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립
 
김훈/크리스찬리뷰

Q.요즘 우리나라는 냉전 시대 못지 않게 “좌파, 우파”의 대립이 극심한 것 같습니다. 해외에 사는 한국인으로서 요즘 한국의 정세를 보면 너무 많이 염려가 됩니다.


A.상대방이 자신과 다른 사고를 가지고 있으면 일단 무조건 공격하고 보는 것이 인터넷을 통해 비일비재하게 보게 된다. 똑같은 뉴스를 보았지만 답글은 완전히 흑과 백입니다. 왜 그럴까요? 무엇이 사람들로 하여금 이렇게 극단적이게 만들까요?
 
한국의 교육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은 “머리가 되고, 꼬리는 되지 말거라”라는 말을 많이 들어 보았을 것입니다. 열심히 노력해서 성공을 해라는 말이지만 이 표현에는 중간 지대가 없다.
 
그래서 이런 말에 익숙한 아이는 성적을 조금 잘못 받으면 자신이 마치 꼬리가 된 것처럼 생각을 하게 되고 자신이 실패자라고 느끼게 됩니다. 분명히 우리는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한 사람의 머리도 한 사람의 꼬리도 아닌데 왜 그렇게 성공/실패라는 잣대를 가지고 우리를 평가할까요?
 
감정은 중립적입니다. 그래서 옳고 그르다고 판단 받을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감정에 판단을 섞어서 좋은 감정, 나쁜 감정이라고 하는 이분법적인 원리를 적용합니다.
 
예를 들면, ‘화’라는 감정은 나쁜 감정 그리고 ‘감사’ 라는 감정은 좋은 감정이라고 분류하고 판단합니다. ‘화’라는 감정은 나의 경계선이 침범을 당했다거나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의 불공평에 대한 정당한 감정일 수 있는데 일단, 화라는 감정은 나쁜 감정으로 치부해 버립니다.
 
지금까지 던진 이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을 필자는 ‘고정 관념’ 때문이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개인이나 집단이 틀에 박힌 신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되면 그것이 흑백 논리, 이분법, 또는 극단적 사고로 이어지게 되는 것을 종종 보게 됩니다. 그것의 시작은 국가적 트라우마로 인한 것일 수도 있고 작게는 개인이 가진 특정한 경험이나 교육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특히, 요즘은 인터넷이 많이 발달되어 있으면서 사람들은 자신의 사고를 지지해 주는 누군가를 인터넷에서 쉽게 찾고 그들과 생각을 공유하며 자신의 생각을 더 확고히 굳혀 나가는 면이 있습니다.
 
마음에 드는 내용을 구독하면 그 다음부터는 계속해서 비슷한 내용의 것들이 계속 연동되어 뜨고 자연스럽게 관련된 내용들을 보게 됩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자신의 신념과 믿음을 더욱 더 확고히 하게 됩니다.
 
사람들은 예전보다 고립된 사회 관계를 맺고 있고 자신의 생각에 도전을 받지 않고서도 지지해주는 많은 사람들을 가상 공간에서 만나는 것입니다.
 
개인과 집단의 굳어진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또는 내 안에 있는 흑백 논리나 이분법 또는 극단적인 사고를 버리고 유연성 있는 사고를 갖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할까를 생각해 보면 그것은 ‘건강한 공동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쉽게는 혼자만의 생각을 가지고 있던 한 사람이 결혼생활이라고 하는 공동체를 만났을 때 그동안 자신이 가지고 있던 개인적인 생각이나 사고에 도전을 많이 받고 성장하게 되는 예를 들 수 있을 것입니다.
 
건강한 공동체의 예로 어느 한 마을에는 특이한 규칙이 있다고 합니다. 누군가가 잘못을 저지르면 마을 사람 모두가 그 사람을 불러서 세워 놓고 함께 야단을 치는 것이 아니라 그가 그동안 했던 좋은 점들을 한 사람씩 돌아 가면서 표현해 준다고 합니다.
 
아주 작은 것까지 전혀 생각이 안날 때까지 돌아가면서 좋은 점을 이야기하는데 그 이야기가 다 끝이 날 무렵이 되면 잘못을 저지른 그 사람이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마을 사람들의 사랑과 격려로 인해서 문제 아이는 어느덧 착한 아이가 되었다고 합니다.
 
바라기는 한인들 가정들이 건강한 공동체가 되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고정 관념들을 점검하고 융통성이 있으면서도 전통을 무시하지 않는 행복한 통로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김훈|호주기독교대학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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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9/26 [17:40]  최종편집: ⓒ christianre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