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하신 삼위일체 하나님(3)
 
원광연/크리스찬리뷰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한 가르침이 신구약 성경 전체에서 나타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구약의 가르침과 신약의 가르침은 서로 강조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구약은 주로 하나님이 한 분이시라는 데에 초점을 맞추므로 삼위 하나님이 계시다는 가르침은 상대적으로 매우 미약합니다.
 
여기저기서 삼위 하나님을 전제하는 진술들이나 암시들이 나타나고 있지만(예를 들어, 시 110:1; 45:6-7; 사 63:8-14; 슥 2:8-11, 등), 신약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구약만을 접하고서, “구약이 삼위 하나님을 가르친다”고 결론 짓기는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신약에 오면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한 가르침이 충실하고도 선명하게 제시되는 것을 봅니다. 이러한 차이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하나님은 어째서 구약 시대에도 신약 시대와 똑같이 자기 자신의 존재에 대해 충실하게 가르치지 않으셨을까요?
 
이 점은 하나님의 계시가 점진적(漸進的)으로 주어졌다는 점을 생각하면 금방 이해할 수가 있습니다. 하나님에 대한 계시가 어느 시점에, 가령 아담, 혹은 노아, 혹은 아브라함의 시대에, 충만한 상태로 한꺼번에 다 주어진 것이 아니고, 역사의 흐름에 따라 서서히 점차적으로 확충되고 더욱 풍성해지고 구체적으로 주어지다가, 결국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모든 계시가 완성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구약 시대의 계시의 양상이 신약 시대의 계시의 양상과 같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칼빈 선생은 [기독교강요 2.10.20]에서 이 점에 대해 이렇게 가르칩니다.
 
“시간이 경과하여 충만한 계시의 때가 가까워올수록 날마다 그만큼 더 밝히 계시를 나타내신 것이다. 그리하여 맨 처음 구원의 첫 약속이 아담에게 주어질 때에는(창 3:15) 그 계시가 마치 약한 불꽃처럼 희미하게 비쳤고, 그 후에 그 불꽃이 더해져서 빛이 점점 강해지고 그 광채가 더욱 넓게 비치게 되었다. 그리고 드디어 모든 구름이 다 걷힐 때에, 의로운 태양이신 그리스도께서 온 땅에 충만하게 빛을 비추신 것이다.”(참조. 말 4장)
 
또 한 가지 다른 요인을 말씀하자면, 구약 시대에는 먼저 하나님의 유일하심을 명확하게 선포하고 가르쳐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주변의 이방 세계가 다신론(多神論: polytheism)에 물들어 있었고, 또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거기에 휩쓸려 여호와 하나님과 겸하여 우상을 숭배하는 일들이 다반사로 일어났기 때문이었습니다.
 
구약 시대의 이스라엘 백성에게 중대한 위협으로 항상 등장하는 것이 바로 우상숭배의 문제였습니다. 선지자들이 언제나 강조했던 것은 우상숭배가 극히 악하며, 유일하신 참 하나님만을 섬겨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 만일 그들에게 신약처럼 삼위 하나님에 대해 선명하게 가르쳤다면, 그들은 아마도 그것을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하고 삼신론(三神論: tritheism)에 빠져서 결국 이방의 다신론 사상에 흡수되고 말았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점에서도 인간의 연약함을 돌보시는 하나님의 은혜의 섭리가 드러나고 있다 할 것입니다. 
 
교회의 스승 가운데 한 사람인 그레고리 나찌안센(Gregory of Nazianzen: 330-389)은 이 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잘 정리해주고 있습니다.
 
"구약은 성부는 선명하게 선포하였으나, 성자는 희미하게 선포하였다. 신약은 성자를 드러내고 성령의 신성(神性)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지금은 성령께서 친히 우리 가운데 거하셔서 자기 자신을 더욱 선명하게 우리에게 나타내고 계시다.
 
성부의 신격(神格)이 아직 확고히 인지되지 않은 상태에서 성자를 선포하는 것도 안전한 일이 아니었고, 성자가 아직 받아들여지지 않은 상태에서 성령으로 더 큰 짐을 지우는 것도 안전한 일이 아니었다.... 그러므로 영광에서 영광으로 조금씩 상승하면서, 삼위일체의 충만한 광채가 서서히 빛을 발하는 것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렇듯 구약 시대의 계시를 통하여 하나님의 유일성(唯一性)이 확고하게 세워졌고 또한 신약에서 그리스도와 성령의 신성이 선포됨으로써,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의 진술처럼 “하나님의 신격의 단일 존재 내에 본질과 권능과 영원성이 동일하신 삼위가 계심”이 명확히 드러난 것입니다. 〠

원광연|크리스찬리뷰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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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8/29 [17:06]  최종편집: ⓒ christian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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