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 농사 풍년일세

탐방 센트럴 코스트 고추농장 김창흥 장로

글/주경식 사진/권순형 | 입력 : 2021/01/27 [12:49]
▲ “천연 퇴비를 먹고 자란 싱싱하고영양이 풍부한 무공해 천연 고추가 금년에 풍년을 이루었다”며 만면에 미소가 가득한 김창흥 장로     © 크리스찬리뷰


한국사람의 식탁에 절대 빠지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고추이다. 오죽하면 해외여행을 갈때에도 따로 고추장을 챙겨 갈까? 고추는 김치에도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재료이다. 어디 이뿐인가? 한국인의 밥상에는 고추 양념이 안 들어가는 음식이 거의 없다.

 

이처럼 고추는 한국인과는 뗄레야 뗄수 없는 운명이라 할 수 있다. 이런 한국산 고추를 이제 호주에서 제법 큰 규모로 농사하는 곳이 있다. 바로 시드니에서 1시간 20분 거리, 센트럴 코스트(Central Coast) 지역에 있는 스완 수경재배(Swan Hydroponics) 토마토 농장 옆에 있는 고추농장이다. 이곳에서 김창흥 장로(열린문교회)는 3천여 평의 땅에 한국산 고추농사를 짓고 있다.

 

한국산 고추

 

그는 한국에서 원래 목장을 운영하던 목축업자였다. 그러나 호주로 이민 오고 나서는 수경재배 토마토농장을 일구어 일 년에 천 톤이 넘는 수확량을 거두는 농사꾼이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그 수경재배 토마토농장을 아들에게 물려주고 3년 전부터 고추농사를 짓고 있다.

 

첫 해는 시험적으로 해보았는데 시행착오가 있어서 수확량이 그리 많지 않았다. 약 2백kg 정도 수확을 했다. 그리고 작년에는 첫 해의 경험도 살리고 한국에 나가 전문적인 고추농사에 대해 교육도 받은 턱에 기하급수적으로 수확량이 늘었다.

 

“고추를 원래 한초(旱草)라고 해요. 가물 한(旱)자를 써서 물이 많이 없어도 농사지을 수 있는 작물이죠. 어떻게 보면 호주 기후에도 맞는 작물입니다. 깨끗한 호주 공기에 이곳 센트럴 코스트 지역의 온도는 아무리 추워도 영상 4도를 내려가지 않고 평상시 온도가 20°~30° 정도로 고추농사에 딱 적합한 온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 무공해 빨간 고추가 탐스럽게 열렸다.     © 크리스찬리뷰

 

다행히 올해는 가물지도 않고 비도 적당히 와서 풍년이 들 것 같습니다. 작년에는 500kg 정도 생산했는데 올해는 약 1.5톤(1,500 kg) 정도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는 고추씨를 한국에서 수입해 온다. 땅만 호주에서 자랄 뿐이지 씨앗은 한국산 토종 씨앗이다. 그리고 그는 오히려 호주의 땅이 한국땅보다 훨씬 건강하고 영양이 많다고 강조한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 농지는 오랫동안 쉬는 해 없이 농사를 지어왔고 게다가 화학비료와 농약들로 거칠어졌지만 호주 땅은 농사를 짓지 않은 땅이 많기 때문이다.

 

“더보나, 탐워스 지역 그런데 한번 가보세요, 땅이 시커멓습니다. 그 시커먼 땅 보셨어요? 그 속에 얼마나 각종 미네랄과 영양소가 들어 있겠습니까?

 

호주는 땅이 넓어서 인간이 경작한 땅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러니 그 땅에 온갖 좋은 무기질과 영양소가 그득합니다. 이런 땅에다 농약을 치지 않고 천연퇴비를 이용해 농작물을 경작하면 그야말로 인간에게 좋은 농산물이 안나오겠습니까?”

 

무공해 청정 고추

 

그의 고추농사의 특징은 바로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그가 직접 만든 무공해 퇴비를 이용하여 농사를 짓는 것이다. 그는 시간이 있을 때마다 한인이 운영하는 두부공장에서 두부를 만들고 난 후 나오는 콩비지를 얻어온다. 그리고 그 얻어온 콩비지에 목재소에서 얻어온 우드칩(나무를 가공하고 남은 부스러기)과 그가 직접 키우는 닭들에게서 나온 닭똥을 함께 섞어 일 년동안 발효시켜 만든 천연 퇴비를 사용하여 농사를 짓는 것이다.

 

“인간이 한 번도 경작하지 않은 살아있는 땅에 무공해 천연 퇴비를 먹고 호주같이 깨끗한 청정공기에서 자란 식물이 얼마나 영양이 많고 건강하겠습니까? 오히려 한국산 고추보다 질적으로는 더 경쟁력이 있다고 믿습니다.”

 

▲ 김창흥 장로의 고추농사 특징은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그가 직접 만든 무공해 퇴비를 이용하여 농사를 짓고 있다.     © 크리스찬리뷰

 

그의 지론대로라면 그럴 것 같다. 한국의 좁은 땅에서 세대를 쉬지 않고 경작해온, 그것도 근대에 와서는 화학비료들을 사용하여 거칠어진 한국 땅에서 자란 농작물보다 이곳 호주의 처녀 경작지에서 청정한 공기와 천연퇴비를 먹고 자란 농작물이 훨씬 영양가도 높고 건강할 것이라는 그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이번에 수확량이 몇 배나 늘어날 것을 예상하고 그는 한국에서 고추세척기까지 들여왔다. 빨갛게 잘 익은 고추를 따서 깨끗한 물에 일일이 세척하는 것이 여간 손이 많이 가는 일이 아니다. 그래서 그는 이번에 고추 세척기를 들여와서 일손을 줄이게 되었다. 깨끗한 물에 세척된 고추는 자연 태양 밑에서 건조된 후 태양초 고춧가루로 만들어진다.

 

작년에 500kg 정도 생산되었지만 어떻게 알았는지 입소문만으로 고춧가루가 동이 났다. 여기에서 생산되는 고추는 고춧가루뿐만 아니라 물고추와 건고추로도 생산되어 팔려 나간다.

 

▲ 빨갛게 잘 익은 고추를 깨끗한 물로 세척기에서 씻은 후 자연 태양 온실에서 건조한 후 태양초 고춧가루를 만든다     © 크리스찬리뷰

 

농사는 하나님과의 동업입니다

 

김창흥 장로는 농사꾼이다. 그가 목장에서 일한 햇수까지 합친다면 40년이 넘는 생활을 흙과 함께 생활해온 흙의 사람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그는 흙에 대해서, 자연의 이치에 대해서 웬만한 농사에 대해서 훤히 꿰고 있다. 그는 특히 자연의 섭리를 통해 하나님에 대해 많이 배운다고 강조한다.

 

“저의 농사에 대한 철학은 애정과 집중입니다. 제가 목장을 할 때도 그랬고, 토마토 농장을 할 때도 그렇고 모든 농사의 기본은 애정입니다. 사랑과 애정을 가지고 돌보면 동물이든 식물이든 다 보답을 합니다. 그 일에 집중해야 합니다.

 

괜히 이것저것 분산하지 않고 농사를 할 때는 그 일에만 저의 온 관심과 사랑을 집중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하나님께서 도와주시지 않으면 하룻밤에 날아갈 수도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모든 생명을 다루는 산업은 하나님과 동업해야 합니다.”

 

그는 농사를 하면서 하나님의 섭리에 대해 더욱 깨달을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그래서 그는 그가 아는 지인들에게 틈만 나면 은퇴하고 나면 골프만 치러 다니지 말고 와서 농사를 지으라고 권면한다.

 

농사를 무료로 가르쳐 드립니다

 

“제가 센트럴 코스트를 참 좋아합니다. 여기 공기 깨끗하죠. 기후 좋죠. 바닷가 가깝죠. 땅의 토질도 얼마나 좋습니까? 은퇴하고 나서 골프만 치러 다니지 말고 일주일에 한 번 이곳에 와서 자기가 원하는 작물을 농사 지으면, 자기 손으로 지은 무공해 농작물도 먹고 건강에도 좋고 얼마나 좋습니까? 제가 땅도 무료로 빌려 드리고 농사도 가르쳐 드릴 수 있습니다.”

 

귀가 번뜩였다. 농사 지을 땅도 무료로 빌려주고 농사짓는 법까지 가르쳐 준다기에 정말이냐고 반문했다. 그랬더니 정색을 하며 그렇다고 대답한다.

 

“그럼요, 정말 관심있고 실제 와서 하려는 분들은 제가 농사 지을 만큼 필요한 땅을 무료로 빌려드리고 농사짓는 법을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그가 얼마나 사람들에게 농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유익과 진리에 대해 사람들과 나누기 원하는 지 그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그리고 김창흥 장로는 현대인들이 흙을 멀리 해서 병이 생긴다고 강조한다. 흙을 가까이하는 것이 건강에도 좋고 또 자기가 직접 땀 흘려 일한 수고로 얻은 오가닉 농작물을 수확하는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산 무공해 청정고추와 비빔밥 나물

 

▲ 창흥 장로는 기자 일행에게 센트럴 코스트 고추농장에서 개발한 무공해 나물 비빔밥을 대접했다.     © 크리스찬리뷰

 

기자 일행은 그날 투박한 비빔밥을 대접받았다. 비빔밥 재료는 고추농장에서 딴 고춧잎과 돌미나리, 비듬나물, 망토나물, 참나물 등 고추 농장 근처에서 수확한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무공해 산나물들이었다. 거기에 호박과 양파, 당근 그리고 오가닉 달걀을 얹어 고추장을 한 숱가락 넣고 비빈 비빔밥은 정말 꿀맛이었다.

 

김창흥 장로는 여기서 채취한 무공해 산나물들을 시드니에 공급할 계획도 갖고 있다. 아는 지인들이 방문할 때마다 여기서 딴 나물들로 비빔밥을 해주는데 인기가 여간 아니라는 것이다. 고추 농사를 짓는 한 고춧잎은 무한정 나올 것이고, 돌미나리며, 비듬나물, 망토나물, 참나물 등 농장 근처에서 채취할 수 있는 산나물들도 그는 틈틈히 관리하고 있다.

 

이억만리 호주에 살아도 한국인은 밥과 고추장과 김치를 먹어야 한다. 한국인의 힘은 바로 고추장과 밥과 김치에서 나온다. 한국인이 농사한 한국산 무공해 청정고추를 이곳 호주에서 먹을 수 있다는 것은 호주에 사는 한국인들에게는 축복과 같은 일이다.

 

▲ 농사에 관심있는 동포들에게 땅을 무료로 빌려주고 농사 짓는 법까지 가르쳐 주겠다고 약속한 김창흥 장로.     © 크리스찬리뷰

 

김창흥 장로의 고추 농사가 해마다 풍년이 들기를 기원한다. 그리고 그가 고추 농사뿐만 아니라 마늘 농사, 참외 농사 등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토종 한국 농작물을 이곳 호주에서 더 많이 생산되기를 기대해 본다.〠

 

※무공해 청정 고추가루 구입 및 농사를 짓기 위한 농지 무료 대여와 농사 짓는 방법 배우기를 희망하는 독자들은 아래 연락처로 문의하시기 바랍니다.<편집자>

☞ 문의 : ☎ 0433 924 410(김창흥 장로)

 

주경식|본지 편집국장

권순형|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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