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인텔리전스 시대의 기독교 과제 (데이터 예측 시스템)
 
최성수/크리스찬리뷰

1차 산업혁명 이후 기술주도의 경제체제가 공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기술 혁신을 빼고는 경제를 말하기 어려운 시대가 된 것이다. 그 후 계속 이어진 2차와 3차 산업혁명이 이룬 기술 개발은 수요와 공급의 관계로 이루어지는 시장경제에 활력을 줄 뿐 아니라 도약과 혁신의 기회를 주었다는 사실이 입증되었기 때문이다.
 
성장하는 경제 체제 구축을 위해 절대적인 의미를 갖는 기술개발은 단순한 기분전환을 일으킬 뿐인 청량음료의 효과를 넘어 새로운 힘을 공급하고 문명의 수준을 높여주는 혁신적인 에너지원으로 작용한다.

 
인공지능 기반의 산업기술 개발

 
지금 진행 중인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기반의 산업기술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관건은 이 기술을 산업 혁신 및 경제성장을 위한 동력으로 삼는 일이다. 어떻게 하면 이 기술을 경제성장을 위한 산업혁신의 동력으로 삼을 수 있을까?
 
자율자동차는 이 기술이 만들어내는 대표적인 상징물이 되고 있다. 자율자동차의 현실을 위해선 그만큼 집약된 인공지능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인공지능이 제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광범위한 데이터를 필요로 한다. 이세돌을 격파한 알파고는 수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기계학습을 통해 구축된 인공지능이었다.
 
인공지능과 함께 등장한 빅 데이터(Big Data)에 대한 높은 수요 현상은 당연한 일이다. 빅 데이터를 통해 우리 사회의 제반 현상들을 포괄적으로 분석하고 또 어느 정도는 미래의 트렌드를 예측할 수 있었다.
 
이에 걸맞게 데이터를 수집하는 컴퓨터 기술이 빠르게 개발되고 있는데, 이미 아마존이나 구글 등은 고객의 입력 키워드와 고객들이 남긴 글들을 수집하여 고객의 성향을 분석하여 고객 세그먼트를 구축하고 있다.
 
곧 물건과 특정 고객들의 상관관계를 파악하여 상품 개발에 활용하고 있다. 여기에 한층 더해 중국의 인공지능 ‘텐왕’은 안면인식에서 90% 정도 정확성을 갖고 있다고 한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촬영범위에 있는 사람들의 수많은 개인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특히 범죄자 색출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되고 있다. 조지 오웰이 <1984>을 통해 보여준 철저한 감시 사회라는 끔찍한 상상이 현실이 될 날은 머지않았다. 무엇보다 각종 사물에 센서와 통신 기능을 내장하여 인터넷에 연결하는 기술인 사물 인터넷(Internet of Things, 약어로 IoT)이 빠른 속도의 인터넷을 가능하게 하는 5G를 거치면서 상용화되면 데이터를 수집하는 일은 불필요해지고 데이터에 대한 가치 판단까지도 실시간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자율자동차 시스템은 금방 상용화된다.
 
만일 이 기술이 단순히 데이터 및 지식의 수준을 넘어 일정한 방법으로 판단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데 사용되어 사업경영에 필요한 통찰을 줄 수 있다면 데이터 지능은 그야말로 더는 정보 수집을 위한 기계가 아니라 지혜의 원천으로서 모든 경영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심장박동이 될 것이다.
 
<트렌드 코리아 2019>에서 소개한 소위 ‘데시즌’은 데이터와 의사결정(decision)을 결합한 말로써 ‘데이터 주도형 의사결정’을 의미한다. 의사결정이 광범위하게 그리고 일정한 방법에 따라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내려지는 현상을 말한다.
 
의사결정을 더는 불확실한 인간(CEO 등)의 통찰에 의존하지 않고 정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합리적으로 또 과학적으로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내릴 수 있게 되었다. 무엇보다 수집된 데이터를 일정한 경제활동을 위해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알고리즘과 이것을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한 도구로 전환할 수 있는 전략이 갖추어졌을 때 가능한 일인데,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 데이터 인텔리전스(Data Intelligence)이다.
 
엄밀히 말해서 이것은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왜냐하면 이미 오래 전부터 사업경영에 중요한 의미가 있는 의사결정은 다양하게 또 일정한 방법에 따라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내려져왔기 때문이다.
 
DI가 과거와 다르다면 의사결정 자체를 데이터 인공지능 곧 기계가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빠른 속도로 달리는 자율자동차가 장애물을 만났을 때 멈출 것인지 피할 것인지 아니면 충돌을 감수하고 그대로 진행할 지를 결정하는 건 더는 운전자가 아니라 기계이다. 이는 수많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시간 예측하고 결정하는 인공지능이 스스로 내리는 판단이다.
 
현재 데이터와 인공지능의 알고리즘이 만나 전개되는 데이터 예측시스템은 산업개발과 경제적인 관심에 국한되고 있지만 머지않아 사회 각 분야로 확산될 것이다. 근시일 내에 인간의 입력에 따라 출력을 매개하는 기계의 차원을 넘어 일정한 방법에 따라 수집되어 평가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스로 입력하고 또 그에 따른 결과에 따라 스스로 판단을 내리는 기계를 만날 것이다.

 
데이터 인텔리전스 관건은 알고리즘

 
이런 기계는 전지한 능력을 갖춘 존재로서 스스로를 자리매김할 것이다.
 
그동안 사람의 노동력을 대체하는 방향으로 진행해 온 산업혁명 기술을 어디까지 허용해야 할까? 인간 정신의 고유한 기능이라고 믿어온 판단력까지도 대체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할까? 육체와 정신이 할 일을 모두 기계에 맡기는 것은 시대 흐름의 자연스런 결과일까? 기계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만일 DI가 의사결정 과정에서 판단력까지도 대체하는 일이 일상화된다면(이것이 슈퍼 인텔리전스의 출현을 의미하는지는 논란이 많다), 사회는 소수 혹은 한 사람의 의견이 전체를 지배하는 전체주의 사회와 비슷한 모습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더 정확하고 빠르고 또 검증 가능하며, 또한 인간이 할 수 있는 것 이상의 능력으로 데이터를 판단하여 확실하다고 인정받은 근거가 있기 때문이다.
 
도대체 어떤 인간이 이런 판단을 거역할 수 있을까? 이렇게 되면 기계는 데이터 수집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다만 전지의 능력을 가진 기계가 명령하는 대로 사는 것만이 생존을 위한 최선의 방법일 것이다. 또한 영화 <랍스터>(요르고스 란티모스, 2015)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이 철저히 감정을 배제하는 사회가 될 것이다.
 
신앙에서 하나님의 존재와 행위는 인간이 경험하는 불확실한 삶의 요인이다. 인간의 감정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하나님의 주권적인 자유 때문이다. 하나님은 인간이 불확실한 삶에서 신뢰할 유일한 존재이다. 미래를 결코 알지 못하는 인간은 모든 것을 아시는 하나님을 신뢰함으로 불안과 염려에서 벗어날 수 있다.
 
계산되지 않아 결코 예측할 수 없는 하나님의 주권적인 자유는 인간으로 하여금 하나님을 절대적으로 신뢰하게 만든다. 하나님은 우리가 갈 바를 알지 못하지만 지시에 따라 무조건 떠날 수 있게 하고, 크게 손해를 보는 일이지만 기꺼이 포기할 수 있게 만들고, 억울하고 또 참기 어려운 분노의 상황을 만나더라도 감정에 따라 살지 않도록 한다.
 
모든 것이 무질서한 상태에서 새로운 창조를 기대하면서 불법에 스스로를 내맡기지 않고 오히려 말씀에 순종하며 사는 일도 모든 것을 아시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대한 신뢰 때문이다. 하나님이 전지하시다 함은 인간이 모든 것을 알 필요가 없다는 것이며, 하나님은 신뢰할 만한 분임을 계시한다.
 
DI에서 관건은 무엇보다 알고리즘이다. 동일한 데이터라도 어떤 알고리즘에 의해 분석되고 해석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가치와 위상을 갖기 때문이다. 기계가 인간의 판단을 대체하는 시대가 온다 해도 기독교인으로서 경계해야 할 일은 첫째로 전지한 능력을 갖춰 인간을 부리는 기계가 출현하는 것이다.
 
비록 러다이트 운동은 아니라도 그런 알고리즘의 출현과 그런 기계의 제작을 법적으로 막아야 한다. 둘째로 인간의 감정의 가치를 발견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셋째로 하나님을 신뢰하지 않고 기계를 신뢰하는 세계관에 맞설 신학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인간은 이미 과학과 이성의 시대에 하나님의 말씀보다는 이성에 의한 추리와 이성에 의한 과학적 탐구에 더 큰 신뢰를 두었던 역사를 가지고 있다. 교회 문제는 물론이고 신앙 문제의 해결을 위해 과학적인 설명에 의지하는 일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
 
그것이 항상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않았다는 것은 역사를 통해 잘 알 수 있다. 과학적인 사고와 과학적인 탐구의 결과들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그것이 인간의 불확실한 삶을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한다. 삶과 죽음의 문제 앞에서는 과학조차도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DI 시대는 머지않아 실현될 것이다. 인간의 육체와 정신의 기능까지도 기계에 내맡기는 것을 편하고 당연하게 여기는 시대는 올 것이다. 설령 그렇다 해도 하나님과의 관계까지도 기계에 내맡기는 일은 없어야겠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인간이 기계의 종으로 전락하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될 것이다.〠


최성수 |조직신학박사, 장신대·연세대·한남대 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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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4/30 [17:55]  최종편집: ⓒ christian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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