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새로운 미래

우리 민족은 함께 살아야 한다

주경식/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8/09/28 [12:01]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9월 20일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에 올라 손을 맞잡아 들어올리고 있다. ©국민일보    

눈물이 나올  정도로 감격스럽다.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 순안 공항에 내렸을 때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은 친히 공항까지 영접을 나와 극빈의 대우를 해주었다. 두 정상이 포옹하는 그 장면은 만난지 얼마 안되지만 두 사람이 그동안 쌓아놓은 신뢰의 관계를 엿볼 수 있게 해준다. 
 
무엇보다도 감격스러운 장면은 문재인 대통령이 방북 마지막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나란히 한민족의 성지라 할 수 있는 백두산에 오른 것이다.  그리고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백두산 천지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장군봉에서 맞잡은 손을 번쩍 들어 올렸다.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8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해 마중나온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와 인사하고 있다. ©국민일보    

남과 북의 정상이 겨례의 정기가 서린 백두산 정상에 함께 오른 것은 남북화해를 만드는  역사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지난 4.27 판문점선언 때 두 정상은 도보다리에서 모든 기자들을 멀리하고 둘만의 산책을 통해 진솔하고 진지한 대화를 나누었다. 이번에도 백두산 정상에 오른 두 정상 부부는 천지를 함께 산책하며 한민족의 평화와 미래를 약속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번 문 대통령의 북한 방문의 가장 뜻깊은 일은 평양 시민들 앞에서 행한 깜짝 대중 연설이라고 할 것이다. 북한을 방문한 역대 대통령들은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 가운데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 북한을 방문한 대통령이다. 그러나 누구도 북녘 동포들 앞에서 이러한 대중연설을 한 대통령은 없었다.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양 5.1경기장에서 환호하는 평양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국민일보    
 
북한 시민들 앞에서 대중연설을 한 것은 분단 이래 처음있는 일이다. 평양의 5·1 경기장을 가득 메운 15만 관중들은 모두 기립한 채 문 대통령의 연설을 들으며 박수와 함성을 보내는 모습이 국내에도 생중계됐다. 이 방송을 본 사람들은 벅차 오르는 가슴을 주체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민족자주의 원칙을 확인했습니다. 우리 민족은 우수합니다. 우리 민족은 강인합니다. 우리 민족은 평화를 사랑합니다. 우리 민족은 함께 살아야 합니다. 우리는 5천 년을 함께 살고 70년을 헤어져 살았습니다. 나는 오늘 이 자리에서 지난 70년 적대를 완전히 청산하고 다시 하나가 되기 위한 평화의 큰 걸음을 내딛자고 제안합니다.”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양 시민들의 환호 속에 무개차를 함께 타고 9월 18일 평양국제공항에서 백화원 영빈관으로 이동하고 있다. ©국민일보    
▲ 문재인 대통령이 9월 18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평양 시민과 악수하고 있다.                    ©국민일보    

이 깜짝 연설에서 문 대통령은 백두에서 한라까지 우리 강산을 영구히 핵무기와 핵 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 후손에 물려주자고 확약했다고 천명했다. 남쪽의 대통령이 북한 동포들 앞에서 ‘남북 정상의 비핵화 의지’를 공개 천명한 점은 놀랍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북한 동포들과 공유함과 동시에 미국과 전 세계에 알리는 전략적인 연설이라 할 것이다.
 
분명 문대통령의 북한 연설은 남과 북이 하나가 되고 평화가 정착되는 노력에 큰 힘으로 작용할 것이다. 더 이상 우리 민족의 문제가 외세에 의해 결정되어서는 안된다.  양측 정상이 천명한대로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하고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이 없고 새로운 평화가 정착되어야 할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올해 안에 대한민국을 방문할 것을 약속했다. 이것도 획기적인 사건이다. 그 어떤 북한의 정상도 대한민국을 방문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이 대한민국을 방문한다면 진정한 평화와 화해를 상징하는 역사적 사건이 될 것이다. 이러한 김정은 위원장의 어려운 결단에 감동의 박수를 보낸다. 
 
이제 남과 북이 만들어 내는 이러한 화해 모드는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고 이 역사적 물줄기를 바꾸지 못할 것이다.  미국의 트럼프 정권에서도  북한의 비핵화와 남과 북의 평화공존을 확인하고 실리적으로 움직이려하고 있다.  다행히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무장관이 양정상의  평양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진행된 것에 축하의 인사를 보내왔다.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9월 19일 백화원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평양공동선언서에 서명한 뒤 선언서를 펼쳐 보이고     ©국민일보
 
뿐만 아니라 북한과 미국의 관계전환을 위해 협상에 즉각 임하겠다고도 의사를 전달해 왔다. 이제 곧 있게 될 북미 회담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 가지 분명 확신할 수 있는 것은 한 번 불기 시작한 봄 바람은 되돌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2018년 9월 남반구의 호주에도 안올 것 같은 봄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렇게 볼 수 없을 것같이 꽁꽁 얼어붙었던 남북관계에도 봄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방문이 한반도에 영구적인 봄을 가져올 것이라 확신한다.〠

주경식|객원기자, 호주 비전국제대학 Director
사진 제공=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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