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김훈/크리스찬리뷰

Q저는 관계가 어려우면 그냥 피해버립니다. 그런데 그것을 통해 많은 관계의 단절과 어려움을 겪고 있어 괴롭습니다. 도와주세요.


A두려움은 누구나 경험하는 정상적인 감정입니다. 무서운 야생 동물을 만나면 사람들은 그것을 두려워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 두려움의 경험이 각인이 되고 반복이 되어 학습이 되면 두려움을 가져다 주는 대상에 대한 공포가 생겨나게 될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이 어린 시절에 아버지가 술만 마시면 가족들을 때리고 폭력을 행사하며 무서운 표정을 지었는데 그 때마다 아버지에 대한 두려움이 아주 강하게 생겼고 저항할 수 없는 커다란 힘에 무기력감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자신의 방으로 도망을 쳐 이불 속에 들어가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그가 그토록 두려워했던 아버지는 늙고 힘없는 노인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두려운 감정을 경험하고 있는데 아버지와 게임을 하면 아직도 이기지 못합니다. 그뿐 아니라, 아버지처럼 강한 성격의 소유자를 보면 두려움을 느껴서 가까이 가지 못한다고 합니다.
 
마치 줄에 어린 시절부터 묶여 있던 코끼리가 이제는 크고 강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자유를 찾아갈 줄 모르는 것과 같은 모습을 보이는 그 사람은 학습된 무기력에 시달리고 있었고 어릴 때부터 두려움에서부터 나를 지키주었던 ‘도망 또는 회피’라는 방어기제를 가지고 자신의 삶을 영위해 온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두려움을 주는 대상에 대해 ‘싸우거나 또는 도망가거나’ 하는 반응을 선택하는 것이 정상적이고 지혜로운 방법입니다. 그렇지만 그 두려움의 대상이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작은 두려움 앞에 계속적으로 도망가는 방법을 선택한다면 그것은 삶의 건강한 기능을 저해하는 요인이 됩니다. 자신이 성취하고 싶은 목표를 성취하지 못하게 하는 방해물이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이 회사에서 상사와 좋은 관계를 맺어서 승진도 하고 싶고 성공적인 직업인이 되고 싶은데 어릴 때 아버지에 대해 가지고 있던 두려움이 권위자에 대한 두려움으로 이어져 모든 권위자에게 가까이 가지 못하고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지 못하는 사람이 될 수가 있는 것입니다. 인간 관계에서 떄로는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고 부딪혀서 갈등을 해결해야 하는 때가 많이 있는데 그럴 때마다 도망을 가거나 회피한다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권위자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서 가까이 가지도 못하면서 권위자가 시키는 일은 전부하는 순종적이고 의존적인 사람이 되기도 합니다. 손발이 부르트게 고생을 하면서 권위자를 기쁘게 하지만 이들에게 다가오는 결과는 수고와 희생과 불인정의 학대적인 반응일 수 있습니다.
 
두려움을 이기는 유일한 방법은 고통스럽지만 용기를 내어서 두려움과 맞서는 방법입니다. 나의 두려움을 인정하고 그런 두려움을 느끼는 나를 수용하고 그리고 그 두려움의 상태를 조금 견디어 내고 더 큰 나의 가치를 향해 발걸음을 내어딛는 것이 필요한 것입니다.
 
배우자가 심각한 문제만 가지고 오면 그것을 회피하고 다른 주제로 바꾸어 버리는 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 분에게 이렇게 회피를 하니 아내와의 관계가 어떻게 되었냐고 묻자 그분은 아내와의 관계가 좋지 않게 되었고 멀어지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분이 원한 것은 아내와의 평화로운 관계였는데 그것은 아내와 친밀함을 원하는 중심에서 나온 시도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회피하는 방법을 택했지만 그것은 아내와의 관계를 좋게 하기는커녕 아내를 외롭게 했고 급기야 관계를 아주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결국, 더 나은 친밀감을 위해 두려움을 이겨내고 힘들어도 심각한 문제를 피해가지 않고 함께 의논하는 용기를 낼 때 그분은 아내와의 진정한 친밀감을 경험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만약, 두려움이 내가 간절히 원하고 바라는 일을 삶에서 성취하지 못하도록 한다면 그 두려움은 반드시 다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만약 혼자서는 힘이 든다면 두려움을 극복할 용기를 내기 위해 주위에 있는 정신 건강 관련 전문가들의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지혜로운 방법입니다.〠


김훈|호주기독교대학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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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6/26 [11:56]  최종편집: ⓒ christian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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