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성수
 
장경애/크리스찬리뷰

 

나는 ‘주일은 생명같이 지켜야 한다’는 부모로부터의 엄한 원칙 속에서 자랐다. 이렇게 나의 식구들에게 주일은 교회 가는 것이 최우선이었다. 어떠한 일이 생기더라도 교회를 빼먹고 하는 일은 결코 용납되지 않았다. 이런 전통은 나의 딸에게까지 이어졌다. 고등학교 때 수학여행을 주일을 끼고 가게 되었는데 나의 딸은 주일을 범할 수 없다고 스스로 수학여행을 가지 않았으니까 말이다.
 

이처럼 나에게도 주일성수와 관련된 추억거리가 있다. 초등학교 1학년 때의 일이다. 어느 토요일 학교수업을 마친 후, 할머니 댁에 놀러갔다. 노는 재미에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다가 할머니 댁에서 자게 되었다. 그리고 아침 일찍 일어나 서둘러 집으로 왔으나 이미 주일학교 시작할 시간이 지난 시간이었다.
 
그래서 교회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엄마께 조심스럽게 말씀드렸다. 예배당에 늦게 들어가면 창피할 것 같고 또 절대 지각 불허라는 내 마음의 원칙 때문에 그렇게 말했지만 그런 핑계를 받아드릴 엄마가 아니었다.
 
나의 엄마는 조금 늦었지만 괜찮으니 그냥 가라고 하셨다. 나는 늦어서 도저히 못 가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엄마는 점점 더 강하게 다그치셨다. 교회 안 갈 거면 나가라고 밖으로 내쫓고 대문을 잠그셨다. 나는 대문 밖에서 한참을 울다가 가만 생각해 보니 오늘 교회에 안 가면 결석 처리되어 개근은 물론 엄마한테 매를 맞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흐르는 눈물을 닦고 무거운 발걸음으로 교회로 향했다. 담임 선생님께 내 전후 사정 이야기를 했더니 도리어 나를 위로해 주었다. 그런데 그 날이 마침 시상식이 있는 날이었다. 나는 그날 지각한 것 외에 개근했기에 개근상을 받았다. 물론 상품도 푸짐하게 받았다.
 
무거운 마음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여느 주일과 마찬가지로 마냥 즐겁고 행복한 발걸음으로 집으로 와서 상 받은 것을 자랑하니 엄마는 그것 보라시며 칭찬해 주셨다.
 
만일 대문 밖으로 쫓겨나 집 밖에서 고집부리며 교회로 가지 않았다면 그때의 상황과 정반대의 상황이었을 것이 분명하다. 지금 생각해도 늦었지만 교회로 간 것이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스스로 대견하기만 하다.
 
이처럼 나의 부모님은 주일에 교회 출석하는 것을 학교 출석보다 더 소중하게 여기셨기에 나의 형제들은 학교는 물론 교회도 결석한 일이 거의 없다.
 
주일성수와 관련된 또 하나의 기억이 있다. 고등학교 3학년 때의 일이다. 지금이나 그때나 대학 입시생은 요일에 구분 없이 공부에 몰두해야 한다. 그러한 때에 나는 고등부 예배는 물론 주일 저녁예배도 거의 빠지지 않고 드렸다. 지금도 내가 다니던 교회 기록에는 고3 때 개근한 학생이 둘이 있다고 하는데 그 중에 한 명은 나고, 그리고 또 한 명은 지금 열심히 목회하고 있는 내 남동생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러한 남동생이 중학교 때, 무슨 일이 있어 주일 낮에 자전거를 타고 나갔다가 주일 예배에 본의 아니게 빠진 일이 있다. 그런데 그날 자전거를 잃어버렸다. 이것은 물론 우연이었겠지만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주일을 빼먹은 동생이 받은 벌이라는 데에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주일성수를 하지 않으면 벌을 받는다는 생각은 크리스찬이라면 같은 생각인 것 같다.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미국에 최초로 들어온 사람은 청교도들이 아니라 금을 캐기 위해 미국에 온 영국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주일을 철저히 성수했다. 그런데 그곳에 그때의 모습이 보존된 한 마을이 있는데 어떤 집 문패에 이런 글귀가 적혀있다고 한다. “이 집은 주일을 범해서 맹수에게 온 가족이 물려 죽은 집입니다”라고.
 
주일은 세상 일을 멈추고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날이다. 그러므로 주일이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한 날이다. 주일을 지킨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그 중에 몇 가지만 소개해 본다.
 

미국의 12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재커리 테일러는 헌법에 의한 대통령 취임식 날이 주일이었는데 그는 취임식을 거부하였다고 한다. 그것은 주일성수는 대통령 취임식보다 우선하는 하나님의 명령이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미국 플로리다의 한 호텔 직원인 피에르는 주일성수를 위해 주일 근무를 거절했기에 근무태만으로 해고당했다고 한다. 부당한 해고라고 소송했는데 미국 법원은 피에르에게 2천150만 달러(약 241억 원)를 배상을 하라는 판결을 했다고 한다. 그때 피에르는 “돈 때문에 한 게 아니다.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서였다”며 “나는 주님을 사랑한다. 주일은 주께 예배를 드리기 위해 일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마산에는 주일성수를 위해 6일 동안만 일한다는 의미로 육일약국이라고 이름을 짓고 철저히 주일성수한 분이 계시다고 한다. 마산에서 이 약국을 모르는 사람은 간첩이라 할 정도로 유명한 약국이라고 들었다.
 
달력의 주일 표시는 모두 빨강색이다. 길의 신호등의 색이 빨강색으로 켜지면 정지하라는 신호인 것처럼 달력의 빨강색의 날들은 모든 사람들이 가던 길을 멈추고, 하던 일도 멈추라는 정지표시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세상 일을 멈추지 않고 계속하면 위법이요, 위험하다는 뜻으로 받아드리면 좋겠다. 그리고 교회로 나와 주일성수하면 더욱 좋겠다. 그래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여호와의 성일을 존귀한 날이라 하여 이를 존귀하게 여기고 네 길로 행하지 아니하며 네 오락을 구하지 아니하며 사사로운 말을 하지 아니하면 네가 여호와 안에서 즐거움을 얻을 것이라 내가 너를 땅의 높은 곳에 올리고 네 조상 야곱의 기업으로 기르리라 여호와의 입의 말씀이니라.”(이사야 58:13-14)〠


장경애|수필가, 빛과소금교회 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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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1/29 [17:55]  최종편집: ⓒ christian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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