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보급의 최전선에서

시드니한국교육원 김기민 원장

글/주경식 사진/권순형 | 입력 : 2020/08/25 [16:31]

 

▲ 호주에서 한국어 보급에 앞장서고 있는 시드니한국교육원 제8대 김기민 원장.     © 크리스찬리뷰


지난 8월 4일 시드니 시내에 있는 시드니한국교육원(Korean Education Centre)을 방문했다. 하이드공원(Hyde Park)이 바로 눈앞에 내려다 보이는 엘리자베스 스트리트의 한 건물 6층에 위치하고 있었다.

 

시드니한국교육원(이하 교육원)은 1989년 8월 대한민국 정부가 호주의 시드니 교민의 교육지원을 위해 시드니총영사관안에 설치되었다가 지난 2010년에 한국어 교육강화를 위해 별도의 강의실을 갖춘 사무실로 이전하고, 2016년 현재의 건물(Suite 601, 287 Elizabeth St)로 다시 이전한 것이다.

 

대부분의 많은 시드니 교민들은 아마도 교육원이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모를 수 있다. 기자도 그동안 재직했던 여러 교육원장들을 다른 자리에서 만나는 보았지만 교육원을 방문해 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재외 한국교육원의 시작

 

현재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재외동포의 숫자는 약 750만 명을 넘고 있다. 흔히 ‘디아스포라’라고 명명할 수도 있고 한국 민족의 정서를 공유하고 있는 혈연 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대단한 해외 인적 자원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해외 인적 자원들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지원을 통해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한국어 교육확산을 통해 한민족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해외에 있는 한국교육원의 사명일 것이다.

 

맨 먼저 재외 한국교육원이 설립되게 된 동기는 조총련과 관계가 깊다. 1960년대 일본에는 양적으로 방대한 조총련 조직에 비해 민단 계열의 조직은 상당한 열세에 있었다. 조총련 조직은 조총련 계열의 학교들을 세워 재일동포들에게 공산주의 및 주체사상교육을 실시하고 조총련 조직을 강화시켜 나갔다.

 

▲ 시드니한국교육원 사무실에서 업무에 분주한 김기민 원장     © 크리스찬리뷰

 

그래서 민단에서도 학교교육 분야의 열세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대한민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사회 교육기관을 설립하여 대응한 것이 재외교육원의 시작이다.

 

이 교육원은 1963년 4월 일본의 삿포로 등의 10개 도시에 한교교육문화센터를 설립하며 시작하였다. 그리고 이것이 1980년 이후 북미 지역뿐만 아니라 해외동포가 많이 거주하는 파라과이와 유럽 여러 나라에도 한국교육원의 설립이 확산되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 한국교육원은 26개국 41곳 지역에 분포되어 있는 형편이다.

 

시드니는 한인들의 인구가 불어남에 따라 지난 1989년 총영사관 내에 설치되었고 초대 이부웅 원장이 부임하였다. 지금까지 7명의 교육원장이 거쳐 갔고 김기민 원장이 8대 교육원장으로 재임하고 있다.

 

한글학교 지원

 

한국교육원에서 하는 여러 가지 중요한 일들이 있지만, 시드니 교민들에게 ‘시드니한국교육원’ 하면 쉽게 한글학교를 떠올릴 것이다. 사실 교육원이 시드니 교민들과 가장 관련 깊은 부분은 한글학교이다. 시드니 안에 있는 많은 교회들은 한글학교들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한글학교를 최전방에서 돕는 기관이 바로 교육원이다. 교육원에서는 각 한글학교에 재외동포용 한글교재를 무상으로 보급하고, 한글학교 운영비를 규모에 맞게 지원하고 있다.

 

“저희 시드니총영사관 관할에 55개의 주말 한글학교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한글학교에 총 학생수는 약 3천500명 정도가 됩니다. 이 학생들이 매 주말마다 각 소속된 기관에서, 기관이라고 해봤자 거의가 다 종교기관인 교회 소속이 많습니다만, 각 소속된 기관에서 주말마다 한국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시드니총영사관 관할지역이 뉴사우스웨일즈주 뿐만 아니라 퀸즈랜드, 노던테리토리주도 포함됩니다. 뉴사우스웨일즈주가 가장 많아 약 40여 곳의 한글학교가 있고 학생수는 약 2천800명 정도입니다. 그리고 퀸즈랜드 주가 14 곳 그리고 노던테리토리가 1곳 있습니다. “

 

호주 전체의 한인 숫자를 12만 명으로 추정할 때, 한글학교에 등록한 한인 학생들의 비율은 전체 한인 숫자에 비교해 볼 때 턱없이 부족하게 보여 진다. 호주에 살고 있지만 경쟁력 있는 한국계 호주인으로 살기 위해서는 바이링구얼(이중 언어)을 구사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이것을 아는 부모들은 자녀의 민족 정체성뿐만 아니라 훗날의 경쟁력을 위해서도 한글교육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주말 한글학교를 방문해보면 주로 연령층이 낮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자주 드리는 말씀이지만, 저는 한국어로 집에서 간단한 의사 소통 정도하는 것 정도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한국계 호주인으로 강점을 가지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한국어로 문서도 쓸 줄도 알고 한국어 소설책들도 읽을 수 있는 이러한 단계까지 가야 진정한 한국어 사용자라 할 수 있거든요.

 

▲ 호주 교장단 한국 방문 연수 중 부산 UN 기념공원 방문 (2018)    ©시드니한국교육원   

 

▲ 호주 교장단 한국 방문 연수 한복 체험 (2018)    ©시드니한국교육원     

 

▲ 시드니한국교육원을 방문한 한국 초등학교 교장자격 연수단 (2019. 10)    ©시드니한국교육원    

 

▲ Xavier College와 자매결연을 맺은 서울동도중학교 학생들이 시드니를 방문했다.   ©시드니한국교육원   


이러한 단계까지 갈 수 있도록 부모님들께서 지원도 해주시고 도와주셔야 합니다. 대부분의 한국인 부모들이 교육에는 열심들이신데 자녀들의 한국어 교육은 중등교육까지 가지 못하고 초등단계에서 마치게 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사실 영어 이외에 다른 언어를 완전하게 사용할 줄 아는 것은 호주 같은 다문화주의 국가에서는 큰 경쟁력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한국인 부모들이 한국어를 초등단계 이상 가르치는 것에 많은 관심을 두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아마도 한국어 교육의 중요성이 체감되지 않아서 일 수도 있다. 그러나 김기민 교육원장의 이야기를 계속 듣다 보니 한국어가 세계에서 경쟁력있는 언어가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에 기자도 놀랐다.

 

▲ 데니스톤 이스트 초등학교 학생들이 시드니한국교육원 30주년 기념식에서 공연하고 있다.  ©시드니한국교육원   

 

TOPIK

 

“TOPIK이라는 한국어 능력시험이 있습니다. 이것도 저희가 하는 업무 중 하나인데요. 외국인들의 한국어 능력 테스트입니다. 한국이 이제 어느 정도 잘살기 시작하고 국가의 위상이 높아지니까 외국인들 중 한국에 취업하기 원하는 사람들이 한국어능력 시험을 치르고 한국에 들어옵니다.”

 

김 원장에 의하면, 구 소련연방 지역이나 동남아시아 사람들은 몇 년 전부터 한국어 공부에 난리라고 한다. K-Pop이나 한국 드라마의 영향도 있겠지만 한국이 그만큼 잘 살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한국으로 돈을 벌기 위해서 동남아시아를 포함한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을 찾는다.

 

그들이 한국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한국정부가 인정하는 ‘한국어 능력시험(TOPIK, Test of Proficiency in Korean)’에 높은 점수를 받는 것이 직업을 찾는데 도움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어 능력시험(TOPIK)을 치르기 위해 많은 외국인들이 줄을 서고 있는 형편이다.

 

“호주에서도 TOPIK 시험을 치를 수 있습니다. 물론 동남아시아나 다른 지역과 같이 경쟁이 심하지는 않죠.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등 구 소련 연방지역이나 동남아시아 같은 곳은 시험 공고가 나가자마자 바로 마감됩니다. 그런 지역에 있는 한국교육원에서는 접수하기 위해 줄 서서 기다립니다. TOPIK이 그런 해외국가에서는 얼마나 인기있는지 모릅니다.”

 

호주에 독립기술로 이민 온 사람들은 알고 있다. 이민을 위한 여러 자격 여건 중 영어능력시험(IELTS)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 그리고 영어를 위해 얼마나 많은 돈과 에너지들을 쏟아부었는지 우리는 알고 있다. 이제 한국의 위상이 높아져서 한국으로 이민오는 외국인들이 늘고 있다.

 

그리고 한국인과 결혼하려는 외국인들도 계속 늘어가는 추세다. 이러한 외국인들에게 한국에서 ‘한국어능력시험(TOPIK)’을 치르게 하고 이것을 통해 이민과 결혼에 필요한 조건들을 충족시킨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한다.

 

이제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잘 사는 국가가 되었다는 사실과 그로 인해 제3세계 국가에서 한국을 동경하며 한국으로 취업과 이민을 오고 싶어 ‘한국어 능력시험(TOPIK)’을 치른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새삼 한국인임이 자랑스럽다.

 

외국인들에게 한국어 보급하기

 

시드니 한국교육원의 중요한 다른 업무 중 하나는 바로 호주 정규학교 내에 한국어를 보급하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호주 초 중등학교 교장단을 선발하여 한국방문연수의 기회를 제공해 왔다.

 

“이 프로그램은 2010년부터 추진해 왔습니다. 매년 20명 내외의 호주 교장 선생님, 일부 교육행정가도 포함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약 190명 정도가 다녀 오셨습니다. 호주의 학교를 제가 다녀봐서 아는데 교장 선생님들의 권한도 많고 책임도 많고 한국어 채택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장 선생님들한테 좀더 한국을 알리고 긍극적으로 한국어를 정규 교과목으로 채택할 수 있도록 추진을 해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꼭 한국어 채택이 아니더라도, 교장 선생님들이 젊은이들에게 많은 영향들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교장 선생님들에게 한국을 바로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이라 하지 않았던가? 일종의 친한파를 만드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이 한국을 방문하여 한국의 교육현장과 주요 문화시설들을 탐방하고 오면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과 이해가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백인들이 동양에 대한 생각은 주로 일본을 많이 생각하고 있더라고요. 그리고 요즘은 G2라고 해서 중국이 많이 부상해서, 중국도 잘 알고... 주로 일본과 중국을 많이 생각합니다. 물론 여기 한국 커뮤니티도 많이 커져서 한국도 알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잘 모르는 형편입니다. 관심이 없으면 일반적으로 잘 모르죠.

 

그런데 이분들이 인천공항에 도착하면 벌써 달라집니다. 한국에 오기 전에 듣긴 들었는데 인천공항에 내려 보면 다르잖아요. 이렇게 한국의 교육시설을 둘러보고 산업시찰도 하고, 문화관광까지 하게 되면 한국에 대해 어느 정도 알게 됩니다.

 

지금 한국의 경제성장이 얼마나 엄청납니까? 그리고 각종 교육시설도 말할 수 없이 달라졌죠. 한국에 대해 많이들 놀라고들 옵니다.”

 

현재 호주 정규학교에서 한국어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 숫자는 약 1만 명 가량 된다. 물론 다른 커뮤니티 언어와 비교해 볼 때 아직도 많이 부족한 숫자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작년 9월에는 교육원이 개원 30 주년을 맞아 “2019 한국어 문화공연대회”를 시티 웨스틴 호텔에서 가졌다. 그동안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배웠던 호주학생들이 펼친 다채로운 공연과 문화였다.

 

기자도 그 행사에 초대받아 참석했었다. 사회를 보는 외국인 학생이 유창하게 한국말을 구사하는 것을 보면서 깜짝 놀랐다. 사회자뿐만이 아니었다. 많은 외국인 학생들이 한국말로 자연스럽게 공연하는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작년 교육원 30주년 기념행사는 호주에서 일종의 한국어 교육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죠. 호주 정규학교의 한국어 수업을 들었던 외국인 학생들도 참석했고, 주말 한글학교 학생들과 선생님들도 참석했었고, 교민들도 오셨고, 한국을 방문했던 호주 교장단 선생님들도 오셨고 공연단까지 합쳐서 약 450명 정도 되었습니다.

 

그때 축사하셨던 퍼스에서 오신 교장선생님 계셨죠. 바로 얼마 전에 한국 연수를 다녀오셨습니다. 그분이 얼마나 한국에 대해 잘 알고 계신지 모릅니다.”

 

한국어를 왜 배워야 하는가?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문자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들은 한글과 한국어에 대한 자긍심을 그다지 느끼지 못한다. 늘 마주하고 가까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자녀들을 위해서는 한글과 한국어에 대한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 만약 부모가 한국어에 대한 자긍심을 갖지 못한다면 자녀들은 쉽게 한국어의 중요성을 무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 호주 정규학교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이 시드니한국교육원을 방문, 김기민 원장의 특강을 듣고 있다.                ©시드니한국교육원   

 

우리의 자녀들은 일반적으로 가정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학교와 친구들과 지낸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어에 관심을 쏟지 않는다면 쉽게 한국어를 잊어버릴 수 있다. 사실 호주의 시민으로 호주에서 사는 데에는 영어 하나로 충분하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어를 강조하지 않으면 수준 높은 한국어를 배우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다.

 

왜 한국어를 배워야 하는가?

 

그 당위성에 대해 김기민 원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제가 행사들을 많이 참석하고 젊은 학생들을 직접 만나볼 기회가 많습니다. 그럴 때 이야기를 들어보면 보통은 고등학교 단계 그리고 대학교에 들어가서 자기 정체성에 대해 상당히 고민하는 학생들을 많이 봐왔습니다.

 

자기 정체성이 뭔지,..실제로 어떤 학생은 한국어를 잘 못하는 학생들도 있었고, 이런 사람들이 자신에 대한 고민과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언어교육, 절대 한국어 교육이 중요합니다.

 

▲ 시드니한국교육원은 한국어는 물론 한국 문화 보급에도 앞장서고 있다.   ©시드니한국교육원  


언어가 곧 자기 정체성을 대변하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가정 내에서 부모 또는 할머니, 할아버지와의 의사소통문제가 심각합니다. 젊은 한인 차세대들이 한국에 대한 문화를 바로 익히지 못함으로 인해 세대 간의 갈등을 상당히 겪고 있습니다. 이것은 물론 언어소통과 문화 둘 다가 병행된 복합적인 문제인데, 언어가 소통이 안됨으로 얼마나 많은 일들이 벌어집니까?

 

이것이 가정문제와 사회문제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가정에서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면 가족과의 관계와 본인의 행복지수에도 많은 영향을 주게 됩니다.

 

그리고 잘 아시겠지만, 세 번째로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호주가 타문화에 대해 개방적인 곳인데 한국계 호주인으로 살아가려면 한민족의 뿌리를 아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언어를 다양하게 할 줄 아는 학생들이 다른 교과에서도 비교적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것이 각계 연구보고에서도 증명이 되고 있습니다.

 

또 앞으로는 한호 관계가 더욱 더 발전할 것이기 때문에 우리의 차세대들이 한호 간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어를 꼭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우리의 자녀들이 한국어를 적어도 중등단계 이상 배워야 할 이유가 분명해진다. 현재 대부분의 교민 자녀들의 한글교육은 초등학교 수준에서 마쳐지고 있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대부분의 한인교회의 한글학교들도 초등단계의 한글교육으로 만족하는 곳이 많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중등단계의 한글교육이 이루어지게 할 수 있을까?

 

“최근에는 부모님들이 한국어를 가르쳐야 된다는 생각은 모두들 가지고 계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초등단계 의사소통 단계에 머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적어도 중등단계까지 와야 하는데 안타깝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런 부모님도 보았습니다. 본인들은 아주 어렸을 때 호주에 왔는데 한국어를 안배운 거예요, 그런데 그분들의 자녀들은 한글학교를 보내더라고요. 아마도 그분들은 자신들의 삶을 되돌아보며 느낀 부분이 있어서 그럴거라고 생각합니다.

 

참 감동적이었습니다. 자녀들의 한글교육은 부모에게 있습니다. 부모님들이 한글교육이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사명감을 가지시면 됩니다.”

 

한인교회와 한글학교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교육원이 하는 일 가운데 가장 큰 업무는 아마도 한글학교 교육활동 지원일 것이다. 한글학교의 대다수는 한인교회 내에 있다. 호주로 한인들이 이민을 오기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한인교회들이 세워졌고 이민자들은 교회를 중심으로 모였다.

 

그리고 교회에 모인 어른들은 자신들의 자녀들을 위해 한글학교들을 교회 내에 세우고 한글을 통하여 자녀들의 민족 정체성 및 한국문화를 배우게 했다. 이렇게 한글학교는 한인교회와 역사와 맥락을 함께 해왔다. 김교육원장도 한인교회내 한글학교의 역할과 중요성을 알고 있다.

 

마지막으로 각 교회 한글학교에 당부하고 싶은 말을 물어보았다.

 

“시드니 교민 역사가 50년이 흘렀습니다. 감사하게도 이민 초창기부터 교회가 커뮤니티의 역할을 잘 감당해왔습니다. 그런데 커뮤니티가 해야 하는 여러 가지 역할과 기능이 있는데 그 중에서 교육의 기능이 중요하죠.

 

특히 한인동포들은 교육을 얼마나 강조합니까? 다행히 그동안 한인교회들이 커뮤니티의 역할 중 교육적 기능을 잘 해왔습니다. 그리고 그 교육적 기능 가운데 특히 한국어를 잊지 않고 배우고 한글교육을 탄탄하게 뿌리내리게 하는데 한인교회들이 지원해주고 지금까지 발전을 해올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이제 앞으로도 한인교회 안에 있는 한글학교들이 더욱 확대되고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한인교회들이 관심을 가져 주시고 지원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언어는 인간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언어는 문화이고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역사와 생활을 반영한다. 그러므로 언어를 삶 자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의 민족은 그 민족 나름의 독특한 역사와 문화를 가지고 있고 독특한 사상과 경험도 공유하고 있다. 이러한 것들은 고스란히 언어에 반영되는데 그것은 글자에 모두 투영돼서 나타난다.

 

한글은 한국인을 특징 하는 우리의 언어다. 한글을 통해 우리 민족의 정서와 문화가 이어져 왔다. 이러한 자랑스러운 한글교육을 호주에서 50년 동안 묵묵히 감당해온 여러 한인교회들과 한글학교 선생님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글/주경식|크리스찬리뷰 편집국인

사진/권순형|크리스찬리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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