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움을 가르쳐 드립니다
전광훈 목사와 한기총의 시국선언문의 추태를 바라보며
 
주경식/크리스찬리뷰
▲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지난 3월 20일 한기총을 방문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오른쪽)를 만나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 뉴시스


 나는 각종 학원의 아크릴 간판의 밀림 사이에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라는
깃발을 펄러덩 펄러덩 훨 훨 휘날리고 싶다.
아니, 굳이 깃발이 아니라도 좋다.
조그만 손수건이라도 팔랑팔랑 날려야 할 것 같다.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라고.
아 아, 꼭 그래야 할 것 같다.
모처럼 돌아온 내 부끄러움이 나만의 것이어서는
안될 것 같다.


  - 박완서의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중에서
                          
  무수오지심 비인야 (無羞惡之心 非人也)


몇 해 전 작고하신 박완서 작가의 작품 중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라는 소설이 있다. 뻔뻔한 중년여성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물질적 가치에 전도되어 한국사회가 겪은 근대화의 부정적 이면을 고발하는 내용이다. 
 
외면적으로는 화려하게 채색되어 있지만, ‘부끄러움’을 모르는 인간의 속물근성을 세속적 출세의 욕망과 금전적 가치를 위해 치닫는 이 중년여성을 통해 드러내 보여준다.
 
‘부끄러움’은 인간을 금수(禽獸)와 구별해 주는 일종의 표지이다. 부끄러움을 아는 유일한 동물이 ‘인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미 기원전에 중국의 사상가 <맹자>는 “무수오지심 비인야(無羞惡之心 非人也)” 즉 “부끄러움을 모르면 인간이 아니다.”라고 설파했다. 그런데 요즘 들어, 이 부끄러움을 망각하고 자신이 하는 짓에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는 ‘비인간’들이 많이 있다.
 
가까이에는 최근  몇년간 개신교 안에도 소위 지도자라고 하는 작자들이 보여준 행태는 가히 목불인견(目不忍見)의 참상이다. 본인은 교회세습 절대 안 하겠다고 해놓고 “큰 교회를 맡는 것은 십자가다”라는 말도 안되는 소리로 아들에게 세습한 명성교회 김삼환 부자의 추태, 자신의 학력 위조와 논문표절이 드러나고 대법원에서 위임목사 결의가 무효라고 최종 판결되어도 뻔뻔하게 맞서는 오정현 목사, 그는 공공도로까지 불법으로 점유하고, 삼천억 원이라는 천문학적 돈을 써가며 예배당을 지어놓고 최근 헌당예배까지 마쳤다 (그곳에 참석해서 축사를 한 인사들의 명단이 요즘 세간에 오르내리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잘나가는 부흥사요, TV에도 잘 나오는 장경동 목사는 “만약에 북한이 쳐들어오면 한 놈씩만 안고 죽고, 남한 2천만 명만 희생하면 나머지 3천만 명이 되고 아기는 금방 나으면 된다”는 막말을 해대고 있다. 이외 에도 조용기 목사와 그 아들들의 부패는 오히려 오래된 전설처럼 들린다. 
 
2000년대를 지나면서 한국 개신교 숫자는 극도로 줄어들고 있는 현실이다. 이뿐 아니라 개신교 목사의 품위 또한 이미 추락할 대로 추락한 상태이다. 그런데 더 떨어질 곳이 있는 듯, 전광훈 목사가 뱉어내는 막말들을 보면 필자의 얼굴이 다 화끈거린다.

 
빤스 목사

 
문재인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한기총(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의 발언과 한기총의 시국선언문으로 인해 한국 개신교의 민낯은 화끈거리다 못해 얼굴을 들 수가 없는 지경이 되었다. 그렇지 않아도 한국사회에서 개신교의 입지가 자꾸만 좁아지고 있는 현실에서 전광훈 목사와 도를 넘어선 그의 막말은 사회로부터 지탄을 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심지어 전광훈 목사는 지난 2월 15일 한기총 대표회장으로 취임한 후 한국교회의 대표교단들이 이단으로 규정한 변승우 목사(사랑하는 교회/구 큰믿음교회)를 한기총에 영입하고 이단해제를 해주었다.
 
일각에서는 내년 총선을 겨냥해 대표교단들이 다 빠져버린 한기총의 몸집을 불리기 위해 이단 변승우 목사와 규합한 것이 아닌가 하는 보도들이 일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그가 매스컴을 통해 뱉어내는 막말들은 수준 이하라서 같은 목사로서 창피하기 그지없다. 그의 말들을 들어보면 하나같이 수준 이하이다. 
 
“이 성도가 내 성도가 되었는지 알아보려면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젊은 여집사에게  빤쓰 내려라, 한 번 자고 싶다. 해보고 그대로 하면 내 성도요, 거절하면 똥이다."(2005년 1월 대구집회)
 
“대선은 뭐 할 것 없어! 올 12월달 대선은 무조건 이명박이가 할 거니까! (아멘!) 왜냐면 장로님이니까! (아멘!) 만약에 여기서 이명박 안 찍는 사람은 내가 생명책에서 지워버릴 거야. 생명책에서 안 지움을 당하려면 무조건~ 이명박 찍어야 돼. 아셨지? (아멘!) 알았지? (아멘!)”(2007년 청교도 영성원)
 
그의 막말은 거칠 것이 없다. 심지어 “문재인은 간첩이다. 빨갱이다.”등 막말을 쏟
아내는 것으로 부족해서 “마음만 연합하면 문재인 저X을 바로 끌고 나올 수 있다. 청와대로 진격하자. 60세 이상 여성들을 앞에 세울 것이다. 경호원들이 총 쏘면 죽을 용기있는 사람 손들어 보라”(2018년 12월 목회자 집회)는 등 상식 이하의 말들을 쏟아내고 있다.
 
더욱 기도 안차는 것은 이번 한기총 시국선언문도 성령이 썼다는 주장이다. “그냥 차 타고 가면서 우리 교회 사무원한테 전화해서 지금부터 워드 해. 그냥 줄줄줄 말하면 받아쳐요. 이건 성령의 역사에요. 이걸(한기총 시국선언문) 누가 썼냐고 나에게 자꾸 물으시면 성령님이 썼습니다.”(2019년 한기총 세미나)
 
무엇보다도 그가 독일의 신학자 본 회퍼를 언급하는 것은 그가 얼마나 무식한 자인지 스스로 증명하는 대목이다.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가 미쳐서 유럽을 피바다로 만들려고 할 때 신학자 ‘존 웨퍼’가 나타나서 미친놈이 운전대를 잡으면 사살해야 한다고 했다. 내가 지금, 내마음의 심정이 존 웨퍼의 마음과 같다”(2018년 3월 1일 삼일절 구국기도회)
 
본 회퍼가 어떤 분인가? 그는 20세기의 저명한 독일 신학자로 히틀러 암살을 계획했다가 체포되어 나치에 의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현대 기독교에서 가장 많은 존경과 추모를 받고 있는 신학자이자 순교자이다. 
 
이런 그분을 전광훈 목사가 존 웨인이라고 안 한 것이 다행이다. 어디서 본 회퍼에 대해 들은 풍월이 있는 줄 모르지만 ‘존 웨퍼’라고 언급하는 그의 모습은 창피하기 그지없다. 신학공부를 제대로 한 사람이라면 ‘본 회퍼’를 ‘존 웨퍼’라 함부로 개명하지 않는다. 이것은 전광훈 목사 스스로 그의 무식을 드러내는 내용이다.
 
이외에도 그의 막말은 너무 많아서 일일이 다 게재하기조차 어렵다. 이런 자가 날뛸 수 있는 것은 이런 자의 막말에도 불구하고 눈과 귀를 닫고 ‘아멘!’ 하며 추종하는 세력들이 아직 있는, 한국교회의 수치인 것이다.

 
세상이 교회를 걱정하는 시대

 
전광훈 목사의 망발은 정치권을 비롯해 많은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한 매스컴의 앵커는 “이제는 교회가 세상을 걱정하는 시대가 아니라 세상이 교회를 걱정하는 시대가 되었다”고까지 비판하고 있다.
 
몇몇 기독교 원로들이 나서서 전광훈 목사에게 목사직을 내려 놓으라고 하고 있지만 전광훈 목사에게는 귓등으로도 안 들릴 것이 뻔하다. 이제는 이미 수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는 옛말도 있지만, 이것이 현재 한국 개신교의 현실이고 수준인 것이다. 어디서부터 출발해야 할 지 막막하기까지 하다.
 
한국 기독교 원로 지도자인 손봉호 교수는 “한국 교회가 완전히 망해서 기독교인이라는 게 이 사회에서 아무런 이익이 되지 않을 때 아마 기독교가 정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일침을 놓고 있다.
 
하나님의 얼굴에 먹칠을 하고 있는 줄 전광훈 목사 그 자신은 알고나 있을까? 전광훈 목사가 날뛸수록 한국 개신교는 똥물을 뒤집어쓸 것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교회와 그가 속한 대신측 교단은 수수방관하는 모습이다.
 
가재는 개편인가? 아니면 교회법으로 그를 끌어내릴 수 있는 법적 장치가 없기 때문인가? 자신의 ‘벌거 벗었음’을 알지 못하는 전광훈 목사를 면직시키지 못한다면 한국교회는 희망이 없다.
 
한국교회는 부끄러움을 가르쳐야 한다. 박완서 선생의 말처럼 한국교회가 부끄러움을 깨닫지 못하고서는 희망이 없어 보인다.〠
 

주경식|크리스찬리뷰 편집국장, 호주비전국제 대학 Dire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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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6/26 [11:57]  최종편집: ⓒ christian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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