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의 전설, 한 떨기 꽃으로 지다

김기덕/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9/12/23 [17:17]
▲ 멜번으로 이주하기 전(2017. 11월 촬영) 본지와 인터뷰했던 건강미 넘쳤던 94세의 올윈 그린 여사.     © 크리스찬리뷰



지난해 11월 27일 별세한 올윈 그린 여사(Olwyn Green OAM, 1923. 9.21-2019. 11.27 )는 한국전 발발과 함께 참전하여 그해 10월 30일 전사, 부산 유엔기념공원(UNMCK)에 안장된 호주 육군 제3대대장 찰스 그린 중령(Charles Green, 대령으로 추서)의 미망인이다.  
 
그린 여사는 남편이 전사한 1950년에 세 살이었던 외동딸 Anthea Green을 홀로 키우며 자신의 소원은 이 세상을 하직하면 부산 UN군 묘지에 있는 남편 곁에 묻히고 싶다고 말했다.   
 
그린 여사는 평소 향학열이 남달라 평생에 걸쳐 학업에 몰두하였는데 남편이 전사한 후에 고향인 그라프톤(Grafton)을 떠나 시드니로 이사하고 시드니대학교에서 문학사 학위를 받은 다음 Meadowbank TAFE  College에서 이민자들에게 영어를 가르쳤다.
 
그린 여사는 이후에도 공부를 계속하여 석사과정을 이수하였고 몇 해 전 그의 나이 90세에 박사과정에 등록했지만 건강 때문에 공부를 중단하게 되었음을 매우 안타까워했다.   
 
딸이 살고 있는 멜번으로 이사가서도 식지않는 향학열로 멜본대학교의 평생교육원에서 역사와 철학을 공부하며 자신이 살아가는 세상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 ‘The Name's Still Charlie’     © 크리스찬리뷰

 


그린 여사는 생전에 남편에 대한 글을 남기고자 어려운 여건하에서도 수년에 걸쳐 여러 관련 인사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해당 자료들을 발굴하여 ‘The Name's Still Charlie’(그대 이름은 아직도 찰리)라는 책을 발간하였다. 이 책은 한국전에 참전했던 호주군의 영웅적인 기록물인 동시에 한 여인의 애틋한 순애보이기도 하다.  
 

동시에 호주군의 역대 전쟁사를 통해서 참전 군인과 그 가족들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그려내어 세상에 공표한 최초의 역사적 저술이기도 하다.   
 
평소에 그린 여사는 Email 외에도 Twitter, blogsite, AWM Collection, Pandora(archive), Web page 등을 사용할 정도로 총명했다.    
 
그린 여사는 그야말로 우리 시대의 진정한 스승이요 저술가이며 역사가인 동시에 영원한 멘토(Mentor)로 그를 사랑하는 우리들의 영혼을 깨우고 있다. 〠


김기덕 |전 시드니한인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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