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영성을 통한 하나님의 사랑

말씀과 자연을 통한 하나님과의 회복

글/김환기 사진/권순형 | 입력 : 2021/05/25 [15:07]
▲ 블루마운틴 인근에 있는 빌핀 지역에 2년 전 과수원을 인수한 이성수 목사. 일터는 크리스찬들이 살아야 할 삶의 현장이라고 이 목사는 강조한다.     © 크리스찬리뷰


그리스도인은 누구인가? 성서는 그리스도인에 대한 분명한 정의를 내리고 있다. '그리스도의 영'이 없으면 '그리스도인'이 아니다.(롬 8:9)

 

그리스도의 영은 성령이다. 우리가 '성전'인 것은 우리 안에 성령이 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인은 어두운 세상을 밝히고, 부패하는 세상의 방부제와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바울은 그리스도인을 그리스도의 향기(고후 2:14), 그리스도의 편지(고후 3:3)라고 했다. 그리스도인에게는 모든 일터가 선교지요 목회지다. 그리스도인은 일터에 파견된 선교사이자 하나님의 부름 받은 왕 같은 제사장이다. 이번 달은 과수원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건설하고 확장하고 있는 이성수 목사를 소개하려고 한다.

 

선교와 비지니스

 

▲ 방문객들에게 사과농장을 안내하는 이성수 목사     © 크리스찬리뷰

 

이 목사는 학사장교(ROTC)로 출신으로 제약회사에 근무하다가 지인의 소개를 받아 석제 회사에서 일을 했다. 1993년에 호주로 파견을 받아 근무하다가 1995년에 독립하여 조그만 공장을 운영하였다.

 

그는 시드니제일교회 장로로 시무하면서 사업과 선교를 동시에 할 수 없어 내적인 갈등에 빠졌다. 이때쯤 아이합(IHOP)을 알게 되어 미국을 건너가게 되었다. 2011년 아이합(IHOP, 국제기도의집)에서 일 년간 교육을 받고 호주로 돌아와 알파크루시스(AC) 신학대학에서 신학을 전공하고 목사 안수를 받았다.

 

기도 중 선교와 비즈니스가 분리된 것이 아님을 깨닫고 ‘일과 영성을 통한 하나님의 사랑’, ‘말씀과 자연을 통한 하나님과의 회복’이란 비전을 가지고 빌핀(Bilpin)의 과수원을 계약하였다.

 

▲ 빌핀 지역 Bells Line of Road 길가에 위치한 보타닉 오차드 과수원 전경. 사과농장 20에이커, 부쉬 30에이커 총 50에이커(약 6만 1천 2백 평) 규모이다.     © 크리스찬리뷰

 

▲ 이성수 목사 부부     © 크리스찬리뷰

 

2018년 5월 6일 가계약 후 2018년 8월 15일에 정식계약을 하면서 일 년 안에 잔금을 치르기로 하였다. 농장 일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그에게는 무모한 도전 같았다.

 

매주 이 목사는 과수원을 찾아 주인에게 과수원의 ABCD부터 차근차근 배우기 시작했다. 38년간 과수원 지기인 주인은 과수원의 노하우를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전수하여 주었다.

 

소유하고 있던 집이 팔리지 않아 마음 고생을 했지만, 하나님의 시간은 한 치의 오차도 없었다. 2019년 8월 15일에 잔금을 치르고 소유권을 이전 받았다. 그후에도 주인은 가까운 곳에 살면서 몇 개월을 더 도와주었다.

 

목사와 과수원 지기

 

한국교회 교인들은 일반적으로 일과 믿음을 이원론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교회 따로, 일터 따로의 삶을 살고 있다. 우리의 일터를 하나님의 통치가 임하는 곳으로 조성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이 해야 할 일이다.

 

일터의 관점에서 성경을 묵상해보면 일터는 크리스찬들이 살아야 할 삶의 현장이다. 크리스찬들이 일터에서 일하고 살아가는 과정을 통해서 하나님의 나라를 보여주어야 한다. 크리스찬의 신앙적인 삶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전도의 열매를 맺기도 어렵다.

 

▲ 이성수 목사는 사과농장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을 전용차로 안내하며 하루 종일 분주한 삶의 현장을 지킨다. 이곳 과수원은 연간 30톤의 사과를 생산하고 있다.     © 크리스찬리뷰

 

▲ 넓은 숲을 개발하여 복음의 길과 기도 처소를 만들고 힐링 캠프장도 만들어 자연 속에서 주님과 동행하는 여정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 크리스찬리뷰


“제가 장로로 시드니제일교회를 섬기고 있을 때 일과 선교를 분리하여 생각하다 보니 많은 내적 갈등을 겪었습니다. 신학 공부를 하는 중에 이 둘은 분리된 것이 아니라 하나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돈을 벌어서 이웃사랑을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이 이웃사랑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창세기 2장 15절을 보면 “여호와 하나님이 그 사람을 이끌어 에덴동산에 두어 그것을 경작하며 지키게 하시고“라고 했습니다. 일터가 곧 선교의 현장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뜻대로 세상을 경작하고 돌보는 것이 곧 하나님의 일입니다.”

 

일터는 삶의 현장이지만 동시에 사역의 현장이다. 예수님이 이 땅에 육신을 입고 오셔서 사람으로서 온전한 삶을 살면서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고 그의 나라를 전파했듯이 크리스찬 역시 일터에서 크리스찬으로 살면서 주님이 부탁하신 대로 이웃을 사랑하고 그들에게 복음을 전해야 한다.

 

꿈을 꾸는 숲

 

구입한 땅에는 과수원보다 넓은 숲이 있다. 전 주인은 쓸모없는 땅이라 생각하고 38년간 방치했다. 그러나 이 목사는 이곳에 꿈을 심었다. 숲 안에서 복음 길을 보았고, 팔복 계단을 보았고, 기도의 처소를 보았고, 힐링 캠프도 보았다.

 

그는 숲속으로 기자를 안내했다. 조금은 상기된 얼굴과 높은 톤으로 말을 이어갔다.

 

▲ 사과농장은 이성수 목사와 박덕순(Angela) 사모 부부가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 목사보다 더 분주한 박 사모는 관광객들을 안내하고 판매하는 일까지 담당한다.     © 크리스찬리뷰

 

“이 바위는 기도의 처소입니다. 이 계단은 팔복 계단입니다. 이 길은 복음의 길로 만들 예정입니다. 숲속을 걸으며 기도를 하고, 팔복 계단에서 주님을 만나고, 복음의 길을 걸으며 주님과 동행하는 여정을 만들 겁니다. 자연 속에서 하나님의 계시와 사랑을 체험하는 캠프장도 만들어 체험 학교도 운영할 예정입니다.”

 

기자의 눈에는 나무와 바위 그리고 거친 나무숲 밖에 보이지 않는데 그는 내가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있다. 숲 속에 12개의 기도처를 만들어 각 기도처마다 말씀이 있고 말씀에 맞는 환경을 조성하고 ‘8복 계단’을 만들어 하나님의 사랑을 알고, ‘아가서 동산’ 조성하여 사랑을 회복하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월트 디즈니가 생각이 났다. 그는 딸아이와 함께 공원에 놀러갔다가 주변이 매우 위험한 것을 발견하고 아이들이 마음껏 놀 수 있는 놀이 시설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15년 뒤 그 꿈을 실현하게 된다. 그러나 개장을 얼마 앞두고 그는 세상을 떠났다.

 

개막식 때 사회자는 이렇게 말했다.

 

“디즈니 씨가 이 아름답고 멋진 광경을 보지 못하는 것을 정말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남편을 대신하여 부인이 단상에 올랐다.

 

“사회자는 남편이 이 광경을 보지 못하고 죽은 것을 안타깝다고 했습니다만, 남편은 공사를 시작할 때부터 이 광경을 보았습니다.”

 

빌핀 보타닉 오차드

 

우리가 일찍 일어나 포도원으로 가서 포도 움이 돋았는지, 꽃술이 퍼졌는지, 석류 꽃이 피었는지 보자 거기에서 내가 내 사랑을 네게 주리라.(아 7:12)

 

과수원은 빌핀(Bilpin)에 있다. 빌핀(Bilpin)은 사과가 유명해 ‘Land of the Mountain Apple’로 불리기도 한다. 1816년 원주민 가이드였던 펄핀(Pulpin)의 이름을 따 빌핀(Bilpin)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 빌핀 보타닉 오차드에 설치되어 있는 피자 우드 화이어 (wood fire) 대형 화덕     © 크리스찬리뷰

 

▲ 기도의 집. 이곳에서 매주 금요일 저녁 8시 오픈 예배 및 중보 기도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 크리스찬리뷰

 

▲ Father's Love Retreat에는 아담한 숙소도 있다. airbnb를 통해 예약이 가능하다     © 크리스찬리뷰

 

▲ 기도의 집에서 개인 및 소그룹 자체 훈련도 가능하다     © 크리스찬리뷰


농장과 함께 사과 등 과수원으로 유명하며, 블루마운틴의 마운트 토마(Mount Tomah)에 있는 ‘Tomah Botanic Garden’은 이곳에서 승용차로 15분 거리이다.

 

블루마운틴의 웅장한 산세를 볼 수 있는 여러 전망대가 있으며, 트레킹 코스도 소요 시간별로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다. 사과로 유명한 지역답게 애플파이는 이곳의 대표적 먹거리가 되어준다.

 

2020년의 산불과 홍수로 인하여 빌핀은 많은 피해를 보았다.

 

“지난 번 홍수로 시드니에서 오는 길은 물이 범란하여 교통이 차단되었고, 블루마운틴에서 오는 길은 산사태로 차단되어 고립되었습니다. 사과는 풍년이었는데 길이 차단되어 팔수가 없게 되어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정부뿐 아니라 구세군에서도 도움을 주었습니다.

 

길이 다시 열리자 엄청난 손님들이 몰려왔습니다. 38년간 과수원을 경영했던 전주인도 이렇게 손님이 많이 온 것은 처음이라고 하더군요.”

 

“농장의 주인은 하나님이시고 하나님께서 95% 이상의 일을 하십니다. 저는 다만 이곳을 돌볼 뿐입니다. 하나님이 이끌어 가시는 방법은 초자연적입니다. 전 주인을 통해서 모든 것을 예비하셨고, 산불을 통해서 자녀들의 마음을 바꾸어 비전을 공유할 수 있게 되어 이제는 저희 아이들이 주말에 와서 도와주고 있습니다.”

 

이 목사는 사과 밭으로 우리 일행들을 안내했다. 사과의 품종은 7백여 종에 이른다. 이곳에서는 4가지 품종의 사과나무들이 있다. ‘Fuji, Pink Lady, Red Delicious, Granny Smith’ 등이다.

 

나는 홍조를 띠고 있는 핑크레디 사과 하나 따서 한입 베어 물었다.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그때 그 맛은 결코 잊을 수가 없다. 달콤새콤하고 아삭아삭하게 씹히는 맛은 직접 먹어보지 않고는 설명이 불가하다.

 

Father's Love Retreat

 

하나님은 사랑이시라 사랑 안에 거하는 자는 하나님 안에 거하고 하나님도 그 안에 거하시느니라 (요일 4:16)

 

이 목사는 기도와 말씀으로 하루의 문을 연다. 주일에는 오전 9시와 11시에 영어로 예배를 드린다. 처음에는 가족끼리 예배를 드렸지만 지금은 동네 사람들도 참석한다. “시드니에서는 전도하러 사람을 찾아 갔지만, 이곳에서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찾아옵니다. 더 감사한 것은 동역자로 하나님께서 영어를 잘하는 윤장학 목사님을 보내 주셨습니다.

 

▲ 기도의 집은 매주일 오전 11시 오픈 주일예배를 영어로 드리며, 소그룹 자체 훈련(수,목,금,토 중)도 7인 이상 예약이 가능하다.     © 크리스찬리뷰

 

▲ 이곳에서는 12월 여름철에는 2톤 정도의 체리가 생산되며, 감나무 300그루가 자라면 10톤 정도의 수확이 예상되고 있다.     © 크리스찬리뷰


그분은 행동하는 사역자입니다. 매 주일 오셔서 예배를 돕고 있습니다. 금요기도회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정식으로 알리지는 않았지만 조만간 ‘Father's Love Church’를 지역 신문에 광고할 예정입니다.

 

이곳에 오기 전에 선한이웃교회에서 협동 목사로 있었습니다. 수요예배 때 아가서 말씀을 강의했습니다. 그때 제가 가장 많은 은혜를 받았고, 하나님께서 ‘Father's Love’란 이름을 주셨습니다.”

 

이 목사는 ‘일과 선교’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생각한다. 과거에는 일터는 일을 하고 있는 곳이고 교회는 선교하는 것이라는 이분법적인 생각으로 고민을 했지만, 지금은 주님의 마음으로 일하는 것이 곧 선교임을 알게 되었다. “그런즉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고전 10:31),

 

이제는 ‘비즈니스가 선교’(BIM, Business is Mission)이고, ‘선교로서써 비즈니스’(BAM, Business as Mission)란 용어가 점점 일반화되어 가고 있다. 하나님은 교회뿐 아니라 세상을 사랑하신다.

 

하나님은 너희는 교회의 빛이고 소금이라고 하지 않고 세상의 빛이고 소금이라고 했다. 일에 해당되는 히브리어는 아보다(avodah)인데 이것은 예배에 해당되는 히브리어와 어근이 같다. 예배를 영어로 ‘worship’ 또는 ‘service’라고도 한다.

 

일을 하는 것은 곧 하나님을 섬기는(Service) 것이다.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고 사람에게 하듯 하지 말라 이는 기업의 상을 주께 받을 줄 아나니 너희는 주 그리스도를 섬기느니라.”(골 3:23-24)

 

이 목사는 꿈을 꾸고 있다. 잠을 자면서 꾸는 꿈이 아니라, 일을 하면서 꾸는 꿈이다. 일과 영성을 통해서 이곳에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기를 꿈꾸고 있다. 이곳을 찾는 모든 사람들이 일에 대한 의미와 가치를 회복하고, 말씀과 자연을 통해 하나님과의 회복이 일어나기를 꿈꾸고 있다.

 

이 목사는 일을 하면서 기도하고 있다.

 

“방문자들이 말씀과 기도와 자연을 통해서 아버지의 사랑을 충만케 하소서” “방문자들의 기도제목이 공유되고, 중보기도가 활성화되게 하소서” “하나님의 뜻대로 부르심을 받은 자들이 협력하여 선을 이루게 하소서” “힐링 캠프와 말씀트랙이 하나님의 뜻 가운데 올바르게 조성되게 하소서”〠

 

*홈페이지(문의): fatherslove.com.au

 

글/김환기|크리스찬리뷰 영문편집위원

사진/권순형|크리스찬리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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