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여호수아’

우명옥/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21/11/29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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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4일은 시드니 지자체 선거(Sydney Local Government Election)가 있는 날이다. 이날 125개의 지자체에서 1천200명의 시의원들(councillors)이 선출된다. 어떤 사람이 시의원이 되면 좋을까 생각해보다가 여호수아 같은 사람이 선출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서 주일학교 교사를 할 때 성경 인물로 반 이름을 정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내가 택한 반 이름이 여호수아였다. 그 당시 내가 생각한 여호수아의 이미지는 마무리도 아름다운 실패가 없는 사람이었다. 워낙 특출한 모세에게 가려져 부각되지 않았지만 여호수아는 정말 멋진 리더였다.

 

첫째, 여호수아는 하나님을 사랑한 사람이었다

 

성막이 세워지기 전 광야 이스라엘 백성들은 회막 생활을 하였다. 여호와를 앙모하는 자는 다 진 바깥 회막으로 나아갔고 모세 또한 회막에 들어가 여호와와 말씀을 나눴다.

 

출애굽기 33장 11절을 보면 “모세는 진으로 돌아오나 그 수종자 눈의 아들 청년 여호수아는 회막을 떠나지 아니하였다”고 나온다. 여호수아는 하나님과 가까이 있고 싶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청년이었다.

 

둘째, 여호수아는 리더를 존중하는 성실한 사람이었다

 

가데스바네아에서 가나안을 정탐하라고 보낸 12정탐꾼들 중 10명은 하나님보다 더 커 보이는 가나안 거민들로 인해 하나님의 약속을 멸시하고 그로 인해 이스라엘 백성들은 다시 광야에 들어가게 된다.

 

광야에서 40년을 지내는 동안 여호수아는 층성되고 성실하게 모세의 옆을 지켰다. 그는 떠오르는 자기의 입지로 나이 들어가는 모세를 무시하지 않았으며, 모세의 리더쉽을 성실히 섬기며 배웠다.

 

셋째, 여호수아는 청렴한 지도자였다

 

가나안 정복 후 각 지파별로 토지 분배를 할 때 여호수아는 사적 욕심이나 지파 이기주의 없이 12지파 기업 분배를 완성하였다. 만약 여호수아가 자기의 사심을 채우거나 자기 지파에 편파적이었다면 무리없이 마무리되지 않았을 것이다.

 

더구나 여호수아는 지파별로 기업 분배가 끝난 후 제일 마지막에 자기 기업을 분배 받았다(수 19:49). 여호수아는 “그가 분배 받은 딤낫세라 성읍들을 건축하고 거주하였다”(수 19:50)는 것을 보면 여호수아가 분배 받은 그곳은 새로 건축해야 하는 파괴된 성읍이었음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여호수아는 사적 욕심을 채우지 않은 청렴한 지도자였다.

 

넷째, 그는 책임감있는 좋은 가장이었다

 

그는 이스라엘 리더들 앞에서 신앙의 결단을 촉구하면서 자신과 자기의 가정은 하나님만을 섬기겠다고 선언한다.

 

만일 여호와를 섬기는 것이 너희에게 좋지 않게 보이거든 너희 조상들이 강 저쪽에서 섬기던 신들이든지 또는 너희가 거주하는 땅에 있는 아모리 족속의 신들이든지 너희가 섬길 자를 오늘 택하라 오직 나와 내 집은 여호와를 섬기겠노라 하니 (민 24:15)

 

그는 이스라엘의 지도자로서의 역할만 잘한 것이 아니라 가족들의 영적 문제 또한 책임지는 좋은 가장이었다.

 

마지막으로 여호수아는 끝까지 이스라엘을 위하는 리더였다

 

우리는 사람의 마음을 볼 수가 없다. 하지만 그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을 통해 그 사람의 마음속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가 있다. 우리는 사람의 머릿속을 들여다 볼 수 없지만 그 사람이 들고 다니는 가방 속을 보면 그 사람이 평상시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가 있다.

 

여기 3개의 물건- 책, 돈, 고급 화장품이 있고, 그리고 3명의 친구들이 이런 대화를 한다고 생각해 보자,

 

A : “나는 어제 5시간 밖에 못 잤어. 그 다음이 어떻게 될지 너무 궁금해서 잘 수가 있어야지. 너무 재미있어서 잠도 안 자고 읽었어”

 

B : “나도 어제 5시간 밖에 못 잤어. 주일은 교회에 가야 해서 웬만하면 일찍 자야 하는데 예배가 돈 주나? 여기서 이렇게 한가하게 예배 드릴게 아니라 일해서 돈벌어야지”

 

C : “나도 어제 잠을 못 잤더니 얼굴이 푸석거려 다크써클 내려온 것 좀 봐 줄넘기해도 되겠어. 마사지라도 받아야 될 것 같아”

 

우리가 이전에 이 사람들을 몰랐다 하더라도 이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 수 있다. 그 사람 안에 있고 그 사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그 안에서 흘러 나오기 때문이다.

 

여호수아는 나이가 들어 할아버지가 되었다. 이 할아버지는 왕년에 이름 좀 날리시던 장군 출신이시다. 이 할아버지는 아말렉과의 치열한 전투 현장에 직접 참여하여 태양이 멈추도록 싸웠고(출 17:9-16), 가나안 땅을 정탐한 12명의 리더 중 한 명으로 아낙자손들을 두려워하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그들은 우리의 밥이다”라고 외쳤던 인물이다.(민 14:7-9)

 

그뿐인가 모세가 홍해를 가른 것처럼 요단강 물을 마르게 하였고(수 3:11-17) 난공불락의 성 여리고 성을 함락했으며(수 6장) 여호수아 12장에 보면 그가 싸워 이긴 왕들과 나라들 이름이 나오는데 무려 31개나 된다.

 

이런 분이 이스라엘 리더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나이 드신 분들이 “나 때(라떼)는 말이지..”라고 말을 하면 우리들은 그들을 ‘라떼 꼰대’라고 한다. 하지만 여호수아 정도 되면 “나 때는 말이지…” 하고 몇 날 며칠을 이야기해도 들어야 할 것 같은데 여호수아가 죽기 전 이스라엘 리더들에게 한 말들은 그리 길지 않다.

 

여호수아는 죽기 전 두 번의 설교를 하는데 그 첫 번째 설교가 여호수아 23장 3-16에 나온다. 그 사람 입에서 나오는 말이 그 사람 안에 있는 것이라고 했는데 13절의 짧은 설교에 13번 나오는 단어가 있다.

 

그것은 바로 ‘너희 하나님 여호와가’ 이다. 여호수아는 계속해서 ‘너희 하나님 여호와가’ ‘너희 하나님 여호와가’를 반복해서 말하고 있다. ‘여호와 하나님’ 이것이 여호수아가 하고 싶은 말이고, 이것이 여호수아 안에 있는 거였다.

 

우리에게 시간이 얼마 없다고 한다면 우리는 그 시간 꼭 필요하고, 꼭 하고 싶은 말들을 할 것이다. 여호수아는 죽기 전 자신이 경험한, 자기 속에 계시는 하나님을 소개하며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여호와만 섬기고 그의 말씀에 순종하라’로 말하고 있다.

 

여호수아가 죽기 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한 고별 설교를 보면 그가 얼마나 끝까지 이스라엘을 위하는 리더였는지 알 수 있다. 어느 시대든, 어느 나라든 좋은 리더가 세워지는 것은 축복이다.

 

학교 다닐 적 반장 선거에 나가본 적이 없더라도 12월 4일은 열반장 부럽지 않은 유권자가 되어보자. 그리고 이날 ‘이 시대의 여호수아’ 같은 리더들이 세워지길 기도해 본다.〠

 

우명옥|시드니한인장로교회 어린이부 전도사, 목회학 석사, 교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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