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를 위한 목소리
 
고동원/크리스찬리뷰
▲ 세계 빈곤퇴치 운동을 펼치는 미가 오스트레일리아가 캔버라 국회의사당에서 ‘정의를 위한 목소리들’ 컨퍼런스를 열었다. 사진은 참가자들의 기념촬영. ©Micah Australia    


세계 빈곤퇴치 운동을 펼치는 호주의 기독교인, 교단과 기구들의 연합단체인 미가 오스트레일리아(Micah Australia: 이 단체 이름은 구약 성경의 선지자들 중의 하나인 미가에서 가져온 것으로써 미가 6장 8절 말씀을 모토로 삼고 있다)는 지난해 11월 30일에서 12월 3일까지 캔버라 국회의사당에서 ‘정의를 위한 목소리들’(The Voices for Justice) 컨퍼런스를 열었다.
 
특별히 이번 연례 컨퍼런스에는 파푸아 뉴기니아, 피지, 통가 등 태평양 지역의 교회 지도자 15명이 초청된 가운에 전국의 각기 다른 교단, 교회, 기구들에 속한 2백여 명이 넘는 기독교인들이 참여하여 태평양 지역의 빈곤퇴치, 해수면 상승문제 등 기후 변화 대처, 성평등, 가정 폭력 예방, 장애인 등 소외 계층의 권익 증진과 지속가능한 사회 개발 등을 위해 호주의 해외 원조 정책이 어떻게 조정되어야 할 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되었다.
 
이는 스콧 모리슨 연방 총리가 2018년 11월에 발표한 새로운 경제와 안보 파트너쉽을 포함한 자신의 ‘태평양 점진적 증가’(Pacific Step Up) 정책 등 새로운 해외 원조 정책을 구체화하기 위해 전반적인 호주의 해외 원조 프로그램을 재검토하기로 발표한 시기와 맞물리면서 호주 국회의원들과 여러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 캔버라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정의를 위한 목소리들’ 컨퍼런스 분과별 세미나 장면.    


2018/19 회계 연도에 41억 6천만 달러를 기록한 호주의 해외 원조 총액이 2019/20 회계 연도에는 40억 4천만 달러로 줄었다. 이는 연방 총 예산의 0.83%를 차지하며 총 국가 수입(national income)의 0.21%에 해당한다. 이중 태평양 국가들에 대한 원조액은 크게 늘어 태평양 지역에 34%(14억 달러)가 배당되었다. 
 
마크 퍼셀 호주 국제개발원장은 이번 예산안을 평가하며, 태평양 지역의 원조가 늘었지만 기존에 지원하던 다른 지역의 원조액은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번 예산안에 따르면 실질적인 해외 원조액은 2022/23 회계연도까지 11.8 퍼센트가 감소할 예정이다.
 
여기에 대해 미가 오스트레일리아는 연립 정부의 ‘태평양 점진적 증가’ 정책을 환영하면서도 전체적인 해외 원조액이 줄어드는 점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였다.
 

▲ 상원의원과의 미팅을 함께 한 참가자들. 오른쪽 고동운 목사.    


호주 침례교 목사로서 오랫동안 월드비전에서 일하다가 지금은 미가 오스트레일리아의 사무총장으로 섬기는 팀 코스델로(Tim Costello) 목사는 “과거 어느 때보다 많은 지역에서 호주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시점에 우리는 역사상 가장 낮은 원조액으로 삭감했다”라고 성토하면서 “하나님의 축복을 받은 나라로서 우리는 호주의 해외 원조가 단지 ‘전략적’ 가치를 넘어 세계의 가장 가난하고 연약하고 억눌린 나라의 이웃들을 우선적으로 지원하도록 해야 할 도덕적 의무를 가지고 있다” 주장하였다.
 

▲ 컨퍼런스에 참석한 다문화민족들과 함께.    


또한 “태평양 지역을 향한 지정학적 경쟁에 있어서 우리는 빈곤 감소를 향한 노력을 멈추어서는 안되며 태평양 지역의 친구들과 이웃들의 삶의 질을 증가시키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챨스 스튜어트 대학의 캔버라 캠퍼스에 위치한 호주 기독교와 문화센터(Australian Centre for Christianity and Culture)에서 진행된 이틀 간의 컨퍼런스 기간 동안 참가자들은 미가 오스트레일리아가 준비한 ‘더불어: 태평양 지역을 위한 정책 제안집’(Together: For The Pacific-Policy Platform)을 중심으로 어떻게 호주의 해외 원조가 가난한 이웃들을 우선적으로 돌보라는 기독교의 가르침과 가치를 반영할 수 있을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토론하였다.
 
팀 코스텔로 목사는 개회 강연에서 참석자들에게 미가 오스트랠리아가 매년 호주 국회의 마지막 회기 기간에 맞추어 개최하는 ‘정의를 위한 목소리’ 컨퍼런스는 전국의 호주 기독교인들이 소속 교단과 소속 선교단체를 초월하여 그리스도의 몸으로 모여 함께 기도하고 예배 드리면서 성경적 정의에 대해 배우고 실천할 수 있도록 훈련받아 국회와 정부를 향해 예언자적 정의의 메시지를 전하는 기독교 운동이라고 소개하였다.
 
현재의 사회적 정치적 이야기들을 초월하여 이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구원 계획에 기반을 둔 하늘의 희망을 이야기하는 시간이라는 것이다.

 

▲ 이번 컨퍼런스에 특별히 초청된 태평양지역의 참가자들이 합창을 하고 있다.©Micah Australia    



참가자들은 이번 컨퍼런스를 위해 특별히 초청된 15명의 태평양 지역의 교회 지도자들과 4명의 호주 원주민 지도자들로부터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들과 더불어 태평양 지역과 오세아니아 지역에서 어떻게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를 실천하고 복음적 사회 변혁을 추구하고 있는지에 대해 도전받으며 함께 기도하고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다.
 
컨퍼런스 셋째 날과 넷째 날 220명의 참가자들은 태평양 지역의 지도자들과 함께 캔버라 국회 의사당을 방문하여 그룹별로 국회위원들과 상원의원들을 만나 호주 해외 원조정책의 개선을 촉구하는 로비 모임을 모두 87회 가졌다.
 
220명의 참가자 중 유일하게 한인으로서 참가한 필자는 2010년 말 멜본한인교회 담임목사로 청빙받아 미국에서 호주로 이민와서 이후 호주연합교회 목사로 현재는 남호주 주총회 선교부에서 정의와 다문화 사역을 담당하고 있다.
 
작년 5월, 아들레이드에서 가족과 함께 호주 시민권을 취득한 필자는 이번 컨퍼런스 참석을 통해 호주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호주 의사당을 방문하게 된 점에 대해 개인적으로 특별한 자부심을 느꼈다.
 
세 명의 상원의원들과의 만남에서 필자는 호주의 해외 원조 프로그램이 어떻게 세계 빈곤을 감소시키는데 기여했는지 그 중요성을 전했다. 지난 25년 동안 적어도 1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극단적 빈곤으로부터 해방되었으며 세계의 빈곤율은 역사상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1990년에 35.9%에서 현재 10%로 감소).
 
“호주의 해외 원조 프로그램은 저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저는 1969년 한국에서 태어나서 어린 시절 가난하게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직접 경험하였습니다. 당시 한국은 호주를 포함하여 해외 선진국들로부터 해외 원조를 받는 수혜국들의 하나였지만 지금은 다른 나라에 원조를 줄 만큼 번영하였습니다.

 

▲ 특별 초청을 받은 태평양지역의 교회 지도자들과 호주 원주민 지도자들의 기념촬영. ©Micah Australia    


호주 원조는 저의 어머니 나라와 저를 바꾸었고 이 점에 대해 저는 호주에 깊이 감사한 마음입니다. 이런 이유로 저는 지난 5월에 호주 시민이 된 것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앞으로 더 많은 나라들이 한국과 같이 호주의 해외 원조로 발전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필자는 상원 의원들에게 호주의 해외 원조 예산이 크게 줄어들고 있는 점에 대해 우려와 실망감을 표현했다. 
 
“이제 호주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올해 초에 발표된 OECD의 보고서를 읽고 놀라고 실망했습니다. 2018년 OECD의 통계에 의하면 호주는 해외 원조 지원국 30개 나라들 중 20위에 머물렀습니다.
 
우리의 이웃 나라인 뉴질랜드는 14위, 캐나다 15위 그리고 한국은 25위입니다. 우리는 호주가 상위권 지원국의 지위를 다시 회복하기를 바랍니다. 이것은 우리의 원조 예산을 현재 총국가 수입(Gross National Income) 0.22%에서 0.29%로 증액하는 것만으로도 가능합니다.”
 
태평양교회협의회의 사무총장으로 이번 컨퍼런스에 참가한 제임스 바그완 목사(Rev James Bhagwan)는 피지 감리교회 출신으로 한국의 감리교 신학대학에서도 신학수업을 받은 바 있다.
 
그는 스콧 모리슨 연방 총리를 비롯한 호주 국회의원들 앞에서 행한 연설에서 호주가 어떻게 태평양 지역에 사는 이웃들을 제대로 사랑할 수 있을지에 대해 서로 대화할 것을 제안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호주 정부가 그동안 호주 기독교인 형제 자매들이 태평양 지역의 교회들과 가져온 파트너쉽 모델로부터 배울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는 일방적 ‘퍼주기식’ 지원을 바라지 않는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진정한 협의에 기반한 파트너쉽이다. 이러한 상호호혜적 파트너쉽은 호주와 태평양 사회들과 사람들의 깊은 연대와 번영을 가져 올 것이다.”
 
그룹별 로비 모임이 진행되는 동안 미가 오스트레일리아는 다른 기독교 기구들과 공동으로 국회 의사당 강당과 회의실 등에서 모두 8번의 주제별 웍샵이 진행했다.
 
그 주제들은 “기후 변화, 빈곤 그리고 호주의 역할” “어린이를 향한 폭력 종식” “해외 원조의 성경적 신학” 등이 포함되었다.
 
호주연합교회의 해외 선교개발 기구인 유나이팅월드가 주관한 ‘신학과 태평양 지역의 사회 변화’라는 주제의 웍샵에서는 태평양 지역에서 참석한 교회 지도자들이 가정 폭력, 성 차별과 불평등, 그리고 기후 변화 등에 대처하는 자신들의 사역에 있어서 신학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유나이팅월드에서 태평양 지역 교회들을 위해 개발한 ‘인간 존엄성과 평등’에 관한 성경 공부 자료들을 상원의원들에게 전달하면서, 필자가 속한 로비 그룹은 호주의 해외 원조 프로그램을 태평양 지역에서 효과적으로 계발시키기 위해서는 이미 성공적으로 구축돼 온 호주 교회들과 호주 기독교 개발 기구들과 태평양 지역의 교회들 간의 파트너쉽과 관계망을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강화할 필요가 있음을 제안하였다.
 
이번 모임에서는 호주 원조의 초점을 태평양 지역으로 옮김으로 새로 필요한 재정을 아시아 지역을 포함한 이미 줄어든 다른 지역에 배당된 해외 원조 예산을 삭감함으로 충당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현재 미가 오스트레일리아(www.micahaustralia.org/)는 호주 월드 비전, 구세군, 침례교, 연합교회 등을 비롯한 모두 13개의 기독교 선교 기구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빈곤없는 세계를 위해 성경에 근거한 정의의 목소리를 내는 캠페인 활동 등을 펼치고 있다.〠


고동원|남호주 주총회 선교부(정의와 다문화 사역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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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12/23 [15:55]  최종편집: ⓒ christian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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