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다운’(lockdown)이 준 아주 특별한 선물

강승찬/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21/09/27 [12:02]

우리는 락다운을 통해 삶에 자리잡은 분주함과 바쁜 일상의 실체를 보게 되었다. ‘바쁜 삶이 성공’이라는 우리의 생각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알게 된 것이다. F1자동차 경주처럼 더 빠른 성공의 속도를 즐기기 위해 달려가고 있던 우리의 바쁜 일상은 어느새 우리의 삶을 갉아먹고 있었다.

 

이 시대의 ‘바쁨’은 사람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요, 성공의 상징이지만, 어느새 우리 인생의 가장 큰 적이 되어 버렸다. 사단은 우리가 죄를 지을 수 없을 때에 우리를 아주 바쁘게 만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바쁜 삶은 우리와 하나님과의 관계를 약화시키고, 제자가 아닌 교인으로만 살게 만든다.

 

또한, 바쁜 일상은 우리를 피곤한 삶으로 인도하고 ‘과로’를 선물하기도 한다. ‘과로’는 우리에게 질병의 고통과 죽음이라는 슬픈 소식을 낳는다.

 

그래서 정신과 의사이자 분석 심리학의 창시자인 칼 구스타브 융(Carl Gustav Jung)은 “바쁨은 악마의 것이 아니라 악마 자체이다” 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데 락다운이 우리에게 준 아주 특별한 선물이 있다. 그것은 바쁜 삶을 정지시키고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게 한 것이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이란 시인의 고백처럼, 속도에 취해 살던 우리는 락다운의 위기 앞에서 시간의 멈춤을 경험하며 그동안 외면하고 보지 못했던 일상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 가족의 소중함, 일터의 소중함, 교회의 소중함, 만남의 소중함을 알게 된 것이다.

 

또한, 락다운은 우리가 잠시 외면하고 바쁘게 사역하던 ‘사역의 본질’을 붙잡게 했다. 모여서 예배 드릴 수가 없으니 양적 성장에 취해있던 교회 사역의 거품이 사라지게 되었고, 영적 성장을 가로막고 있던 분주한 프로그램들을 가지치기 하게 되었다.

 

각 교회마다 교우들의 집은 새로운 온라인 주일예배 장소가 되었고, 유튜브와 줌(Zoom) 이라는 공간이 성경공부와 새벽기도회의 현장으로 변했다.

 

사람들은 공동체에서 소외된 이웃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고, 하나님의 사랑을 흘려 보낼 수 있는 섬김의 시간을 갖게 되었다. 결국 락다운은 우리의 삶에서 바쁨의 영성을 제거하고 슬로우 영성으로 주님의 말씀대로 살아가도록 도운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락다운 기간을 통해 사랑하는 일에는 시간이 더 필요함을 깨닫게 되었다.

 

사랑이신 하나님은 우리에게 함께 할 시간을 요청하신다. 그런데 우리는 바쁘다는 핑계로 하나님을 만날 시간을 제한하며 살아왔다. 그러나 바쁨과 사랑은 함께 공존할 수 없다. 그래서 사도바울은 고린도교회에 사랑은 ‘언제나 오래 참는다’(고전 13:4)고 편지하면서 사랑에는 시간이 필요함을 알려 주었다.

 

우리는 락다운을 통해 ‘바쁨’은 사탄의 속성이고, ‘느림’은 예수님의 속성임을 깨닫게 되었다. 기쁨과 평안은 느림의 삶에서 누리게 되는 것임을 알게 된 것이다.

 

예수님은 분주한 마르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마르다야, 마르다야, 너는 많은 일로 염려하며 들떠 있다. 그러나 주님의 일은 많지 않거나 하나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택하였다. 그러니 아무도 그것을 그에게서 빼앗지 못할 것이다." (눅 10:41-42, 새번역)

 

마르다의 분주함이 꼭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많이 닮았다. 그런데 바쁘면 예수님과 함께 할 기회를 놓치게 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 안에 존재하는 분주함과 바쁨의 영성을 몰아내고 느림의 영성, 슬로우 영성으로 새롭게 무장해야 한다.

 

분주함으로 헝클어진 내 마음을 다시 살피고, 예수님의 멍에를 함께 매고 예수님과 함께 발걸음을 맞추는 슬로우 영성으로 삶을 채워가며,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진정한 자유를 누리고 기쁨과 감사를 회복하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강승찬|시드니새생명교회 담임목사

▲ 강승찬     © 크리스찬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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