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이란 무엇인가? 구원론(救援論) VII

주경식/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21/04/27 [12:20]

지난달까지 구원론의 논리적 순서 세 번째 단계인 ‘회개’에 대해 살펴보았다. 구원론의 논리적 순서 네 번째 단계는 하나님 앞에서 의롭다고 인정(선언) 받는 ‘칭의’(稱義)이다.

 

칭의 (Justification)

 

칭의(稱義)의 정의

 

칭의(稱義)를 있는 그대로 풀어보면 일컬을 칭(稱)자에 옳을 의(義)를 합쳐서 만든 한자어다. 다시 말해 옳다고 일컬어 주는 것, 즉 의롭다고 여겨준다는 의미이다. 죄인인 인간을 하나님께서 의롭게 여겨주시는 행위가 바로 칭의이다.

 

루이스 뻘콥은 칭의를 “예수 그리스도의 완전한 의에 근거해서 죄인을 의롭다고 선언하시는 하나님의 법적인 행위”로 정의한다. 칼빈은 칭의를 “하나님께서 우리를 의인으로 받아 주시며, 은혜를 베풀어 주시는 것이며, 죄를 용서하는 것 또는 그리스도의 의(義)를 우리에게 전가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A. A. 핫지는 칭의를 “그리스도의 의를 그의 택한 자들에게 전가하기로 한 언약의 실행이며 그 주권적 전가에 의하여 율법이 우리에 관하여 완전히 만족함을 선언하시는 하나님의 재판적 행위”라고 말한다.

 

여기서 ‘전가’(transfer)란 구약의 제사 개념에서 나온 말인데 죄에 대한 책임을 누구에게 뒤집어씌우거나 돌리는 것, 혹은 죄를 담당시키는 것(Impute)을 말한다.

 

이렇듯 칭의는 죄책과 저주를 받을 죄인들을 그리스도께서 대속하신 공로에 근거하여 그리스도의 의를 하나님이 택한 인간에게 전가해 하나님께서 만족하셨다고 선언하시는 재판적 행위라고 볼 수 있다. 이상을 통해 우리는 칭의가 법정(forensic)에서 사용되는 재판적 용어인 것을 알 수 있다.

 

중생이나 회심, 성화 등이 죄인된 인간의 상태에 영향을 미친다면, 칭의는 죄인의 신분에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즉, 칭의(Justification)는 죄인 밖에서 일어나는, 하나님의 법정에서 발생하는 사건이다.

 

하나님께서 그리스도를 영접하여 그의 의(義)를 옷 입은 사람들을 더 이상 죄인으로 보지 않으시고 의인(義人)으로 여겨 주시는 법정적 행위이다. 그러므로 칭의는 절대 예수 그리스도의 공로에서 기인한 것임을 알아야 한다.

 

법적인 근거

 

레위기 16:6-10을 보면 속죄일에 백성들의 속죄를 위하여 짐승에게 안수하고 사람의 죄를 짐승에게 담당시켜 대신 죽이거나 광야로 보내서 죽게 하는 것(아사셀 염소)을 볼 수 있다.

 

유대인의 대 속죄일에 아사셀 염소가 백성들의 죄를 덮어쓰고(전가하여) 광야에서 죽었듯이(레 16:6-10) 예수 그리스도께서 백성들의 죄를 담당하고 골고다 언덕에서 죽었기 때문에 우리의 죄가 처리되었다.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을 인함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을 인함이라. 그가 징계를 받음으로 우리가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음으로 우리가 나음을 입었도다. 우리는 다 양 같아서 그릇 행하여 각기 제 길로 갔거늘 여호와께서는 우리 무리의 죄악을 그에게 담당 시키셨도다. (사 53:5-6)

 

그리스도는 우리의 죄를 대신 지심으로 죄인이 되었고 우리는 그의 의(義)를 짊어지므로 의롭게 된 것이다. 우리의 ‘죄’가 그에게 돌아갔고 그러므로 그리스도는 고난과 천대와 멸시를 받고 법적 심판을 받았다. 그리고 그의 ‘의(義)’가 우리에게 돌아와 우리가 칭의를 받을 수 있는 법적인 근거가 생긴 것이다.

 

“하나님이 죄를 알지도 못하신 자로 우리를 대신하여 죄를 삼으신 것은 우리로 하여금 저의 안에서 하나님의 의가 되게 하려 하심이니라”(고후 5:21), “한 사람이 순종하지 아니함으로 많은 사람이 죄인 된 것 같이 한 사람이 순종함으로 많은 사람이 의인이 되리라”(롬 5:19)

 

한 사람의 행위의 결과가 다른 사람에게 넘겨져서 효력이 생기는 것을 전가(transfer)라고 한다. 그리스도의 행위가 우리에게 전가된 것이다.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공로가 우리에게 임하여 우리의 의로움이 된 것이다.

 

즉 우리의 행위에 관계없이 그리스도의 행위와 공로에 근거하여 우리를 의롭다 하시고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공로가 우리에게 임하여 그리스도의 의로움이 우리의 것이 된 것이다.

 

그리스도로 옷 입고(롬 13:14)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고(롬 13:14)- 죄인을 의인이라고 할 수 있는 근거는 그리스도를 믿는 자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의를 옷 입었기 때문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인생의 구주로 믿고 영접한 사람들은 하나님의 새로운 피조물이 되었고(고후 5:17), 인간의 누더기 의를 벗고 그리스도라는 의로운 옷을 입은 사람들이다.

 

그래서 하나님이 그리스도로 옷 입은 사람들을 볼 때 인간의 죄가 그리스도의 의(義)로 가려진, 그리스도의 옷을 입은 의로운 인간으로 보게 된 것이다. 이처럼 칭의는 죄가 없어진 것이 아니다. 의롭다함을 받았어도 신자는 여전히 죄를 짓고 살고 있고, 자범죄를 다 용서받지 못한 상태로 살고 있어도 하나님은 그리스도의 공로로 우리를 의롭다고 선포하시는 것이다.

 

정당하지 못한데 하나님의 법정에서 정당하다고 선언하시는 것이다. 죄인인데도 불구하고 그리스도의 옷을 입을 자들을 그리스도의 공로로 의인이라고 선언해 주시는 것이다.

 

하나님의 사랑에 기인하여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 (롬 5:8)

 

죄인을 의롭다고 여겨주시고, 의롭다고 인정하시고, 의롭다고 선포하시는 것은 하나님의 크신 사랑의 표현이다. 하나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의에 근거해 죄인들을 용서해 주시며 믿는 자들을 그의 자녀로 삼으신다. 뿐만 아니라 칭의를 통해 하나님께서는 그들에게 영원한 상속권은 물론 자녀가 받는 모든 법적인 권세를 부여하신다(롬8:17). 또한, 가장 큰 비밀인 그리스도와 연합하여 그리스도와 하나가 되게 하는 기쁨을 누리게 한다.(요15:1-10)

 

의롭다고 선언받다

 

우리는 앞에서 칭의가 하나님께서 죄인인 우리들을 예수 그리스도의 완전한 의에 근거해서 죄인을 의롭다고 선언해주시는 하나님의 법적인 행위라는 것을 살펴보았다. 실제 우리의 행위가 의(義)롭기 때문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완전한 의에 근거해서 그리스도의 의를 입은 자들을 의롭다고 칭해 주시는 것이다.

 

우리 인간에게는 의가 없다. 있다손 치더라도 누더기 같은 의만 있을 뿐이다.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를 개인의 구주로 믿어 영접하고 세례를 받은 자는 그리스도의 의로 옷 입은 자가 된다. 그리고 그 그리스도의 의가 우리에게 전가되는 것이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우리를 볼 때 죄인의 모습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죄가 그리스도의 의로운 옷으로 가려진, 그리스도의 의로 덮인 우리를 보기 때문에 의롭다고 여겨 주시는 것이다.

 

실제 칭의는 우리를 의롭게 만든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의 법정에서 그리스도의 의를 옷 입은 자들을 의롭다고 선언하시는 행위이다. 그렇기 때문에 칭의는 단 한 번만 일어난다. 예수 그리스도를 전 인격적으로 믿고 세례를 받는 순간 하나님의 법정에서 우리를 의인(義人)으로 선언해 주시는 것이다.〠

 

주경식|본지 편집국장, 호주비전국제 대학 Director, ACC(호주기독교대학) /ACT 교수

▲ 주경식     © 크리스찬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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