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상담 코너] 갈등

김훈/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21/11/29 [15:53]

Q:결혼한지 얼마도 되지 않아 벌써 다툼이 많아요. 잘못된 결혼인가요?

 

A: 그토록 눈부신 하얀 드레스를 입고 아름다운 인생을 꿈꾸며 평생을 함께 하자고 서약한 부부가 시간이 지나면서 관계가 나빠지고 갈등이 가득한 부부가 되는 것을 보는 것은 마음이 아픈 일이다.

 

어릴 때부터 완전히 다른 두 가정에서 자란 부부가 갈등이 없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일이나 그 갈등이 해결되지 못하고 계속 이어져서 절망하고 나중에는 포기하기까지 하는 부부들을 바라보면서 무엇이 이렇게 큰 어려움을 가져오게 되는 계기가 되었는가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가 없다.

 

부부관계를 보면서 어린 시절의 ‘애착’이라고 하는 이슈가 한 사람의 삶에서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 지를 다시 한번 찾아볼 수 있게 된다. 자신을 키워준 주 양육자로부터 안정된 애착을 형성하지 못했던 사람들은 자신을 믿지 못하거나 타인을 믿지 못함으로 안전하고 편안한 관계를 맺는 것을 잘하지 못하게 되는데 용기를 내어 시도한 관계의 회복시도가 실패로 돌아갈 때 자신의 부정적인 믿음이 더 확고해져서 더 관계를 회복하려는 시도를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어린 시절에 불안감을 많이 경험하며 남자에 대한 신뢰가 없이 살아온 한 여자분이 결혼 후에 남편이 자신이 기대한 사랑을 충분히 주지 않는다고 할 때 남편에게 잔소리와 분노를 쏟아내면서 남편이 자신에게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기를 바라나 남편은 사랑을 주는 것이 아니라 그런 아내로부터 더 도망을 가게 된다. 사랑의 관계를 원하지만 악순환이 지속되는 것이다.

 

모든 관계들은 발전되어지기 때문에 그 발전 과정에서 꼭 폭풍우를 경험하게 된다. 처음에는 서로의 매력에 끌려서 서로에게 다가가고 좋은 모습을 보이다가 조금씩 친해지면서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조금씩 더 보여주게 되고 그러다 보면 다른 점으로 인해 갈등을 경험하게 되고 싸우게 되는 것이 커플 또는 친한 관계들이 발전해 나가는 과정에서 당연히 겪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건강한 부부들은 갈등을 두려워하지 않고 그것을 직면하며 건강한 방식으로 갈등을 잘 해결해 나가는 반면에 건강하지 못한 부부들은 갈등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닫게 되고 한 쪽이 도망을 가게 되거나 가슴에 큰 상처를 남겨서 회복이 어렵게 만드는 계기가 된다.

 

갈등이 있는 부부들은 아직 가능성이 많이 있다고 본다. 관계가 발전되기 위해 갈등이 있는 것인데 중요한 것은 갈등을 잘 다루지 않으면, 결국 장기화된 갈등은 반복된 상처를 서로에게 주게 되고 두 사람의 관계를 멀어지게 만들고 급기야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로 끌고가기 때문이다. 관계의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가 될 때 부부는 회복의 여정을 더 이상 시도하려 하지 않기에 '정서적 이혼' 상태로 들어가 버리게 된다.

 

그러므로 갈등의 해소가 반복적으로 안되는 부부들은 그 갈등을 그대로 방치해서 두지 않고 초기에 적극적인 자세로 갈등을 풀어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부부 사이에 해결이 안되면 상담사를 만나고 부부 솔루션 캠프 같은 곳에도 참석하고 노력을 통해 갈등을 빨리 해소하는 시도가 중요하다.

 

암도 조기 발견을 하면 완치가 가능한 것처럼 부부 관계도 마찬가지다. 초기에 갈등이 있을 때 이 갈등을 잘 극복하면 평생 좋은 커플로 살아갈 수 있고 이 갈등을 계속 방치하고 반복해서 하다 보면 결혼 관계가 점점 나빠질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일찍 손을 쓰는 노력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강한 갈등은 어린 시절의 상처나 어린 시절에 형성된 관계 패턴이 작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상담자의 도움을 통해 부부 갈등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이해하는 것이 서로의 갈등을 풀어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젊은 사람일수록 배우는 것이 그리고 삶의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 더 쉬울 수 있기에 조기 개입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갈등있는 부부들은 조기에 도움을 받음으로 갈등이 잘 해소되어 친밀하고 행복한 커플 관계를 맺어가도록 노력하는 것이 가장 지혜로운 방법이다. 〠

 

김훈 호주기독교대학 학장

▲ 김훈     © 크리스찬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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