문에 그는 한 어린이를 바라보는 멤버들의 한결같은 마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컴패션밴드는 이제 하나의 공동체가 됐다. 이들은 매주 일요일 저녁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한국컴패션 사옥에서 만나 함께 예배하고 한 주 간의 삶을 나눈다. 회의를 통해 공연 콘셉트를 정하고 그에 맞는 노래를 선곡해 안무를 맞춘다.
 
"사회인 야구단도 12년 동안 계속 같이 하기 힘들어요. 하나님께서 이끌어 주셔서 그 은혜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거죠. 세상의 가장 낮은 곳으로 오셔서 우리에게 조건 없는 사랑을 베푸신 예수님처럼 우리도 가장 연약한 어린이들을 위해 노래하자는 마음 하나로 뭉쳤어요."
 
컴패션밴드의 진심은 관객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동안 진행된 470회의 공연에서 새로운 후원자를 만난 어린이의 수는 지금까지 3만 2천 명이 넘는다.
 
심태윤이 컴패션과 함께하는 시간 동안 그의 주변 사람들도 모두 바뀌었다. "주식을 하는 사람들 주위는 주식하는 사람들로 가득 차요. 도박이나 술도 마찬가지고요. 지금 제 주위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어요. 받은 사랑을 흘려 보내기 위해 어린이를 위해 본인의 시간과 물질을 기꺼이 내어주는 사람들이요. 아내도 그런 사람을 만나게 됐고요."
 
그의 아내는 발레 전공자다. 아내가 발레선교단으로 활동 중이란 얘기를 듣고 마음이 가기 시작해 2년 간의 교제 끝에 2014년 결혼에 골인했다. 올해 4월에는 결혼 4년 만에 첫 아들을 품에 안았다.
 
두 사람은 컴패션밴드 활동도 함께 하고 있다.
 
"제가 하는 컴패션 공연에 아내를 초대해서 컴패션밴드를 소개했어요. 2013년부터는 아내도 무용팀에 합류해서 지금은 부부가 함께 섬겨요.
 
밴드는 매 주말 공연이나 연습이 있는데 둘 중 한 명이 이해하지 못하면 부부관계가 힘들어지잖아요. 우린 부부가 컴패션의 가치를 공유하고 같이 할 수 있으니 축복이죠."
 
어린아이 손길 통해 나를 위로하신 하나님
 
컴패션 활동은 잠시 멀어졌던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시키는 통로가 되기도 했다. 믿음의 가정에서 모태신앙으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신앙생활을 시작한 그는 한때 세상문화에 빠져 '선데이 크리스천'의 삶을 산 적도 있다.
 
"20대엔 거의 형식상 들르는 정도로만 교회를 다녔어요. 하나님을 떠나서 산 것과 다름없었죠."
 
영적으로 방황하던 시절 심태윤을 잡아준 사람은 컴패션밴드의 전(前) 리더 배우 차인표였다. 차 씨는 심태윤에게 매일 아침 말씀으로 하루를 시작할 것을 권했고 그렇게 시작한 말씀묵상(QT)은 지난 11년간 그의 삶을 바꾼 신앙의 밑거름이 됐다.
 
특히 2008년 6월에 컴패션밴드와 함께 갔던 방글라데시 컴패션 비전트립은 그에게 절대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아있다.

▲ 시드니 올림픽 공원 내 QBA에 설치되어 있는 어린이 후원 명단이 설치되어 있는 컴패션 전시장을 찾은 심태윤 씨.     © 크리스찬리뷰

"방글라데시로 첫 번째 비전트립을 갔을 때였어요. 가정방문을 가는 길에 초등학교 3학년 정도 된 남자아이를 한 명 만났죠. 서정인 대표가 그 아이의 사진을 한 장 찍어주라고 하시길래 함께 사진을 찍었어요. 그런데 그 아이가 그게 좋았는지 제 손을 잡고 온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자기가 사는 곳을 소개해 주더라고요."
 
심태윤은 그 작은 소년을 통해 하나님께서 주시는 진정한 위로와 임재를 경험했다고 했다.
 
"헤어질 때 그 아이가 저를 세게 안아줬는데 어린아이의 힘이 아니었어요. 그 느낌이 너무 강렬해서 마치 하나님께서 저를 꼭 안아주시는 것 같았어요. 엄마가 갓 태어난 아기를 안을 때 아기에게 전달되는 그런 느낌이 아닐까 싶어요. 마치 하나님이 세상에서 가장 연약하고 가난한 환경에 놓여있는 어린이를 통해 저를 안아준 것 같았어요.
 
아이의 손을 통해 저를 위로하시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러면서 그 전까지 내가 추구했던 가치가 와르르 무너졌죠. 하나님께서 연약한 어린이들과 함께 계시고 그 어린이들을 통해 나를 안아주심을 느꼈어요."
 
비전트립을 가기 전 일 년 넘게 매일 아침 묵상했던 말씀과 방글라데시에서 경험한 영적 체험이 그의 신앙을 한층 더 성숙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쓰레기 더미에서 찾은 비닐이 하늘을 나는 연으로
 
그는 특별히 기억에 남는 후원 어린이를 묻는 질문에 필리핀 세부에 사는 알조와의 인연을 소개했다.
 
필리핀 컴패션 어린이 알조는 필리핀 세부 쓰레기 매립장에 집을 짓고 사는 아이였다. 이곳에 사는 어린이들은 쓰레기장 안에서 쥐를 잡아 뱀을 키우는 사람에게 돈을 받고 팔아 용돈벌이를 한다고 한다. 재활용품이 들어오는 날이면 쓸만한 물건을 찾기 위해 쓰레기 쟁탈전이 벌어지기도 한다.

▲ 지난 2008년 방글라데시 컴배션 비전트립에서 어린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컴배션밴드 리더 심태윤. ©Comepassion  

"쓰레기더미에 사는 사람들은 가난한 사람들 중에서도 가장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에요. 집에 가면 정말 아무 것도 없어요. 우연히 본 영상에서 11살짜리 알조라는 이름의 남자아이가 쓰레기더미에서 찾아낸 비닐과 철사로 연을 만들어 날리는 장면을 봤어요.
 
그 모습을 보는데 비닐봉지가 하늘을 나는 순간 연이 되듯 알조도 지금은 쓰레기 마을에서 살고 있지만 언젠가 연처럼 하늘을 날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의 따뜻한 마음을 담은 가사는 컴패션밴드 2집 수록곡 ‘연을 날리자’로 만들어졌다. 노래는 당시 MBC 예능프로그램 '나는 가수다'로 대중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가수 김범수가 불렀다. 김범수 역시 컴패션의 후원자다.
 
"곡을 만들고 작업실에 김범수 씨를 불러 알조의 상황에 대해 얘기했어요. 범수 씨도 얘기를 듣고 흔쾌히 수락했죠. 나중엔 알조가 다른 곳으로 이사할 수 있도록 지원했어요. 지금도 후원 중이고요. 조금만 도와줘도 그 아이들에겐 큰 변화가 생겨요."
 
심태윤은 아무리 작은 것 하나라도 나누면 천배 만배 풍성해지는 '오병이어'의 기적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6.25상기 기독장병 구국성회가 진행된 컴패션밴드 콘서트에서 심태윤 리더가 공연하고 있다.(2018. 6.) ©Comepassion    

"우리가 숨을 쉬고 사는 게 내가 잘나서가 아니잖아요. 하나님께서 주신 자원으로 사는 건데 당연히 일부는 다른 사람에게 흘려 보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가 소년이 가진 전부였지만 이 작은 것들을 나눔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풍성해진 사건이 성경에 나오잖아요. 가진 게 적든 많은 나누면 풍성해져요."
 
특히 기부나 후원이 경제적으로 넉넉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만 하는 것이란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했다.
 
"유명 연예인같이 수익이 많은 사람만 기부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사람은 10%도 안 돼요. 우리 컴패션밴드에는 학생부터 공익근무요원, 취업준비생 등 형편이 어려운 사람도 많아요. 적어도 우린 굶진 않으니까 나누는 거죠. "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기독교 문화공연 만들고파
 
하나님께 받은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 컴패션밴드가 꿈꾸는 향후 10년은 어떤 모습일까? 심태윤은 앞으로 컴패션밴드의 공연이 한국의 기독청년들의 거룩한 놀이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컴패션밴드 콘서트의 핵심 메시지는 예수그리스도의 사랑이에요. 요즘 보면 한국 기독청년들은 정말 갈 데가 없어요. 힐송 콘서트처럼 젊은 기독교인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공연을 만들고 싶어요."
 
이를 위해 현재 작업 중인 3집은 CCM앨범으로 준비하고 있다.
 
"이제 판이 많이 바뀌었어요. 올해는 앞으로의 10년을 준비하는 중요한 해예요. 앞으로 새로운 노래를 두 곡씩 소개할 때마다 CCM콘서트를 열 계획이에요. 향후 1~2년은 6번의 신곡 발표와 CCM콘서트로 채워질 것 같네요."
 
컴패션밴드의 운영시스템을 안정화시키는 작업도 계속 진행 중이다. 밴드가 지속되려면 유명인 한두 명이 아닌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모임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처음에 리더를 맡았을 때 '누군가'의 컴패션밴드가 아니라 밴드 자체의 시스템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지금도 보컬, 안무, 악기, 연출 등 4개 팀으로 나눠서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고요.

▲ 심태윤과 유원상 감독 등 한국 캠패션 직원들이 본지 이상은(왼쪽 2번째) 객원기자와 함께 마틴 플레이스를 찾았다.     ©Comepassion 

밴드 구성원이 바뀌더라도 콘서트의 내용이 좋아서 컴패션밴드를 찾는 분들이 계속 많아지길 바래요. 그렇게 되도록 만드는 게 저의 소명이기도 하고요."
 
한때 세상 문화를 좇던 청년, 심태윤은 이제 한국의 기독청년들이 함께 기뻐 뛰고 찬양할 수 있는 한국 대표 기독교공연 제작자로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그의 꿈을 응원하며 언젠가 한국 대표로 호주를 찾은 컴패션밴드 콘서트를 만나볼 수 있길 기대해 본다.〠

글/이상은|크리스찬리뷰 객원기자
사진/권순형}크리스찬리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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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7/26 [12:29]  최종편집: ⓒ christian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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