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하고 싶은 섬에서 방문하고 싶은 섬으로 거듭난 ‘코카투 섬’

글/정지수 사진/권순형 | 입력 : 2020/12/29 [15:18]
▲ 시드니 항 인근에 위치한 코카투 섬 전경. ©NPWS     


이번 호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경치가 아름답기로 소문난 시드니 항 인근에 위치한 코카투 섬(Cockatoo Island)을 소개하려고한다.

 

코카투 섬은 파라마타 강과 레인코브 강이 만나는 지역에 위치해 있다. 이 섬은 해발 18미터이고, 크기는 약 44에이커 정도된다(약 가로 400미터, 세로 400미터 정도).

 

이 섬은 백인 정착 초기에는 죄수들을 수용하는 감옥으로 이용되었고, 이후에 조선소가 설립되었다가 폐업했다. 2007년 이후에 코카투 섬은 특이한 역사를 가진 관광과 예술의 섬으로 거듭나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0년에는 유네스코에 세계 문화 유산으로 등록되었고, 시드니 비엔날레의 예술 작품 전시장으로 섬 전체가 사용되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또한, 많은 광고들과 드라마와 영화들이 이 섬에서 촬영되었다.

 

코카투 섬의 역사

 

코카투 섬을 처음으로 방문한 사람들은 호주 원주민들이다. 호주 원주민들 중에 에오라(Eora) 부족민들은 보타니 베이(Botany Bay)와 피트 워터 지역 (Pittwater)과 혹스베리 지역 (Hawkesbury)에 거주했다. 에오라 부족민들은 이 섬을 ‘와리아마’ (Wa-rea-mah)라고 불렀다.

 

▲ 원주민 텐트 대사관의 모자이크 상징물. 기중기의 잔해에 거울 조각을 모자이크했다. 코카투 섬 여러 곳에서 이 상징물을 볼 수 있다.     © 크리스찬리뷰

 

▲ 2000년 원주민 권리 단체가 세운 캠프. 이 그룹은 1972년부터 캔버라 구 국회의사당 외부의 땅을 점령한 원주민 텐트 대사관의 한 분파였다. 이 집단은 2001년 3월 13일 4개월 만에 평화롭게 섬을 떠났다.     © 크리스찬리뷰


이들이 아마도 처음으로 코카투 섬을 방문해 어업 기지로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코카투 섬에서 이들이 머물렀던 유적이나 흔적이 발견되지는 않았다.

 

백인들이 호주에 정착한 이후 코카투 섬은 감옥으로 사용되었다. 1839년부터 1869년 사이에 코카투 섬은 호주에서 범죄를 두 번째로 저지른 재범자들을 수용하는 감옥으로 사용되었다.

 

코카투 섬 앞 바다는 수심이 깊어서 죄수들이 쉽게 탈옥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이 섬에 투옥된 재범자들 중에는 호주 원주민들도 있었다. 좁은 섬에 많은 죄수들이 감금되어 있어서 교도소 환경은 아주 비위생적이었다. 역사 기록에 의하면, 1839년부터 1856년 사이에 이곳에 투옥된 호주 원주민 죄수들 중에서 17명이 사망했다. 비위생적인 교도소에서 전염병에 취약한 여러 원주민 죄수들이 병에 걸려 사망한 것이다.

 

이 섬에는 조선소가 설립되어 1857년부터 1991년까지 운영되었는데, 이 섬에 갇혀있었던 죄수들이 조선소 건설에 동원되었다고 한다. 이 섬의 조선소는 해군 조선소로써 군함을 주로 건조했다.

 

▲ 피츠로이 도크(Fitzroy Dock). 죄수들에 의해 6년에 걸쳐 1857년 완공된 이 도크는 길이가 약 145m인 드라이 도크이며, 측면에는 사암 블록이 깔려 있어 선박의 안정화를 용이하게 한다. 당시 이 도크는 남반구와 세계에서 가장 큰 도크 중 하나였다. 이 도크는 시드니에서 가장 큰 죄수 시대의 공공 작품 중 하나이다.     © 크리스찬리뷰

 

▲ 1872년 피츠로이 도크 모습.   ©NPWS   


이 조선소에서 가장 처음 만들어진 군함은 어뢰정 구축함인 와레고(HMAS Warrego)호이다. 이 구축함은 영국에서 건조되어 해체된 후 호주 코카투 조선소로 보내져 재조립되었다.

 

세계1차 대전 중에 이 조선소에서 많은 군함들이 건조되거나 수리되었다. 전쟁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는 약 4천 명의 남자들이 조선소에서 일을 했다고 한다.

 

이로 인해, 코카투 섬은 호주의 선박 제조에 관련된 많은 역사적 유물을 가진 섬이 되었다. 비록 1991년에 조선소는 문을 닫았지만, 이 섬의 역사적 중요성은 널리 알려지기 시작하였다.

 

드디어 2010년에 유네스코는 이 섬에 있는 교도소 건물들과 시설물들을 세계 문화 유산으로 선포하였다.

 

한편, 코카투 섬은 2007년부터 관광객들에게 공개되었다. 이때부터 관광객들은 이 섬에 있는 여러 역사적 유물들을 관람할 수 있게 되었다.

 

2008년도에는 이 섬이 제16회 시드니 비엔날레 전시장으로 사용되었다. 많은 예술작품들이 이 섬에 전시되었고, 전시회가 진행되는 12주 동안 8만 명 이상의 관람객들이 이 섬을 찾았다.

 

같은 해에 캠핑장도 만들어졌다. 매년 약 2만 명의 야영객들이 이 캠핑장을 방문하고 있다. 특히, 시드니 새해맞이 불꽃놀이를 관람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이 캠핑장을 이용하고 있다. 캠핑장 이외에도 주택을 개조해 만든 숙박시설들도 있어서 주말에 휴가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이곳을 자주 방문한다.

 

▲ 2010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된 코카투 섬은 배를 타고 가야 한다     © 크리스찬리뷰

 

▲ 시드니 비엔날레 전시 작품   ©NPWS     


2009년에는 시드니 뮤직 페스티벌이 이 섬에서 열렸다. 이틀 동안 열린 이 뮤직 페스티벌에 24개의 밴드들이 연주를 했고, 약 1만 1천여 명의 관객들이 이 섬을 방문했다. 같은 해에 코미디 페스티벌도 개최되었고 약 8천 명의 관람객들이 이 섬에서 페스티벌을 즐겼다. 2010년에도 제17회 시드니 비엔날레가 이 섬에서 열렸고, 약 15만 6천 명의 관람객들이 이 섬을 방문했다.

 

코카투 섬은 2007년에 일반 시민들에게 문을 연 이후부터 시드니의 문화와 예술의 중심지로 거듭났다. 이 섬이 죄수들을 위한 감옥으로 사용될 때는 죄수들이 탈출하고 싶은 섬이었지만, 문화와 예술의 섬으로 거듭난 지금은 사람들이 방문하기를 원하는 섬이 되었다.

 

코카투 섬 방문하기

 

코카투 섬은 섬이기 때문에 배를 타고 가야 한다. 시드니 시내에서 이 섬으로 가려면, 서큘러 퀴(Circular Quay)나 바랑가루(Barangaroo)에서 페리를 타면 된다. 파라마타(Parramatta)에서 이 섬으로 가려면, 페리를 타고 서큘러 퀴 방향으로 가다가 이 섬에서 내리면 된다.

 

▲ 코카투 섬에서 가장 유명한 건물은 교도소이다. 이건물들은 1800년대에 사암으로 지어졌는데 현재는 자붕은 없고 건물 형태만 남아있다. 이 교도소는 2010년, 유네스코에 세계 문화 유산으로 등재되었다.     © 크리스찬리뷰

 

물론, 수상택시나 개인보트를 타고 이 섬을 방문할 수도 있다. 단체로 이 섬을 방문할 경우 배를 빌려 탈 수도 있다. 한편, 코카투 섬의 입장료는 무료이다.

 

코카투 섬에 애완 동물을 데려 갈 수 없다. 하지만, 시각 장애인들을 위한 안내견은 데려 갈 수 있다. 이 섬에서는 낚시를 할 수 없고 스케이트 보드나 롤러 블레이드를 탈 수 없다.

 

하지만, 장애인들을 위한 휠체어는 탈 수 있다. 허가 없이 드론이나 음악용 앰프를 사용할 수 없다. 또한 허가 없이 시설물에 올라가면 안 된다. 이 섬에 술을 반입할 수 없다. 술은 이 섬에 있는 카페와 바에서 구입해 마실 수 있다.

 

코카투 섬 즐기기

 

코카투 섬 선착장에 내리면 방문객 센터(Visitor Centre)가 보인다. 이곳에 가면 이 섬에 관련된 많은 정보들과 관광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코카투 섬 홈페이지를 통해 다양한 그룹 투어 코스를 예약할 수도 있다. (https://www.cockatooisland.gov.au)

 

다양한 그룹 투어 코스들은 각 코스별로 이용료가 다르다. 물론, 그룹 투어를 하지 않고, 혼자서 섬을 돌아 볼 수도 있다. 죄수들이 있었던 감옥 건물이나 조선소 유물들을 돌아 볼 수 있다.

 

코카투 섬에서 유명한 유물들과 건물들을 살펴보자. 가장 유명한 건물은 교도소이다. 교도소 건물과 부속 건물들이 남아 있고, 죄수들이 투옥되었던 개인 감옥도 남아 있다. 이 교도소 건물들은 1800년대에 사암(sandstone)으로 지어졌다.

 

▲ 코카투 섬에서는 다양한 숙박시설들을 제공한다. 이 중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것은 강변에 위치한 야외 캠핑장이다.     © 크리스찬리뷰

 

▲ 코카투 섬에는 캠프 파이어를 할 수 있는 공간도 설치되어 있다.     © 크리스찬리뷰


이 섬의 교도소는 2010년, 유네스코에 세계 문화 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코카투 섬을 방문했다면 이곳에서 반드시 기념사진을 찍는 것이 좋다.

 

두 번째로 유명한 유물은 조선소에 위치한 터빈 홀(Turbine Hall)이다. 이 섬의 역사 산업 지구의 중심 건물인 터빈 홀은 2천여 명이 들어갈 수 있는 성당처럼 생긴 건물인데, 1946년 완공 당시 남반구에서 가장 큰 건물이었다. 오늘날 이 터빈 홀은 콘서트 장이나 컨퍼런스 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외에도 해군 상점으로 사용되었던 건물도 남아 있고, 배를 건조할 때 사용한 대형 크레인들도 유물로 남아 있다. 또한 죄수들이 사용했던 작업장도 남아 있다. 이 작업장은 약 500명 정도가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큰 건물이다.

 

가족들이나 친구들과 함께 이 섬에서 피크닉이나 바비큐를 즐길 수 있다. 하버 브릿지가 보이는 잔디에 자리를 펴고 앉아서 준비해온 음식을 나눠 먹거나 바비큐 장치가 되어 있는 곳에서 고기를 구워 먹을 수도 있다.

 

어린이들은 방문객 센터에서 무료로 나누어 주는 활동 안내 책(Activity Book)을 받아 볼 수 있다. 어린이들은 이 책에 적혀 있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코카투 섬의 역사를 재미있게 배울 수 있다.

 

코카투 섬에서 며칠씩 머물면서 가족들이나 친구들과 함께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길 수도 있다. 이 섬에는 다양한 숙박시설들이 준비되어 있다.

 

이 섬에서는 오래 전에 지어진 집들을 홀리데이 하우스(Holiday House)로 대여해 준다. 또한 이전에 소방서로 쓰이던 건물을 숙박시설로 개조해 빌려 주고 있다. 그리고, 시드니 하버가 보이는 하우스도 빌려 주고 있는데 이 하우스의 넓은 베란다에서 시드니 하버 브릿지를 보면서 맛있는 식사를 할 수도 있다.

 

▲ 코카투 섬 부두(오른쪽) 전경. 부두 입구에 방문객 센터(Visitor Centre)와 카페 및 사무실들이 있으며, 멀리 체스우드 상업 지역이 보인다.     © 크리스찬리뷰

 

▲ 코카투 섬 교도소에서 바라 본 요트 정박장. 옛 조선소 건물들과 함께 시드니 하버 브릿지와 시드니 시내의 고층건물들이 보인다.     © 크리스찬리뷰

 

▲ 호주의 해양 역사를 만날 수 있는 코카투 섬. 크레인과 각종 장비들을 볼 수 있으며 주택들은 숙박 시설로 개조하여 호텔로 사용하고 있다.     © 크리스찬리뷰


숙박시설들 중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곳은 캠핑장이다. 시드니 하버에서 밤하늘의 별을 보며 캠핑장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것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이곳 캠핑장에서는 텐트를 빌려 준다. 물론 본인 텐트를 가져가 사용할 수도 있다. 캠핑장에는 샤워장과 화장실과 바비큐 시설 등이 잘 갖추어져 있다. 캠핑장 사용료는 옵션에 따라 차이가 남으로 예약하기 전에 홈페이지를 통해 미리 알아보는 것이 좋다.

 

이 섬에는 야외 농구장도 있다. 친구들과 함께 이곳에서 농구를 할 수 있는데, 농구공을 가져 오지 않았을 경우에는 방문객 센터(Visitor’s Centre)에서 농구공을 $5에 빌릴 수 있다.

 

또한, 이 섬에는 30명이 들어갈 수 있는 작은 영화관이 있다. 영화관 예약은 숙박 시설을 관리하는 담당자에게 문의하면 된다.

 

그리고 이 섬에서 친구들과 시드니의 밤하늘을 보며 캠프파이어를 할 수도 있다. 방문객 센터(Visitor’s Centre)에서 캠프파이어에 필요한 마시멜로를 구입해 구워 먹을 수도 있다.

 

코카투 섬에는 두 개의 유명한 식당들이 있다. 하나는 소시에테 오버보드(Societe Overboard)이고, 다른 하나는 마리나 카페 앤 바(Marina Café and Bar)이다. 이곳에서 맛있는 음식과 음료수를 사 먹을 수 있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페리를 타고 코카투 섬으로 가 호주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며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보자.〠

 

글/정지수 크리스찬리뷰 영문편집위원

사진/권순형 크리스찬리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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