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떠나자, 고래잡으러...!

글/주경식 사진/권순형 | 입력 : 2021/10/26 [10:02]
▲ 운이 좋은 카약 선수. 고래는 청력이 매우 좋고 주변 환경을 잘 인식하지만 카약의 소음이 작기 때문에 고래가 알아차리지 못한 것 같다. 고래와는 항상 100미터 이상 거리를 두어야 한다. ©Fantasea Cruising    

 

혹등 고래는(Humpback Whale) 모든 고래 가운데 가장 장난을 좋아하고 쾌활한 편이어서, 다른 어떤 고래보다 더 경쾌한 거품과 하얀 물보라를 일으킨다. - 모비 딕 -

 

지난 10월 11일, 장장 17주간의 광역 시드니 지역의 락다운이 해제됐다. 기다렸다는 듯이 자동차와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동안 얼마나 답답했겠는가? 평생 처음 당해보는 가택 연금 수준의 일상을 지난 3개월 넘게 생활해 온 것이다.

 

멜번은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합치면 장장 6개월의 락다운을 경험하고 있다. 3개월도 힘든데 6개월이라니 멜번 시민들이 겪는 어려움은 훨씬 더 클 것이다. 이 자리를 빌어 멜번 교민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다.

 

시드니 하버 고래 관찰

 

원래 계획으로는 지난 7월부터 시드니 하버 고래 관찰 및 인터뷰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덜컥 락다운이 되는 바람에 계획이 무기한 연기된 것이다. 락다운이 해제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기자 일행은 시드니 고래 관찰 크루즈(Whale Watching Sydney)를 예약했다.

 

웹사이트(www.whalewatchingsydney.com.au)를 방문해 보면 알겠지만 첫 화면에 큰 혹등 고래가 점프하는 모습이 보이고 그 밑에 “25년 이상의 고래 여행 경험을 가지고 있고 가장 빠른 맞춤형 배 군단을 통해 고래 구경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는 문구가 보인다.

 

고래 관찰 크루즈를 클릭하자 세 가지 옵션이 소개된다. ‘2시간짜리 익스프레스 크루즈’ ‘3시간짜리 디스커버리 크루즈’ ‘2시간짜리 와일드 어드벤쳐 크루즈’ 약간의 가격 차이들이 있다.

 

▲ 혹등 고래가 거꾸로 서서 꼬리를 때리니 바닷물이 폭포수같이 흘러 내리고 있다. ©Christian Review   

 

▲ 바닷물을 뚫고 하늘로 치솟는 혹등고래  © Fantasea Cruising


현재는 코로나 때문인지 ‘2시간짜리 익스프레스 크루즈’만 운영되고 있는데 NRMA 회원에게는 20% 할인 혜택을 주고 있고, NSW주에서 발행한 Dine & Discover 바우처도 사용할 수 있다.

 

바우처를 이용하여 주말에 가족과 함께 오랜만에 배를 타고 나가 탁 트인 시드니 하버도 만끽하고 고래 구경도 한다면 일거양득이 될 듯 싶다.

 

기자도 시드니에 20년 가까이 살고 있지만 시드니 하버 고래 투어는 이번이 처음이다.

 

고래 사냥

 

1970년대 중반 한국에서 유행했던 가요 가운데 송창식이 불렀던 ‘고래사냥’이 있다. ‘고래사냥’은 응원가로도 인기가 높았고 크고 작은 행사에서 빠지지 않고 불렸던 노래였다. 가사 내용이 지면에 언급하기에는 부적절해 옮기지는 못하지만 젊은이들이 좋아했다.

 

뿐만 아니라 가요가 먼저 나왔는지 아니면 영화가 먼저 나왔는지 모르지만 김수철과 안성기, 이미숙이 주인공으로 나온 ‘고래사냥’ 영화도 대종상을 탔던 수작이었다.

 

기자도 젊은 시절 재미있게 보았던 기억이 난다. 전체 줄거리는 자세하게 생각이 나지는 않지만 주인공들이 여자를 악당들에게 구해내어 도망 다니는 내용이다. 그런데 그들이 향했던 곳은 바다였다. 극중 주인공이자 정의감 넘치는 김수철은 여자를 데리고 고래를 보고 싶은 열망으로 바다로 향했다.

 

이 영화에서 상징했던 고래는 그들의 젊은 날의 이상과 꿈을 고래로 표현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고래를 보러 간다니까 전날 뜬금없이 ‘고래사냥’ 가요와 ‘고래사냥’ 영화가 떠오르며 설레었다.

 

▲ 서큘러키 6번 부두를 출발하여 고래 관찰 여행을 떠나는 판타지아 크루즈 선박. ©Christian Review    

 

드디어 10월 16일(토) 오후 3시 서큘러키(Circular Quay) 6번 부두에서 고래 관찰(Whale Watching) 크루즈를 탔다. 홈페이지를 보니 고래 관찰 크루즈는 서큘러키 외에도 달링하버와 팜비치에서도 출발하는 것으로 나와있다. 하지만 코로나 여파인지 현재는 서큘러키에서만 출발하는 것으로 보인다.

 

▲ 승무원이 비상사태에 대비해 구명조끼 착용법과 안전 수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Christian Review 

 

그리고 평상시에는 주중에도 매일 고래 관찰 크루즈가 운행되어 왔지만, 락다운 기간 동안에는 운행이 중지되었고 지금은 락다운이 해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고래가 시드니를 떠나는 11월 중순까지 주말에만 운행되고 있다. 아마도 관람객들이 많지 않기 때문일 것으로 여겨진다.

 

락다운이 풀렸음에도 불구하고 오늘 고래 관찰에 나선 관람객들은 많지는 않았다. 약 40여 명의 관광객들이 삼삼오오 배에 올랐다. 관광객들이 많을 때에는 큰 배가 운행되지만 관광객이 적을 때에는 100명 정도 승선할 수 있는 작은 배가 운행된다. 배를 타기 위해 줄서 있는 관광객들을 보니 주로 가족 위주로 온 사람들이 많아 보인다. 모두들 마스크들을 쓰고 있지만 오랜만의 외출로 들떠 있는 모습들이 보인다.

 

▲ 고래 관찰에 나선 관광객들이 2층 테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Christian Review     

 

크루즈 승선은 오후 2시 50분부터 진행되었다. 배에 오르기 전에 줄서 있는 관광객들에게 백신 증명서를 준비하라는 소리가 들렸다. 크루즈 승무원들은 백신 증명서를 일일이 확인했다. 그리고 모두 QR 코드를 통해 선박출입을 체크하게 했다.

 

▲ 고래 관찰을 하는 2시간 동안 다양한 고래 정보들에 대해 설명해 준 관광 가이드 크리스 게이츠 씨 (Mr. Chris Gates). ©Christian Review     

 

다행히 인원이 많지 않아서 10분도 안되어 관광객들의 승선이 끝났다. 승선시 크루즈 승무원들은 관광객들이 1층 내부 선실에 앉아서 승무원의 안내가 있기 전에는 절대 움직이지 말라고 주의를 주었다.

 

▲ 시드니를 배경으로 항구 입구 밖에서 반갑다고 인사하듯 치솟은 어린 혹등고래.© Fantasea Cruising     

 

참가자 전원이 승선한 것이 확인되자 크루즈는 정각 오후 3시에 출발했다. 출발과 동시에 선실 앞에 있던 승무원이 나와 선박이 비상시 대처해야 할 사항과 안전규칙 등 오늘의 일정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해 주었다.

 

그리고 1층 선실에서 구경하는 것도 좋지만 오픈되어 있는 2층 데크에 올라가서 보는 것이 더 좋다고 안내했다. 안내가 끝나자마자 서로들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 사람들이 2층으로 바쁘게 움직였다. 기자 일행도 오픈되어 있는 2층 데크로 올라갔다.

 

10여분 정도 항해를 했을까 크루즈가 얼마나 빠른지 서큘러키에서 출발한 배는 어느새 왓슨스 베이(Watsons Bay)와 노스 헤드(North Head) 사이의 바다를 지났다. 안내자(tour guide)의 설명을 듣고 왼쪽으로 보이는 절벽이 노스 헤드이고 오른쪽으로 보이는 절벽이 사우스 헤드, 왓슨스 베이인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시드니 해안선을 뒤로하고 다시 10분 정도를 더 달려 제법 태평양 바다로 나왔다고 생각하는 어느 지점에 다다르자 배가 멈추었다.

 

이곳까지 오는 동안 배 위에서 안내자가 계속 설명을 해주었지만 바람도 많이 불고 뒤에 앉는 바람에 안내자의 말소리가 잘 안 들렸다. 안내자의 설명를 듣기 위해 앞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나중에 안내자의 설명을 기록하기 위해 핸드폰의 녹음 기능을 켜고 안내자의 설명을 녹음했다.

 

배가 멈추자 안내자는 이곳이 혹등 고래(Humpback Whale)가 나오는 포인트니까 주위를 잘 둘러보라고 설명했다(편집자주, 5월에서 11월까지 시드니 해안선에 볼 수 있는 고래의 99%는 혹등 고래이다).

 

와, 고래다!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어서 혹시 이런 날은 고래가 안 나오면 어떡하나 걱정하며 배 앞쪽과 좌우를 살피는데 갑자기 사람들의 환호성이 들려왔다.

 

“와, 고래다!”

 

사람들이 소리치는 곳에 카메라를 들이댔지만 이미 고래는 물 속으로 들어가 버리고 안보였다. 짧은 순간에 혹등 고래가 점프하고 재빨리 바다 속으로 들어간 것이다. 잠시 후 몇 마리의 어미고래와 새끼고래들이 점프를 했지만 동작도 크지 않고 고래와 배가 서 있는 장소가 제법 떨어져 있는 바람에 원하는 사진을 촬영하기는 어려웠다.

 

▲ 시드니 항 입구 태평양 선상에서 고래들의 묘기(?)를 즐기고 있는 관광객들. ©Christian Review ©Fantasea Cruising    

 

그 후 이곳에서 10-15분여를 기다려도 고래들이 나타나지 않자 선장은 다른 장소로 배를 움직였다. 거세게 부는 바람 때문에 파도가 크게 출렁거림에도 불구하고 선장은 크루즈를 빠르게 운전했다. 덕분에 롤러 코스터 마냥 배 선두가 높은 파도를 따라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반복하는 바람에 뱃멀미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

 

꽤 한참을 가서 또 다른 포인트에 다다르자 배가 멈추었다. 가는 동안 바람소리와 배 엔진소리 그리고 파도소리에 묻혀 안내자의 설명이 잘 안 들리는데도 불구하고 안내자는 쉬지 않고 설명을 해주었다.

 

시드니의 고래 투어는 5월부터 시작된다. 남극지역에 있던 고래들이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시드니를 지나가는 것이다. 이 고래들은 브리즈번까지 갔다가 거기서 새끼들을 낳고 다시 남극을 향해 내려온다고 한다. 남극을 떠난 고래의 수는 처음 며칠 동안은 적지만 매일 빠르게 증가하여 6월 말 7월 초가 되면 하루에 수백 마리의 고래가 시드니를 지나가면서 북부 브리즈번 지역의 정점에 도달하게 된다.

 

해마다 남극을 출발하여 시드니를 지나가는 고래의 수는 4만 마리가 넘는다. 엄청난 숫자이다. 그리고 8월중순이 되면 마지막 고래가 북쪽으로 이동하는 것을 보게 된다. 시드니를 지나 북쪽의 번식지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8월 중순까지는 대부분의 고래는 북쪽을 향해 시드니를 지나가고 이때 이미 일찍 북쪽으로 갔던 고래들은 짝짓기를 통해 새끼들을 난 후 새끼와 함께 다시 남극을 향해 내려오는 고래들을 시드니에서 다시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8월 중순에는 이렇듯 양방향으로 지나가는 고래들을 볼 수 있는 흥미로운 계절이다. 그리고 이렇게 교차하는 고래들 사이에 흥미로운 소통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8월 말에서 9월까지 정기적으로 매우 호기심 많은 혹등 고래와 마주치며 몇 시간 동안을 고래 관찰 크루즈 주변을 헤엄치기도 한다는 것이다.

 

10월과 11월에는 많은 어미고래와 새끼고래가 브리즈번에서 시드니 해안으로 내려오는 것을 볼 수 있게 되는데 취재팀은 10월 16일 고래구경을 갔으니 이 고래들은 브리즈번까지 갔다가 새끼를 낳고 시드니로 내려오는 고래들을 보고 온 것이다.

 

▲ 돌고래(위 왼쪽)와 혹동고래(위 오른쪽). 석양에 비친 혹동고래, 그리고 고래에게 손들고 인사하는 관광객(가운데). 혹등고래 머리(아래 왼쪽)와 맨리 해변에 치솟은 혹등고래(아래 오른쪽) ©Fantasea Cruising     

 

이때 어미고래들은 새끼 고래들이 수영에 능숙하지 않기 때문에 해안선을 따라 천천히 이동할 뿐 아니라 어미 고래들은 새끼 고래들에게 점프하는 법과 사냥하는 법들을 가르친다고 한다.

 

두 번째 멈춘 포인트에서는 인내자의 설명대로 제법 많은 어미 혹등고래와 새끼고래들이 점프하며 크루즈 주위를 맴도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덕분에 11월 호 표지에 게재할 사진을 촬영할 수 있었다.

 

어미고래가 점프하고 나면 조금 있다가 아니면, 동시에 새끼 고래들이 점프하는 것이 신기했다. 15미터나 될 정도로 크고 30톤이 넘는 고래가 물을 박차고 나와 점프를 하는 게 신기했다. 심지어 큰 혹등 고래는 18미터에 육박하고 40톤 가까이 되는 고래도 있다고 한다. 이런 고래들이 왜 점프를 해대는지 궁금해서 안내자(Mr Chris Gates)에게 물어보았다.

 

“세 가지 정도의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산소를 공급받기 위해 점프합니다. 산소를 들이마신 후 이 산소를 자기 근육에 공급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자기 몸에 붙어 있는 조개류 등 해조물들을 떼어 내기 위해 점프를 합니다. 세 번째는 점프가 다른 고래 그룹과의 일종의 커뮤니케이션 행위라고 고래학자들은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방법을 새끼들에게 가르치는 것입니다.”

 

고래의 종류가 수십 가지 있지만 5월에서 11월까지 시드니 해안선에서 볼 수 있는 고래의 99%는 혹등고래(Humpback)이다. 아주 드물게 서던 라이트(Southern Right)고래를 8월과 9월에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시드니 해안선에서 발견되는 고래의 대부분은 혹등고래이다.

 

혹등고래는 매우 유순할 뿐 아니라 위험에 빠진 다른 고래종을 위험에서 구해주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혹등고래를 보니 웬지 더 정감이 느껴진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혹등 고래가 북쪽 브리즈번으로 올라 갈 때는 하루에 1톤 이상씩도 먹어 치우지만 새끼를 낳고 브리즈번에서 내려올 때는 축적된 지방을 태우면서 먹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어미는 하루에 많게는 4백 리터 이상의 모유를 새끼에게 먹인다.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은 북쪽 열대지방으로 올라가면서 상당한 양의 지방을 축척했기 때문에 가능하고 그렇기 때문에 보통 암컷이 수컷보다 크다는 것이다.

 

▲ 맨리 비치 인근에서 두 마리의 혹등고래가 춤추듯이 비상하고 있다.©Fantasea Cruising    

 

이 시기에 보통 고래가 남극에서 북쪽 브리즈번까지 이동하며 왕복하는 거리는 10,000km에 이른다. 고래들이 남극지방에서 열대바다인 북쪽으로 이동했다가 회유하는 이유는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장성한 고래들은 피하지방이 두꺼워 남극의 차가운 바다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지만 갓 태어난 새끼들은 극지방의 차가운 수온이 문제가 되기 때문에 열대 지방으로 올라가 새끼를 낳고 내려온다는 것이다.

 

고래를 발견하는 방법

 

첫 번째 포인트에서는 큰 재미를 못 봤지만 두 번째 배가 멈춘 포인트에서는 제법 많은 고래들이 점프하고 꽤 오랜 시간 고래들이 노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었다. 이 넓고 넓은 망망한 바다에서 고래가 있는 곳을 어떻게 찾을 수 있는지 궁금해서 물어보았다.

 

“소나(Sonar)같은 음파탐지기로 고래를 찾나요?”

 

“아니요, 저희는 음파탐지기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선장의 5%의 경험과 나머지 95%는 그날의 운(luck)입니다.”

 

웃으면서 대답을 하길래 처음에는 믿지 않았지만 집에 돌아와서 자료를 찾아보니 그의 말이 거짓이 아닌 것을 알았다. 물론 선장의 경험이 5%보다는 높을 것이다.

 

짧게는 수년에서 길게는 10년 이상 고래 관찰 크루즈를 운전한 선장들은 시드니 해안선을 다니며, 고래 투어를 안내했기 때문에 고래들이 즐겨 다니는 길을 경험으로 알게 된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는 그날의 운도 따르는 게 분명 맞는 말이다.

 

“오늘 크루즈 상황은 어떤가요? 다른 날에 비해 고래들이 많이 나타난 편인가요?”

 

“글쎄요, 보통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많지도 않고 그렇다고 적지도 않고, 만약 오늘 바람이 많이 불지 않았다면 더 많은 고래들을 볼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고래가 자주 출몰하는 지역에 선장이 배를 세우고 나면 안내자가 둘러보다가 11시 방향을 보라고 알려 주거나 3시 방향을 보라고 알려 준다. 그러면 백발백중 그곳에서 고래가 점프를 한다.

 

물론 오랫동안 고래를 관찰한 노하우가 있겠지만 고래가 내뿜는 물보라를 보고 발견하는 것이다. 고래가 있는 곳에는 고래들이 숨쉴 때 내뿜는 물줄기가 보인다는 것이다. 안내자의 설명을 들으며 혹등고래의 점프를 만끽하다 보니 어느덧 1시간 30분이 후딱 지나가 버렸다. 이제 다시 서큘러키로 돌아간다고 안내를 한다.

 

돌아가는 시간까지 정확히 2시간 코스이다. 안내자의 설명을 녹음하랴 사진 찍으랴 정신없이 챙기다 보니 정작 고래를 충분히 관람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돌아와서 홈페이지를 확인해 보니 ‘고래 개런티’ (Whale Guarantee)란 표시가 있어 클릭해 보았다. 고래 개런티는 만약 그날 투어시 고래를 보지 못했다면 같은 해 언제든지 다시 크루즈를 탈 수 있는 티켓을 재발행해 준다는 안내였다.

 

지난 25년 동안 고래 관찰 크루즈의 고래 찾는 성공률은 무려 99%이다. 고래를 가까이서 보기 원한다면 고래 관찰 크루즈를 타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에필로그

 

고래를 볼 수 있는 시드니의 베스트 장소

 

배를 타고 나와 가까이에서 고래를 구경할 수 있는 방법도 있지만 시드니 해안에서 고래를 볼 수 있는 베스트 장소들이 있다.

 

첫 번째는 시드니 교민들에게 잘 알려진 장소로는 맨리의 노스 헤드 페어팩스 전망대(Fairfax Look out, North Head, Manly)이다. 망원경을 가지고 간다면 노스헤드의 높은 페어팩스 전망대에서 가깝게 고래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추천 장소는 왓슨스 베이, 사우스 헤드의 갭 블러프 전망대(Gap Bluff, South Head, Watsons Bay)이다. 이곳에는 긴 산책로가 있는데 산책도 하고 고래도 볼 수 있는 일거양득의 장소이다.

 

세 번째 추천 장소는 시드니에서 가장 유명한 바닷가로 유명한 본다이 비치(Bondi beach)이다.

 

본다이 비치 해변에서 왓슨스 베이로 가는 산책길이나 본다이 비치에서 쿠지 비치(Cooge Beach)로 가는 산책길에서 종종 고래들을 볼 수 있다.

 

네 번째 추천 장소는 팜비치의 바렌조이 헤드랜드(Barrenjoey Headland, Palm Beach)이다. 이곳은 동쪽으로는 태평양이 보이고 북쪽으로는 혹스베리 강(Hawkesbury River)이 펼쳐지고 서쪽으로는 피츠워터(Pittwater)의 물길이 있다.

 

스머글러 트랙(Smuggler Track)을 따라 등대로 올라가면 팜비치와 피츠워터가 내려다 보이는 전망이 장관이고 이곳에서 고래를 감상할 수 있다. 부시워킹도 하고 고래도 보고 싶다면 이곳을 추천한다.

 

다섯 번째 추천 장소는 케이프 솔랜더 드라이브, 커넬(Cape Solander Dr, Kurnell)이다. 교민들에게는 생소하고 처음 들어보는 장소일 수 있다.

 

위치는 크로눌라(Cronulla)에서 카메이 보타니 국립공원(Kamay Botany National Park)으로 들어가면 솔랜더 곶이 나온다. 이곳에서 산책도 하고 고래를 관람할 수 있다.

 

▲ 혹등고래가 시드니 항구 밖에서 시드니 항으로 진입하고 있다.©Fantasea Cruising    

 

한편 이곳은 제임스 쿡이 시드니에 처음 도착한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여섯 번째 추천 장소는 번디나 로얄 국립공원(Bundeena, Royal National Park)이다. 시드니 남쪽의 캠벨타운 근처 지역에 살고 있다면 고래를 구경하기 위해 북쪽까지 올 필요가 없고 번디나 지역에서 고래 구경을 할 수 있다.

 

구체적인 주소는 67 Beachcomber Ave, Bundeena에 주차를 하고 해안 산책로를 따라 기암절벽도 관람하고 고래도 구경할 수 있는 좋은 장소이다.〠

 

주경식|본지 편집국장

권순형 |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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