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론(人間論), 인간이란 무엇인가? III

주경식/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20/02/26 [11:51]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간을 어떻게 우리는 정의 내릴 수 있을까? 역사 이래로 인간에 대해 역사적, 사회적, 문화적, 과학적, 철학적 연구들이 있었지만 “인간이란 이것이다!”라고 명쾌한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지난호에서 우리는 역사 이래 많은 학자들이 인간에 대한 바른 정의를 내리기 위해 다방면에 걸친 노력들이 있었지만 시원한 해답을 찾지 못한 것과 기독교 신학에서 인간의 정의에 대한 실마리를 찾은 것을 살펴보았다.
 
인간에 대한 칼빈의 통찰은 500년이 지난 지금에도 유효한 정보를 제공한다. 그것은 인간에 대한 지식과 하나님에 대한 지식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기독교강요 제1권 1장 1절). 칼빈의 지적대로 인간에 대한 지식은 인간만을 연구해서 발견할 수 있는 지식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만 발견할 수 있다.
 
성경도 이를 증명한다. 우리는 충격 가운데 우리의 새로운 자아를 발견하지 않고서는 하나님에 대하여 알 수 없으며, 하나님이 누구인가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이 없이는 우리는 인간 우리 자신의 참 인간성을 발견할 수 없다고 성경은 증거한다.
 
성전에서 이사야가 하나님의 스랍들만 보고서도 자신의 죄성을 발견하고는 “화로다 나여 망하게 되었도다, 나는 입술이 부정한 사람이로다. 입술이 부정한 백성 가운데 거하며 만군의 여호와이신 왕을 뵈었음이라 (사 6:1-7)” 하며 인간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한다.
 
베드로 또한 그물이 찢어지는 만선의 기쁨을 뒤로한 채 예수가 하나님이신 것을 발견하고는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눅 5:1-10)라고 고백하고 있다. 하나님을 충격 속에 발견하는 순간 인간 존재의 실존을 깨닫게 된 것이다. 인간론의 출발은 이처럼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만 인간의 참 본질을 발견할 수 있다. 왜냐하면, 하나님에 대한 지식과 인간에 대한 지식은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인간, 하나님의 형상


성경과 기독교신학은 인간에 대한 바른 정의를 내리기 위해 분명한 명제를 제공한다. 첫 번째는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존재라는 것이다. 
성경은 인간이 진화의 산물이 아니라 하나님의 형상(The image of God)으로 창조된 피조물이라 고 선언한다. 창세기에 나타나는 첫 번째 창조 이야기를 보면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 그로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육축과 온 땅과 땅에 기는 모든 것을 다스리게 하자 하시고, 하나님 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창 1:26-27).
 
이처럼 인간은 다른 피조물들과 달리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존재인 것을 성경은 분명히 밝히고 있다. 인간만이 독특하고 다른 피조물들과는 구별되게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다.
 
사실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다”라는 선언보다 더 우리를 인간의 정체성과 인간 본성의 핵심으로 다가가게 하는 설명은 없다. 인간의 본질을 찾을 수 있는 첫 번째 열쇠는 바로 우리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존재이고 하나님의 형상으로 하나님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형상은 인간이 어떤 존재인가를 보여준다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다는 사실과 인간 안에 하나님의 형상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를 밝힐 수 있는 설득력 있는 추론을 제공한다. 인간 안에 있는 하나님의 형상이 암시하듯이 인간의 기원은 하나님이고 그 어떤 피조물보다 인간은 하나님을 닮았으며 하나님을 대변(represent)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형상이란 과연 무엇을 가르치는 것인가? 이 말은 먼저 하나님이 원형(archetype)이고 인간은 하나님의 반영(reflection)이라는 의미이다. 즉, 인간은 하나님을 반영하는 존재로 창조되었다는 뜻이다. 물론 하나님은 몸이나 육체가 없으시므로 어떤 신체적인 특징을 닮았다기보다는 ‘하나님의 어떠하심’과 그분의 인격이 인간의 한도 내에서 반영되어 있음을 암시한다.
 
이 반영은 우리의 존재 전체에 관련되어 있는 것이다. 
 
또한, 우리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았다는 의미는 인간이 하나님을 반영해야 하는 인간의 존재 이유와 사명도 그 안에 내포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우리는 인간의 삶 속에서 가장 인격적인 사람들을 통해 (봄으로, 만남으로) 우리는 그 사람 안에 반영된 하나님의 영광의 잔영들을 볼 수 있지 않은가?

 
철이 철을 날카롭게 하듯이 


인간은 하나님을 반영(reflection)하는 존재로 창조 되었으며, 세상의 그 어떤 피조물보다도 하나님을 대변하는(represent) 존재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진실하고 인격적인 사람들을 만나면 그 만남을 통해 그 사람 안에 있는 하나님 형상의 잔영들을 느낄 수 있다.
 
“물에 비취이면 얼굴이 서로 같은 것같이 사람의 마음도 서로 비취이느니라”(잠 27:19)
 
“철이 철을 날카롭게 하듯이 친구가 그 친구의 얼굴을 빛나게 하느니라”(잠 27:17). 이상의 말씀들이 의미하듯이 인간 안에 있는 하나님의 형상이 서로 비취이므로 그리스도를 닮은 인간을 만나게 되면 그 안에 내재되어 있는 인간 본질의 원형을 보게되는 것이다.
 
이것은 인간만이 독특하고 다른 피조물과는 구별되게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형상(The image of God) 이란 무엇인가?

 
하나님의 형상(The Image of God)이란?

 
기독교 역사 가운데 신학자들은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았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고민해 왔다. 하나님의 형상에 대한 가장 고전적인 해석은 하나님의 형상을 인간론적인 개념으로 이해한 것이다.
 
다시 말해 하나님의 형상은 우리 인간이 소유하고 있는 어떤 것이며, 인간들이 형성하고 있는 여러 속성들을 포함한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모든 시대에 인간의 특징을 이루고 있는 하나님과의 유사성 (resemblance) 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우리가 하나님의 형상을 소유하고 있는 특성으로 생각되는 것은 인간의 합리성과 도덕적 본성들, 그리고 일부는 여기에 거룩성을 추가하기도 한다.
 
인간의 합리성에 대한 강조는 헬라 철학의 영향이 크다. 플라톤으로 시작한 헬라 사상가들은 이성이 인간을 대변하는 가장 큰 특징이라는 데 이의가 없었다. 그러나 인간의 합리성과 이성에 초점을 맞추어 하나님의 형상을 이해하게 될 때 가지는 어려움이 있다.
 
바로 이성이 하나님의 형상을 대변하는 것이라면 우리는 타락했으면서도 어떻게 인간됨의 본질인 하나님의 형상인 합리성과 이성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단 말인가? 하는 질문에 난처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에 반해 종교 개혁자들은 하나님의 형상의 본질을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만물을 다스리고 통치하라고 위임한 통치권, 하나님 앞에서의 지위로 이해했다.〠 <계속>


주경식|크리스찬리뷰 편집국장, 호주비전국제 대학 Director. 전 시드니신학대학, 웨슬리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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