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부모를 공경하라

정지홍/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9/06/26 [11:44]

십계명의 주제는 크게 하나님을 사랑하는 법과 사람을 사랑하는 법으로 나눌 수 있다. 그런데 하나님을 사랑하는 법은 1계명부터 4계명까지 즉 4개의 계명으로 이루어진 데 비해서 사람에 관한 계명은 6개의 계명으로 되어 있다.
 
4대 6. 무언가 불편할 정도로 균형이 맞지 않는다. 각각 다섯 개씩이면 공평하고 균형도 잡힐 텐데, 왜 하나님과 관련된 계명은 네 개뿐이고, 사람과 관련된 계명은 그 보다 2개나 더 많은 여섯 개일까?

 
사람 사랑이 더 어렵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보다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더 어렵기 때문이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은 의외로 간단하다. 하나님만 사랑하고, 우상을 만들지 않고, 하나님의 이름을 더럽히지 않고, 주일을 잘 지키면 된다. 그런데 사람 사는 세상은 복잡하다.
 
하나님은 거룩하시지만 사람들은 타락하고 욕망이 가득한 본성을 지니고 있다. 하나님은 감히 넘볼 수 없을 만큼 지극히 높으신 분이지만 사람들은 서로 높아지려고 경쟁한다. 하나님은 이미 모든 것을 다 소유하고 계신 분이지만, 사람들은 더 많이 가지려고 탐심을 부린다.
 
하나님 앞에서는 자존심이 상해도 아무렇지도 않지만 사람 앞에서는 자존심 때문에 목숨을 걸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하나님을 사랑하고 섬기는 것보다 사람을 사랑하고 사람을 섬기는 것이 더 어렵다.

 
사람 사랑의 첫 번째는 부모

 
제5계명은 “네 부모를 공경하라”다. 즉 사람을 사랑하는 첫 번째 대상은 부모다. 하나님은 자기 아내나 남편이 아니라 부모 사랑이 먼저라고 말씀하신다. 아들과 딸을 사랑하는 것보다 부모를 사랑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뜻이다.
 
왜 부모 사랑이 제일 먼저일까? 어렵기 때문이다. 아내나 남편을 사랑하는 것은 쉽다. 사랑하기 때문에 결혼하지 않는가? 우리가 낳고 기르는 자식은 또 얼마나 사랑스러운가! 자녀 사랑은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절로 된다. 하지만 부모는 다르다. 부모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듯이 내가 먼저 사랑할 수 있는 대상도 아니다. 그래서 부모 사랑이 어렵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지금 광야에 있다. 광야는 물도 없고 쉴 만한 그늘도 없다. 끝없이 펼쳐지는 황무지에 돌무더기 뿐이다. 때로 거센 모랫 바람에 눈을 뜰 수도 없다. 낮에는 뜨거운 태양 때문에 무수히 많은 땀을 흘려야 하고 밤에는 등골까지 오싹하게 하는 매서운 추위에 떨어야 한다.
 
그런 광야에서 하나님이 구름기둥과 불기둥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을 인도하셨다. 구름 기둥이 움직이면 이스라엘 백성도 함께 움직였고 구름 기둥이 멈추면 그들도 멈추고 장막을 쳤다. 그러다 구름기둥이 움직이면 얼른 장막을 거두고 구름 기둥을 따라 이동했다. 이런 일이 40년 동안 무수히 반복됐다.
 
그때 누가 가장 걸리적거리고 짐이 되겠는가? 노인이다. 늙고 병 들어서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다. 다시 말해서 그들의 부모다. 얼른 장막을 접고서 길을 떠나야  하는데, 몸이 불편한 부모도 챙겨야 한다.
 
부모가 아프기라도 하면 업고서 가야 한다. 하늘에서 내려온 만나를 거둘 때에도 부모의 것을 거두어야 하고, 오아시스라도 만나면 부모를 대신해 물도 길어야 한다. 물론 부모의 장막을 거두거나 치는 일도 자식들의 몫이다.
 
그러다 보니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이스라엘 백성 중 일부는 늙거나 병든 부모가 짐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차라리 없다면 홀가분하겠다고 여길 수 있다. 수시로 무시하고 면박을 줄 수도 있다. 어쩌면 그같은 일들이 이미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하나님은 제5계명을 통해서 분명히 말씀하신다.
 
"네 부모를 공경하라!"
 
부모는 짐이 아니라 공경의 대상이며, 사람 사랑의 첫번째 대상이라고 가르쳐 주시는 것이다. 인류의 역사가 아무리 흘러도 이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정지홍|좋은씨앗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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