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과 재물

김경민/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9/02/26 [11:43]

자녀들을 향한 부모의 마음


어린 자녀들을 둔 부모(어린 손주들을 두신 어르신들도 포함)에게 가장 중요한 관심사는 자녀들의 교육임에 틀림이 없을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좋은 성적을 내어야 좋은 high school에 들어갈 수 있고, 그래야만 좋은 대학의 좋은 학과에 진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모로서 자녀들을 반드시 좋은 대학에 보내야만 하는 이유가 사람마다 다양하겠지만, 그중 다음 두 가지 중에 적어도 하나는 거의 모든 부모들의 마음이 아닐까 생각한다.
 
첫째는,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다. 부모로서 얼마나 역할을 잘 했는지 그리고 얼마나 훌륭한 자녀들을 두었는지를 자랑하고 싶은 욕심과 만족할 만한 성적을 얻지 못한 자녀 때문에 느끼는 수치심이 뒤범벅이 되어서, 자녀들에게 공부하라고 모질게 몰아 부친다. 그러나 이러한 마음은 바울 사도의 고백과는 정반대되는 것이라는 점을 집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내게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 결코 자랑할 것이 없으니...” (갈라디아서 6:14)
 
자녀를 반드시 좋은 대학에 진학시켜야 하는 두 번째 이유는, 자녀들이 잘 되어서 물질적으로 풍요롭게 살기를 바라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이런 기대는 자녀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것이다(하지만, 그래야 부모로서 그동안 수고한 보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까지 말한다면 너무 앞서 나간 것일까?).
 
그래서, 자녀를 충분히 사랑했는가 아닌가는 결국은 물질적 풍요로움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는가 아닌가로 판단하게 되어버렸다. 자녀가 Selective High School에 진학할 수 있도록 과외공부를 시켜주지 못하면, 부모로서의 도리를 다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사로잡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하나님을 신뢰하고 천국의 소망을 가지고 살며, 우리의 삶을 하나님께서 기쁘게 받으시는 산제사로 드리는 삶을 살라고 가르치고 격려하는 가정 분위기가 그 아이가 이 세상에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훌륭하고 복된 삶임에도 불구하고, 좋은 대학에 진학시키지 못했다는 아쉬움과 죄책감이 부모들의 생각을 온통 지배하고 있는 이 현실은 도대체 어디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란 말인가!

 
하나님은 우리가‘풍족하게’살기를 원하시는가?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이 세상에서 누리는 가장 훌륭하고 복된 삶이 ‘풍족하게’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들은 그렇게 사는 것이 자신들을 향한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복’은 육신이 건강하고 가정이 화평하며 돈에 궁하지 않고 주변에 좋은 친구들을 두고 사는 것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와는 정반대로 청빈하게 사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분들도 종종 만나게 된다). 그러나 빌립보서에 기록된 바울 사도의 고백을 들어보자:
 
어떠한 형편에든지 나는 자족하기를 배웠노니, 나는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 곧 배부름과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처할 줄 아는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 (빌립보서 4:11-12)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풍족하게’ 살기를 원하지 않으시고, 어떤 형편에든지 자족하는 마음으로 살기를 원하신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감사하며 원망과 불평, 시기와 질투없이 살기를 원하신다.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우리보다도 더 잘 아시는 하나님의 선하심을 신뢰하며 살기를 원하신다.

 
부모님들께 드리는 제안

 
하나님의 방법대로 사는 것이 최고의 선택이라는 확신이 있는지 부모님들에게 묻고 싶다.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든지, 나는 성경의 말씀으로 되돌아가서 좀 더 차근차근 자녀 교육의 문제를 생각해 보려는 겸손한 마음이 있는지 묻고 싶다.
 
위에 기록한 빌립보서 4장의 말씀이 나에게 무엇을 요구하는지 기도하는 마음으로 되새겨 보기를 제안한다.〠


김경민|세인트 앤드류스 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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