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빰도 치라고 돌려대라
 
서을식/크리스찬리뷰

“또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갚으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악한 자를 대적하지 말라 누구든지 네 오른편 뺨을 치거든 왼편도 돌려대며”(마태복음 5:38-39)

 

오늘 성구는 언제 접해도 지극히 복되면서도 한없이 부담스러운 말씀인 산상수훈 일부다. 충분히 이해하기 어렵고 온전히 공감하지도 못하니, 실천은 더욱 난감하다.
 
“다 옳은 말씀인데, 그리 달갑지는 않다.”
 
이것이 솔직한 표현이고, 이런 상황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피하고 싶다. 목사인 나도 이러니, 이런 나의 설교를 듣는 사람은 오죽할까? 더군다나 “권위 있는 말씀을 전하신 예수님과는 딴판으로 남루하기 짝이 없는 자의 말이니 더욱 그럴 수밖에 없겠구나”라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예수님의 말씀은 그렇게 대하지 마라. 온전히 공감하고 반드시 실천하겠다는 굳은 결의를 하고 말씀을 날것으로 통째 먹고 그대로 살도록 하라.
  
율법은 말한다.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갚으라.”
 
얼마나 단순 명료, 그리고 잔인한지! 분별없는 어린아이를 천하의 악당으로 키우기에 딱 좋은 내용이다. 당하고만 산 사람의 악에 받친 외마디라 하기에도 정도가 심하다. 예수님께서 말씀한다.
 
“악한 자를 대적하지 말라. 누구든지 네 오른편 뺨을 치거든 왼편도 돌려대며 또 너를 고발하여 속옷을 가지고자 하는 자에게 겉옷까지도 가지게 하며 또 누구든지 너로 억지로 오 리를 가게 하거든 그 사람과 십 리를 동행하고 네게 구하는 자에게 주며 네게 꾸고자 하는 자에게 거절하지 말라. 또 네 이웃을 사랑하고 네 원수를 미워하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마태복음 5:39-44).
 
이것이 복음적인 삶이다. 은혜롭지 않은가?
 
은혜는 받기는 좋은데 주기는 어렵다. 살다가 독한 사람을 만나면 참 피곤하고 감정적으로 소진하기 일쑤이다. 악한 사람 안 만나고 살 수 있다면 그렇게 하라. 그러나 인생이 어디 내 맘대로 되는가?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고 언젠가는 만난다. 예수님의 말씀 중에 등장하는 악한 자, 내 오른쪽 뺨을 치는 자, 내가 가진 것이라고는 입은 옷밖에 없는데 그마저 고발하여 가져가려고 하는 자, 내가 가기 싫은 길을 억지로 오 리를 걷게 하는 자, 무엇이든 나에게 구하고 꾸고자 하는 자, 나의 원수, 나를 박해하는 자 등 그 면면을 보라.
 
내 삶에 옷깃 스치는 인연으로라도 전혀 환영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뿐이다. 다 나에게 스트레스 주고, 짐이 되고, 사랑의 수고를 요구하는 사람이다. 예수님께서는 이런 사람의 겉으로 드러난 필요를 채워주는 단순한 봉사가 아니고, 내면의 참 필요를 보고 그들이 원하는 수준을 넘어 훨씬 더 잘해주라고 말씀하신다.
  
“너희가 살다 보면, 악한 자를 만나게 된다. 너희도 똑같이 악으로 맞서 대적하지 마라. 너희를 하찮게 보아 모욕하고 쉽게 노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에게 똑같이 대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마라. 오히려 ‘이렇게 해서 당신의 화가 풀린다면 내 왼편 뺨을 마저 쳐도 좋으나 나도 동등한 사람이다.’라는 메시지는 확고히 전하라.
 
남에게 돈을 빌린 후에 갚을 것 하나 없이 빈털터리가 된 너의 처지를 알면서도 법정에 고소해서 네가 입고 있는 (속) 옷조차 빼앗아 가려는 기세로 덤비는 사람이 있으면 그냥 네가 밤에 덮고 자는 (겉) 옷마저 가지라고 해라.
 
네가 싫어하는데도 너의 시간을 빼앗아 강제로 너를 2km 동행하게 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만큼 할 말이 있거나 마음이 괴로운 것이니 그와 4km를 동행하며 그가 하고자 하는 말을 들어주고 다친 마음을 위로해주라.
 
지나친 욕심 부리는 것이 아니고, 정말로 살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여 너에게 달라고 하거나 꿔달라고 하는 사람이 있으면 모질게 거절하지 말고, 네 형편이 허용하는 한, 그가 원하는 것을 주라.
 
누가 네 이웃이고 원수인지를 구별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도리어 네 원수를 더 사랑하고 너에게 손실을 끼치고 불편을 초래하고 심지어 네 목숨을 해하는 자에게 더 많이 축복하고 더 많은 기도를 해주도록 하라.”
 
풀어 써본 이 말씀의 실천, 항상 못하더라도, 한 번 해보자. 그러면 더 쉽게 두 번이 가능하고, 세 번은 자동이다. 올해도 어찌하다 보니, 벌써 성탄의 계절이다.〠


서을식|버우드소명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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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11/28 [11:31]  최종편집: ⓒ christian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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