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태어난 것이 복이었습니다
 
글|정지수,사진|권순형
▲ 부산일신기독병원에서 출생한 호주 선교사 자녀들이 일신기독병원을 방문해 병원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앞줄 왼쪽부터 바바라 카루아나, 크리스토퍼 스튜어트, 지닌 시비.     © 크리스찬리뷰


한호 선교 130주년 기념 행사에 참여한 호주 선교사 자녀들 중 부산에서 태어난 크리스토퍼 스튜어트 (Christopher Stuart), 지닌 시비 (Jeanine Seaby), 바바라 카루아나(Barbara Caruana)씨와 지난 10월 7일 부산에서 인터뷰를 가졌다.<편집주>

 
- 먼저 간단하게 자기 소개를 해 주시기 바랍니다. 
 
크리스토퍼 : 저는 알란 스튜어트 (Rev. Alan Stuart) 선교사의 맏아들로 부산 일신병원에서 1959년에 태어났습니다.
 
지닌 : 저는 베리 로우(Barry Rowe) 선교사의 넷째 딸로 부산 일신병원에서 1968년에 태어났습니다.
 
바바라 : 저는 포드 멕키논 (Ford Mckinnon) 선교사의 둘째 딸로 부산 일신병원에서 1965년에 태어났습니다.
 
- 얼마 동안 한국에서 사셨나요?
 
크리스토퍼 : 저는 9년 6개월을 한국에서 살았습니다.
 
지닌 : 저도 9년 6개월 정도 한국에서 살았습니다.
 
바바라 : 저는 4년 정도 한국에서 살았습니다.
 
- 한국에 대한 기억을 많이 가지고 계시나요?
 
크리스토퍼 : 저는 많은 것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저희 가족이 다른 선교사님들 가족들과 함께 지리산에 놀러 간 것이 기억나고, 아버지께서 몰고 다니셨던 오래된 지프 차도 기억이 납니다.
 
한국 어린이들을 위해 호주교회들이 보내준 선물 박스도 기억이 나고, 부산 일신병원도 기억이 나고, 제가 뛰어 놀았던 일신병원 앞 골목길도 생각이 납니다.
 
밤에 엿을 팔고 돌아다녔던 엿 장사도 기억이 납니다. 일신병원 뒤에 있던 어떤 집에 불이 난 것도 기억납니다. 그리고, 저희 가족을 도와주셨던 아저씨와 아주머니의 얼굴이 기억이 납니다.
 
지닌 : 저는 주로 울산에 살았는데, 울산에 있었던 외국인 자녀들을 위한 미국 학교가 기억이 납니다. 그곳에서 사업차 미국, 캐나다, 영국 등에서 온 기술자들의 자녀들과 선교사 자녀들이 함께 공부를 했습니다.
 
제가 살던 집과 부모님과 함께 다녔던 교회도 생각이 납니다. 아버지 차를 타고 학교 친구들과 해수욕장에 갔던 기억도 납니다. 파도가 높아서 무서웠던 기억이 나네요. 저희 아버지께서 설립하신 양지재활원에서 아버지와 함께 사역하셨던 분들도 기억이 나고 그분들의 자녀들과 함께 놀았던 기억도 납니다. 양지재활원에서 두 다리가 없는 분들이 바닥에 탁구대를 놓고 탁구를 치던 모습도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바바라 : 저는 4살까지만 한국에서 살았기 때문에 기억나는 것이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희 부모님들께서 저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을 해주셨습니다. 저는 부산 일신 병원에서 태어났는데 제가 눈이 파랗고 피부가 흰색이어서 많은 한국 분들께서 저를 마치 외국 인형 같다고 하시면서 안아주시곤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부모님은 제가 어렸을 때 한국 전래 동화인 호랑이와 곶감 이야기를 들려 주셨습니다. 호주로 귀국한 후에 아버지께서는 한국에 있었을 동안에 적어 놓으신 일기장을 보여 주시면서 제가 어렸을 때 어떻게 한국에서 지냈는지를 알려 주시곤 하셨습니다.
 
지닌 : 또 기억이 나는 것이 있습니다. 동네 사람들이 저희 자매들을 보고 “예쁘다, 예쁘다”라고 말씀하시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아마 저희들이 백인이어서 예쁘게 봐 주신 것 같습니다.
 
크리스토퍼 : 저는 동네 사람들이 저를 보고 “미국사람, 미국사람” 이라고 말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 호주로 돌아온 후 한국에 대한 소식을 자주 접하셨나요?
 
크리스토퍼 : 호주로 돌아 온 후 멜본에 있는 한국 교회들을 통해서 한국 소식을 조금씩 접했습니다. 그리고 가깝게 지냈던 분들과 소식을 전하며 지냈습니다.
 
지닌 : 저희 아버지는 계속해서 한국에 있는 분들과 소식을 주고 받으셨습니다. 저는 한국을 떠난 뒤 한국 소식을 자주 접하지는 못했습니다. 가끔씩 호주에 사는 한국 사람들의 집에 초대받아 간 적이 있는데, 그분들께서 정말 정성을 다해 음식을 준비하여 대접해 주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바바라 : 호주에 돌아온 이후에, 저희 부모님께서는 호주로 이민와서 정착을 하려는 많은 한국 사람들을 도와 주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한국 소식을 자주 접했고, 한국 분들을 자주 만날 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한국 사람들이 요리를 잘 하고, 노래도 잘 부르시고, 절제된 삶을 사는 분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 한호 선교 130 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소감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크리스토퍼 : 저는 이번 행사에 참석하기를 잘 했다고 생각합니다. 호주 선교사들께서 뿌려 놓으신 선교의 씨앗이 열매를 잘 맺은 것을 보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한국 성도들께서 호주 선교사들을 존경하는 마음이 크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호주 선교사들의 수고와 노력에 저도 정말 많은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분들을 도와서 함께 사역한 한국 사역자들도 존경을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분들의 이야기도 많이 발굴해서 후손들에게 들려 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닌 : 저는 이번 행사에 와서 저희 부모님 외에 다른 호주 선교사들의 수고와 노력과 열매를 살펴 볼 수가 있었습니다. 그동안 제가 알지 못했던 호주 선교사들의 수고와 노력과 헌신, 그리고 그분들의 사랑으로 맺혀진 열매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호주 선교사들께서 가난하고 못살던 한국 땅에 오셔서 낙심하지 않고 하나님께서 주신 소망을 붙잡고 사역하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당시 한국에 절대적으로 필요했던 것이 의료 사역, 교육 사업, 복음 전파 사역이었는데 호주 선교사들께서 이러한 사역들을 잘 감당하셔서 경남 지역이 발전하는데 크게 이바지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호주 선교사들과 그분들을 도와 주셨던 한국인 사역자들의 수고와 노력과 헌신이 많은 열매를 맺었다고 생각 합니다.
 
바바라 : 저도 이번 행사에 참여해 많은 것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눈물과 기도로 선교의 열정을 불태운 호주 선교사들도 대단하시고, 그분들을 도와 함께 수고하신 한국 사역자들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한국교회와 한국사회가 눈부신 성장과 발전을 한 것을 보고 하나님께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믿음의 선배들의 수고와 노력이 아름다운 열매로 맺혀진 것을 볼 때 정말 감격했습니다.
 
- 한국에서 살았을 때를 돌아볼 때, 아쉬운 점도 있었나요?
 
크리스토퍼 : 네, 있습니다. 저는 한국에 있을 때 외국인 학교를 다닌 것이 좀 후회가 됩니다. 그때 한국인들이 가는 학교에 다녔다면 한국인 친구들이 더 많았을 것이고, 한국말도 더 잘 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저희 가족은 선교사들이 모여 사는 센터에 살아서 한국인 친구들과 함께 뛰어 놀 기회가 많지 않았습니다.
 
지닌 : 저도 같은 생각을 합니다. 한국 친구들이 다니는 학교에 다녔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외국인 학교에서 집에 돌아 온 후에는 한국 친구들과 골목길에서 함께 뛰어 놀았습니다. 그때 함께 놀았던 친구들을 다시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면 해 주시기 바랍니다.
 
크리스토퍼 :이번 행사를 준비해 주시고, 저희들을 극진히 대접해 주신 많은 한국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바바라 : 저도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한국을 방문하고 싶습니다.
 
지닌 : 호주 선교사의 자녀인 저희들을 환대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저희 부모님과 자매들은 한국에서의 많은 추억들을 가지고 호주로 귀국했었습니다. 옛날의 추억들을 생각해보면 부산에서 태어난 것이 저의 일생에 큰 복이었습니다.
 
- 인터뷰에 참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일동 : 감사합니다.〠


글/정지수|크리스찬리뷰 영문편집위원
사진/권순형|크리스찬리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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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10/30 [15:55]  최종편집: ⓒ christian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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