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이 없으면, 동물도 없다

No Plants, No Animals

글/김환기 사진/권순형 | 입력 : 2021/12/29 [09:50]
▲ 시드니 시내 중심부에 위치한 시드니 왕립식물원은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와 인접해 있다.     © 크리스찬리뷰


2021년 12월 7일, 부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오늘은 시드니 왕립 식물원(Royal Botanic Gardens, Sydney) 관리 담당자(Curator Manager)인 데이비드 라플린(David Laughlin)을 만나기로 한 날이다.

 

시드니 왕립 식물원은 오스트레일리아 뉴사우스웨일스주 시드니 중심 업무 지구에 위치하고 있고, 도메인 공원과 인접해 있어 함께 관리되며 연중무휴로 운영되고 있어 자유로이 개방되어 있다.

 

시드니 왕립 식물원은 팜 코브(Farm Cove)에 위치하고 있으며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와 서큘러 퀴, 맥쿼리 스트리트를 끼고 바로 동쪽에 위치하고 있다.

 

사무실 입구에서 데이비드가 반갑게 맞아 주었다. 그는 준비한 한글 팸플릿을 건네주었다. 사무실 입구에 영어 외에 4종류의 팸플릿만이 있다. 한국어, 일본어, 중국어 그리고 프랑스어이다.

 

왕립 식물원을 가장 많이 찾는 나라가 위의 네 나라인 것 같다. 데이비드는 왕립 식물원의 어제와 오늘에 대하여 설명해 주었다. 설명을 마치고 식물원 투어를 할 시간이 되자, 마치 약속이나 한 듯 비가 그쳤다.

 

왕립 식물원 역사 (The History of RBG)

 

▲ 호주 원주민들이 왕립식물원에서 열정적으로 공연하고 있다.©RBG     

 

▲ 찰스 무어는 1848년부터 1896년까지 48년 동안 왕립식물원 원장을 지냈다.©RBG    


식물원은 1816년 맥쿼리(Macquarie) 총독이 주지사 영역의 일부로 이 부지에 설립했다. 식물원의 전통적인 설립 날짜는 1816년 6월 13일이다. 2003년, 3개의 식물원과 도메인 공원을 함께 관리하는 ‘Royal Botanic Gardens & Domain Trust’를 설립하고 기존 ‘Royal Botanic Gardens Sydney’에서 관리하던 왕립 식물원의 관리 및 운영 권한을 ‘Botanic Gardens Trust’로 이전하였다.

 

왕립 식물원은 호주에서 가장 오래된 식물원으로 전 세계에서 수집된 2만 7천 종 이상의 뛰어난 식물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것은 또한 남반구에서 세 번째로 오래된 식물원이다. 정원의 면적은 30헥타르이며, 도메인의 공원 34헥타르로 남쪽과 서쪽 및 동쪽 경계를 둘러싸고 있다.

 

1817년 찰스 프레이저(Charles Fraser)는 1817년에 최초의 식민 식물학자로 임무를 맡았고, 이로써 현재 세계 주요 식물 수집품 중 하나의 기초가 되는 식물 표본에 대한 헌신적인 수집 및 연구를 시작했다.

 

리차드(Richard)와 앨런 커닝햄(Allan Cunningham) 형제는 탐험가이자 오스트레일리아 식물에 대한 지식을 통하여 정원 초기 수십 년 동안 식민지 식물학자로서 많은 기여를 했다.

 

정원은 처음에 리우데자네이루와 희망봉에서 가져온 식물과 씨앗 중심으로 시작이 되었다. 옥수수, 보리, 쌀, 사과, 오렌지, 덩굴, 바나나, 레몬, 배, 복숭아, 커스터드 사과, 파인애플, 가시 배, 목화, 올리브, 패션 프루트, 커피가 이러한 정원을 통해 도입된 농업 산업에 대한 중요한 기여를 했다.

 

처음 심은 나무는 동백나무(Camellia sinensis)였고, 식물원 설립 11년 후인 1823년 12월 재배하기 시작했다. 호주의 와인 산업은 프랑스의 제임스 버스비(James Busby)가 수집한 포도나무로 시작하여 리차드 커닝햄이 시드니 식물원에 설립했다.

 

1847년 존 카넬 비드웰(John Carne Bidwell)이 식물원 원장(Director)으로 임명되었다. 그는 왕립 식물원 최초의 원장이 되었다. 식물원의 초기에는 두 명의 거인이 지배했다. 찰스 무어(Charles Moore) 원장은 1848년부터 1896년까지, 조셉 메이든(Joseph Maiden)은 1896년부터 1924년까지 재임했다.

 

▲ 가든 팰리스에서 열렸던 국제박람회 (1879년) ©RBG     

 

둘은 각각 48년과 28년 동안 연속으로 원장에 역임했으며, 찰스 무어의 임명은 논쟁의 여지가 있었는데 그를 과학적 혈통이 없는 단지 훌륭한 정원사로 여겼기 때문이다. 무어는 훌륭한 원장으로 판명되었으며 오늘날의 식물원의 레이아웃 대부분은 찰스 무어에 의해 이루어졌다.

 

그는 정원을 발전시키기 위해 토양, 부적절한 물 공급, 적은 돈으로 하는 정부 문제와 씨름했다. 그는 태평양 제도를 수없이 여행하면서 얻은 식물로 생활 수집품을 늘리고 식물들의 조사를 실시하고 ‘팜 그로브’를 설립했다.

 

▲ 1882년 9월 22일 이른 아침, 6시간의 화재로 전소된 가든 팰리스 ©RBG    

 

▲ 장미정원 ©RBG    


1862년에는 도메인에서 최초로 크리켓 경기가 열렸고, 시드니 최초의 동물원이 문을 열었다. 동물원은 1933년에 무어 공원으로 옮겨졌지만, 1940년대까지 새장은 식물원에 남아 있었다. 가든 팰리스 전시 건물은 1879년 시드니 국제 박람회를 개최하기 위해 건설되었다.

 

북부 타워에는 호주 최초의 유압식 승객용 리프트가 설치되었다. 1882년 9월 22일 이른 아침, 단지는 6시간 동안의 화재로 전소되었다. 식물원에서 유일하게 현존하는 유적은 왕립 식물원의 맥쿼리 스트리트(Macquarie Street) 입구에 위치한 조각된 사암 문기둥과 연철 대문이다.

 

찰스 무어의 뒤를 이어 조셉 헨리 메이든(Joseph H. Maiden)이 1896년부터 1924년까지 원장을 맡았다. 메이든은 정력적인 행정가이자 높이 평가받는 식물학자였으며 식물 및 기타 주제에 대한 다작 작가였다.

 

그는 28년 임기 동안 1850년대에 시작된 표본 수집을 수용하기 위해 새로운 식물 표본관 건물을 건설했다. 1903년에 기록된 가든 팰리스 부지(Garden Palace Grounds)의 하부에 장미가 전시되기 이전에 장미 정원이 있었다고 널리 알려져 있다.

 

그 이후로 서로 다른 위치에 여러 장미정원이 있었고, 2006년에 아홉 번째로 조성된 것이 현재의 장미정원이다.

 

관리 담당자 (RBG, Curator Manager)

 

식물원 정문을 통과하자 식물원에서 가장 오래된 종자인 ‘동백나무’(Camellia sinensis)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꽃은 없고 잎만 무성하여 보통 사람은 무슨 나무인지 알 길이 없다. 내 눈에는 그 많은 나무 중에 또 하나의 나무일 뿐이다.

 

데이비드는 동백나무가 식물원에서 가장 의미있고 중요한 나무라고 했다. 조금 더 들어가니 가느다란 파이프로 지붕을 덮은 아름다운 식물원이 나왔다. 양치류 식물(Fernery)을 키우는 비늘하우스와 같은 곳이다. 이곳에는 하루 두 번씩 파이프에서 안개와 같은 물이 분사되어 습도를 맞쳐준다.

 

▲ 양치류 식물을 키우는 식물원 신내는 하루 두 번씩 파이프에서 안개와 같은 물이 분사되어 습도를 맞춰준다     © 크리스찬리뷰

 

▲ 소철과에 속하는 “시케이드는 독성물질을 포함하고 있다”고 본지 김환기 영문편집위원(왼쪽)에게 설명하는 데이비드 라플린 씨.     © 크리스찬리뷰


파인애플과 같은 아름다운 식물을 보았다. 소철과(Cycadaceae)에 속한 시케이드(Cycad)였다. 줄기의 끝에서 깃털처럼 갈라진 큰 겹잎이 회오리처럼 돌려나며, 그 잎사귀들 사이에 1개의 구과가 달린다. 파인에플 같지만 안은 빨간색으로 물들어 있어, 맛있을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데이비드는 과거에 원주민들이 알맹이를 먹기도 했지만 독성물질을 포함하고 있기에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아름다운 열매가 독을 품고 있는 것이다.

 

이야기를 들으며 복어가 생각났다. 복어지리가 맛있기는 하지만 독이 있어서 조심해야 한다. 시케이드는 복어와 유사하고, 사람과 비유하자면 ‘팜므파탈’와 같다. ‘팜므파탈’이란 남자를 파멸과 위험에 빠뜨리는 치명적인 아름다움을 가진 여인을 칭하는 말이다.

 

조금 지나니 나무에 부착된 새집과 같은 4라는 숫자가 쓰인 상자가 매달려 있었다. 상자 밖에는 파리같은 작은 곤충들이 날아다녔다.

 

▲ 왕립식물원에는 여러 개의 노란 벌통들이 설치되어 있다. 파리 정도의 작은 크기의 벌은 침이 없는 것이 특별하다.     © 크리스찬리뷰

 

▲ 왕립식물원에는 시드니 최초의 동물원이 있었는데, 현재는 선인장 단지로 조성되어 있다.     © 크리스찬리뷰


“벌집입니다. 아주 작고 특별한 벌입니다. 이 벌은 침이 없습니다. 통 안에는 꿀이 있습니다.”

 

“4번이란 번호는 무슨 뜻입니까?”

 

“식물원에는 여러 개의 벌통이 있습니다. 이 벌통은 그중에 하나입니다.”

 

벌은 파리 정도의 작은 크기이고 벌침은 없다. 벌에 대한 상식을 깨버리는 정말 특별한 벌이었다.

 

데이비드는 아주 큰 나무 앞에 섰다. “이 나무는 식물원에서 가장 큰 나무입니다. 최초의 원장이었던 존 카넬 비드웰이 심었던 나무입니다. 존은 일 년밖에 재임하지 않았지만 의미있는 나무를 심었습니다."

 

나무는 거침없이 하늘로 치솟았다. 나무의 이름은 ‘Agathis robusta’이고, ‘퀸즈랜드 카우리’(Queensland kauri) 혹은 ‘카우리 파인’(Kauri pine)이라고도 부른다.

 

▲ 왕립식물원의 최초 원장 존 카넬 비드웰이 심은 퀸즈랜드 카우리. 식물원에서 가장 큰 나무로 알려져 있다.     © 크리스찬리뷰

 

식물원에는 시드니 최초의 동물원이 있었다. 지금은 동물 대신 다양한 크고 작은 아름다운 선인장이 이곳의 주인이 되었다. 식물원에 있던 동물들은 무어 공원에 있는 동물원으로 옮겼다.

 

무어 공원의 동물원은 주정부로부터 모스만 지역을 공여 받아 현재의 타롱가주 (Taronga Zoo)로 이동하였다. ‘타롱가’란 단어는 원주민의 언어로 아름다운 경치(beautiful view)란 뜻이다.

 

데이비드는 잣나무(Wollemi Pine) 곁에서 걸음을 멈췄다. ‘소원의 나무’(Wishing Tree)이다. ‘소원의 샘’은 들어봤지만, 이곳에 ‘소원의 나무’가 있는 것은 처음 알았다. 앞으로 세 번, 뒤로 세 번 돌면서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한다.

 

최초의 소원의 나무는 맥콰리 총독 부인이 심었다. 1945년에 불어온 심한 폭풍으로 나무는 쓰려져 죽었고, 지금의 것은 두 번째 나무이다.

 

▲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소원의 나무     © 크리스찬리뷰

 

▲ 카페 및 레스토랑     © 크리스찬리뷰


식물원 중앙에 식당이 있다. 식당 입구 벽에는 찰스 무어를 기념하는 판이 부착되어 있었다. 찰스 무어는 1848년부터 1896년까지 48년간의 식물원의 원장으로 있으면서, 오늘날의 식물원의 만든 사람이다. 그는 식물학자였고, 호주 식물에 대한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태평양 섬에서도 식물을 가지고 왔다. 그가 소개한 많은 식물들은 아직도 이곳에서 자라고 있다.

 

▲ 왕립식물원 내에 있는 NSW주 총독 관저 ©RBG     

 

▲ 해바라기와 코스모스가 만발한 도심 속의 왕립식물원 정원     © 크리스찬리뷰


나무숲을 지나 정원이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멀리 NSW 총독의 관저가 보이고, 아름다운 꽃들이 푸른 하늘과 조화를 이루며 자신들의 모습을 뽐내고 있었다.

 

해를 보고 활짝 웃고 있는 해바라기에 내 시선이 멈추었다. 해바라기 옆에는 코스모스가 바람에 흔들리며 춤을 추고 있었다. 코스모스는 가을꽃인데, 봄의 중심에서 내 마음을 가을로 인도하였다.

 

정원 중앙에는 큰 지구본과 같은 모형의 분수가 있다. 사람이 지나가면 센서로 감지하고 위에서 물이 흐른다. 그 옆에 포도나무가 자라고 있다. 프랑스에서 최초로 수집한 포도나무는 왕립식물원에서 시작되었다. 그것을 기념하기 위하여 포도생산지로 유명한 헌터벨리에서 가장 오래된 포도나무를 식물원으로 옮겨 심은 것이다.

 

‘The CALYX’ 전시관으로 이동했다. 식물원의 중심부에 위치한 The Calyx은 꽃받침이란 뜻으로, 꽃잎을 둘러싸고 꽃봉오리 주위에 보호층을 형성하는 소용돌이 모양으로 되어 있다. 이곳에는 카페, 쇼핑, 워크샵, 결혼식 등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할 수 있다. 개인도 특별 행사를 위하여 대여가 가능하다.

 

▲ 허브 정원에 있는 사암 파빌리온. 사람이 지나가면 센서로 감지하고 물이 흐른다.     © 크리스찬리뷰

 

연중으로 다양한 전시회를 개최한다. 올해는 "Inside the tide“라는 주제로 바다 밑의 풍경을 다양한 꽃으로 꾸며 놓았다. 식물원의 식물은 약 2만 5천 종이다. 이중에서 1만 8천 종의 식물을 사용하여 내부를 장식하였다. 전시회는 2022년 8월까지 계속되며, 내년에는 다른 주제와 새로운 모습으로 선을 보일 예정이다.

 

▲ ‘The CALYX’ 전시관     © 크리스찬리뷰

 

시드니 왕립식물원

(Royal Botanic Garden, Sydney)

 

▲ 왕립식물원은 원주민 유산 투어를 비롯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각종 이벤트와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 크리스찬리뷰

 

왕립식물원은 29헥타르(72에이커)의 밀접하게 경작된 토지로 이루어져 있으며 시드니 도메인을 구성하는 51헥타르(130에이커)의 개방된 공원으로 둘러싸여 있다. The Garden은 팜 코브의 '무대'를 향하여 둘러싸이고 경사진 커다란 자연 원형 극장을 형성하고 있다.

 

식물원은 Lower Gardens, Middle Gardens, Palace Gardens 및 Bennelong 구역이라고 불리는 4개의 주요 구역으로 나누어졌다. 4개의 주요 구역 내에는 많은 작은 정원과 특징뿐만 아니라 가벼운 나무가 우거진 잔디밭이 많이 있다.

 

4개 구역의 중간에 레스토랑, 카페, 방문자 센터 및 서점이 있는 팜 그로브 센터가 있다. 19세기 후반의 특징을 지닌 크고 복잡한 공공 식물원. 가장 중요한 역사적 장소일 뿐만 아니라 그 안에 NSW(National Trust of Australia)가 별도로 지정한 수많은 건축물이 있다. 식물원에서 가장 눈에 띄는 풍경은 맥쿼리 부인의 포인트(Mrs Macquarie's Point)에서 시드니오페라하우스까지 팜코브 주변에 굽어 있는 유서 깊은 손으로 깎은 사암 방파제이다.

 

Middle Garden의 정사각형 침대는 전통적으로 첫 번째 고랑을 반영하는 것으로 믿어지며 그 직후 새로운 정착지의 첫 번째 정원 구획을 반영한다. 오래된 가든 팰리스 부지는 맥쿼리 스트리트와 시드니 음대(Conservatorium of Music) 접하는 지역이다.

 

미들 가든은 최초의 농장 부지이며, 토착종과 외래종에 대한 분류가 잘 되어 있는 정원이다. 여기에는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야외 야자수 컬렉션 중 하나인 진달래 전시로 유명한 봄 산책로와 1970년대의 다육 식물 정원이 포함되었다.

 

Lower Garden은 Middle Garden의 북쪽에서 팜코브까지 이어지는 나머지 지역으로 구성된다. 가장 높은 지점인 가든 팰리스 부지는 훌륭한 전망을 제공하며 잔디밭, 정원 침대, 호주 관목 및 잔디 종으로 관리된다.

 

이 지역은 원래 주지사의 가축을 방목하기 위해 담장으로 둘러싸여 있다. 맥쿼리 스트리트를 따라 장식용 울타리가 건설되었으며 부지에는 1879년에 지어진 Garden Palace가 서 있었는데 1882년 화재로 소실되었다.

 

찰스 무어는 ‘Lower Garden’의 매립 및 확장을 팜코브로 지시하여 곡선형 유원지 산책, 나무 및 관목 심기로 정원의 유원지를 확장했다. 이 작업은 30년에 걸쳐 이루어졌으며, 그 결과 오늘날의 원래 레이아웃과 구성의 대부분을 유지하는 정원 같은 공원이 되었다.

 

▲ 왕립식물원은 시드니하버 야외무대에서 오페라 공연 및 영화 상영을 하며, 도메인공원에서 크리스마스 음악회 등 다양한 야외공연을 개최한다.&#     ©크리스찬리뷰

이 레이아웃에는 카나리아 제도, 뉴질랜드 및 태평양 제도를 포함하여 주목할 만한 식물 컬렉션이 있다. 아래쪽 정원에는 밴드 잔디(Band Lawn), 주요 연못, 동양 정원, Yurong, Victoria Lodge, Henry Lawson Gates 및 Maiden Pavilion 등이 있다.

 

Lower Garden 중 일부는 찰스 프레이저가 설계했으며 환경에서 성공적으로 번식하는 호주 흑조(Australian Black Swan)를 비롯한 물새가 자주 찾는 연못이 있다.

 

Palace Gardens에는 꽃받침, 레인포레스트 워크, 파이오니어 가든, 모스헤드 분수 게이트, 팰리스 가든 게이트, 로즈 가든 & 파빌리온, 잔디 플롯, 올드 밀 가든, 허브 가든, 시드니 음악원 등이 있다.

 

Bennelong 구역에는 총독 관저, 퍼레이드 그라운드, 호주 원주민 로커리, 베넬롱 잔디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문이 있다.

 

식물이 없으면, 동물도 없다 No Plants, No Animals

 

▲ ‘식물이 없으면, 동물도 없다’ 안내판     © 크리스찬리뷰

 

식물원 중앙에 식물로 만들어진 이상한 동물이 있다. 웜뱃 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고슴도치 같기도 했다. 이름이 뭐냐고 묻자 데이비드는 “가시두더지"(Echidna)라고 했다.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단어이다. 가시두더지 앞을 지나가는 큰 개미를 보고, 단서를 찾으려고 했지만 소용없었다. 들어는 보았는가, 만나는 보았는가?

 

‘가시두더지’

 

가시두더지는 알을 낳는 단공류 포유류이다. 오리너구리와 함께 현재까지 멸종하지 않은 둘뿐인 단공류이다. 단공류란 알을 낳고 젖을 먹이는 동물을 말한다. 가시와 체모로 뒤덮여 있는 몸에 발달된 주둥이와 혀를 가졌고, 혀로 개미·흰개미와 같은 작은 땅벌레를 핥아먹고 산다.

 

▲ 식물로 만든 단공류 포유류 가시두더지. 가시두더지는 오리너구리와 함께 현재까지 멸종하지 않은 둘뿐인 단공류이다. 혀로 개미·흰개미와 같은 작은 땅벌레를 핥아먹고 산다     © 크리스찬리뷰

 

▲ 왕립식물원은 여우박쥐의 서식지였는데2013년 6월, NSW북부 산림부지로 이동했다.©RBG  


튼튼한 앞다리와 발톱을 가지고 있어 적이 다가올 때 땅을 신속하게 파서 몸을 숨길 수 있으며, 헤엄도 칠 수 있다. 개미가 왜 그 앞에 있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가시두더지 옆에 큰 안내판이 서있다.

 

"NO PLANTS, NO ANIMAL"

 

식물이 없으면 동물도 없다. 왕립 식물원은 단순히 방문하는 장소가 아니라 살아있는 상태 연구소이다. 식물원은 과학적인 연구와 창조적인 원예 전문지식으로 다음 세대를 위하여 생태 환경을 지키고 보호하는 연구소이다.

 

창조의 순서에도 식물을 만든 후에 동물을 만들었다. 생태계는 서로 연결이 되어 있어 식물과 동물을 분리해서 생각해서는 안된다.

 

회색머리 날여우 박쥐 (Flying Fox)

 

왕립식물원은 수십 년 동안 대형 과일박쥐 종인 회색머리날 여우박쥐(Flying Fox)의 대규모 서식지였다. 박쥐들이 2만 그루 이상으로 나무에서 서식지로 삼으면서, 수십 그루의 역사적인 나무가 죽거나 심하게 손상된 심각한 피해를 입혔다.

 

2010년 5월에 이 재단은 녹음된 소음이 매우 크게 재생되어 정원에서 박쥐를 몰아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은 이후 동물 복지 단체가 선동한 법원 소송으로 인해 몇 년 동안 보류되었지만 마침내 2012년 6월에 승인되었다.

 

2013년 6월까지 박쥐는 정원을 완전히 떠났고 손상된 나무는 회복되기 시작했다. 식물원에서 쫓겨난 많은 박쥐들이 시드니를 연결하는 주요 도로인 퍼시픽 하이웨이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파괴될 예정이었던 뉴사우스웨일즈 북부 해안의 토착 산림 부지로 이동한 것으로 밝혀졌다.

 

가장 오래된 나무 (Sydney's oldest trees?)

 

하버브리지와 오페라 하우스가 잘 보이는 언덕에 오래된 나무가 서있다. 입간판에는 ‘Sydney's oldest trees?’ 제목 아래 아래와 같은 설명이 쓰여 있다.

 

▲ 비가 내린 뒤 왕립식물원의 야생화들을 마크로렌즈로 촬영했다. ©김조민   

 

▲ 붉은 검트리는 1816년 이곳에 식물원이 세워질 때 거친 모래 바위 속에서 자란 나무들의 후손으로 가장 오래된 나무로 알려져 있다.     © 크리스찬리뷰


“오래된 붉은 검트리는 1816년 이곳에 식물원이 세워질 때 거친 모래 바위 속에서 자란 나무들의 후손이다.”

 

이 지역의 검트리는 유럽인들이 오기 전에도 이곳을 지켰다. 초기 나무의 생명이 끝나면서, 1990년에 나무의 후손들을 맥콰리 총독 부인의 지점과 울루물루 베이에 나무들을 옮겨 심었다.

 

식물원 측에서는 앞으로도 이곳의 사암 위에 더 많은 나무를 심을 계획을 가지고 있다. 식물원 200주년을 기념하며 붉은 검트리의 나이는 100살이 넘었고, 이곳에서 자란 나무의 후손임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였다.

 

맥콰리 부인의 의자

(Mrs Macquarie's Chair)

 

호주 제1대 총독인 아서 필립(Arthur Philip)이 호주를 개척한 사람이라면, 제5대 총독인 맥쿼리(McLachlan Macquarie)는 오늘날 호주의 기반을 닦은 사람이다. 그는 재임기간(1810-1821) 동안 호주를 유형지에서 기회의 땅으로 변모시켰다. 호주에서 '맥쿼리'라는 이름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맥쿼리 대학, 맥쿼리 은행, 맥쿼리 스트리트 등 다양한 곳에서 그의 이름을 발견할 수 있다.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브리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아름다운 곳이 있는데 '맥쿼리 포인트'가 있다.

 

▲ 1810년 죄수들에 의해 만들어진 맥콰리 부인의 의자(상단 오른쪽). 시드니항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명소이다     © 크리스찬리뷰

 

이곳에 사랑하는 아내 엘리자베스를 위해 특별히 의뢰하여 바위 의자를 만들었다. 맥콰리 총독이 영국에 다녀올 때 자신을 기다리던 부인을 위하여 ‘Mrs Macquarie's Chair’라고 명명했다. 맥콰리 부인의 의자는 1810년 죄수들에 의해 사암으로 만들었다. 시드니 항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장소이다.

 

▲ 새해 불꽃놀이 안내 광고판     © 크리스찬리뷰

 

왕립 식물원의 언덕에 서면 시드니의 상징인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브리지가 보인다. 매년 이곳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시드니 새해 전야 불꽃놀이 축제가 열린다. 한해에서 또 다른 한해로 넘어가는 순간을 그 누구보다도 특별한 추억을 남기고 싶다면 이곳이 적격이 아닌가 생각한다.

 

지난해 주 정부는 코로나 사태로 불꽃놀이를 짧게 열었으며, 항구의 앞바다를 따라 걷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다. 올해의 상황도 만만치 않다. 갑자기 등장한 오미크론 바이러스로 인하여 정부

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데이비드와 함께 식물원을 돌아보고 사무실로 돌아왔다. 입구에 진열된 한국어 팸플릿이 다시 눈에 들어왔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의 통계를 가지고 있나요?“

 

"최근 2년 동안은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특별히 뭐라고 말씀드릴 수가 없네요.”

 

▲ 방문자 가이드 및 지도가 한국어를 포함해 4개 국어로 번역되어 있다     © 크리스찬리뷰

 

집에 돌아와 인터넷을 찾아보았지만 특별한 정보는 없었다. 분명, 왕립 식물원은 한국인이 자주 찾는 관광지인데 한글로 된 정보는 거의 찾아 볼 수가 없었다. 혹여, 이 글이 시드니 왕립식물원을 찾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마무리한다.〠

 

김환기|본지 영문편집위원

권순형|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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