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들께서 잃어버린 세월은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세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은 고 김학순 할머니가 자신이 일본군 ‘위안부’였음을 1991년 8월 14일에 처음으로 공개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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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쉬필드연합교회에 설치되어 있는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에 헌화하는 호주 교인     © 크리스찬리뷰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건립 2주년 기념 및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맞아 기림예배와 문화제가‘함께 평화’라는 주제로 지난 8월 12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소녀상이 위치한 에쉬필드연합교회에서 호주인과 한인들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빌 크루즈 목사( 에쉬필드연합교회)는 기림예배 메시지를 통해 “70년대부터 킹스크로스 노숙자 사역을 해왔다”며 “말하지 못하고 억눌려 있던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신해서 말할 때 자신의 내부에서도 자유롭지 못했던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졌다”며 본인의 경험을 소개했다.
 
크루즈 목사는 “예수님이 요한복음 6장에서  말한 생명의 떡을 통한 영생이란  단지 영원히 사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자유로운 질 높은 기독교인들의 삶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하였다.
 
예배 후 소녀상이 위치한 교회 뒷마당에서 오찬을 나누며 참석자들의 헌화에 이어  신준식 씨의 시낭송(늦게 핀 꽃), 이우희 씨의 대금연주, 힐스지역 중창단의 합창, 제임스강과 키오테의 기타연주, 민중가요패(하날소래)공연 등으로 문화행사가 진행됐다.
 
특별히 브리즈번에서 참석한 5학년부터 8학년으로 구성된 필굿 청소년 풍물패가 사물놀이 공연을 선보여 참석자들로부터 많은 탄성과 박수를 받기도 했다. 
 
풍물패에서 상쇠를 맞고 있는 윤재성 군(7학년)의 아버지 윤경로 씨는 “브리즈번 청소년 풍물패가 뜻 깊은 ‘기림의 날’ 행사에 참석하게 되어 영광이었다”며 “청소년 단원들에게도 의미있는 교육과 참여가 되었다”고 전했다. 
 
또한 박수빈 양(8학년)은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는 영화와 어머니를 통해 알고 있었다”며 “자주 못오는 시드니 방문이었지만 친구 단원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맞아 에쉬필드연합교회에서 한호 양국 성도들이 기림예배를 마친 후 손에 손을 맞잡고 말할 수 없는 고통의     ©크리스찬리뷰
 
시드니 소녀상 건립 2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행사를 준비한 시소추 총무 전은숙 씨는 전날 스트라스필드 광장에서 전시되었던 사진전과 오늘 행사에 함께해 준 시소추 회원들과 자원봉사자들 그리고 후원금을 보내준 많은 분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또한, 1992년 자신도 일본군 ‘위안부’였음을 밝히고 국제사회에 이 문제를 알려 온 얀 러프 오헨(94세) 할머니가 이곳 호주 아들레이드에 생존해 계시다며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부탁했다.

▲ 일본군 위안부피해자 기림의 날 을 맞아 기림예배 및 문화행사가 에쉬필드연합교회에서 진행되었다.                     © 크리스찬리뷰

이번 행사는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실천 추진위원회(시소추/박은덕, 염종영 공동대표)가 주최하고 한인교육문화센터와 Exodus Foundation이 주관했다.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은 지난 2016년 8월 성남시와 정신대대책협의회의 후원으로 해외에서는 4번째로 남반부에서는 최초로 소녀상이 건립되었다. 
 
한편, 한국에서는 작년 11월 국회에서 통과된 관련법에 따라 올해부터 매년 8월 14일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로 정하고 국가기념 행사로 치러졌다.   

8월 14일은 고 김학순 할머니가 자신이 일본군 ‘위안부’였음을 1991년에 처음으로 공개한 날이다.
▲ 필굿 청소년 풍물패와 함께 어울어진 한호 교인들     © 크리스찬리뷰

<사진|권순형 본지 발행인>

[다음은 한국 여성가족부가 충남 천안시 국립 망향의 동산에서 개최한‘위안부 기림의 날’ 첫 정부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와 가족, 그리고 관계자 여러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되었습니다. 오늘이 그 첫 번째 기념식입니다. 27년 전 오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학순 할머니가 생존자 중 처음으로 피해사실을 공개 증언했습니다.
 
그로부터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할머니들의 당당하고 용기 있는 행동이 이어졌습니다. 그 용기가 이 뜻깊은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먼저, 이곳 국립망향의 동산에 잠들어계신 할머니들의 영전에 깊이 고개 숙입니다. 할머니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의 시간, 광복 후에도 멈추지 않은 모질고 긴 세월을 딛고 서셨습니다. 우리 앞에 놓인 역사적 책무를 다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할머니들의 안식과 명복을 빕니다.
 
▲ 충남 천안 국립 망향의 동산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식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이용수 할머니와 함께 장미묘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국민일보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할머니들께서 잃어버린 세월은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세월입니다. 대한민국은 할머니들께 많은 것을 빚졌고,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광복 후에도 오랜 세월 은폐되고 부정되었습니다. 할머니들은 가족들에게도 피해사실을 말하지 못한 채 고통을 안으로 삼키며 살아야했습니다. 국가조차 그들을 외면하고, 따뜻하게 품어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 기림의 날 첫 정부 기념식을 마친 후 문재인 대통령이 김경애 할머니에게 인사하자 김 할머니가 문 대통령의 얼굴을 어루만지고 있다. ©국민일보    

그것을 복원해 낸 것은 국가가 아니라 할머니들 자신이었습니다. 침묵의 벽을 뚫고 나온 할머니들은 거리에서, 강연장에서, 법정에서, 한국에서, 일본에서, 또 세계 각국에서 피해사실을 증언하고 호소했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과 연대의 폭이 크게 확장되었고, 아시아 다른 나라의 피해자들에게도 용기를 주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전쟁 중의 여성인권과 성폭력 범죄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논의를 크게 진전시켰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한일 양국 간의 역사문제에 그치지 않고 전시 여성 성폭력의 문제, 인류 보편적 여성 인권의 문제입니다. 유엔의 모든 인권기구와 세계 여러 나라에서 거의 매년, 위안부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결의가 채택되고 권고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자신들의 명예회복 요구에 머무르지 않고 나비기금을 통해 전시 성폭력 피해자 지원에 나서고 있습니다. "우리는 아파봤기에 그 사람들이 얼마나 아픈지 압니다"라고 말씀하십니다. 그 울림이 너무도 큽니다. 할머니들은 자신의 고통과 아픔을 승화시켜 이 순간에도 인권과 평화를 실천하고 계십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 기념사를 전하는 문재인 대통령. ©국민일보    

우리는 내일 광복 73주년을 맞습니다. 하지만 이미 고령이 되신 피해자 할머니들께는 여전히 광복은 오지 않았습니다. 참으로 마음이 무겁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존엄과 명예를 회복하고, 마음의 상처가 아물 때 비로소 해결될 수 있습니다.
 
정부는 피해자 할머니들과 지속적인 소통에 성의를 다할 것입니다. 피해자 중심 문제 해결이라는 국제사회의 인권규범에 따라, 할머니들을 문제해결의 주체로 존중하겠습니다. 명예와 존엄 회복을 위한 기념사업도 최선을 다해 추진하겠습니다.
 
피해자들의 증언과 시민사회, 학계의 노력으로 진실의 뼈대는 드러났지만, 아직 길이 멉니다. 기록의 발굴부터 보존과 확산, 연구지원, 교육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이제 우리는 아픈 상처를 넘어 세계 여성인권과 평화의 가치를 실천해야 합니다. 진실을 외면한 역사를 바로잡고 정의를 세우는 것이 우리의 할 일입니다. 저는 이 문제가 한일 간의 외교분쟁으로 이어지지 않길 바랍니다. 양국 간의 외교적 해법으로 해결될 문제라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 자신과 일본을 포함한 전 세계가 전체 여성들의 성폭력과 인권문제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굳은 각성과 교훈으로 삼을 때 비로소 해결될 문제입니다.
 
우리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고 오늘 첫 국가기념식을 갖는 취지가 여기에 있습니다. 기념식을 통해 국민들께서 피해자의 고통과 목소리를 깊이 공감하게 되셨기를 바랍니다. 생존 할머니들께서 오래오래 건강하게 우리와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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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8/30 [12:25]  최종편집: ⓒ christian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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