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처럼 살고 싶습니다
 
글|김환기,사진|권순형

 

▲ 2004년 GMS 파송 선교사로 캄보디아에서 15년째 교회 개척 사역을 하고 있는 김성길, 정심영 선교사 부부.     © 크리스찬리뷰


2019년 10월 8일, 소처럼 살고 싶다는 캄보디아 김성일, 정심영 선교사 부부를 만났다. 2004년 ‘총회세계선교회’(GMS)에서 파송을 받아 15년째 사역하고 있다. 2년간 언어연수를 마치고 크메르어로 빈민촌의 아이들을 중심으로 사역을 시작했다. 이제 그 아이들이 청년이 되었다.
 
캄보디아의 사역은 단기간에 열매를 거둘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캄보디아는 불교국가로 불자인 부모를 예수 믿게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가족관계는 한국의 유교사상보다 더 철저하다. 아이들은 부모 말씀에 전적으로 순종한다. 캄보디아 선교는 아이들이 변화되고, 그 아이들의 아이들로 이어져야지만 신앙의 뿌리를 내릴 수 있는 곳이다. 소와 같이 묵묵히 꾸준하게 일하지 않고는 결코 단을 거둘 수 없는 곳이다. 
 
시간이 가면서 사역은 아이들과 함께 많이 성장하였다. 부모를 설득하여 아이들을 교회로 데리고 올 수 있는 방법은 방과 후 영어교실이 최고이다. 부모들은 교회 가는 것은 싫어하지만 영어 배우러 가는 것에는 반대하지 않는다. 교회에서는 캄보디아 영어 선생님을 고용해서 매일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 새 예배당에서 첫 예배를 드리고 있는 어린이들 (2019. 2.3) ©큰빛교회


수요일과 주일에는 예배를 드린다. 지금은 아이들이 자라서 중고등학생과 청년이 되었다. 자연스럽게 그의 사역도 청년까지 확대되었고, 이들이 결혼하고 가정을 이루면 장년사역까지 준비해야 한다. 캄보디아 상황은 처음 올 때와는 많이 다르다. 처음에는 돈을 주어야만 교회에 왔지만, 이제는 자발적으로 아이들이 교회를 찾는다.
 
김 선교사는 파송된 해부터 지금까지 홈페이지(http:// rokurutom.net)에 캄보디아 사역을 꾸준하게 기록하고 있다. 홈페이지는 '나는 소처럼 살고 싶습니다'라는 자작시로 시작한다.
  
"나는 순박하디 순박한 소처럼 살고 싶습니다. 영악하지 못하나 주인의 음성을 아는 소처럼 살고 싶습니다. 내 고삐는 주인의 손에 잡히고 몸에 쟁기의 굴레가 씌어져도 주인이 인도하는 대로 묵묵히 따라가는 소처럼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말처럼 달리지 못해서 더딜지라도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내는 수려한 갈기는 없을지라도 투벅투벅 쉬지 않고 가는 소처럼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황금 밭은 아닐지라도 나의 일굼이 주인의 밭을 옥토로 만들 수만 있다면 나는 소가 되어 그렇게 쓰임 받는 일꾼이고 싶습니다."
 
시 안에는 그의 선교 철학이 그대로 녹아져 있다. 인터뷰하는 내내 순박하고 겸손한 그의 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선교사가 된 이유와 캄보디아로 떠나는 그의 각오도 기록되어 있었다.
 
"지금부터 약 30여 년 전 부산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초등학교를 다니던 한 어린아이가 있었습니다. 이 아이는 여름 방학을 맞이하여 어린이전도협회에서 주최하는 여름 성경 캠프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3박 4일간의 캠프를 지내는 동안 어린 아이는 성경 말씀을 듣고 배우는 시간을 통하여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 2016년 신년예배를 마친 후 어린이들과 기념촬영. ©큰빛교회    


그리고 선교사가 되어 온 세상을 다니며 복음을 전하겠다는 결심을 하였습니다. 그 후 30여 년이 지난 뒤, 그 어린아이는 비로소 선교사의 길을 떠날 수 있었습니다. 30여 년 전, 철없는 초등학생의 입술을 통해 기도하게 하셨던 주님께서 그 기도의 빚을 갚으라고 부르셨기 때문입니다."
  
"저와 저의 가족은 선교에의 부름을 받고 떠나게 되었습니다. 선교할 지역은 캄보디아입니다. 우리에게는 킬링필드로 알려진 죽음의 땅이며 가난과 문맹과 우상에 묶여있는 땅입니다. 선교지로 개방된 지 아직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많은 선교사들의 땀과 순교의 피를 통하여 복음의 씨앗이 뿌려지고 있습니다.

 

▲ 3년여의 공사끝에 금년 3월 19일 헌당예배를 드린 큰빛교회 전경.     © 크리스찬리뷰


제가 캄보디아에서 감당할 주된 사역은 기독교 중·고등학교를 설립하는 사역입니다. 저와 저의 가족은 이 일을 위해 부름 받고 캄보디아로 떠납니다. 지금 초등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이 졸업하는 몇 년 뒤를 위해 미리 가서 언어 훈련과 사역을 위한 준비를 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중·고등학교 교사들을 훈련하고 학교 설립을 감당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대학까지 설립하여 캄보디아 땅에 하나님을 주인으로 모시는 학원을 설립하여 기독교 세계관으로 준비된 젊은이들을 양육하여, 죽음의 땅 ‘킬링필드’가 생명의 땅 ‘리빙필드’로 변화되어가는 과정에 쓰임 받는 작은 밀알이 되기를 소원합니다."
 
- 캄보디아는 어떤 나라인가요?
  “
캄보디아는 불교국가입니다. 캄보디아 국왕이 불교의 고승입니다. 기독교 인구는 약 3% 정도 됩니다. 그러나 종교의 자유가 있습니다. 동남아 국가에서 유일하게 전도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는 나라입니다. 힌두교를 근간으로 한 불교라서 기독교도 많은 신들 중에 서양에서 들어온 하나의 신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신교를 근간으로 한 힌두교적 불교 사상을 가진 사람들에게 하나님을 믿게 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부모에게 절대 복종합니다. 부모가 자녀를 돌보는 것이 아니라, 자녀가 부모를 돌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녀가 교회를 다닌다고 해도 불자인 부모의 뜻을 거역하기가 어렵습니다. 모든 국가 행사는 불교의 절기에 맞춰있기 때문에 교회를 다니는 아이들도 부모와 함께 그 절기를 지켜야 합니다.

 

▲ 성탄절에 세례식을 집례하고 있는 김성길 선교사.(2016. 12.25) ©큰빛교회    


그런 문제 때문에 아이들이 부모들과 조금씩 갈등을 겪기도 합니다. 이 시기를 지혜롭게 넘기면 부모로부터 자유함을 얻게 됩니다.” 
 
- 가장 보람 있을 때와 힘들 때는 언제인가요?
 
“가장 보람될 때는 아이들이 예수 믿고 변할 때입니다. 가장 힘들 때는 변한 아이들이 다시 변할 때입니다. 얼마 전 열심히 교회를 다니던 아이가 아무런 말도 없이 교회를 떠날 때 정말 힘들었습니다. '왜 아이들이 아무 말 없이 떠나는 것일까'에 대하여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지금까지의 신앙은 위선이었는가?'에 대한 회의도 가졌습니다.
 
친구들에게 물어보았지만 아무도 대답해 주지 않았습니다. 정말 힘들었습니다. 아직까지도 그 후유증이 있습니다. “문화충격일까, 언어장벽일까, 도대체 무엇 때문에 그렇게 잘 믿던 아이들이 떠나버리는 것일까?“ 이것이 선교사로서의 한계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 캄보디아의 선교 현황은 어떤가요?
 
“캄보디아 초기 선교는 '교회는 주는 곳', '절은 드리는 곳'이라는 인식이 있었습니다. 선교사들이 물질중심으로 선교를 했던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교회에 가면 뭔가 재미있는 것을 가르쳐 준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은 인식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캄보디아가 급격하게 경제적으로 발전하면서 교회에 대한 인식도 달라졌습니다. 과거에는 교회가 유일한 놀이터로 재미있는 곳이라 생각했는데, 지금은 재미없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가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데, 교회는 전통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아직까지는 미숙하지만 캄보디아가 동남아 선교의 전초기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웃 나라인 베트남은 선교비자를 주지 않고, 태국은 쿼터제로 주고, 라오스 역시 선교비자가 없습니다. 이들 국가는 비자를 통하여 기독교를 통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캄보디아는 비자 받는데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요즘은 중국에서 추방된 선교사들이 캄보디아로 몰려오고 있습니다.”
 
- 호주는 어떻게 방문하게 되었나요?
 
오래전 단기선교로 캄보디아에 온 청년이 있었습니다. 저희 교회에서 봉사활동을 하다가 은혜를 받고 인생관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한국에 돌아가서도 계속 연락을 하였습니다. 결혼 후 브리즈번으로 이민을 갔는데, 그 청년의 초청으로 브리즈번에 가게 된 것입니다.

 

▲ 큰빛교회 아이들은 등하 길에 교회에 들러 기도한다. “일 주일에 한 번 오는 교회가 아니라, 하루의 삶이 교회에서 기도로 시작되고 마치도록 훈련한다”고 김성길 선교사는 강조한다.     © 크리스찬리뷰


마침 같이 동행한 헤브론병원 간호부장인 임승주 선교사께서 시드니에 아는 분이 계셔서 덤으로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호주는 축복 받은 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곳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이곳저곳에서 너무 과분한 대접을 받았습니다. 캄보디아 선교사라고 고생한다며 융성한 대접을 해 주셔서 정말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 특별한 선교 비전이 있나요?
 
“무엇보다 자립하는 교회를 세우고 싶습니다. 사역을 시작하기 전에 캄보디아의 여러 교회를 다녀 보았습니다. 그때마다 만약 이 교회에 선교사가 없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를 생각하게 되었죠. 상담의 완성은 상담자가 더 이상 필요 없을 때입니다. 선교의 완성도 선교사가 더 이상 필요 없이 자국민이 교회를 운영할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캄보디아 교회는 캄보디아 사람이 스스로 섬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인적자원이 필요합니다. 사람을 키운다는 것은 1,2 년 단기간으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하나님만 하실 수 있는 일이지만, 양육은 우리를 통해서 이루시기를 원하고 계십니다.
 
먼저 캄보디아 사람들에게 주인의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 우리 교회를 건축했습니다. 교회를 건축할 때 대부분 한국에서 지원하기 때문에 캄보디아 사람들은 한국 사람의 교회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의도적으로 건축하면서 이것은 한국 사람의 교회가 아니라 너희들의 교회라는 것을 계속하여 가르쳤습니다. 뿐만 아니라 직접 건축에 참여할 수 있게도 했습니다. 청소도 하고, 건축헌금도 하게 하였습니다. 교회가 완공된 후, 아이들이 교회에 대한 많은 애착을 갖게 된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 한빛교회에서 운영하는 영어 교실. 캄보디아 부모들은 교회에 가는 것은 싫어하지만 교회로 영어 배우러 가는 것은 반대하지 않는다. ©큰빛교회    


이야기하면 할수록 더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 알면 알수록 더 알고 싶은 사람이 있다. 아마 김성일 선교사 부부가 그런 사람이 아닌가 생각하며, 홈페이지에 올라온 기도 제목을 나누며 글을 마무리할까 한다.

  1) 주일학교의 부흥을 위하여. 많은 아이들이 주일 예배를 통해 예수님을 만날 수 있도록.
  2) 함께 동역할 신실한 사역자를 만날 수 있도록.
  3) 야고보서 암송, 수요 새벽 기도회, 토요일 노방 전도, 주일 아침 노방 전도, 매일 아침 기도하고 학교 가기 등 모든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의 믿음과 신앙이 성장할 수 있도록.
  4) 세례 준비반 공부를 통해 새 친구들이 구원의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5) 온 가족의 건강을 위하여. 아내의 손(관절염)이 잘 치료되도록.〠


글/김환기|크리스찬리뷰 영문편집위원, 호주구세군본부
사진/권순형|크리스찬리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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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10/30 [15:58]  최종편집: ⓒ christian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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