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진일신여학교, 기념관으로 새롭게 태어나

부산 첫 근대 건축물 4개 전시관 갖춰

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0/04/30 [11:59]
1905년 호주선교사들에 의해 지어져 부산 최초의 근대식 건축물로 지정된 부산 좌천동 부산진일신여학교 건물이 기념관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 2003년 부산광역시 지정기념물 제55호로 지정된 부산진일신여학교 건물이 7억 5천여 만원을 드려 원형을 복구, 개관식을 갖고 기념관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크리스찬리뷰    

예장통합 부산노회(회장 김성득 목사)는 지난 4월 2일 부산진교회(이종윤 목사)에서 부산진일신여학교 기념관 개관 기념예배와 기념식을 가졌다. 이날 예배는 부산노회 역사위원장 김운성(영도중앙교회)목사의 사회로 양한석 장로의 기도, 김성득 목사의 설교, 탁지일(부산장신대)교수의 '일신여학교 기념관의 역사적의의' 발표, 안대영(기독교선교박물관 관장)장로의 기증사, 이상규(고신대)교수의 축사, 최병주(전 노회장)목사의 축도 등으로 진행됐다.

'옛적 일을 잊지 말라'(신명기 32:7)를 본문으로 설교를 시작한 김성득 목사는 "일하시는 하나님을 찬양 한다"면서 "하나님의 역사하심으로 호주선교사들에 의해 세워진 부산진일신여학교를 우리는 잊을 뻔했는데 하나님의 은혜로 다시 깨닫게 해주셔서 기념관으로 새롭게 태어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 목사는 "이 기념관을 통해 하나님이 영광 받으시기를 소망하며 새로운 역사를 창출하길 바란다"고 역설했다.

탁지일 교수는 '일신여학교 기념관의 역사적 의의 '발표에서 "일신여학교는 부산시 지정기념물로 시와 동구가 7억 5000여만 원을 들여 원형 복원한 뒤 기념관으로 새롭게 단장됐다"며 "부산 경남지역 최초의 여성 교육기관이었던 일신여학교는 이 지역 3.1운동의 깃발을 올린 곳으로 유명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탁 교수는 "부산지역의 개신교 유적지 및 박물관을 네트워킹하는 ‘부산지역 개신교 유적지 관광벨트’의 형성을 고려해야 할 때"라고 제안하며 "테마관광 및 개신교 역사기행의 중심지가 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안을 부산교계가 초교파적으로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사료 기증자 안대영 장로는 "사료가 있는 곳이면 해외든 어느 곳이든 달려가 구입했다"며 "이번 개관하는 기념관에 내 몸의 분신과도 같은 소장품 100점을 기증해 기쁘면서도 만감이 교차한다"고 말했다. 또 안 장로는 "초창기 선교사가 순회 전도할 때 사용한 오르간은 100년이 넘었다"면서 "그동안 수고해준 아내 강정희 권사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건넸다.
 
▲ 초창기 선교사가 순회전도할 때 사용한 오르간. 사료 기증자인 안대영 장로가 반주하고 있다. ©크리스찬리뷰    

이상규 교수는 "이 기념관은 부산지방 최초 기독역사관일 뿐만 아니라 호주 선교사들이 사역했던 터 위에 세워져 역사적 위치로도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이 교수는 "지금까지 127명의 호주선교사들이 이곳에 와서 사역을 했는데 그동안 호주 선교사 기념관이 없었다."면서 "건물 운명은 후손들에 의해 결정되는데 지혜롭고 슬기 있는 분들이 위기에 처해있었던 이 건물을 지키고 보수하여 기념관으로 개관하게 된 것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이날 예배엔 일신여학교 마지막 졸업생인 전원순 권사(87. 서울영락교회), 정보해 권사(86. 부산진교회), 이명자 권사(85. 충현교회), 정태수 권사(85. 부산동산교회) 등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예장통합 부산노회는 기념관 개관에 기여한 부산진교회 이상화 장로와  김경석 장로, 탁지일 교수, 안대영 장로, 김운성 목사 등에게 공로패를 증정했다.
 
 
▲ 개관예배에 참석한 네 명의 부산진일신여학교 마지막 졸업생들.©크리스찬리뷰     

예배에 이어 참석자들은 부산진교회 옆에 위치한 부산진일신여학교 기념관으로 자리를 옮겨 리본테이프를 끊어 개관의 시작을 알렸다. 기념관은 총 2층 건물에 4개 전시관으로 구성됐다. 제1전시관은 일신여학교 건물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도록 꾸며져 있고 제2전시관은 당시 여학교 교실 모습을 재현했다.

 
▲ 테이프 커팅하는 부산교계 인사들  ©크리스찬리뷰    

부산에 선교사들의 발길이 처음 닿았다는 사실과 함께 호주 선교사 조셉 헨리 데이비스의 조선 선교로 인해 일신여학교가 시작됐다는 내용이 당시의 교실과 함께 소개된다.

제3전시관은 당시 신여성 교육 자료를 제4전시관에는 일신여학교의 3.1운동이 소개된다. 초대 교장인 멘지스 선교사 이후 헌신한 호주 선교사들과 조선인 교사, 학생들에 관한 내용은 물론 만세 시위를 준비하던 긴박한 상황 등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주요 전시 자료로는 학교 설립자인 호주 선교사 맥케이 목사의 구한말 선교활동을 보여주는 '예수교 장로회사기 상권 원본'과 초창기 교회 자료, 정치인 박순천 여사 소장품인 재봉틀과 재봉함, 부산·경남 3.1운동사가 있다.

 
▲ 일신여학교 출신인 정치인 박순천 여사가 사용하던 재봉틀과 사물함과 부속품들 ©크리스찬리뷰    

또 당시 교과서와 책·걸상, 성경책 등 일신여학교의 설립 초기 모습을 볼 수 있는 사진들도 선보인다. 현재까지 원형이 잘 보존돼 있는 부산진일신여학교 건물은 2003년 부산광역시 지정기념물 제55호로 지정됐다.

김운성 목사는 "복음화율이 저조한 부산. 경남지역 꿈나무들이 이 기념관을 통해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글/김명동(크리스찬리뷰 편집인)
사진/권순형(크리스찬리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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