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과 교육 (3)

정지수/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20/04/27 [15:30]

 

▲ 교토 쇼핑몰의 로봇   ©Lukas     


이번 호에서는 인공지능 시대에 일자리 문제와 교육에 대해 살펴 보도록 하겠다.

 

1.인공지능이 미래 직업에 미칠 영향력

 

인공지능이 발달하게 되면, 인간과 인공지능의 협업으로 생산성이 크게 늘어날 것이며, 인간의 노동시간도 많이 줄어들 것이다. 또한 인공지능의 도움으로 인간은 여러 가지 한계를 극복할 것이고, 육체노동이나 반복적인 사무업무로부터 자유롭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인공지능의 긍정적인 면보다 우리가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인공지능이 가져올 부정적인 면이다.

 

지난 2016년에 열린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은 앞으로 5년간 15개 국가들에서 710만 개의 일자리가 인공지능이나 기계에 의해 대체될 것이며, 새로운 일자리는 약 2백만 개 정도만 생겨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것은 매우 충격적인 발표이다. 실업자가 최소 500만 명이 생겨날 것이고, 그들의 부양가족까지 계산하면 약 1천만 명에서 2천만 명이 피해를 보게 된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이 무서운 현실로 다가 올 것이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의 통계를 정리해 우리 자녀들에게 적용해 보면 우리 자녀들 중 약 70%는 실업자가 되어 정부에서 주는 기본소득이나 생활보조비로 생활하게 될 것이 예측된다.

 

앞으로 우리 자녀들이 일자리를 얻지 못하게 되면 경제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문제와 사회적인 문제까지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는 우리 자녀들을 어떻게 교육시켜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현재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녀들을 학원에 보내거나 과외를 시키면서 20세기 초에 만들어진 교육 방식대로 자녀들을 교육시키고 있다. 이러한 교육은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미래사회에 적응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

 

미국을 포함한 많은 선진국에서는 현재의 교육 방법은 미래 사회의 인재를 키워내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없다고 선언하고 새로운 교육방법과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토론식 수업 방식을 채택하거나 인공지능을 수업에 활용하는 방안을 실시하거나 검토 중에 있다.

 

또한, 컴퓨터 교육을 강조해서, 한국은 지난 2019년부터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에게 컴퓨터 코딩 교육을 의무적으로 시키고 있고, 영국은 이미 2014년부터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에게 컴퓨터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미국도 2016년 오바마 정부부터 컴퓨터 코딩 교육을 강조해 가르치고 있다.

 

2. 변화되어야 할 교육 방법

 

한편, 가장 시급히 변화되어야 할 교육 방법은 기존의 주입식 교육 방법이다. 교사가 말해준 내용만을 이해하고 암기하고 평가하는 교육 방식은 우리 자녀들을 미래사회의 인재로 만들어 주지 못할 것이다. 교육이 단지 지식을 학생들의 머릿속에 넣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큰 문제이다.

 

교육은 영어로 ‘education’이라고 한다. 이 단어의 어원은 ‘educare’라는 라틴어에서 왔다. ‘educare’라는 라틴어의 뜻은 ‘안에 있는 것을 꺼내다,’ 또는 ‘잠재력을 일깨워 밖으로 꺼내다’이다.

 

하나님께서 각 개인에게 주신 특별한 잠재력을 일깨워 밖으로 꺼내는 행위가 교육인 것이다. 우리 자녀들의 학교 성적 순위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께서 어떤 잠재력을 우리 자녀에게 주셨는지를 발견하고 그 잠재력을 키워 주는 것이라고 본다.

 

조기 교육도 문제이다. 유럽에서는 7세 미만의 어린이를 위한 조기교육을 권하지 않고 있고, 심지어 조기교육 금지법을 만든 나라도 있다. 왜냐하면, 7세 미만의 어린이에게 조기교육을 시킬 경우 오히려 두뇌발달을 방해한다는 사실이 연구 결과로 나왔기 때문이다.

 

특히 3, 4세에 문자를 깨우친 아이들이 성장 후 7세 이후에 문자를 깨우친 아이들보다 깊이 있는 독서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왜냐하면 3, 4세에 받은 조기교육이 두뇌 발달을 방해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많은 교육학자들이 조기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한국의 경우 부모들이 조기교육을 강하게 원하고 있고, 또한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아 조기교육을 법으로 금지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의 교육제도에 대해 비판을 하면 많은 사람들이 한국 학생들이 다른 나라 학생들보다 똑똑한데 무엇이 문제냐고 되묻는다. 물론 한국 학생들이 다른 나라 학생들보다 탁월한 것은 사실이다. OECD에 속한 나라의 고등학생들을 평가해 순위를 매기는 PISA라는 단체가 있다. 이 단체의 2018년 보고서를 살펴 보자. 한국 학생들은 언어 영역 514점, 수학 영역 526점, 과학 영역 519점으로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한편, 핀란드 학생들도 언어 영역 520점, 수학 영역 507점, 과학 영역 522점으로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한국 학생들과 핀란드 학생들은 비슷한 점수를 받았다. 결국 두 나라 학생들의 실력이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두 나라 학생들 사이에는 큰 차이점이 있다. 그것은 한국 학생들이 핀란드 학생들보다 약 2배 정도 더 많은 시간을 공부하고, 핀란드 학생들은 다니지 않는 학원을 다니고 과외를 한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서 핀란드 학생들처럼 조금만 공부해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한국 학생들은 엄청난 시간을 공부에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 시스템과 방법만 바꾸면 지금의 성적을 유지하면서도 학생들의 공부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정치적인 문제와 경제적인 문제 그리고 학벌 차별의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교육 시스템과 방법을 바꿀 가능성이 적어 보인다.

 

3. 시대별로 다른 인재상

 

한편, 이지성 작가는 한국교육의 현실을 비판하면서 자신의 책 ‘에이트’에서 현재의 교육 방법과 시스템 때문에 한국이 인공지능 시대에 가장 큰 피해를 볼 국가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며,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갈 다음 세대를 위해서 새로운 교육 방법과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의 목적에 관하여는 다양한 견해가 있지만, 각 개인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키워 사회에 적응하고 사회를 발전시키는 사람을 양성하는 것을 교육의 목적이라고 정의해 보자. 편의상 이러한 사람을 인재라고 하겠다. 각 시대별로 이러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노력한 것은 동일하지만, 인재에 대한 개념은 시대별로 약간씩 차이가 났다.

 

농경시대에서는 성실함과 강한 체력을 겸비하고 협동할 줄 아는 사람이 인재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1차 산업과 2차 산업 혁명 이후에는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회사에서 정해준 업무를 정확하게 성실히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사람을 인재로 보았다. 흥미롭게도 이 시절에 학교는 매우 규칙화 및 규격화되었고, 수동적이고 규율을 잘 따르는 인재를 양성하였다. 그러나 컴퓨터와 인터넷이 발달한 3차 산업 혁명 시대에는 정보와 지식을 신속히 습득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할 줄 아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교육의 목표가 되었다.

 

1,2차 산업 혁명 시대에서 인정받은 수동적으로 시키는 일만 잘하는 사람들은 3차 산업 혁명 시대에서는 크게 인정받지 못했다. 다양한 지식들과 정보들을 분석하고 종합해서 새로운 서비스나 물품을 만들어 낼 줄 아는 사람들이 인재로 인정받았고, 산업 사회를 선도해 나갔다.

 

인공지능이 주도하는 4차 산업 혁명 시대에서도 단순 반복적인 일이나 수동적으로 시키는 일만 잘하는 사람들은 도태될 것이다. 하지만, 지식이나 정보를 분석하고 종합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 낼 줄 아는 사람들이 인재로 인정받을 것이다.

 

또한, 인공지능이 발달하면, 인간은 주로 회사 내에서 문제를 조정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고 관리하고 자문하며 의사 결정을 하는 일을 주로 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업무를 잘 하기 위해서는 의사소통 능력, 협상 능력, 비판적 사고 능력 등이 요구될 것이다.

 

인공지능 시대의 인재들은 뛰어난 의사소통 능력을 발휘해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고, 다양한 네트워크를 이해하고 교류해 새로운 서비스나 물품을 만들어 낼 것이며, 탁월한 비판적 사고 능력을 가지고 중요한 의사 결정을 내릴 것이다.

 

다음 호에서는 자녀들을 인공지능 시대의 인재로 만들기 위해 어떻게 교육 시켜야 하는지에 대해 자세히 살펴 보도록 하겠다.<계속>

 

 

정지수|크리스찬리뷰 영문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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