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온라인 영화제로 개최

권순형/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20/10/26 [17:02]

1029일부터 115일까지 최신 한국영화 18편 온라인 무료 상영

감독과의 대화, SBS 온디맨드 협력 프로그램 등 다채로운 부대 행사 마련

 

▲ 제11회 호주 한국 영화제 포스터    ©한국문화원     

 

주시드니한국문화원(원장 박소정, 이하 ‘문화원’)이 주최하는 제11회 호주 한국 영화제(Korean Film Festival in Australia, KOFFIA)가 10월 29일부터 11월 5일까지 사상 첫 온라인 영화제로 호주 전역에서 관객을 만난다.

 

2000년 출범 후 11주년을 맞은 호주 한국 영화제는 매년 다양한 장르와 소재로 엄선된 최신 한국 영화를 현지에 소개하며 영화를 매개로 한 한국 문화 알리기에 힘써 왔으며, 올해는 18편의 장편 영화들로 현지 관객을 찾는다.

 

그동안 영화제는 시드니, 멜번 등 호주 주요 도시들을 중심으로 개최되었으나, 올해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전면 온라인 행사로 전환하면서 호주 전역에서, 누구나 집에서 편안하게 한국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또한, 모든 영화를 무료로 제공함에 따라 현지 남녀노소 많은 관객이 세계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는 한국 영화와 함께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심신을 달래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드라마에서 시대극, 스릴러, 코미디까지 다양한장르의 호주 프리미어 17편

 

▲ 영화 ‘82년생 김지영’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올해 편성된 18편의 작품 중, 누적 판매 100만 부를 돌파한 조남주 작가의 동명 소설 원작의 ‘82년생 김지영’(Kim Ji-young: Born 1982)을 제외한 17편은 호주 프리미어 상영으로 처음으로 호주에 소개되는 작품들이다.

 

대한민국 역사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인물, 세종대왕과 조선시대 ‘과학을 위해 태어난 인물’이라는 칭송을 받았던 장영실의 신분을 초월한 우정을 다룬 ‘천문’(Forbidden Dream)은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 최민식과 한석규가 만나 숨겨진 역사에 대한 흥미와 진한 감동을 선물한다.

 

또 하나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남산의 부장들’(The Man Standing Next)은 1979년 10월 26일 대한민국 대통령 암살사건 발생 40일 전 청와대와 중앙정보부, 육군에 몸담았던 인물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충무로 대표 배우 이병헌, 이희준, 곽도원, 이성민 등의 천재적인 연기가 관객을 사로잡는다.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로는 6년 전 실종된 아들을 봤다는 연락을 받은 ‘정연(이영애)’이 낯선 곳에서 아이를 찾아나서는 반전 연속의 ‘나를 찾아줘’(Bring Me Home), 마약 사건 은폐, 검찰과 정치계의 연루 등 우리 사회의 어두운 민낯을 담아내는 동시에 ‘생각이 현실이 된다’는 신념으로 대한민국의 권력에 대항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은 <양자물리학(By Quantum Physics: A Nightlife Venture)>, 연기 인생 33년 차 배우 정진영의 감독 데뷔작이자 하루아침에 송두리째 사라진 자신의 삶을 되찾기 위해 필사의 추적을 하는 ‘형구(조진웅)’의 혼란스러운 심경을 촘촘하게 그려낸 ‘사라진 시간’(Me and Me)이 눈여겨볼 만하다.

 

이외에도 체육관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살아가던 전직 프로복서가 자신을 믿어주는 든든한 지원군을 만나며 다시 한 번 도전에 나서는 ‘판소리 복서’(My Punch-Drunk Boxer)>, 국가정보국 에이스 요원 ‘태주(이성민)’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온갖 동물의 말이 들리면서 펼쳐지는 사건을 그린 코미디 ‘미스터 주: 사라진 VIP’(Mr.Zoo: The Missing VIP)는 신선한 설정과 발상으로 유쾌한 웃음을 선사한다.

 

떠오르는 여성 감독, 그리고 여성의 이야기

 

올해 개막작은 최윤태 감독의 여성 성장 드라마 ‘야구소녀’(Baseball Girl)가 선정됐다. ‘춘몽’, ‘꿈의 제인’등으로 독립 영화계의 스타로 떠오른 이주영 주연의 ‘야구소녀’는 시속 130km 강속구를 던지는 천재 야구소녀 ‘수인’이 남성 스포츠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야구에 도전하며 현실의 벽을 돌파하는 모습을 담는다.

 

이주영은 부산국제영화제 4관왕에 빛나는 이옥섭 감독의 ‘메기’(Maggie)에서도 주연을 맡았다.

 

‘메기’는 병원을 발칵 뒤집은 19금 엑스레이 사진, 도심 한복판에 등장한 싱크홀과 지구의 위험을 감지하는 특별한 메기까지, 믿음에 관한 엉뚱하고 발칙한 상상을 이옥섭 감독만의 독특하고 펑키한 감각으로 그려낸다.

 

영화 ‘박열’로 각종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휩쓸며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 잡은 최희서의 원톱 주연작 ‘아워바디’(Our Body)는 불확실한 미래에 몸과 마음이 지친 ‘자영’이 우연히 달리기를 통해 얻은 몸의 변화가 마음의 변화로 이어지는 이야기로 한가람 감독만의 남다른 감성으로 현시대의 청춘을 대변한다.

 

또한, 충무로의 뉴페이스 강말금을 비롯해, 윤여정, 김영민, 윤승아, 배유람 등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한 ‘찬실이는 복도 많지’(Lucky Chan-Sil)는 김초희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누구나 한 번쯤은 겪게 되는 인생의 굴곡 앞에서 씩씩하게 삶을 마주하는 ‘찬실(강말금)’을 통해 코로나19로 지친 우리들의 삶에 동력을 찾게 해주는 영화가 될 것이다.

 

▲ 감독과의 대화를 함께할 <남매의 여름밤> 윤단비 감독(좌), <찬실이는 복도 많지> 김초희 감독(우) ©한국문화원   

 

올해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한국 최초의 여성 감독 박남옥을 기리는 ‘박남옥상’을 수상한 임선애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자 연기파 배우 예수정이 열연한 ‘69세’(An Old Lady)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성폭력 문제, 그 문제의 사각지대에 놓인 노인 여성의 이야기를 통해 노인과 여성을 구별해서 보는 사회적 편견에 맞선다.

 

▲ 폐막작 영화 ‘우리집’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 크리스찬리뷰

 

아동과 청소년의 시각으로 풀어낸 특별한 영화들

 

올해 폐막작인 ‘우리집’(The House of Us)은 국내외 영화제를 휩쓴 화제작 <우리들>로 데뷔한 윤가은 감독의 신작이다. 누구나 갖고 있지만 아무도 말하지 않는, 숙제 같은 ‘가족’의 문제를 풀기 위해 어른들 대신 직접 나선 동네 꼬마 삼총사의 여정을 그린 ‘우리집’은 가족을 지키기 위해 나섰던 짧은 모험을 마치고 난 후 어느새 한 뼘 더 자라난 아이들의 뭉클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그린다.

 

‘올해 최고의 가족영화’라는 호평을 받으며 전 세계 영화제의 뜨거운 조명을 받은 윤단비 감독의 ‘남매의 여름밤’(Moving On)은 여름 방학 동안 할아버지 집에서 지내게 된 남매가 겪는 가족의 이야기이다.

 

‘보희와 녹양’(A Boy and Sungreen)은 저마다의 고민을 가지고 있는 10대 청소년들의 특별한 성장을 그린 작품으로, 주인공 ‘보희’가 동갑내기 단짝 ‘녹양’과 함께 생물학적인 아빠를 찾아나서는 모험담이 이제껏 본 적 없는 순수한 캐릭터와 마음이 정화되는 이야기를 선사한다.

 

‘기생충’의 주역들을 다시 만나다

 

▲ SBS와 협력하여 진행되는 '호주한국영화제 셀렉션’프로그램.  ©한국문화원   

 

작년부터 올해 초까지 전 세계 영화제를 휩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의 주역들도 올해 호주한국영화제에서 색다른 모습으로 다시 만나볼 수 있다.

 

‘기생충’에서 ‘충숙’역을 맡았던 장혜진 주연의 ‘니나내나’(Family Affair)는 오래전 가족을 떠난 엄마에게 온 편지로 시작된 삼 남매의 여행길을 통해 가족의 무게를 버거워하지만 좀처럼 티 내지 않으려고 아등바등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들여다본다.

 

또한, ‘기생충’ 신드롬과 함께 ‘제시카송’ 열풍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던 ‘기정’역의 박소담은 장률 감독의 ‘후쿠오카’(Fukuoka)에서 28년 전 한 여자 때문에 절교한 두 남자와 기묘한 여행을 시작하는 미스터리한 인물을 연기한다.

 

‘후쿠오카’는 개봉과 동시에 독립예술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한편, ‘기생충’에서 가사도우미 ‘문광’역으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였던 배우 이정은은 ‘미스터 주:사라진 VIP’에서 고릴라 목소리 더빙을 맡아 열연했다.

 

올해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하여 감독과의 대화 행사도 온라인으로 진행되며, ‘찬실이는 복도 많지’의 김초희 감독, ‘남매의 여름밤’의 윤단비 감독과의 Q&A 영상이 영화제 기간 중 영화제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또한, 호주 공영방송 SBS와 협력하여 ‘호주 한국 영화제 셀렉션’(Korean Film Festival Selects) 프로그램을 11월 1일부터 11월 8일까지 호주의 대표적인 스트리밍 채널인 SBS 온디맨드(www.sbs.com.au/ondemand)를 통해 무료로 제공한다.

 

박소정 문화원장이 특별히 선정한 한국 영화들로 구성된 이 프로그램은 과거 호주 한국 영화제에서 큰 사랑을 받았던 작품 7편을 재조명한다.

 

봉준호 감독의 ‘마더’에서부터 시대극 ‘안시성’, K-좀비 스릴러 ‘부산행’에 이르기까지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작품들을 돌아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박소정 원장은 “호주 내 한국 문화를 알리는 대표적인 행사로 지난 10년간 견고히 자리 잡은 호주 한국 영화제는 한국 영화에 대한 해외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지금, 해외에서 조명받은 작품들 외에도 다채로운 장르와 우수한 작품성의 한국영화들을 알리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 원장은 “무엇보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서 한국 영화가 모두에게 큰 감동과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며 “현지 동포 및 한국 영화 팬들의 끊임없는 성원과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개최 소감을 밝혔다.

 

2020 호주 한국 영화제는 주시드니한국문화원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외교부 후원, 주시드니총영사관 협력으로 개최되며, 한국관광공사, 호주 프리미엄 영화 매거진 FilmInk, Filmed in Ether, 청정원 오푸드 등이 파트너로 참여한다.·

 

온라인 영화 관람 방법 및 상영 일정, 영화 관련 정보는 영화제 웹사이트(www.koffia.com.au)에서 확인할 수 있다.〠

 

 

권순형|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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