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분 먹기’가 신앙훈련이라는 빛과진리교회... 황당

기윤실 개혁연대 등 비판 성명서, 수사 촉구 청와대 국민청원 등장

장운철/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20/05/27 [16:57]

▲ 신앙훈련’ 명목으로 신도들에게 인분을 먹이는 등 가혹행위를 강요했다는 의혹을 받는 ‘빛과진리교회’는 강제 해산돼야 마땅하다고 개신교 시민단체 ‘평화나무’가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했다.(CBS 영상 캡쳐)     © 크리스찬리뷰


신앙훈련을 한다는 명목으로 자신의 인분을 먹게 하는 등 엽기적인 행위를 시킨 교회가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빛과진리교회(www.kdc. or.kr 김명진 목사, 예장합동 평양노회 소속)에서 신앙훈련을 한다면서 벌어진 일이다.

 

지난 5월 5일 시민단체 평화의나무와 피해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빛과진리교회에서 벌어졌던 일들을 생생하게 폭로했다.

 

교회에서 리더가 되기 위한 신앙 훈련이라는 명목으로 신도들에게 ‘자신의 인분 먹기’, ‘음식물 쓰레기통 들어가기’, ‘공동묘지 가서 서로 채찍질하기’, ‘불가마 들어가서 견디기’, ‘양수리에서 서울까지 제한된 시간 안에 걷기’, ‘잠 안 자고 버티기’ 등을 비정상적인 행위들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이 훈련에 참석했었다는 신도 A씨는 “당시 리더가 인분 먹는 것을 많이 권장하는 분위기였다”며 “모임 때 인분을 먹은 사람들을 칭찬하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은 ‘나도 먹어야 되나’를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A씨는 결국 자신도 인분을 먹고 그 영상을 촬영해 리더에게 보내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B씨 또한 “당시에 리더가 너무 되고 싶었다”며 “내가 어떻게 인분을 먹을 수 있지 라는 부분에 대해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세뇌가 되었다”고 말했다.

 

C씨는 남자 그룹에서는 자정에 공동묘지를 찾아가 서로 돌아다니며 매를 맞고 또 때리는 식의 훈련을 했었다고 언급했다. 매 맞는 훈련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코스였다고 했다.

 

훈련을 받다가 뇌출혈로 쓰러지는 사건도 발생됐다. 이 훈련을 따라하던 신도 D씨는 지난 2018년 10월 ‘잠 안자고 버티기’ 훈련 중 뇌출혈로 쓰러져 응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된 적도 있었다고 했다.

 

결국 D씨는 1급 장애 판정을 받았다. D씨 측은 검찰에 고소장을 접수했고 서울북구지검은 이 사건을 동대문경찰서에서 수사하도록 했다.

 

이러한 엽기적인 사건에 대해 비판하는 언론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그 제목들만 봐도 사태의 심각성이 어떠한지 파악할 수 있다.

 

▲ 빛과진리교회의 엽기적인 사건에 대해 언론들의 보도가 쏟아졌다. (jtbc 영상 캡쳐)     © 크리스찬리뷰

 

“인분 먹이고 매질”... 빛과진리교회의 엽기 ‘신앙’ 훈련 (6일, 한국경제)

‘신앙 훈련’ 명목 인분 먹인 교회 ... 전(前) 신도들 “강제 해산 마땅”(6일, 조선비즈)

‘인분’강요 논란 빛과진리교회 소속 교단.. “사태 심각성 알아”(6일, 노컷뉴스)

인분 먹이고 채찍질 강요... “담임 목사가 신이었다”(6일, YTN)

“인분을 먹였다”...엽기적.. 가혹행이 의혹 교회, 강력팀서 집중 수사(7일, 서울경제)

 

빛과진리교회 측은 이번 사태에 대해 인터넷 홈페이지에 ‘아픔을 보듬고 더욱 사랑을 지향하는 교회가 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교회 측은 사과문에서 “아직은 부족한 우리의 모습이 죄송할 뿐입니다”며 “특히 병상에 있는 자매님의 일은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최대한 돕도록 하겠습니다”라고 언급했다.

 

또한 “숨 쉬기조차 힘들지만 교회는 지금의 상황을 통해 성경적인 사랑을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겠습니다”라며 “저희의 미흡한 점을 통감하고 구성원들의 의견을 존중하여 성도들의 작은 어려움까지 민감하게 보듬을 수 있는 교회로 거듭나겠습니다”고 말했다.

 

▲ 빛과진리교회 피해자의 카톡 내용 (14F 영상 캡쳐)     © 크리스찬리뷰

 

다만, 그동안 신앙훈련이라는 이름으로 어떠한 행위들이 구체적으로 일어났는지, 신도 개인은 물론 노회와 총회 등과의 관계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등에 대한 자세한 언급은 없었다. 사건을 무마해 보려는 급급한 상태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 예장 합동총회 평양노회 임시총회(5월 18일)에서 빛과진리교회 김명진 목사는 “심려끼쳐 드려 죄송하다”며 부노회장직을 사임했다.(CBS 영상 캡쳐)     © 크리스찬리뷰

 

빛과진리교회 측의 사과문 발표에 이어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은 5월 7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예장합동 평양노회에 소속된 김명진 목사(빛과진리교회)의 징계를 촉구했다.

 

기윤실은 성명서에서 “예장합동 평양노회는 빛과진리교회 김명진 목사 사건에 대해 신속히 진상조사 및 함당한 징계절차를 진행하고 피해자들의 보호와 회복에 나서야 할 것”이라며 “교인들을 영적으로 심리적으로 지배한 상태에서 리더에게 모든 생활을 종속시킨 후 교인들을 물적으로 정서적으로 착취하였다면 이는 정통 교회가 그렇게 비판해 온 사이비 교주들의 전형적인 모습” 이라고 언급했다.

 

기윤실은 빛과진리교회가 발표한 사과문 역시 비판했다. 기윤실은 “교회가 저지른 범죄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은 물론이고 이를 책임지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앞으로 잘못된 점을 어떻게 고쳐나갈 것인지 구체적인 내용이 전혀 없다’며, “이번 사건이 개별 교회의 일이긴 하지만 소속 교회에 대한 정당한 시찰과 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노회의 책임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예장합동 평양노회는 지금 피해 교인의 증언에 대해 사건이 폭로된 지금이라도 재빨리 진상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하지만 우리는 김명진 목사가 현재 평양노회 부노회장이라는 사실에 비추어 볼 때 평양노회가 이번 사건을 제대로 처리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갖고 있다. 이전 전병욱 목사 성범죄 사건도 수습하지 못했으며 이후 전병욱 목사가 홍대새교회를 개척하여 지금도 이 노회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는 상황을 주목한다"고 덧붙였다.

 

교회개혁실천연대(개혁연대)도 5월 6일 성명서를 내고 김명진 목사(빛과진리교회)를 예장합동 총회와 평양노회에서 징계할 것을 촉구했다.

 

▲ 교회개혁실천연대는 임시총회가 열린 십자수기도원 앞에서 집회를 열고 “마땅히 김명진 목사를 시벌해야한다”고 강조했다.(CBS 영상 캡쳐)     © 크리스찬리뷰

 

개혁연대는 성명서를 통해 "우리는 '빛과진리교회'에서 벌어진 충격적인 일을 접하며 그리스도인이기 이전에 한 명의 인간으로서 말할 수 없는 참담함을 느낀다"며 "피해자의 증언에 따르면, 빛과진리교회는 '신앙훈련'을 핑계로 차마 입에 담기도 어려운 행각을 벌여 왔다.

 

교인을 피라미드식 구조 안에 강제로 묶어 두고 폭력적인 방식으로 성도의 일상을 파괴하였을 뿐 아니라 김명진 목사는 막대한 부까지 축적했다"고 언급했다.

 

또한 “생명의 존엄함을 경험해야 할 교회에서 인격과 존재가 짓밟혀 일상이 깨어진 성도의 울부짖음을 들어야 한다”며 “한국사회로부터 손가락질을 받는 한국교회의 슬픈 현실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개혁연대는 구체적으로 △빛과진리교회의 김명진 담임목사가 스스로 죄를 자백하고 목사직을 내려놓을 것 △평양노회가 김명진 목사의 부노회장직을 박탈할 것 △예장합동 총회는 이번 일이 목회자의 윤리의식 부재와 교회 내 수직적 권위주의로 비롯된 잘못된 신앙이 가져 온 결과임을 인식하고 이를 수정할 것 등을 요구했다.

 

장운철|교회와신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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