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
 
김훈/크리스찬리뷰

Q: 저의 남편은 도대체 변화를 싫어하네요. 참 힘들어요.


A: 누구나에게 변화란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기에 받아들이기 힘들다. 또한 예전에 익숙했던 삶을 계속 유지하려는 경향이 사람의 일관성을 유지해 주기 때문에 변화에 대한 약간의 저항은 자연스러운 반응이기도 하다. 그래서 변화가 다가오면 그 변화가 싫건좋건 간에 일단 받아들이기를 주저한다.
 
이렇게 변화에 대해서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하는 것을 심리학에서는 ‘저항’이라고 한다.
 
그런데, ‘저항’이 강할수록 변화는 어렵고 성장하는 길의 장애물이 되는데 신기하게도 대부분의 경우 자신이 ‘저항’이라는 심리적인 방어 기제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 조차 모를 경우가 많이 있다. 자신도 모르게 나타나는 무의식적인 반응이기 때문이다.
 
저항의 모습은 여러 가지일 수 있는데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이야기하지 않고 남의 이야기만 한다던가, 사실 위주의 표현만 한다던가, 다 지나간 과거의 이야기만 감정없이 구구절절이 늘어 놓는다던가 또는 침묵하던가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초기 과정의 이러한 저항은 자신의 솔직한 내면 상태를 개방하는 것에 대한 주저함과 사람들에 대한 신뢰의 부족으로 오는 경계 때문일 수 있다.
 
그런데 건강한 집단은 조금씩 서로를 알아가고 서로를 신뢰하게 되면서 ‘저항’하는 것을 내려놓고 ‘자기 개방 (자신의 내면을 솔직하게 표현함)’을 통해 모험을 감수하면서 변화의 단계로 나아가게 된다. 집단 상담에서 변화와 성장을 경험할 수 있게 되는 것에 ‘저항’을 다루는 것이 필수적인 과정이다.
 
사람들 중에는 ‘자존심’이라고 하는 ‘저항’의 자기 방어의 옷을 입고 있는 경우도 많이 있다. 자존심 때문에 자신의 연약함을 인정하고 타인에게 보여주려고 하지 않거나 도움을 주려고 하는 사람들을 거절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그래서 그들은 타인들에게 강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내면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기에 늘 외롭고 고립되어진 삶을 살아간다.
 
중년 여성 A는 싱글맘에 장애 아동을 키우는 사람이다. 재정적으로도 너무나 어렵고 아이들을 키우는 것도 힘이 드는데 장애 아동이 있어서 더 힘든다. 그를 더 힘들게 하는 것은 자존심 때문에 자신의 힘든 모습을 아무에게도 보여 주지 않으려고 하는 것에 있다.
 
그래서 그녀는 혼자라고 생각하고 아무도 자신을 도울 사람은 없고 세상은 너무나 매몰찬 곳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는 자존감이라는 것을 무기로 한 ‘저항’이 타인의 접근을 막고 있는 것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저항’의 모습은 타인이 조언을 줄 때도 종종 나타난다. 때로는 가르치려고 하는 습관을 가진 사람들이 쉽게 하는 조언들이 마음에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나에게 주는 조언을 받아들여야 할 때도 많이 있는데 타인이 하는 모든 조언은 일단 받아들이지 않고 기분 나빠하는 모습도 또 하나의 ‘저항’의 모습이다. 학교에서는 성적과 피드백을 받은 학생들의 반응에서도 ‘저항’의 모습을 가끔 본다.
 
우리 모두는 조금씩 ‘저항’이라고 하는 방어기제를 종종 사용한다. 일하는 곳의 리더가 바뀔 때 새로운 리더를 보고 마음이 불편해지는 경우를 경험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특히, 예전의 리더가 주던 어떤 혜택이나 편안함을 누렸던 사람은 변화된 새로운 요구에 더 많이 저항하게 된다. 그래서 지혜로운 사람은 ‘좋았던 옛날’을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가 당연한 것인 줄 알고 빨리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한다. 그렇지 못한 경우에 결국 그 조직을 떠나게 되는 일들이 많이 발생한다.
 
나에게는 어떤 상황에서 ‘저항’ 이라고 하는 방어기제가 발동되었는지? 그리고 그 저항이 나를 성장시키는지 아니면 관계에 유익이 되었는지를 알아 보자. 그리고 만약 유익하지 않은 저항이 내게 있다면 그 저항들을 내려 놓고 변화를 시도하는 용기 즉, 타인의 조언을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 타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용기, 나의 숨겨진 이야기와 감정을 노출할 수 있는 용기를 내는 시도가 필요하다.〠


김훈|호주기독교대학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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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10/30 [16:56]  최종편집: ⓒ christian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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