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마다 심어 놓은 하나님의 희망

강승찬/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21/05/25 [15:06]

돌잔치에서 축복받는 아기를 보면 누구나 마음이 즐거워진다. 돌맞이 감사예배를 드린 후 덕담 한 마디를 할 때 부모들은 자녀가 건강하게 자라고 훌륭한 인물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는다. 그런데 다윗의 아버지 이새는 아들 다윗에게 이런 기대를 갖지 않았다. 사무엘 선지자 앞에서 다윗을 아들 명단에서 삭제했고, 다윗의 형들은 전쟁터에 위문 왔던 다윗에게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 하지 않고 오히려 비난하며 야단을 쳤다. 다윗은 가족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가족 공동체의 따뜻한 사랑과 아름다움을 보고 자라지 못한 왕따였다.

 

그런데 다윗은 어른이 되어 “그 얼마나 아름답고 즐거운가! 형제자매가 어울려 함께 사는 모습!”(시133:1, 새번역)이라고 고백하며 공동체의 아름다움을 찬양하는 사람으로 성장했다. 도대체 다윗의 성장기에 어떤 변화가 생겼던 것일까?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목자의 삶은 피곤하고 고달팠다. 매일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푸른 초장과 쉴만한 물가를 찾아 장거리 여행을 해야 하는 중노동이었다. 뜨거운 태양에 그을려 검게 탄 얼굴과 양들과 생활하느라 더러워진 누더기 겉옷을 걸치고 달려왔던 목동 다윗을 처음 본 사무엘 선지자는 다윗의 얼굴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그의 얼굴이 붉고 눈이 빼어나고 얼굴이 아름답더라”(삼상16:12). 이 문장은 실제 다윗의 모습을 묘사하기보다 하나님의 시각으로 본 것이 분명하다.

 

히브리어 성경에는 ‘빼어나고, 눈이’라는 순서로 되어 있어서 다윗의 얼굴보다 ‘눈’이 강조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무엘 선지자가 처음 다윗을 보았을 때 다윗의 눈빛은 피곤해서 졸린 눈이 아니라 초롱초롱 빛나고 있었다. 아버지와 형들에게 인정받지 못해서 분노와 원망이 가득 찬 눈이 아니라 열정이 가득하고 자신감이 넘치는 눈빛이었다. 목동으로 힘겹게 살았던 다윗에게 어떤 일이 생겼던 것일까? 누가 왕따로 살았던 다윗의 눈빛을 자신감 넘치고 사랑받은 아이의 눈빛으로 바꾸었을까?

 

우리는 다윗이 쓴 시편에서 그 힌트를 얻게 된다. 다윗의 어머니 이름이 성경에 나타나지 않지만 다윗은 자신의 어머니를 향해 ‘주님의 여종’(시86:16;116:16)이란 용어를 사용한다. 다윗의 어머니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이었고 하나님의 뜻에 순종한 어머니였다. 아버지 이새와 형들의 태도를 볼 때, 어린 다윗은 아버지와 형들이 아닌 어머니를 통해 하나님의 따뜻한 사랑을 배웠고 하나님과 교제하며 동행하는 법을 배웠을 것이다. 결국 하나님이 다윗의 가정에 심어놓은 한줄기 희망은 무명의 ‘어머니’였다.

 

돌잔치에 참석한 사람들은 1살 생일을 맞이한 아기에게 온갖 관심을 쏟게 된다 그러나 사실 이 아기에게 지대한 영향을 주는 사람은 부모요, 그중에서 어머니의 영향력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어머니의 인격, 어머니의 신앙, 어머니의 습관, 어머니의 생각과 행동까지 고스란히 아기에게 전수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돌잔치에서 관심을 갖고 축복하며 기도해 주어야 할 대상은 아이뿐 아니라 아이의 어머니가 되어야 한다.

 

다윗은 무명의 어머니를 통해 하나님의 존재를 배웠고, 다윗이 배운 믿음은 입술의 고백이 아니라, 원수 앞에서도 잔칫상을 차려 주시고, 죽음의 골짜기에서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하며 동행하는 것이라고 배웠을 것이다. 그래서 다윗은 골리앗 앞에서 머뭇거리지 않고 용기를 내어 담대하게 물맷돌을 던질 수 있었던 것이다.

 

하나님은 가정마다 한줄기 희망을 심어 놓으셨다. 바로 가정에서 자녀를 양육하는‘어머니’이다! 다윗에게‘주님의 여종’이라 불린 어머니가 없었다면‘하나님의 은총을 입은’(행7:46) 다윗으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강승찬|시드니새생명교회 담임목사

▲ 강승찬     © 크리스찬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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