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이란 무엇인가? 구원론(救援論) II

주경식/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20/11/30 [15:33]

 

구원론의 어려움

 

성경의 주제를 여러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지만 중요한 주제 중 한 가지는 ‘인간의 구원’이다. 인간의 구원 역사를 기록한 책이 바로 성경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자들에게 구원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선뜻 쉽게 “구원이란 이런 것이다.”하고 쉽게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구원이라는 개념이 쉽지 않음에도 있을 수 있지만, 구원이라는 개념을 설명하기 위하여 구원과 연결하여 설명해야 할 내용들이 많기 때문이다.

 

구원론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신학적으로 창조와 타락 그리고 신론과 기독론 등 연결되어 있는 많은 주제들을 함께 설명해 주어야 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개신교 조직신학에서의 구원론이라 함은 성령의 사역에 집중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학자에 따라 ‘성령론’을 따로 분류하여 설명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개신교 성령론은 구원론에 포함시켜 설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독론이 예수 그리스도의 속죄사역을 기반으로, 우리를 위하여 객관적으로 성취하신 구속사역에 대해 다루는 것이라면, 구원론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객관적으로 성취하신 구속사역을 성령께서 주관적으로 인간들에게 적용하는 과정을 탐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구원론을 하나님의 경륜적인 차원에서 살펴본다면, 인간의 구원은 삼위 하나님의 협력적인 사역이라 할 수 있다. 즉 성부 하나님께서 구원의 계획을 작정하시고 성자 예수 그리스도는 인간의 구원을 위하여 친히 인간의 몸을 입으시고 이 땅에 오셔서 속죄사역을 완수하시고, 성령 하나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속죄사역을 인간들에게 적용하심으로 실제적으로 구원을 가져오게 하심으로 인간의 구원은 삼위 하나님 모두의 협력 사역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혁주의에서는 성령론을 따로 구분하여 다루지 않고 구원론에서 다루는 이유는 성령의 가장 중요한 사역을 예수그리스도의 구원 역사를 신자개인에게 주관화하여 적용시키는 분이 바로 성령이시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황승룡 교수는 성령의 사역에 대해 이렇게 정의한다.

 

성령은 예수 그리스도의 객관적 사건을 역사하시어 모든 신자에게 주관화시키는 사역을 하신다. 따라서 구원의 과정 속에 나타나는 모든 주된 요인들이 성령에 의해서 발생된다고 해서 놀랄 이유가 전혀 없다.

 

웨스트 민트터 신앙고백서도 “성령은 구원의 적용을 이루시는 유일한 동인이시다”라고 고백한다.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루신 객관적인 구속사역을 성령께서 신자들에게 적용하기 때문에 구원론에서는 성령의 사역을 강조하지만 사실 구원은 어떠한 경우라도 그리스도의 사역과 분리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므로 ‘기독론’이 예수 그리스도께서 인간을 위하여 행하신 일을 조명하는 과거(past)와 관계되어 있다면 ‘구원론’은 그리스도께서 이루신 구원의 객관적 사역을 성령께서 오늘 우리에게 적용하시는 현재(present)와 관계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특별히 개혁신학에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객관적 구속사역을 현재 오늘날 우리에게 적용시키시는 것은 성령의 사역(구원론)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므로 칼빈은 성령께서 하시는 가장 중요한 사역은 바로 우리 안에서 믿음을 일으키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개혁주의 구원론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성취하신 객관적인 구속사역을 성령께서 주관적으로 오늘날 우리에게 적용하시는 과정을 탐구하는 성령론이라고 말하는 것은 정당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구원론이란 무엇인가?

 

다시 돌아와서 그럼 구원론이란 무엇인가? 신학적 주제로서 구원론은 일차적으로 구원이 무엇이며 그것을 어떻게 인간이 획득하고 완성할 수 있는지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구원이 가능하다는 기독교 신앙에 근거한 연구이기 때문에 성경에 계시된 기독교의 구원을 다루며 특별히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루신 구원의 객관적 사실을 성령께서 우리에게 주관적으로 적용하는 과정들을 살펴보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다시 강조하지만 기독론이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이루신 객관적인 속죄사역을 다루는 것이라면 구원론은 예수 그리스도의 객관적 구속사역을 인간의 구원을 위해 성령께서 우리에게 주관적으로 적용하는 과정을 탐구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구원론은 조직신학에서 항상 기독론 다음에 다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루신 속죄와 화해 사역을 성령께서 우리에게 적용하는 과정을 다루기 때문에 기독론 없이는 구원론이 먼저 올 수 없는 것이다.

 

객관적 구원

 

그러면 이제 우리가 그의 피로 말미암아 의롭다 하심을 받았으니 더욱 그로 말미암아 진노하심에서 구원을 받을 것이니 곧 우리가 원수 되었을 때에 그의 아들의 죽으심으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화목하게 되었은즉 화목하게 된 자로서는 더욱 그의 살아나심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을 것이니라.(로마서 5:9-10).

 

성경대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흘리신 피로 말미암아 우리가 의롭게 되었고 진노하심에서 구원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으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화목하게 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이루신 속죄사역, 즉 객관적인 구원사건이다.

 

조직신학에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이루신 구원 사건을 ‘객관적 구원사건’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이루신 이 객관적인 구원 사건을 성령께서 주관적으로 우리 인간에게 적용하는 과정을 구원론에서 세분하여 다룬다.

 

주관적 적용

 

개혁주의 신학에서는 이 전환이 성령의 주된 사역으로 말미암아 이루어진다고 강조한다. 그러므로 칼빈은 그의 <기독교강요> 3권에서 구원이 어떻게 우리 인간에게 적용되는가를 심도 깊게 설명하고 있다.

 

<기독교강요> 3권 구원론 편의 주제는 “그리스도의 은혜를 받는 길: 어떤 유익이 우리에게 오며 어떤 효력이 따르는가?” 이다.

 

이곳에서 칼빈은 우리가 어떻게 예수 그리스도 안에 성취된 구속의 은총에 참여할 수 있겠는가? 어떻게 그 혜택이 우리의 것이 될 수 있겠는가? 어떻게 과거 예수 그리스도가 이루신 사역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효력이 있게 되는가?란 질문을 통해 성령의 사역이 아니고서는 인간에게 구원의 유익이 오지 않는다고 대답한다.

 

그러므로 칼빈은 <기독교강요>에서 예수 그리스도와 분리된 사역은 무가치하다고 강조한다.

 

우선 우리는 그리스도께서 우리 밖에 계시고 우리가 그와 떨어져 있는 한, 인류의 구원을 위해서 그가 고난당하시며 행하신 일은 모두가 우리에게 무용, 무가치한 것임을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아버지에게서 받으신 것을 우리에게 나눠 주기 위해서는, 그가 우리의 것이 되며 우리 안에 계셔야 했다.

 

칼빈은 이러한 믿음을 가능케 하는 것은 오직 성령의 능력이라고 설명한다.

 

 

주경식|본지 편집국장, 호주비전국제 대학 Director, ACC(호주기독교대학) /ACT 교수

▲ 주경식     © 크리스찬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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