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나라에서 맞는 새해
 
서을식/크리스찬리뷰

“이로써 사랑이 우리에게 온전히 이룬 것은 우리로 심판 날에 담대함을 가지게 하려 함이니 주의 어떠하심과 같이 우리도 세상에서 그러하니라 (요한일서 4:17)

 

이해를 위해 전후 관계를 살피면, 먼저, ‘이로써’는 요한 사도가 앞에서 말한 하나님과의 친밀한 교제를 뜻한다. 다음으로, 이어지는 구절에서 요한은 ‘사람이 두려워하면 아직 사랑을 완성하지 못한 증거다’고 말한다. 그의 논지와 오늘의 성구를 종합해 여러 번역 성경과 헬라어 원문을 살펴 좀 더 쉽게 풀어 써보면 이렇게 된다.
 
“하나님과 친밀히 교제하며 살면 우리의 사랑은 더욱 완전하게 자라납니다. 이로써 우리는 심판을 두려워하지 않게 됩니다. 대신에 우리는 그분을 자신 있게 대면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세상에서 예수님께서 사랑의 삶을 사시듯 우리 역시 그분을 본받아 사랑하며 살기 때문입니다.”
 
보다 깊은 이해를 위해 앞뒤 여러 구절을 함께 보면, 요한 사도는 사랑을 형제 사랑, 믿음, 하나님 사랑의 수용으로 구체화했다. 온전한 사랑, 또는 사랑의 완성은 하나님과의 영교를 통해 이뤄진다.
 
요한에게 사랑은 하나님과 사람, 사람과 사람을 잇는 띠임을 알 수 있다. 그에게 사랑은 천상과 천하의 세계가 소통하는 코드요, 문을 여는 열쇠요, 존재하는 방식이다. 사랑의 문을 열어젖히고 이 땅에 오신 예수님께서 사랑의 길을 가면서 우리를 만나셨고, 사랑으로 돌보며 우리를 사랑의 나라로 인도한다.
 
우리 역시 사랑의 문을 열어 하나님을 만나고, 사랑의 길을 가면서 사람을 만나야 한다. 하나님께서 우리 안에 거하고 우리가 하나님 안에서 살 때 사랑의 하나님께서 우리를 통해서 자신의 사랑을 드러내는 온전한 사랑이 실현된다.
  
이 정도 이해와 함께, 이 구절에 잠시 머물러 있으면, 말씀이 살아나 두 가지 생생한 질문을 던진다. 첫째, 너의 사랑이 더욱 완전하게 자라고 있는가? 둘째, 너는 심판의 날에 두려움 없이 그분을 대면할 수 있는가?
 
나는 어느 것에도 확신 있게 ‘예’하지 못한다. 나를 더 부끄럽게 만드는 사실은, 이 대답이 곧 내가 하나님 안에서 살지 못하고 있고 예수님처럼 살지 못하고 있는 증거라는 사실을 이 성구가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와~’, 이 말씀, 사정없이 찌른다. 말씀의 물음과 대답을 그대로 옮겨 적으며 말 걸어오는 소리를 들었을 뿐인데, 너무 적나라하게 나의 생활이 그대로 드러난다. 양심이 시리고 아프다. 누구나 자신을 볼 수 있는 거울이 필요하다. 오늘 성구는 우리를 말씀 앞에 세우는 힘이 있다. 때로 불편하고 아프더라도, 우리 스스로 이와 같은 질문을 던지고 답하는 과정을 거쳐야 성장한다.
 
그런데 아는가? 이 구절은 우리로 말씀 앞에서 주눅이 들어 부끄러워하고 자신감을 잃게 하려고 쓰이지 않았다. 오히려 반대로 확신을 주기 위해서다. 고지를 오르는 자의 허덕임이 아니고, 고지를 정복한 자의 희열을 느끼며 새해를 맞으라. 구원을 얻으려는 자가 아니고 이미 구원을 얻은 자로 믿음의 여정을 새롭게 설계하라.
 
십자가 언덕을 올라 구원의 산 정상에 선 사람으로 세상에 대해 승리를 선포하고 포효하는 야성의 영성으로 요한 사도가 제시하는 사랑의 새 삶을 살겠다고 선언하자. 그리고 살자.
 
“또 다시 실패하면 어떡하나?”
 
걱정하지 마라.
 
“우리에게 있는 대제사장은 우리의 연약함을 동정하지 못하실 이가 아니요 모든 일에 우리와 똑같이 시험을 받으셨다.”(히브리서 4:15) 이 땅에서 몸소 참사람으로 참사랑의 삶을 사셨던 예수님은 우리의 연약함을 충분히 공감, 동정하신다.
 
사랑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잘 아시는 그분께서 심판의 자리에 앉아 우리를 대면하실 것이기에 심판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관건은 우리가 이 세상에서 예수님처럼 사느냐인데, 그분이 우리를 대하듯, 베드로 사도가 마지막으로 부탁하였듯, 우리 역시 서로 “마음을 같이하여 동정하며 형제를 사랑하며 불쌍히 여기며 겸손하게 살면 된다.”(베드로전서 3:8)
 
하나님의 나라는 물질, 명예, 권세의 이 세상 기준이 아니고 믿음, 소망, 사랑, 그중에서도 사랑이 심판과 상급의 으뜸 기준으로 우뚝 선 새 질서의 나라다.
 
이 세계에서 사랑의 완성을 위해 치열하게 수고하며 여러 해를 사는 자, 저 세계, 사랑이 완성된 완전한 사랑의 나라에서 한번 열리면 영원한 새해를 맞아 평안하리라.〠


서을식|버우드소명교회 담임목사


copyright ⓒ 크리스찬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입력: 2019/12/23 [12:59]  최종편집: ⓒ christianreview
 
 
포토 포토 포토
평화를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