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내가 말하는 것

묵상이 있는 만남

이규현/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0/07/26 [14:56]

오늘 나의 삶은 우연의 결과가 아니다. 의식적이든 혹은 무의식적이든 끊임없이 자기 스스로를 설득한 메시지에 의해 좌우된다. 그것이 어떤 것이든 자신의 삶에 영향을 준 무언의 철학과 어떤 고집스러움이 내면세계 안에서 계속 작용하여 결국 오늘의 나를 있게 하는 것이 분명하다.

예를 들면 "인생이 별 것 있겠어?, 그저 그렇고 그런 거지"라는 생각이 내면에 자리잡고 있는 사람이라면 흥미로운 인생이 펼쳐지기 어렵다. 그런 생각들이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의 삶을 움츠러 들게 하고, 말 그대로 그 인생이 별 것 아닌 것으로 그냥 흘러가게 한다.  "사람들은 다 사기꾼이야" 하는 생각의 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타인과의 진솔한 사귐이나 깊은 인격적 교제를 가질 수 없다. 모든 만남에서 복선을 깔아야 하고 상대의 행동을 분석하느라 에너지를 힘겹게 소모해야 한다.

"가만히 있는 것이 최상이야" 하는 복지부동의 심리 모드가 자신의 마음 속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면 흥미진진한 모험은 상상할 수도 없다. 능력은 가지고 있으나 창의적인 업무를 수행할 적극적인 마음이 일어나지 않는다. 결국 세월을 방석 삼아 깔아뭉개며 보석 같은 시간을 공중분해시키며 살아 가는 인생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자신 안에 세팅되어 있는 심리적 최면 모드다. 대개는 인식하지 못한 채 그 무언의 마법에 걸려 자신의 인생을 축내며 살아간다. 특별히 그것은 과거의 상처와 다양한 삶의 부정적 경험으로 인해 형성된 일종의 자기최면인 경우가 많다.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는 그의 저서 “마인드세트”에서 사람들은 이미 세팅되어진 마음의 상태에 따라 사물과 사건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진다고 말한다. 소위 세계관의 중요성을 화두로 끌고 간다.

꽤 오래전 불교의 성철 스님이 “물은 물이고 산은 산”이라는 다소 희안한 법어를 통해 소위 속세를 살아가는 인간들의 무지를 일깨워 대중의 이목을 끌었던 적이 있다. 이 말이 놀라운 것은 산을 산으로, 물을 물로 볼 수 있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암시한다는 것이다. 혼란한 내면을 통해 보는 세상은 심히 뒤틀려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성경 속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집트의 오랜 노예생활로부터 풀려났다. 하지만 광야를 지나는 동안 그들의 모습은 온전한 자유인과는 거리가 한참 멀어 보였다. 이유는 그들에게 이미 세팅된 노예의식 때문이었다. 내면에 설정된 잘못된 의식의  속박으로부터 놓임 받기 전까지는 진정한 자유인으로 살 수 없다는 것을 확연히 보여준 것이다. 출애굽은 경험했지만 약속의 땅을 정복하여 진정한 자유인으로 사는 축복은 그들의 것이 될 수 없었다. 그런 면에서 마인드 세트는 또 다른 구원의 영역이라 볼 수 있다.

이상하게도 감사하는 사람은 늘 감사하는 삶을 살고, 불평하는 사람은 늘 불평하며 살아간다. 일의 형태에 따라 감사와 불평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감사하는 사람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불평하지 않는다. 불평하는 사람은 좋은 일이 일어나도 감사하지 않는다. 이유는 그 사람 안에 이미 자리 잡혀져 있는 심리적인 구조로 인한 반응들이기 때문이다.

나를 바꾸고 싶다면 환경 혹은 다른 사람 탓을 하면 안된다. 내 안에 지금도 끊임없이들려지고 있는 무언의 소리가 무엇인지를 점검해 보아야 한다. 내가 나에게 들려주고 있는 그 언어의 마법에서 벗어나야 한다. 나의 내면에서 똬리를 틀고 있는 수없는 마법들, 영혼의 족쇄들을 걷어내야 한다. 바로 그때 삶의 변화는 첫걸음을 내딛게 된다.〠

 

이규현|시드니새순장로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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