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예배, 괜찮은가?

만나교회의 사역을 중심으로 본 all-line(online+offline)시대의 목회

김병삼/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21/04/27 [11:56]
▲ 찬양하는 성도들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최이우 목사) 월례회 및 발표회가 ‘비대면 시대의 목회와 예배’라는 주제로 지난 4월 9일 강변교회(이수환 목사)에서 열렸다.

 

이 모임에서 김병삼 목사(만나교회)는 ‘만나교회의 사역을 중심으로 본 all-line(online+offline)시대의 목회’라는 주제의 논문을 발표했다.

 

코로나19라는 감염병으로 인해 뜻하지 않게 만나게 된 ‘온라인 예배’를 한국교회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의미 깊은 주제라 판단, 강의 내용을 독자들께 제공한다. <편집자 주>

 

예상치 못한 변화 vs. 당겨진 변화

 

코로나19로 인해 전혀 경험해보지 못했던 세상을 맞이한지 일 년을 훌쩍 넘겼다. 첫 비대면 예배를 드려야 하는 상황에서는 2주 정도 지나면 교인들을 다시 예배당에서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기약 없는 시간이 흘러갔다.

 

그런 혼란스럽고 당황스런 상황 가운데 교인들에게 첫 목회서신을 보냈다. 준비되지 않은 채 겪은 ‘당황스러움’이 안타까운 마음을 넘어설 순 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일 년여의 시간을 보내며 담담하게 새로운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교회 중 하나인, 새들백교회(Saddleback Church)의 릭 워렌(Rick Warren) 목사, 라이프교회(Life Church)의 크레이크 그로쉘(Craig Groeschel) 목사, 엘리베이션교회(Elevation Church)의 스티븐 퍼티크(Steven Furtick) 목사는 그들의 설교에서 모두 동일하게 “우리가 생각하는 교회의 모습으로 돌아가기보다는 코로나 사태 이후의 교회의 새로운 모습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미국의 공신력 있는 교회연구소인 Lifeway Research의 책임을 맡고 있는 톰 라이너(Thom S. Rainer)는 코로나19 속 나타날 교회 사역의 변화에 대해 아홉 가지로 정리한 바 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는 사역의 단순함, 둘째는 교회 밖에 대한 관심 증가, 셋째는 예배 인원의 감소, 넷째는 지 교회 확대, 다섯째는 디지털 사용 능력에 대한 수요 증가, 여섯째는 가나안 교인(straggler)에게 더 많은 초점을 맞추게 될 것, 일곱째는 온라인 예배에 집중하게 될 것, 여덟째는 사역자들의 목회훈련에 새로운 콘텐츠를 만다는 훈련이 추가될 것, 아홉째는 목회자들이 더 이상 뒤에서(second-chair)에서 뒷짐 지고 있지 못하고, 좀 더 평등한 상황에서 함께 사역을 감당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만나교회 역시 새로운 세상을 대하며 지난 일 년간 치열하게 변화하고 사역했다.

 

코로나19는 사회 전반적으로 많은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교회도 예외는 아니다. 함께 모여 예배하는 공동체가 곧 교회였던 전통적 사고를 뒤엎고, 더 이상 교회가 함께 모여 예배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교회의 정체성을 흔들어 놓은 변화의 시작이다. 이런 불가피한 변화들에 대해 성경적으로, 신학적으로 응답하지 않는다면 교회는 길을 잃을 수밖에 없다.

 

이제는 목회 전반에 걸쳐서 이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고 준비해야 하는 때가 되었다. 새로운 상황은 단지 예배의 변화뿐 아니라, 전반적인 목회 영역에서 변화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종식된다 해도, 사회적 시스템이나 신앙적 환경이 절대로 이전으로 돌아가지는 못할 것이다. 다만 이러한 변화는 코로나로 인해 단지 앞당겨졌을 뿐이지, 결코 새롭거나 오지 않을 상황이 찾아온 것은 아니다.

 

첫 비대면 예배를 드리던 때, 한국 교계는 ‘온라인 예배’ 혹은 ‘오프라인 예배’를 주장하는 사람들 간의 논쟁과 갈등이 심각했다. 그러나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목회적 환경 속에서 ‘온라인’이냐 아니면 ‘오프라인’이냐를 주장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이제 전혀 새로운 교회, 전혀 새로운 목회적 시도인 ‘올라인(all-line)’을 생각하며 다가오는 시대를 맞이해야 한다.

 

교회 전반에 걸쳐 ‘온라인’에 대한 요구는 코로나 이전보다 훨씬 많아질 것이다. 하지만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 ‘온라인’은 허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올라인’이라 함은,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사역을 가능하게 하는 사역을 의미한다.

 

▲ 발제하는 김병삼 목사.     


현대를 살아가는 크리스찬들에게 교회생활과 가정생활 사이의 균형은 매우 중요하다. 가정과 교회라는 양 극단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면 중간에 균형추를 놓으면 된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내 무게추가 가정이나 교회로 쏠릴 경우에 중간에만 놓여있는 추로는 균형을 잡을 수 없다.

 

한쪽에 치우쳐 균형이 무너졌다면 추를 움직여 다시금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 다시 균형이 맞지 않는다면 이번에도 추를 옮겨 맞추면 된다. 끊임없이 내 삶의 무게를 이동하며 성숙한 크리스찬으로 살아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같은 이치를 온라인(비대면)과 오프라인(대면) 교회에도 적용할 수 있을 듯하다. 오프라인으로만 가능했던 때는 이 고민이 필요 없겠지만,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우리는 이미 올라인의 상황을 겪고 있다.

 

오프라인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온라인 쪽으로 추가 움직여야 한다. 어느 정도 오프라인이 가능한 상황이라면 이전 상황보다는 추를 한쪽에 쏠리게 놓을 필요는 없다.

 

코로나가 진정이 되어 이전처럼 오프라인이 모든 게 가능한 상황이라면 어떨까?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이미 온라인의 상황을 경험한 교회는 오프라인 쪽에만 추를 놓아둔다면 점점 균형이 무너질 것이다. 사회적 상황이나 교회의 상황에 따라, 사역의 특성에 따라, 성도의 생활 패턴에 따라 균형을 잡는 추는 끊임없이 움직여야 한다. 이것이 올라인교회가 필요한 이유이다.

 

과거의 경험은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있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자료이다. 가장 생생하게 기억이 살아 있는 이때, 코로나19가 발생했던 처음 상황으로 돌아가 당황스러웠던 순간들을 되짚어보자.

 

그리고 전혀 새롭게 펼쳐지는 맞이할 준비를 하자. 누구도 다가오는 세상을 자신 있게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예측하고 준비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앞당겨진 변화에 대해 적응하고 응전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모든 변화는 ‘교회론’에서 시작된다

 

앞서 말했듯이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교회에 대한 관심이 전에 없이 뜨거워졌지만 온라인교회는 ‘코로나 때문에 출현한 것’이 아니라 ‘코로나로 인해 그 논의가 앞당겨진 것’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2019년 2월 미국의 여론조사기관인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 통계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95%로 세계 1위다.

 

또한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18 언론수용자의식조사’를 보면 한국인이 평균적으로 하루에 인터넷(PC와 모바일)과 메신저를 이용하는 시간은 161.8분이다.

 

즉 한국인 100명 중 95명은 스마트폰을 소유하고 있으며, 하루 평균 2시간 42분 정도를 온라인상에서 보내고 있는 것이다. 교회가 섬기고 있고, 선교의 대상으로 삼아야 할 사람들은 이미 그 어떤 곳보다 온라인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30년 전 미국에서 유학하던 시절 아주 인상적인 신약학 과목을 수강하게 됐다. 로버트 쥬엣 교수는 ‘현대 영화 속에 나타난 바울 사상’이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했다. 그리고 미국 사람들에게 아주 보편적으로 알려진 일반 영화를 가지고 바울 사상을 풀어나간 것이다.

 

당시 미국에는 일 년에 2억 개 정도의 비디오 테이프가 판매되고 있었는데, 사도바울이 이 시대에 살아있다면 ‘영화’라는 매체를 가지고 선교했을 것이라는 가정을 가지고 강의를 풀어간 것이다. 한 생명이라도 더 얻기를 원했던 사도바울에게, 가장 용이하게 선교대상에 접근할 수 있는 매체는 가장 매력적인 선교의 도구가 아니었을까?

 

만나교회는 코로나19 상황 이전부터 미디어교회를 만들어 건물이 아닌 곳에서 미디어로 예배하고 공동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섬기는 일에 힘써왔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만나교회가 가지고 있는 교회론으로부터 기인한다.

 

교회 중심적인 교회가 아니라 선교 중심적인 교회를 추구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건물에 한정된 교회를 넘어서게 된 것이다. 교회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교회에서 우리가 하는 모든 활동 즉 목회적 영역과 신앙의 패턴이 변화되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만나교회는 창립기념일 때마다 교회론에 집중해 설교하고 교인들을 가르쳐왔다. 교회론은 우리들에게 분명하게 말한다. 우리 교회가 어떤 교회가 되어야 할지, 하나님이 우리 교회를 통해 무엇을 이루시기 원하는지, 이 시대에 우리 교회가 왜 존재해야 하는지를 스스로에게 계속 묻도록 한다.

 

이러한 과정과 고민을 통해 이미 시작된 미디어 예배는 예배를 위해 모일 수 없는 난감한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길을 찾아 주었다. 이전의 미디어 예배는 예배 실황을 중계해주는 정도의 역할을 했었지만 이제는 예배의 구성과 메시지가 모두 ‘영상화’를 염두에 두고 이루어져야 할 정도로 미디어 예배의 중요성이 커졌다.

 

코로나19는 모든 교회로 하여금 이러한 변화들을 피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코로나19는 사람들을 흩어지게 했지만 하나님은 흩어진 곳에서 예배하게 하셨다.

 

우리가 논쟁의 주제로 삼았던 ‘온라인 예배’라는 것도 선교적 틀에서 보면 가장 효율적인 선교의 매체임에 분명하다. 그동안 교회가 적극적으로 사용하지 못했던 ‘미디어 영역’은 어쩌면 선교를 등한시한 교회의 직무유기였을지도 모른다.

 

하나님은 코로나19를 통해 변화의 시기를 앞당기고 가장 효율적인 온라인 도구들을 사용하도록 우리를 강권적으로 이끌어 가신 것일지도 모를 일이다.

 

선교적 교회론이 탄생시킨 미디어교회

 

1단계 사역

 

만나교회는 2018년 4월 ‘미디어교회’라는 이름으로 온라인교회를 시작했다. 중요한 것은 미디어 예배와 미디어 교회가 코로나 이전에 이미 ‘선교적 교회론’에 근거해 이미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10년 전부터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로 시작한 미디어 예배는 유학, 이민, 질병, 출산 등으로 인해 현장 예배에 참여할 수 없는 만나 성도들을 위한 배려였다.

 

그 당시는 대성전에서 드려지는 예배를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정도였다. 전통적인 교회에서는 찾아오는 성도들을 위해 그리고 그들과 함께 예배하지만, 선교적 교회는 예배를 드릴 수 없는 환경에 있는 사람들에게 기꺼이 다가가 예배하도록 돕는다.

 

2단계 사역

 

‘온라인 교회’와 ‘미디어 교회’의 시작은 코로나가 오기 2년 전쯤 시작한 사역이다. 2018년 4월 만나교회는 ‘미디어교회’라는 이름의 독립적인 교회를 설립하게 된다. 이미 시작한 실시간 예배 서비스가 단순히 예배 공동체를 위한 것이었다면, 미디어 교회는 ‘예배와 돌봄’을 위한 사역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질병과 출산, 유학과 주일 근무로 예배를 드리지 못하는 사람들을 넘어 교회에 대한 상처로 예배가 멈춰있는 이 땅의 ‘가나안 성도’들을 섬기기 위함이었다. 교회라는 건물에서는 떠나 있지만 하나님을 떠난 것이 아니기에, 지속적인 예배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이 역시 ‘교회는 건물이 아니다’라는 교회론이 없었다면 쉽게 시도하지 못했을 사역이다.

 

또한 이 시기와 맞물려 만나교회는 ‘담장을 넘어라!’는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복음을 교회 안 담장에 가두지 말고, 교회 밖으로 넘어가게 하자는 영적 운동의 시작이었다.

 

교회에 모일 수 없는 환경 때문이 아니라, 복음을 교회 밖으로 끌어내기 위해 만나교회가 아닌 다른 곳에서 예배하도록 성도들을 격려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만나교회 건물이 아닌 교회의 성도들을 위한 목양적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이전까지는 성도들이 온라인을 통해 예배만 드렸다면, 2단계부터는 온라인을 통해 목양적인 돌봄까지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었다.

 

온라인을 통해 등록한 성도들을 소그룹으로 묶어 리더를 배정한 후 묵상을 함께 하고, 기도제목을 나누는 공동체를 제공했다.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이들이 온라인을 통해 역사하시는 성령 안에서 하나가 되는 귀한 경험이었다. 이들이 다시 오프라인 교회공동체로 소속되는 것이 미디어교회의 목표였다.

 

이제 이들은 ‘교회’를 이루었고 ‘공동체’를 이루었다. 함께 나누고 헌금하고 선교도 같이 한다.

 

3단계 사역

 

코로나19와 맞물려 필요가 제도를 만들게 된 단계다. 이 단계에서는 독립적으로 운영되던 ‘미디어 교회’와 만나교회 내 ‘온라인 공동체’를 합쳐서 본격적으로 양육과 돌봄을 시작한 것이다.

 

▲ 찬양하는 성도들     


이전까지 미디어교회는 교회 담장 너머에 있는, 그래서 예배와 목양에서 소외되어 있었던 성도들을 섬기고 있었다. 그러나 만나교회 안에도 예배와 목양에서 소외된 이들이 너무나도 많이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에 만나교회 안에 ‘미디어동산’이라는 새로운 교구를 만들게 된다. 이로써 미디어교회는 만나교회 담장 너머에 있는 성도들과 만나교회 등록 성도들 모두를 섬기는 교회가 되었다.〠 <계속>

 

김병삼|만나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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