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사랑·감동이 울리다
 
이원선

 

최근 버우드 지역에 캠퍼스를 신축하고 이전한 엠마오대학(한국학부 학장 김병근 목사)이 5월 가정의 달을 보내면서 지난 5월 30일 저녁 7시부터 동교 대강당에서 ‘울림 콘서트’(Cry Heart Concert)를 열었다. 

ACCS 레오날드 스미스(Dr. Leonard Smith) 학장의 기도로 시작된 콘서트는 Good Friends Ladies Choir(지휘 김선영, 반주 김수지)의 가요 메들리 합창으로 막을 열고 테너 김재우(청산에 살리라’, ‘있으니’)의 독창, 김연희의 바이올린 독주, 첼로 김태수의 독주에 이어 김연희, 김태수 남매의 이중주(The palms, J. Faure) 로 이어졌다.  

이어 김병근의 시 ‘우리의 정원엔 바람이 분다’를 유은순이 낭독하고  자녀에게 쓰는 편지 ‘사랑하는 나의 아들에게’(이원선), 남편에게 보내는 편지 ‘내 인생 여정의 친구에게’(한보라), 기억 속에 잠긴 엄마에게 보내는 편지 ‘세월을 지워가시는 엄마에게’(홍성옥)를 각각 낭독하여 아름답고 순수하고 사랑스럽고 가슴 뭉클한 사랑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 소프라노 김선영은 ‘가족 사진’, ‘걱정말아요 그대’를 열창했으며,  Good Friends Ladies Choir는 ‘고향의 봄’과 동요 메들리를 청중들과 함께 부르며  ‘엄마야 누나야’(김소월 시, 김광수 곡)를 합창함으로써 초겨울 밤을 뜨겁게 달군 콘서트의 막을 내렸다.  

본지는 이날 콘서트 현장 사진과 함께 이원선이 낭독한 자녀에게 쓰는 편지 ‘사랑하는 나의 아들에게’를 지상중계한다.<편집자>
▲ 굿 프랜즈 레이디스 콰이어     © 크리스찬리뷰

 

너희들이 태어날 때 ‘응애’하는 저마다 다른 고유의 목소리를 세 번이나 들은 축복받은 엄마가 이 편지를 쓰면서 너희의 울음의 울림이 각자 고유의 하나님이 주신 성격이라는 것을 편지를 쓰는 중에 깨닫게 하시는구나.
 
큰 아들 병윤아!
 
너의 울음 소리는 너무 소박하고 작아서 너가 태어났는지도 몰라 밖에서 기도하며 기다리고 계시던 외할머니는 물어보셔야 했단다. 지금도 너는 조용히 서두르지 않고 지켜보며 생각을 신중히 하다가 길을 찾으면 정확하게 일들을 처리하지. 
 

너의 귀한 성품은 태어나자마자 그렇게 아팠는데도 순하게 울었던 너의 울음소리가 엄마에게는 좀 더 차분하게 너의 아픔을 지켜보게 해 주었던 것 같구나.

 

▲ 테너 김재우     © 크리스찬리뷰


태어나서 젖을 먹으면 토하는게 다반사라는 말에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줄 알았는데 잘 넘기지 못하고 있는 너를 보면서 탄생의 기쁨보다는 엄마는 안타까워했단다. 

 

▲ 바이올린 김연희     © 크리스찬리뷰

 

▲ 첼로 김태수     © 크리스찬리뷰
▲ 소프라노 김선영     © 크리스찬리뷰


신생아가 할아버지 같은 거친 숨소리와 함께 해소 기침을 하는 너의 모습을 보며 우여곡절 끝에 먹었던 젖이 식도가 잘 안 열려져 기도로 젖이 쌓여서 산소가 부족하여 죽거나 뇌성마비로 갈 수 밖에 없다는 의사 선생님의 위태로운 소식을 들어야 했단다.
 
엄마는 처절한 외침으로 주님을 찾을 수 밖에 없었단다. 엄마는 40일 밖에 안된 너를 집중치료실에 넣고 하루에 한 번 잠깐 밖에서 유리창 너머로 너의 모습을 쳐다보는 것이 엄마가 할 수 있는 것 전부였단다.

 

▲ 자녀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한 이원선     © 크리스찬리뷰


그 시간에 집중치료실에 있는 아기들을 보기 위해 기다리는 엄마들을 매일 그 시간 그 장소에서 만나면서 너와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아이의 엄마를 알게 되었단다. 그 부부는 선교사로 헌신하기 위해 모든 준비를 끝낸 상태이신데 너무 안타깝게도 그 선교사님의 부부의 아기는 뇌성마비 판정을 받게 되었단다.
 
이 편지에 이 말을 언급하는 것은 엄마가 믿음이 좋거나 기도를 더 많이 해서가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고 싶구나. 선교사님 부부처럼 모든 것을 내려 놓고 주님께 헌신한 분들과 어찌 비교를 할 수 있겠니? 오직 하나님의 섭리라는 것을 ….
 
이 하나님의 섭리하심은 예지, 병찬이를 낳게 하시면서 계속적인 마음의 다양한 울림의 아픔이 있었단다.
 
예쁜 공주 예지야!
 
너가 태어날 때 울음소리는 병원에서 “제가 태어났어요”라고 할 정도로 허스키한 보이스로 크게 울었고, 첫 울음처럼 지금의 너의 모습을 보면 정말 당당하고 쿨 하고 사람을 좋아하며 선생님으로서 가르치는 아이들을 너무 사랑하는 모습에 알맞는 울음 소리였던 것 같구나. 귀가 고막의 문제로 아파서 우렁찬 목소리로 네가 새벽마다 괴로워하며 울 때마다 엄마는 오빠의 아픈 부분이 완전히 치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너의 아픔은 트라우마로 다가와 두렵고 떨림 속에서 지친 엄마는 우울증이라는 병을 앓고 있음에도 이 사실을 모른 채 현실을 거부하며 살았단다.
 
결국은 너의 아픔의 원인을 알고 수술하여 평상시에도 바람이나 물에 조심하며 살아야 했단다. 당찼던 너의 울음소리처럼 너의 주장이 강했고 너의 뜻대로 되지 않으면 너의 머리를 땅에 박으면서 우울한 엄마의 마음을 깨워주려는 것을 엄마는 몰랐단다. 그저 엄마는 아픈 너희들이 해결해야하는 어떠한 문제처럼 다가와 너희들에게 따뜻한 마음보다는 슬퍼하고 우울하고 짜증 섞인 눈으로 너희들을 바라본 것 같아 미안하구나.
 
막내 귀염둥이 아들 병찬아!
 
너는 알맹이 있는 보이스로 쉴 새 없이 울었던 너의 목소리가 한시도 엄마 곁을 떠나지 못해서 껌딱지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불안이 컸던 울음으로 기억이 나는구나. 불안이 컸던 너에게 왼쪽 눈의 검은 눈동자가 안으로 들어가 14개월의 어린 아기가 두 눈을 수술하고 시드니에 오기 전 초등학교 2학년 때까지 정기적인 치료와 함께 가림 치료와 안경 돗수를 수도없이 바꾸어야 했단다.
 
너의 눈 주위는 피부가 짓무르면서 불편함을 견뎌야 했던 시간 가운데 너의 눈동자에서는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지. 치료를 하려면 눈에 약을 넣기 위해서, 수면제를 먹고 고개가 떨구어지기까지 엄마는 연연생의 아이들을 키우면서 아픈 너희들에게 어떤 따뜻한 말과 행동보다는 마이츄라는 사탕이 너를 견딜 수 있는 친구가 되어 주었던 것 같아 치료받았던 그 시절을 생각하면 미안한 것이 참으로 많구나.

 

▲ 김연희(바이올린)·김태수(첼로) 자매의 이중주     © 크리스찬리뷰

 
너희들이 건강하지 않고 수술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엄마가 기도하며 뜻을 찾으려고 할 때 병원에서 보게 되었던 뇌성마비, 다운 증후군, 자폐증의 아이들을 마주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부모와 만나면서 아픈 아이를 두고 있는 인지상정의 마음을 넘어서 하나님께서 그들과 함께 하라는 마음을 주셨단다.

 

▲ 콘서트에 참석한 청중들     © 크리스찬리뷰


음악을 했던 엄마는 음악 치료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공부하며 나아갈 수 있는 길들을 열어 주셔서 지금 여기에 엄마가 서 있는 것 같구나. 쉽지 않은 공부와 많은 아픈 사람들을 만나 상담하고 치료할 수 있는 것은 너희들이 엄마에게 새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준 보물이란다.  
 
4년 동안 너희들과 떨어져 한국에 있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물어 본단다. 막내가 고3을 이제 막 졸업하고 아이들이 전부 대학생인데 어떻게 아이들만 놓고 올 수 있었냐고… 그럴 때마다 하는 말은 아이들은 내 손 안에 있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 손 안에 있다고 말한단다.
 
앞에서 말했듯이 모든 것은 하나님의 섭리와 인도하심 가운데 있었기 때문에 내가 무엇을 잘 하고 잘 키워서가 아니라 어렸을 때 너희들이 아픔 가운데 있을 때, 이미 주님의 손에 올려드리고 너희는 주님의 자녀라는 것을 고백했기에 멀리 있어도 엄마는 기도로 주님과 약속의 말씀을 붙들고 지내고 있단다.
 
너희들이 믿음생활을 하면서 왜 하나님은 믿는 자에게 이해 안되는 사건과 고통을 주시냐고 물어보곤 했었지? 오늘 엄마가 쓴 이 편지를 보면서 이미 우리 삶 가운데 그분의 주권과 신실하게 인도해 주시고 놀랍게 갚아 주셨다는 것을 알았으리라 믿는다.

 

▲ 굿 프랜즈 레이디스 콰이어, 출연진들이 청중들과 함깨 합창하며 콘서트를 마쳤다.     © 크리스찬리뷰


자녀들아! 그분을 더 알고 사랑하는데 힘을 쓰자꾸나. 모든 물질에는 파동, 즉 울림이 있다고 한다. 사람도 저마다 다른 특유의 울림이 있지. 나타나면 갑자기 싸늘해지는 사람도 있고, 온 방안이 훈훈해지는 사람도 있단다. 주님 안에서 만들어지는 나의 울림이 세상을 기쁘게 하는 멋진 울림들이 되길 엄마는 기도로 응원한다.
 
잠깐 시드니에 와있는, 눈도 잘 안보이고 언어도 더 어눌해진, 엄마에게 곁에서 도와주고, 사랑해 주고, 관심 가져주고, 맛있는 것도 사주어 얼마나 고맙고 기쁜지… 무엇보다도 너희들끼리 믿음을 지키며 건강하게 자신의 일들을 감당하며 성실하게 살아주어 너무나 고맙단다.
 
사랑한다. 병윤아, 예지야, 병찬아!!
    

이원선|엠마오대학 상담학과 재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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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6/26 [12:03]  최종편집: ⓒ christian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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