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를 다시 갈아 끼우고

글/주경식 사진/권순형 | 입력 : 2021/12/29 [11:04]
▲ 퀸즈랜드 국경을 넘기 위해 차량 행렬이 긴 줄을 이었고, 호주 내 가평 길 다큐 제작을 위해 본지 ‘가평 다큐 팀’은 3박 4일 일정으로 콥스하버-골드코스트-브리즈번을 취재했다.     © 크리스찬리뷰


지난 12월 16일(목) 크리스찬리뷰 ‘가평 다큐 팀’(권순형, 정성택, 주경식) 일행은 호주에 있는 10개의 ‘가평 길’(Kapyong Street)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일차적으로 콥스하버-골드코스트-브리즈번에 있는 ‘가평 길’을 취재하기로 결정하고 브리즈번을 향해 힘차게 출발했다.

 

영상장비가 많고 현지에서 취재 때문에 이동할 장소가 많은 까닭에 비행기보다는 직접 차를 운전하고 가는 방법을 선택했다. 때마침 ‘오미크론 변이’가 기승을 부리는 바람에 퀸즈랜드 국경을 넘는 일은 간단하지 않았다. 72시간 전에 PCR 테스트를 받아야 했고, 퀸즈랜드 국경 통과(Queensland Boarder Pass) 증명서를 받아야 했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16일 오전 9시 30분 마운트 쿠링가이(Mount Kuring-gai)에서 출발했다.

 

‘크리스찬리뷰’는 2023년 4월까지 호주에 있는 ‘가평 길’을 취재하고 관계있는 한국전 호주 참전 용사들을 인터뷰하여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사진 전시회를 개최할 계획을 세웠다.

 

호주 전역에 10개의 ‘가평 길’(Kapyong Street)과 아들레이드에 1개의 ‘가평 다리’(Kapyong Bridge)가 있다. 호주 내 「가평 길 다큐멘터리」 제작 첫 걸음으로 브리즈번과 골드코스트를 선택한 것은 브리즈번순복음교회의 홍요셉 목사의 은퇴예배가 12월 17일에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이왕이면 은퇴식도 참석하고 브리즈번과 골드코스트에 있는 가평길과 한국전 참전 용사들을 취재하면 일석이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브리즈번순복음교회와 홍요셉 목사

 

▲ 홍요셉 목사에게 원로목사 추대패를 전달하는 윤안식 목사     © 크리스찬리뷰

 

▲ 브리즈번순복음교회 시온성가대의 찬양     © 크리스찬리뷰

 

12월 17일(금) 오후 5시 30분, 브리즈번순복음교회에 도착했다. 은퇴예배(원로목사 추대 및 담임목사 취임)는 오후 7시 시작이지만 미리 식사와 교제를 위해 일찌감치 교회에 도착했다. 교회는 잔칫집 마냥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기자가 아는 얼굴들도 제법 많았다. 골드코스트에서 사역하는 목사들도 축하를 해주기 위해 많이 참석했다. 브리즈번 목회자들과 골드코스트 목회자들이 평소 좋은 교제들을 해오는 모습들을 읽을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순복음교회 식구들은 호주 전국에서 모인 것 같아 보였다. 시드니에 있는 순복음교회 목사들뿐만 아니라 타스마니아 지역에서도 참석했는데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들을 보고 인사를 나누었다.

 

브리즈번도 코로나로 인해 그동안 지역교회들이 행사들을 자제해 왔는데, 홍요셉 목사의 은퇴예배로 모인 덕분에 오랜만에 만나서 이야기 꽃을 피웠다.

 

▲ 홍요셉 목사가 후임목사 윤안식 목사에게 취임패를 전달하고 성도들은 박수로 축하했다.(위) 홍효정 사모와 순복음오세아니아총회 호주북부지방회 목회자들이 축하찬양을 했다.     © 크리스찬리뷰

 

오세아니아 총회소속 순복음교회는 28개나 된다. 호주 전국뿐만 아니라 남태평양 섬들까지 포함해서이다. 얼핏 보아도 호주 전국에 있는 순복음교회 소속 목사들이 축하해 주기 위해 먼 곳을 마다 않고 찾아왔다. 사정상 참석하지 못한 목사들은 축하 영상 메시지를 보내왔다.

 

브리즈번순복음교회는 브리즈번 지역 복음화와 유학생 복음화 그리고 남태평양 선교라는 기치 아래 1989년 12월 10일 창립되었다. 홍 목사는 제3대 담임목사로 1993년 7월에 부임했다. 그리고 홍 목사는 30년의 세월을 쉬지 않고 달려왔다.

 

처음 브리즈번에 도착했을 때 낡은 호주교회에서 몇 명의 성도들과 함께 예배를 드렸는데 이제는 브리즈번에서 가장 큰 한인교회 가운데 하나로 성장했다. 그리고 2000년에는 현재 브리즈번순복음교회가 자리하고 있는 에잇마일 플레인(Eight Mile Plains)에 대지 3천여평을 구입해서 1차(2004년), 2차(2012) 예배당 건물을 완공하여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브리즈번순복음교회와 홍요셉 목사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그는 그의 황금 같은 중년의 인생을 이곳 브리즈번순복음교회에 쏟아부었고 오늘날 브리즈번 순복음교회를 세웠기 때문이다.

 

이제 그가 여러 동역자들과 함께 피와 땀을 흘려 세운 브리즈번순복음 교회를 은퇴하는 날이다. 만감이 교차하는 그의 표정이 보인다.

 

홍 목사의 후반기 JOY(Jesus Only Yes) 사역

 

식사 교제 후 정각 7시가 되자 QR 코드 체크를 하고 본당에 들어섰다. 오늘 홍요셉 목사 은퇴예배는 1부: 안수집사 및 권사 임직예배, 2부 홍요셉 목사 원로목사 추대 및 윤안식 목사 담임목사 추대 순서로 진행되었다.

 

찬양팀의 찬양이 끝나고 시드니순복음교회 김범석 목사의 설교가 이어졌다. 김범석 목사는 홍요셉 목사가 시드니순복음교회에서 교사로 사역할 때 자신이 존경하는 선생님이었다고 회고했다.

 

1부 임직식이 끝나고 곧 바로 홍요셉 목사 원로목사 추대 및 담임목사 취임식이 진행되었다. 첫 번째 순서는 홍요셉 목사의 30년 사역을 영상으로 보여주는 시간이었다. 빛바랜 사진 영상을 통해 그동안 브리즈번순복음교회가 어떠한 발자취를 걸어왔는지, 홍요셉 목사가 어떻게 교회를 위해 헌신했는지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어진 원로목사 추대 감사인사 시간에 홍 목사는 담담하게 지난 30년 동안 그의 사역에 대해 회고했다. 홍 목사는 “순복음교회도 ‘말씀과 신학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해왔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냉철한 지성 위에 ‘성령의 균형있는 사역’을 위해 뜨겁게 기도하고 성령을 갈구했다. 그 결과 하나님께서 여기까지 오게 하셨다’라고 강조했다.

 

▲ 제3대 담임목사로 취임한 윤안식 목사     © 크리스찬리뷰

 

▲ 원로목사로 추대받은 홍요셉 목사     © 크리스찬리뷰


“첫째는 하나님께 영광,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그리고 둘째는 섬겨주신 동역자들의 사랑입니다. 저는 은혜에 빚진 자이고 사랑에 빚진 자입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민수기 23장 10절 말씀으로 저의 감사인사를 마치려 합니다. -나는 의인의 죽음을 죽기 원하며 나의 종말이 그와 같기를 바라노라- 이것이 은퇴를 하며 새로운 사역을 위한 저의 결단입니다.”

 

그는 이제 여기서 사역을 마치고 은퇴하는 것이 아니라 브리즈번순복음교회는 후배 목사에게 위임하고 새로운 사역에 도전하기 위해 ‘JOY(Jesus Only Yes) 선교 사역’을 시작할 계획을 선포했다. ‘JOY 선교회’는 남태평양 원주민들을 위한 선교사역이다.

 

홍 목사는 이대로 그의 사역을 은퇴하는 것이 아니라 남은 후반기 인생도 하나님 나라를 위하여 끝까지 충성할 것을 결심한 것이다.

 

타이어를 새것으로 갈아 끼우고

 

홍요셉 목사의 감사인사 후에 윤안식 목사의 취임 인사가 이어졌다.

 

“홍 목사님의 성령사역을 이어 저도 성령충만한 사역을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꼬마 사무엘이 영적으로 눈이 뜨인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세상적으로 순수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부르시기만 하면 스승님께 쪼르르 달려가 부르셨습니까? 했던 것 같아요. 저도 그러한 순수함을 잊어버리지 않도록 노력할 겁니다. 혹시 누군가 부르실 때 쪼르르 달려가 여러분의 소리를 들을 겁니다. 그러나 결국 사무엘도 주여 여기 있습니다. 주여 말씀하옵소서 주의 종이 듣겠나이다 했듯이, 저도 수많은 성도님들의 소리를 듣지만 최종적으로는 하나님의 마음을 들으려고 노력할 겁니다.”

 

윤안식 목사는 다윈순복음교회에서 목회하다가 이곳으로 부르심을 받았다. 이제 브리즈번순복음교회 제4대 담임목사로 홍요셉 목사의 바톤을 이어받아 브리즈번 복음화와 브리즈번순복음교회를 지속적으로 성장시켜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이어 멜번순복음교회 박종환 원로목사, 뉴질랜드 오클랜드순복음교회 김지헌 목사, 부산 금정교회 김형근 목사,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의 영상 축하 메시지가 이어졌다.

 

오세아니아 총회 부총회장인 김지헌 목사(오클랜드순복음교회 담임)는 홍요셉 목사의 은퇴가 새 타이어를 갈아 끼우고 인생 후반기 사역을 새롭게 시작할 것을 격려했다.

 

“리타이어(Retire)는 이제 쉬는 것이죠. 그런데 말 그대로 리 타이어, 타이어를 새것으로 갈아 끼우고 길과 진리와 생명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서 삶과 사역의 지평을 열고 남태평양의 비전을 품고 앞으로 사역을 행해실 때 사도행전의 부흥의 역사가 일어나기를 소망합니다.”

 

마지막으로 홍 목사의 장녀이자 골드코스트순복음교회 사모인 홍효정의 축하송이 이어졌다. 그녀 역시 사역자이자 목사의 사모로 가까이서 보는 아버지가 정말 존경스럽다고 눈물을 훔쳤다.

 

“저의 아버지는 열정이시잖아요. 저의 어머니는 더 열정이시구요. 그리고 기도를 겁나 오래 하시잖아요…… 저도 중년이 되보니 저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얼마나 대단하신지 이제 깨닫게 됩니다. 두 분이 칠순이 넘으셨지만 아직도 여호수아와 갈렙 같은 패기와 열정으로 사역을 하시는 모습을 뵐 때마다 가슴에서 진정으로 존경과 사랑하는 마음이 일어납니다.”

 

온 성도들이 축하하는 가운데 은퇴하는 홍요셉 목사의 뒷모습이 아름답다. 새롭게 타이어를 갈아 끼우고 남태평양을 품고 세계 복음화를 위해 여전히 열정과 패기로 달려나가는 홍요셉 목사에게 하늘의 큰 은혜와 능력이 함께 하기를 소망한다.〠

 

글/주경식|크리스찬리뷰 편집국장

사진/권순형|크리스찬리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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