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년간 국회에서 목회하고 있는 프레드 나일 목사

차별금지법 개정안 상정한 프레드 나일(Fred Nile) 상원의원

글/김환기 사진/권순형 | 입력 : 2020/08/25 [16:22]

 

▲ ‘국회는 나의 목회지’라는 일념으로 지난 39년 동안 활발한 의정 활동을 펼쳐온 상원의원 프레드 나일 목사.     © 크리스찬리뷰


지금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NSW 국회가 열리고 있다. 호주는 양원제 의회를 채택하고 있어 의회가 ‘상원과 하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국회는 노동당, 민주당, 자유당 등의 다수 정당이 있고, '동물 정의당'(Animal Justice Party), '사냥꾼, 어부 그리고 농부당'(Shooters, Fishers and Farmers Party) 등의 군소 정당도 있다.

 

NSW 주의회는 하원 93명과 상원 42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원의 임기는 4년, 상원의 임기는 8년이다. 4년마다 이루어지는 선거는 하원의원 전체와 '상원의원' 21명을 새롭게 뽑는다.

 

2015년 3월 28일 상원의원 선거가 있었다. '기독민주당'(Christian Democratic Party) 총재인 ‘프레드 나일’(Fred NIle) 목사는 무난히 재선이 되어 39년째 의정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1981년 NSW주 상원의원으로 선출된 이래, 기독교 세계관을 바탕으로 개인이나 사회를 위협하거나 손상시킬 수 있는 법안들, 사회도덕이나 기독교 윤리의 기반을 약화시키는 법안들을 강력하게 반대해왔다.

 

▲ 시드니 마디그라 행진을 지켜 보는 프레드 나일 목사와 지지자들.     © 크리스찬리뷰

 

▲ 시드니 마디그라 행진에 등장한 프레드 나일 목사의 목잘린 인형. 헤롯이 세례요한의 목을 잘라 쟁반에 담은 것을 묘사했다.     © 크리스찬리뷰


특별히 술, 담배, 마약, 도박, 카지노, 누드 해변, 포르노 산업, 거리 매춘 사창가, 범죄와 폭력법 등에 개정하는데 앞장섰다. 그가 한인 사회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마디그라 행진에 피켓을 들고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모습이 언론에 노출되면서부터다.

 

프레드 나일 목사

 

프레드 나일 목사는 1934년 시드니 우범지역인 ‘킹스 크로스’(Kings Cross)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택시 운전 기사였고, 어머니는 식당 종업원이었다.

 

▲ 선거를 앞두고 시드니 거리에 설치된 프레드 나일 목사의 홍보 안내판     © 크리스찬리뷰

 

1950년 예수를 구주로 영접한 그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1964년 목사 안수를 받았다. 그는 히피족, 폭주족 등 불량 청소년들을 하나님께로 인도하고, 호주 각종 퇴폐문화가 독버섯처럼 번져 가는 것을 막기 위한 목회를 사역에 힘을 기울였다.

 

그는 지역 교회를 넘어 구조적인 변화가 있어야할 것을 생각하고, NSW주 상원의원 출마하여 1981년 국회에 입성하게 되었다.

 

나일 목사는 ‘국회는 나의 목회지’라는 일념으로 지난 39년 동안 활발한 의정 활동을 펼쳐왔으며, 특별히 반기독교적인 문화를 호주 사회에 허용하려는 각종 법률안들이 국회를 통과하는 것을 막기 위해 누구와도 타협하지 않고 결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워왔다.

 

얼마 전 그로부터 그가 ‘차별금지법 개정안’(Anti-Discrimination Amendment)을 상정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호주는 1977년 ‘차별금지법’을 제정하였다. 나일 목사가 개정안을 상정한 이유는 ‘차별금지법’이 ‘역차별법’으로 오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포괄적 차별금지법

 

한국도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하여 기독교가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기독교는 원론적으로 차별금지법을 찬성한다. 한국 기독교는 그동안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그들의 권리를 신장하는 일에 헌신해왔다.

 

만인은 평등하며 인권은 천부적 권리이다. 당연히 모든 사람은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 그러나 ‘포괄적’이란 용어에는 함정이 있다. 인권과 소수 약자 보호라는 이름으로 그럴듯하게 포장하여, 하나님의 창조의 질서를 깨트리려는 음모가 숨어있다.

 

작금의 코로나19 사태도 깊이 살펴보면 인간이 생태계의 질서를 침범하면서 발생한 것이다. 같이 공존해야 할 자연을 착취의 대상으로 전락시키다보니 결국 자연이 인간을 공격하게 된 것이다.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창 1:28)는 인간 마음대로 자연을 착취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뜻대로 땅을 관리하라는 '문화명령'(Cultural Mandate)이다.

 

▲ 안작데이에 행진하는 프레드 나일 목사(왼쪽)     © 크리스찬리뷰

 

사람은 하나님의 뜻을 땅에 실현할 부름을 받았다. 하나님은 자연을 만드시고 보시기에 좋았다고 했다.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은 자연을 인간이 자신의 유익을 위하여 파괴하다 보니 오늘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NSW주 국회 방문

 

2020년 8월 11일 11시에 나일 목사를 만나러 NSW주국회로 갔다. 국회 정문은 코로나 사태로 굳게 닫쳐 있었다. ‘코비드19의 제한으로 국회에 일반인이 들어올 수 없다’는 안내문이 있었다. 정문에서 전화하고 잠시 기다리고 있으니, 나일 목사가 친히 나와서 반갑게 맞아 주었다.

 

▲ 한국에서 개최된 PPP 십자가대행진, 국가조찬기도회 등에 초청 인사로 참석한 프레드 나일 목사. 개성공단도 방문했다.     © 크리스찬리뷰

 

나일 목사는 사무실을 옮긴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정리되지 않은 상태였다. 그의 책장에는 대한민국 국가조찬기도회 회장이었던 김영진 의원에게 받은 감사패가 있었다.

 

“귀하는 주 안에서 한국과 호주 간 우호 협력을 위해 헌신적인 노력을 해오셨습니다. 특히 호주 기독교 민주당 총재로서 국가와 민족을 구하고 이 땅에 기독교 세계관과 성경 중심적인 삶을 실천해 나가는데 앞장 오셨기에 그 뜻을 간직하고자 이 패를 드립니다.”

 

2003년 10월 나일 목사는 한국의 초청을 받고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하여 말씀을 전했다.

 

그는 여섯 번이나 한국을 다녀왔다. 그가 가장 잊지 못하는 행사는 2007년에 있었던 PPP 십자가 행진이다. 'PPP’(Cross Parade of Peace for all Peoples) 행진이란 부산에서부터 십자가를 메고 판문점을 거쳐 평양까지 가자는 평화와 화합을 기원하는 행진이다.

 

이 집회에서 나일 목사는 십자가를 지고 선두에서 행진을 했다. 판문점이 가까워지면서 언제 어디서 서야 할지 몰라 조금은 당황했다고 한다.

 

- 목사님, 요즘 건강은 어떠신가요?

 

“얼마 전에 건강 진단을 받았는데 모든 면에서 좋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올해 초에 허리가 좋지 않아 6주간 병원에 입원했었지만, 지금은 보시는 것처럼 다 완치가 되고 최상의 상태입니다.

 

지난 번 크리스찬리뷰 3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그때가 제가 아팠을 때입니다. 11월에 있을 멜본 성시화대회에도 초청을 받았는데, 코로나 사태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 2001년 8월 한국 첫 방문후 6차례에 걸쳐 한국을 다녀온 프레드 나일 목사. (맨위). 시드니성시화대회를 적극 지원하고 있는 나일 목사.     © 크리스찬리뷰

 

- 목사님께서 차별금지법 개정안을 이번 국회에 상정한다는 소식을 듣고 왔습니다. ‘차별금지법’ 개정안에 대하여 설명하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호주에서 차별금지법은 1977년에 제정이 되었습니다. 차별금지법으로 간단하게 설명하면 모든 인간은 평등하며, 성별, 종교, 사회적 신분 등을 이유로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생활 영역에서 차별을 금지하는 법입니다. 법조항이 포괄적으로 표현이 되어 오히려 차별금지법이 종교인을 차별하는 법으로 오용되고 있습니다.

 

이번 개정안은 차별종교법을 ‘신앙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호주는 다종교 국가이기 때문에 기독교 만을 위한 법은 아닙니다. 기독교 만을 위한다면 타종교인들이 이법을 결사 반대할 것입니다.”

 

- 개정안이 통과되려면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나요?

 

“상원의 다수결의 원칙에 의하여 법이 통과됩니다. 현재 상원의원이 42명이니까 최소한 21표 이상을 받아야 하는데, 지금 분위기라면 30표 정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행인 것은 노동당도 그렇고, 연립당의 많은 의원들이 지지하여 주고 있습니다.

 

이 개정안은 제가 제안했고, 한나라당의 ‘마크 라담’(Mark Latham)에 의하여 발표되었습니다. 사실 그는 무신론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지하고 있습니다. 국회에서 제 설교를 듣고, 하나님이 정말 당신을 기뻐하실 것이라는 농담도 합니다. 그린파트는 자주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는데, 하지만 그들은 2명뿐입니다.”

 

- 통과되면 어떤 변화가 있나요?

 

“개정안은 ‘신앙의 자유’에 대한 법입니다. 적법하게 ‘신앙의 자유’를 얻게 되어, 종교로 인하여 차별을 받지 않게 됩니다. 이법이 NSW주를 통과하게 되면 다른 주에도 많은 영향을 줄 것입니다. 소수당이 제안한 안건은 다수당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통과될 수가 없습니다. 국회 내에서 다른 당의 의원들과 좋은 관계를 맺어야 합니다.”

 

나일 목사는 13페이지로 되어 있는 개정안의 첫 페이지를 펼쳐 개정안의 목적을 설명하여 주었다.

 

“개정안은 1977년에 제정된 차별금지법이 불법이라고 여기는 종교의 믿음 또는 활동 그리고 관련된 목적을 차별하기 위함이다.”(A Bill for An Act to amend the Anti-Discrimination Act 1977 to make discrimination on the ground of a person's religious beliefs or activities unlawful; and for related purposes) 개정안이 통과되면 신앙인 자유를 적법하게 주장할 수 있게 된다.

 

▲ 상원의원 재선 후 본지와 인터뷰한 프레드 나일 목사(2015. 2.)     © 크리스찬리뷰

 

그는 국회 임시의장을 4년, 부의장을 10년 이상 역임했다. 그때 그를 ‘국회의 아버지’라고 했는데, 지금은 할아버지라고 부른다고 한다.

 

나일 목사는 지금 86세이다. 호주는 물론이고, 세계에도 39년간 상원의원으로 지속적으로 활동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2023년 상원의원 선거가 있다. 나는 그가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했다.

 

- 2023년 선거에 도전할 생각이 있으세요?

 

“기도하고 있습니다. 건강만 허락한다면 아내와 함께 도전할 예정입니다.”

 

그때, 그의 나이 89세. 정말 불굴의 사나이다. 은퇴란 타이어를 바꿔 끼고 다시 달려서 ‘Re-tire’라고 한다.

 

나일 목사는 2007년 시드니성시화운동을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음으로 양으로 성시화운동을 많이 도와주고 있다. 특별히 성시화행진은 나일 목사의 도움이 지대했다. 태극기를 휘날리며 시드니 중심 도시를 행진할 수 있는 것은 나일 목사의 후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의 부인인 ‘Silvana’는 몇 차례에 걸쳐 의원에 도전했지만 계속 뜻을 이루지 못했다. 나일 목사가 활동할 때가 적기인데, 다음 선거가 마지막 기회가 될 것 같다.

 

- 39년의 의정활동 중 하이라이트가 있다면 말씀해 주시죠?

 

“매년 시드니 성시화를 위하여 인종과 교단을 넘어 수 천 명의 그리스도인들이 함께 모여 행진하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이며,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행진 후 ‘마틴 플레이스 광장’에 모여 열방을 위해 소리 높여 기도할 때는 마음이 뜨겁습니다.

 

▲ 멜번성시화대회에서 인사하는 나일 목사 부부.     © 크리스찬리뷰

 

작년에는 멜본 성시화대회에도 초청을 받아 갔었습니다. 매년 더 많은 교회가 참여해서 성시화 운동이 지속적으로 발전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목회하는 마음으로 의정활동을 합니다. 목사로 국회에서 활동하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더구나 기독민주당은 소수당이기 때문에 제가 아무리 좋은 의안을 제출해도 통과되기기 쉽지 않습니다.

 

특별히 기억나는 것은 담배와 관련된 법을 점차적으로 추진하여 성공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NSW주에서는 담배 광고를 하지 못합니다. 제가 법을 제안하고 통과시켰습니다.

 

이법이 통과되자 미디어에서 저에게 많은 항의를 했습니다. 광고 수입이 갑자기 줄었기 때문입니다. 신문에서는 담배금지법을 소개는 했지만 제 이름이 없이 발표했습니다. 2단계로 공공장소에서의 금연법 통과시켰고, 3단계로 차 안에서 흡연을 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한 가지 더 있다면, 시드니 음악대학인 콘서바토리움(Sydney Conservatorium of Music) 건물이 헐리고 다른 곳으로 이전될 뻔했습니다. 그곳에 국회 사무실을 지으려는 계획이 있었습니다. 저를 비롯하여 많은 의원들이 반대했죠.

 

‘맥콰리 스트리트는 역사적인 장소입니다. 콘서바토리움도 역사적인 건물입니다. 결국 원래의 안을 바꾸어서 콘서바토리움 건물을 지상이 아니라 지하로 증축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외에도 크고 작은 많은 일들을 했지만 이만하겠습니다.

 

▲ NSW주 상원 회의장에 프레드 나일 목사가 자신의 지정석에 앉아 있다.     © 크리스찬리뷰

 

국회 견학

 

인터뷰를 마치고 나일 목사의 안내로 상원의원과 하원의원 회의장을 견학하였다. 상원 회의장은 상원의원들의 상징인 붉은색 쿠션의 소파들이 양 옆에 나열되어 있었다. 하원 회의장은 상원에 비하여 조금 자유로운 분위기였고, 하원을 상징하는 연한 녹색 쿠션이 양 앞으로 나열되어 있었다.

 

사회적 거리를 때문에 앉는 곳의 표시도 달랐다. 상원은 간단한 갈매기 모양의 표시로 되어 있는 반면, 하원은 붉은 색의 원안에 사회적 거리를 지켜 주어서 감사하다는 글과 함께 두발 표시가 있었다.

 

▲ 인터뷰를 마친 후 상원 회의장을 안내한 프레드 나일 목사가 본지 영문편집위원인 김환기 사관과 함께 했다.     © 크리스찬리뷰

 

▲ 하원 회의장을 안내한 프레드 나일 목사.     © 크리스찬리뷰


같은 국회의원이지만 상원과 하원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는 것을 묵시적으로 주지시켜 주는 것 같았다. 상원이라고 하니까 어감 상원이 하원보다 힘이 셀 것 같지만, 어느 쪽이 더 힘이 센가는 운영하는 나라마다 차이가 있다.

 

미국은 상원이 강한 반면 영국은 하원이 강하다. 호주는 전반적으로 영국과 미국의 절충형이라 할 수 있다. 하원이 상원에 비해 우월해서 하원에서 총리가 배출된다는 점에서는 영국식 양원제와 유사하지만, 상원의 권한이 강한 편이어서 미국식 양원제와 비슷하다.

 

 

김환기|본지 영문편집위원

권순형|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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