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을 위한 나라는 있다
 
글|주경식,사진|권순형

     

▲ 한인 사회 최초로 호주 정부의 인가를 받은 홈케어 서비스 기관인 KA Aged Care의 최연희 대표     © 크리스찬리뷰



노인을 위한 나라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감독: 코엔 형제/주연: 토미 리 존스, 하비에르 바르뎀 외)라는 영화를 오래전에 보았다. 실제 스토리는 노인과는 상관없는 이야기이지만 왜 제목을 이렇게 설정했는지 영화를 보는 내내 의구심을 가졌던 기억이 있다.
 
제목만을 보면 마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No country for Old Man) 영화는 노인들은 더 이상 국가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이야기같이 들려진다. 잘 만들어진 영화였지만 영화 제목을 노인이라는 주제와는 전혀 상관없이 생뚱맞게 잡았다는 생각을 가졌다.
 
그러나 호주는 가히 노인을 위한 나라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노인 복지’와 ‘장애인 복지’가 잘되어 있는 나라이다. 모두가 짐작하고 있듯이 호주의 복지정책은 세계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복지가 잘되어 있는 나라이다.
 
해가 갈수록 펜션(Pension, 노인 복지) 혜택을 받는 연령이 높아지고는 있지만 세계에서 호주만큼 노인복지가 잘되어 있는 나라를 찾기는 쉽지 않다.

 

▲ 스트라스필드 사우스(474 Liverpool Rd)에 위치한 KA Aged Care 센터 입구     © 크리스찬리뷰


지난 2016년 실시했던 호주 전국 인구센서스에 의하면 호주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은 전체 인구의 16%인 약 390만 명이다. 이 중 양로원 입소 예상 나이(평균 남성 82세, 여성 84.5세)인 85세 이상은 약 51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2%다.

 

▲ KA Aged Care 센터 사무실 전경.     © 크리스찬리뷰

 

노인 인구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2027년까지 65세 인구는 약 520만 명(18%), 85세 이상은 약 67만 2천 명(2.3%)으로 증가할 전망이라고 한다.
 
이 인구 센서스의 자료를 바탕으로 정용문 교수(UNSW 초빙 통계학 교수)에 의해 조사된 한인 커뮤니티 백서(센서스)에 의하면 호주에 있는 60세 이상의 한인 인구는 전체 한인 숫자의 7.2 % 정도 되는 것으로 발표되었다.
 
참고로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7%가 되면 고령화 사회(Ageing society)라 부르고,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14%가 되면 고령사회(Aged society)라고 불리운다. 그리고 65세 이상 인구가 20%일 때는 초고령 사회”(Post-aged society)가 되는 것이다. 이것을 보면 호주는 이미 ‘고령사회’(Aged society)라 할 수 있고 호주 내 한인 사회도 차츰 ‘고령화 시대’(Ageing society)로 접어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인 사회를 돌아볼 때 노인들에 대해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을까 의구심이 든다.

 
KA Aged Care
(노인 홈케어 센터)

▲ 홈케어 서비스KA Aged Care를 운영하고 있는 곽희성, 최연희 부부가 업무를 협의하고 있다     © 크리스찬리뷰


KA(Korean Australian) Aged Care(노인 홈케어 센터)의 최연희 대표(시드니온누리교회 권사)를 만나기 위해 스트라스필드 사우스(Strathfield South)에 있는 사무실을 방문했다. KA Aged Care는 한인 커뮤니티 최초로 호주정부 인가를 받은 홈케어 서비스 기관이다. 여기서 먼저 홈케어 서비스센터가 무엇인지 간단하게 알아본다.
 
호주 정부는 해마다 노인복지에 총 181억 달러(한화로 약14조)를 지출하고 있다. 그리고 이 예산의 약 70%인 122억 달러(약 9조 8천억원) 정도를 양로원에 보조하고 있다. 전체 노인 인구 비율을 따져 볼 때 양로원 거주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 노인 예산의 70%를 양로원에 쏟아 붓고 있기 때문에 정부는 차츰 홈케어 서비스를 장려하고 있는 중이다.
 
홈케어 서비스는 노인들이 양로원에 들어가는 대신 집에서 독립생활을 할 수 있도록 간병인이 노인의 집을 방문해서 간호와 간병, 식사와 목욕, 청소와 장보기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현재 호주 전체 노인 중 노인 복지 혜택을 받는 130만명 중 2/3 이상이 홈케어 서비스를 받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러한 홈케어 서비스를 한인이 운영하고 있는 곳은 많지 않다. 그 중에서 KA Aged Care 센터는 한인 커뮤니티 최초로 호주정부의 인가를 받은 홈케어 서비스 기관인 것이다.
 
최연희 대표는 20년 전에 호주 시드니로 이민을 왔다. 한국에서는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영어교사로 17년동안 재직했다. 그러다가 1998년 시드니로 이민을 왔다.
 
누구나 그러하듯이 처음에 이민을 오면 무엇을 하며 살아가야 하는가? 하는 것이 가장 큰 고민거리라 할 수 있다. 최 대표는 한국에서의 직업을 바탕으로 영어학원을 해보기로 결심하고 현재 KA Aged Care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는 건물에서 영어학원을 개원했다.
 
그리고 이것이 차츰 발전하여 홈케어 서비스 센터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최 대표는 늦은 나이에 이민을 왔음에도 불구하고 도전정신이 강했다. 그는 1998년 이민을 오자마자 시드니대학에서 TESOL(Teaching English to Speakers of Other Languages) 석사 과정(Graduate Diploma)을 공부했다. 그리고 공부가 끝난 후 2001년에 현재 건물에서 Jessica Education Centre(제시카 교육 센터)를 개설했다.
 
제시카 교육센터는 유치원에 들어가기 전의 유아부터 초등학교 학생들까지 영어와 한국어를 가르친 이중 언어학원이었다. 이것이 비즈니스가 무엇인지 전혀 모르던 사람을 비즈니스계에 처음 발을 딛게 하게 된 계기가 된 것이다.

▲ 홈케어 서비스KA Aged Care는 크리스찬 가치와 철학을 이해하고 전문개발교육을 통해 노인들을 돌보며 섬기고 있다.©KA Aged Care    


 
그의 고백을 들어보자.
 
“유아들이 차일드 케어 센터에 가기 전에 영어가 안되니까 차일드 케어센터로 바로 가면 스트레스가 심하죠. 그래서 유아들을 중심으로 유치원에 가서 적용할 수 있도록 영어와 공부를 가르쳤어요. 그렇게 시작된 거죠. 저는 비즈니스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어요. 교사 출신이 뭘 알겠어요? 어떻게 이것을 해왔는지 모르겠습니다. 하나님께서 도와주시지 않았다면 제가 못했을 겁니다.
 
한국에서는 교회를 다녔지만 신앙이 깊지 못했어요. 그러나 이민을 와서 한국에서도 안 하던 비지니스를 하게 되니 무엇을 의지할 수 있겠습니까? 의지할 곳이 주님밖에 없는거죠! 그러면서 하나님을 붙들고, 하나님만 바라보게 되고, 하나님을 깊이 알아가게 된 거죠.”
 
그는 한국과는 전혀 다른 이민사회 속에 살면서, 그리고 비지니스를 시작하면서 신앙이 깊어진 것이다. 

 
소명이 있어야

 
무슨 일을 하든지 적성이 맞아야 한다. 그러나 특별히 노인을 위한 사역을 하기 위해서는 노인에 대한 특별한 애정과 관심이 필요하다. 여기에서 다 열거할 수는 없지만 최 대표는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러다가 노인을 위한 홈케어 서비스를 하면서 보람을 느꼈다고 고백한다. 홈케어 서비스 센터를 운영하면서 많은 노인들을 만날 수 있었다. 자식들을 다 출가시키고 혼자된 노인들은 외롭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들이 없다.
 
최 대표는 홈케어 서비스 센터를 운영하면서 많은 노인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어느 날은 노인 한 분의 인생 이야기를 오랫동안 들으면서 맘이 짠해지기도 했다고 한다. 
 
“노인 고객들을 보면 어려운 분들이 참 많아요. 그분들에게 어떻게 노년의 삶을 행복하게 해드릴 수 있을까. 그것을 헤아려 보면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이 많이 되죠.  크리스찬 밸류가 없어서는 안 되는거죠. 그래서 생각나는 분이 바로 예수님입니다.
 
예수님 밖에 없다! 예수님께서 우리들을 섬겨주신 모범을 따라 저희 KA 홈케어 센터의 철학도 정성을 다해 고객을 섬기고 감동시키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한평생 애쓰고 희생하신 우리 부모님들에게 노년에 행복하고 풍요로운 여생을 보내도록 최선을 다해 섬기는 게 자식된 도리라 할 수 있다. 그런데 호주 정부가 노인들에게 다양한 복지의 혜택을 제공하지만 언어와 문화가 달라 한인 노인들은 제대로 이러한 복지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런데 이러한 한인 노인들에게 한국어를 사용하는 돌보미, 도우미들이 가서 한국인의 정서로 노인들을 섬기고 도와준다면 더 이상 바랄 나위가 없을 것이다. 게다가 크리스찬 가치를 가지고 노인들에게 찾아간다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KA 홈케어 센터는 단지 노인을 위한 홈케어 서비스 센터가 아닌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섬김의 정신으로 운영되는 노인 돌봄 센터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KA Aged Care 전 직원들은 크리스찬 가치와 철학을 이해하고 전문개발교육(Professional Development Education)을 통해 노인들을 돌보고 섬기고 있다고 자긍한다.

 
어떻게 노인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나?

 
“65세 이상 영주권자면 모든 사람이 홈케어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어요! 그런데 아직도 많은 한인들은 그것을 잘 모릅니다. 이것은 펜션(Pension)하고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펜션 받는 분들도 신청할 수 있어요. 그렇다고 펜션에서 빠져나가는 것도 아니에요. 자격이 되면 펜션은 펜션대로 받고 홈케어 서비스는 홈케어 서비스대로 따로 받을 수 있습니다.”
 
많은 경우 한국인들은 호주의 복지에 대해 정확히 모른다. 특히 노인복지에 대해서는 정보가 많이 부족한 형편이라 할 수 있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호주 정부는 노인복지를 위해 국가차원의 어마어마한 금액을 쏟아 붓고 있다. 자격만 된다면 정당한 복지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도 아직 이러한 정보를 알지 못하거나 특별한 관심이 없기 때문에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분들도 많이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노인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나? 기자가 물어보았다.
 
“일단 65세 이상 되셔야 하고요, 영주권자 이상이면 신청할 자격이 주어집니다. 좋은 점은 이것은 펜션하고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거예요. 펜션 받는 분들도 신청할 수 있고, 홈케어 서비스를 받으신다고 그 금액을 펜션에서 제하거나 그렇지 않습니다. 펜션은 펜션대로 받으고 홈케어 서비스는 따로 홈케어 서비스대로 받을 수 있습니다.”
 
65세 이상,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갖고 계신 분 가운데 정부에서 제공하는 홈케어 서비스를 받고 싶으신 분이 계시다면, 본인이 이런 노인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이 되는지 KA Aged Care를 통해 신청을 하게 되면 적격 여부 평가를 Aged Care Assessment Team(ACAT)을 통해 받게 된다.

 

▲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섬김의 정신으로 노인들을 섬기고 있는 KA 홈케어 센터의 곽희성, 최연희 부부. ©KA Aged Care    


 
물론 서비스를 신청한다고 65세 이상의 모든 사람들이 모두 홈케어 패키지 서비스를 받는 것은 아니다. ACAT의 심사(Assessment)를 거쳐야 한다. 심사를 하게 되면 개인에 따라 등급이 결정된다. 기본단계나 낮은 단계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중간단계 또는 높은 단계의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다.
 
이러한 심사를 노인 개인이 신청하기가 번거롭고 어렵기 때문에 KA Aged Care 센터에서는 그 절차를 도와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심사를 거쳐 홈케어 패키지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면 각 등급에 따라 필요한 서비스를 KA Aged Care 센터에서 제공해 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들을 받을 수 있나?

 

정부 심사를 통해 홈케어 패키지를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면 호주정부에서는 홈케어 서비스 센터에 고객 대신 돈을 지불해 주고 홈케어 서비스센터에서는 노인분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것이다. 홈케어 서비스는 한마디로 다양하다고 할 수 있다.
 
노인들의 건강 관리(운동, 치료 마사지, 상담, 발질병치료, 재활치료 등)와 간호 업무(투약, 치료, 피부건강관리, 대소변 관리 등)등의 의료 도움부터 개인 위생(식사, 목욕, 샤워, 배변, 옷갈아 입기)과 가사일 전반 및 교통편 제공 및 사교 활동 지원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한 부분에서 노인들의 복지를 돕고 있다.

▲ 홈케어 서비스 기관인 KA Aged Care에서 개최한 크리스마스 파티.©KA Aged Care    


실로 호주는 ‘노인을 위한 나라’라 할 수 있다. 물론 65세 이상 되었는데 건강하고 혼자 일상을 꾸려 나가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는 분이라면 일부러 이런 복지신청을 할 필요는 없다. 물론 그런 분들은 자격이 주어지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나 건강에 제약이 있고 혼자 일상생활을 영위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노인들은, 노인복지 혜택들 받아 남은 인생을 건강하고 풍요롭게 꾸려 나가는 것이 자녀들에게나 본인에게도 행복할 것이다.

 
노년을 준비하는 삶

 
초기에 호주로 이민 온 이민 1세대의 평균 연령이 이미 70세가 넘었다. 이분들이 혼자 독립적으로 생활하기 어려운 형편이 되면 양로원으로 들어가야 한다. 더구나 한인 노인들의 대다수는 영어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분들이 많지 않다. 그래서 한국인이 운영하는 한인 양로원을 선호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한인 양로원은 현재 썸머힐(Summer Hill)에 있는 윈드미어(Windermere) 양로원 하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 양로원에 들어가기 위해서 많은 한인들이 기다리고 있는 형편이다.  물론 한인 복지회도 운영되고 있지만 복지회가 감당하고 있는 영역은 다른 부분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호주 정부가 홈케어 서비스를 권장하고 있는 형편이고 한인 노인들은 다른 민족에 비해서 연세가 들어도 양로원보다는 집에서 생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인 홈케어 서비스는 갈수록 많은 수요가 예상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최연희 대표의 말을 들어보자.
 
“노인 문제는 노인 한 분만의 문제로 놔두어서는 안 됩니다. 어떻게 보면 노인 문제는 곧 우리의 문제이고요. 저도 젊었을 땐 이렇게 나이가 들어갈지 꿈에도 생각 못했습니다. 누구도 막을 수 없습니다. 노인문제는 가족의 문제이고 공동체의 문제로 인식해야 합니다. 그래서 가족과 커뮤니티가 함께 협력해서 노인들을 도와야 하고, 희생하고 사신 그분들이 남은 인생을 질적으로 행복한 삶을 사실 수 있도록 배려해 드려야 합니다. 거기에 저희가 최일선에 있는 것입니다.”
 

호주는 세계의 장수 국가 중 하나이다. 갈수록 한인사회도 노인들이 늘어가는 ‘고령화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이것이 다른 사람의 문제라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모든 가정마다 노인들이 있고 이분들은 이민 초기에 자녀들을 위해 자기 몸을 깎아가며 가정을 일구었다. 이제 한인 커뮤니티도 노인 복지와 노인 문제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해야 한다. 이들의 헌신과 희생이 없었다면 오늘날 우리 2세들의 눈부신 활약과 성공도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너희는 백발이 성성한 어른 앞에서 일어서고, 노인을 존경하며, 네 하나님을 경외하라. 나는 여호와이니라"(레19: 32).〠


글/주경식|크리스찬리뷰 편집국장, 호주비전국제 대학 Director
사진/권순형|크리스찬리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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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10/30 [16:05]  최종편집: ⓒ christian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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