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교회 회복을 꿈꾸는 가정교회

글/김환기 사진/권순형 | 입력 : 2022/07/20 [12:55]

 

▲ 8/2022 커버     © 크리스찬리뷰

 

▲ 국제가사원 초대원장을 지낸 최영기 목사는 “성경 하나 붙들고 성경적인 교회를 하려보니 많은 열매가 생겼다’고 강조한다.     © 크리스찬리뷰


1992년 말, 최영기 목사는 미국 텍사스 주에 있는 휴스턴 서울교회에서 담임목사로 청빙이 왔을 때 하나님께서 성경적인 교회를 만들어 보라고 하는 것으로 알고, 교육목사로 헌신하여 교육목사로 은퇴하겠다는 계획을 접고 초청에 응했다.

 

14년 된 교회에 제3대 목사로 부임한 것이다. 부임하고 10개월간의 준비 끝에 1993년 10월 가정교회를 출범시켜 20년간 목회하고 2012년 8월에 은퇴했다.

 

은퇴하면서 최영기 목사가 가정교회의 지난 20년 역사를 총정리한 ‘가장 오래된 새 교회, 가정교회’라는 책을 펴냈다. 그는 이 책을 통해서 두 가지가 이루어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첫째는, 가정교회에 대한 오해가 사라지고 바른 이해가 자리잡는 것이다. 둘째는, 이 책이 가정교회 목회자와 성도들뿐만 아니라, 일반 모든 교회 목회자들과 성도들에게 구체적인 도움이 되는 것이다.

 

최 목사는 책자에서 가정교회에 대한 정의를 다음과 같이 내렸다.

 

“가정 교회는 가정과 교회가 합쳐진 것이다. 성도들이 가정에서 모여 교회의 기능을 다하는 것이다. 교회가 하는 일은 예배, 교육, 교제, 전도와 선교다. 가정 교회에서는 이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

 

우리가 추구하는 가정교회는 “평신도가 지도자가 되어 가정집에서 6-12명이 매주 한 번 이상씩 모여 교회의 본질적인 기능(예배, 교육, 교제, 전도와 선교)를 다하는 공동체”이다.

 

최영기 목사와의 인터뷰는 지난 7월 11일 오후 대양주 가정교회 15주년 목회자 부부 간담회를 마친 후 올림픽공원에 있는 노보텔 라운지에서 가졌다.

 

- 목사님 안녕하세요, 본인 소개를 부탁합니다.

 

“저는 서울에서 출생했고 서울 공대 전자학과를 졸업했으며 해군에서 3년 3개월 복무하고 중위로 제대후 미국으로 유학가서 오하이오 주립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마쳤습니다.

 

그리고 느지막하게 주님의 부름을 받고 41살에 신학교에 가서 44살에 신학교 졸업하고 안수를 받고 목사가 되었습니다.

 

휴스턴 서울교회에서 20년간 목회를 하다가 2012년에 은퇴했고, 가정교회를 시작하면서 ‘가정교회 사역원’이라는 것이 생겼는데 초대 원장으로 20년 사역하다가 2019년에 은퇴했습니다.”

 

- 네 감사합니다. 목사님께서 이번에 호주에 오시게 된 목적이 있으신가요?

 

“부흥집회 초청을 받아서 왔습니다. 시드니새생명교회 강승찬 목사님이 시드니에서 가정교회를 시작해서 7개 지역이 될 정도로 커졌는데 그래서 초기에는 강 목사님을 도와드리기 위해 자주 왔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가정교회가 잘 정착이 되어서 오랫동안 뜸 하다가 8년 만에 멜번에 있는 호산나교회와 시드니에 있는 성서침례교회에서 부흥 집회 강사로 초청을 받아서 왔습니다.”

 

- 그러셨군요. 아마 호주에서 가정교회가 전파되고 있어서 기쁘실 것 같은데, 전 세계 가정교회 현황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가정교회는 미주에 있는 휴스턴 서울교회에서 시작되었는데 이것이 북미에서 확산되었고 그 다음에 한국으로 확산되어서 지금은 가정교회 숫자가 한국이 제일 많습니다.

 

그 다음에 강승찬 목사님의 열성 때문에 호주가 지역적으로는 세 번째로 많은 가정교회가 있고, 제가 가정교회에 관한 저서를 10권쯤 썼는데 그게 10개 국어로 번역됐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선교지에도 전파가 되어 현지인 교회가 목회자를 위해서 가정교회 세미나를 주최해서 현지인 교인을 돕는 이런 세미나가 세계적으로 10군데 정도됩니다.

 

세미나를 주최할 정도로 정착된 곳이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 카자흐스탄, 중남미에는 멕시코, 페루, 볼리비아, 아프리카 쪽에는 남아공, 모잠비크 등 세계 각 처에 퍼져있고 현지인 교회를 위해 세미나를 개최하는 곳도 10곳 정도 됩니다.”

 

- 목사님 말씀을 들어보니까 가정교회가 이제 세계화된 분위기인데요. 어떻게 가정교회를 시작하게 되셨는지 궁금해집니다.

 

“저는 모태 신앙입니다. 제 조부님이 성결교회 목사님이셨는데 한국 전쟁 때 성결교단에서 여섯 명의 순교자를 냈는데 그중 한 분으로 순교하셔서 용인에 있는 한국순교기념관에 봉치되셔서 저는 선택없이 어릴 적부터 신앙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대학교에 다니면서 교회가 하나님이란 어떤 의지할 존재라도 없으면 자기 힘으로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없는 무능한 사람들, 이런 소망이라도 없으면 희망 없는 사람들만 모이는 초라한 집단 같아서 그때부터 교회와 점점 멀어졌습니다.

 

그러다 대학원에 다닐 때 미국 전도 대원들이 성경책을 나눠 준 것을 읽다가 ‘예수님의 부활은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인 사실이다’라는 말을 듣고 30살에 예수님을 영접했습니다.

 

저는 나이가 들어서 예수님을 주님으로 영접했기 때문에 예수님이 내 인생의 주인이시면 예수님의 뜻대로 사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여겼습니다. 성경이 내 삶의 기준이 되었는데 내가 목사가 되니까 여전히 성경이 기준이 될 수밖에 없었는데 그러면서 갈등이 생기는 겁니다.

 

성경에는 분명히 이렇게 목회를 하라고 기록되어 있는데 목사가 왜 그런 식으로 목회를 안하는가? 교회는 이래야 된다. 이렇게 되어 있는데 왜 교회가 그런 모습이 아닌가? 성도의 삶은 이래야 된다고 하는데 왜 그런 삶을 살지 않나? 그러다가 1994년 1월 1일에 휴스턴 서울교회에서 담임목사 초청이 와서 그때 조건을 걸었습니다.

 

▲ 대양주가사원장 강승찬 목사(왼쪽)는 최영기 목사는 많은 목회자들의 멘토인데 우리를 성경대로 목회하도록 안내했기 때문에 최신 모델 선글라스를 선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 크리스찬리뷰

 

우리 신앙생활하려면 성경적인 교회를 해보자. 내가 신약 성경을 읽어보니까 가정에서 모이는 가정교회더라. 그 조건을 내걸고 나서 매뉴얼, 비전, 이런 것 없이 그냥 성경 하나 붙들고 나는 성경이 하라는 방법으로 목회를 하려고 애를 썼고 성도들은 성경에 있는 성도의 삶을 살려고 애를 썼는데 성경에 있는 교회를 세우려고 노력하다 보니까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 목사님 말씀을 들어보니까 계획을 세우지 않으셨는데 하나님 말씀대로 순종해 보려고 노력하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니 참 놀라운 것 같습니다.

 

가정교회 책을 보면 목사님께서 가정교회 목회를 하다가 보니까 세 축이 만들어 졌다고 했는데 세 축 네 기둥 중에 특별히 세 축에 대한 궁금함이 생깁니다. 세 축이 형성되어야 변화가 된다는 이런 이야기가 있는데 어떻게 세 축이 만들어 졌는지요?

 

“제가 성경적인 교회를 만든다 이렇게 시작을 했는데 사실 성경적인 교회를 세우고자 하는 노력도 많이 했고 그렇게 하겠다는 사람들도 많았고 이론도 많아요. 제가 추구한 것은 우리가 성경적인 것을 추구한다고 할 때 어떤 분들은 기분 나뻐하죠.

 

그러면 우리가 이제까지 비성경적인 교회를 했단 말이냐? 이런 식으로 말하는데 그런 건 아니고, 모든 것이 다 성경에서 시작되었으니까 성경적이라 말할 수 있지만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관행과 신학이 끼어들면서 성경과 교회가 멀어진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제가 잡은 것은 성경대로는 단순한 이해, 단순한 순종입니다.

 

▲ 대양주가정교회 15주년 감사파티 및 목회자 부부 간담회 전경.     © 크리스찬리뷰

 

이론이나 관행이 끼어들 여지가 없도록 성경이 그렇다 하면 그런 줄 알고, 아니라 하면 아닌 줄 알고, 하라고 하면 하고, 하지 말라고 하면 안 하고, 이것을 모토로 삼아서 성경 하나 붙들고 하니까 얼마 있지 않아서 성경적인 열매가 맺히더라구요.

 

성경적인 열매와 성경적인 교회라는 것은 이론이나 명칭보다 열매를 봐야 하는 것 같아요. 열매는 안 믿는 사람이 예수 믿고, 믿는 사람의 삶이 변하고 교회 생활에 기쁨이 있는가? 사도행전을 보면 교회가 어려운 상황에 있을 때에도 기쁨이 충만하다는 단어가 굉장히 많이 등장하거든요.

 

성경 하나 붙들고 성경적인 교회를 하려다 보니 그런 열매가 생기더라고요. 그러다가 제가 ‘구역 조직을 가정교회로 바꿔라’라는 책을 출간하게 되었고 사람들이 자꾸 문의를 하게 되어서 그때 기독교 신문하는 어떤 분이 세미나를 해보라고 해서 처음에는 거절을 했습니다.

 

내가 알려진 목사도 아니고 우리교회가 알려진 교회도 아닌데 세미나를 하면 누가 오겠느냐? 그런데 세미나를 열었는데 미국 전역에서 35명이 왔어요. 그래서 관심이 있구나 생각해서 처음에는 1년에 두 번씩 했거든요. 세미나를 하려고 하면 교재를 만들어야 하잖아요.

 

그래서 성경적, 성경적 하는데 어떤 원리를 잡았나? 성경적이라고 할 때 용어나 조직이나 이런 것을 잡은 것이 아니라 정신을 잡았거든요. 그래서 제가 보기에는 성경적인 원리만이 성경에 있는 교회를 본받는다고 하지만 형태를 본받는다고 하면 차이가 많아요.

 

예루살렘교회와 고린도교회가 차이가 많잖아요? 그 형태를 붙들기보다는 정신을 붙들었는데, 첫 번째가 교회의 존재 목적, 신약교회의 특징은 영혼 구원해서 제자 만드는 거다. 대사명에 기초해서 그걸 잡았고, 두 번째 잡았던 것은 예수님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제자들의 발을 씻기면서 내가 너희에게 본을 보였다 이런 말씀을 하시고 사도 바울도 나를 본받는 자가 되어라 베드로 같은 사람도 장로들에게 본이되어라 그러잖아요.

 

가르치는 제자훈련이 아니라 보고 배우는 제자훈련입니다. 한국에서 제자훈련을 많이 하면서 학자가 키워지는 이유가 공부를 시켜서 그렇구나. 그래서 두 번째 기둥이 ‘가르쳐서가 아니라 보여줘서 제자 만든다’는 것이었습니다.

 

세 번째는 에베소서 4장 11절에는 말씀 사역자들, 사도, 예언자, 교사, 목사들이 등장하고, 12절에는 이 사람들의 역할은 성도들을 온전케 해서 성도들로 하여금 목양을 하고 교회를 세운다고 되어 있잖아요.

 

그래서 목사가 할 일 있고 성도가 할 일이 있는데 콘스탄틴대제가 기독교를 공인하면서 모든 사역을 사제한테 미뤄두고 성도들은 다 뺏겼잖아요. 이에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 목양의 주체는 평신도, 목사는 목양을 잘하도록 세워주고 말씀 전하고 리더십 발휘하고 이렇게 둘을 분리하는 것, 목사는 목사 일하고 성도는 성도 일하고 이게 세 번째 원칙이었습니다.

 

네 번째는 예수님의 리더십, 섬기는 리더십입니다. 내가 세상에 온 것은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고 섬기러 왔다. 그래서 섬기는 리더십은 남을 성공시키는 리더십, 우리는 그렇게 정의했어요.

 

섬긴다고 해서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남을 성공시키는 리더십, 이 네 가지 원리를 우리가 네 기둥이라고 말합니다.

 

▲ 최영기 목사는 은퇴 후에도 세계 곳곳을 다니며 가정교회 운동을 펼치고 있다. ©가사원    

 

이걸 컴퓨터로 치면 소프트웨어인데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용기가 좋아야 되잖아요. 그래서 이걸 담을 수 있는 용기, 컴퓨터로 치면 하드웨어가 이제 세 축인데 목장과 삶 공부라고 부르는 성경공부, 주일 연합예배, 왜냐하면 가정에서 모이는 목장도 예배고 이건 모여서 드린다고 해서 주일 연합예배라고 부르는데 우리가 이 세 가지를 세 축이라고 부릅니다.

 

이 세 축이 필요하고 효과적인 이유가 뭐냐하면 사람들은 지정의로 되어있기 때문에 회심도 그렇고 영적으로 자라기에도 이 세 가지가 골고루 터치가 되어야 하는데 목장 모임은 정을 터치해줍니다.

 

회심의 예를 들자면 안 믿는 사람들은 교회에 대한 굉장한 오해와 거부감이 있는데, 목장에 와서 이게 터치가 되는 거에요. 아! 교회가 괜찮은 곳이구나. 그렇지만 아무리 감정적으로 터치가 되어도 정보가 들어가야 되잖아요.

 

이게 삶 공부를 통해서 복음에 대한 정보가 제공이 되고, 그러나 내가 감동받고 정보가 있다고 해서 예수 믿는 것 아니잖아요? 의지적인 결단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가정교회에서는 정적인 면을 터치하는 목장 모임, 지적인 면을 터치하는 삶 공부, 또 의지적인 면을 터치하는 주일 연합예배, 우리가 이것을 세 축이라고 부릅니다.”

 

- 설명을 들어보니까 성경의 원리를 너무 자연스럽게 잘 설명해 주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마 이렇게 가정교회하는 성도들이 순서만 따라도 변화되는 것을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기존 교인들이 잘 안 해요. 그걸 어떻게 생각하세요?

 

“교회를 좀 오래 다닌 사람들은 나름대로 교회관과 신앙관이 생겨버렸기 때문에 이걸 바꾸지 못해서 그래요. 그래서 집 지을 때도 신축이 편하지 개축은 어렵잖아요? 비신자들은 전혀 선입견이 없기 때문에 그대로 배우는 대로 하기 때문에 비신자들은 속도가 아주 빠르죠. 그런데 기신자들은 고정관념을 깨는게 너무 어려우니까 좀 한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 말씀을 들어보니까 이해가 되는 것 같습니다. 목사님, 가정교회가 전 세계로 많이 전파되고 있는데 가정교회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해 질문하고 싶습니다. 과거는 목사님께서 그동안 세미나를 주최하는 교회와 컨퍼런스를 통해 가정교회가 전파된 것 같습니다.

 

이제 코로나 이후에 가정교회가 어떻게 영향을 드러내고 목사님께서 1세대를 지나 이제 2세대 3세대를 바라보면서 다음 세대에 대한 전망이 어떠한지 가정교회에 대한 전망을 듣고 싶습니다.

 

“가정교회 전망을 말하기는 좀 어렵구요. 그 이유는 저는 이제까지 어떤 계획을 갖고 해온 것이 아닙니다. 일생 동안 하나님 음성에 귀기울이고 절대 순종한다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제가 계획을 세워 본 적도 없어요. 단지 하나님께서 앞으로 어떻게 인도하실까? 이란 자세입니다.

 

코로나 때문에 굉장히 위기 의식을 느끼는 교회가 많고 문닫는 교회도 한국에 굉장히 많습니다. 헌금도 30% 이상 줄었다 해서 재정적으로도 어렵지요. 그런데 가정교회는 코로나 영향 거의 안 받았어요. 데이타연구소에서 당시에 5백 개의 가정교회와 5백 개의 전통적인 교회를 비교했는데 객관적으로 가정교회는 영향이 없었다는 결과가 나왔고 헌금은 오히려 더 증가했습니다.

 

▲ 대양주가정교회 15주년 감사파티에서 축하케익을 커팅하는 최영기 목사(가운데) 와 시드니 지역 가정교회 목회자 부부.     © 크리스찬리뷰

 

이유는 공동체 때문에 전통 교회는 교회 중심이기 때문에 모일 수가 없으니 무너질 수밖에 없죠. 그런데 가정교회는 가족 같은 관계가 있으니까 그런 가운데서도 관계는 지속되었고 건강하게 잘 견딘 것 같아요. 그런데 어쨌든 만나는데 제약이 있으니까 많은 가정교회들이 그때 말씀과 기도에 집중했어요.

 

통독도 하고 큐티 나눔도 하고 새벽기도도 온라인으로 하니까 오히려 출석하는 사람이 늘어났어요. 그래서 이런 것들이 다 다져져서 이젠 코로나가 지나고 자유로운 시간이 오니까 도약을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심어질 정도로 코로나가 가정교회는 지장을 주기보다 오히려 관계 속에서 튼튼하게 내실을 강화하는 이런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 다음에 차세대는 이민교회니까 대부분 우리 2세들은 영어권 아니겠어요? 지금 휴스턴 서울교회 영어 회중만 600~700명 정도 되거든요. 처음에는 참석자가 별로 없었는데 영어로 목회자 세미나도 하고 굉장히 적극적으로 참석하는 사람도 늘고 이제는 영어 회중을 위한 컨퍼런스도 합니다.

 

지금까지는 한어 회중 컨퍼런스에 영어 회중이 끼었는데 이제는 영어 회중이 주최하고 영어 회중 목회자들이 모이는 컨퍼런스도 곧 개최할 것 같습니다.

 

이런 추세에 맞춰서 가정교회 사역원도 처음에는 저희 밖에 없었는데 북미 가정교회 사역원이 생겼고 한국과 호주 가정교회 사역원이 생겼습니다. 금년 중에 일본과 카자흐스탄 가정교회 사역원이 생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국제가정교회 사역원 홈페이지 첫 페이지에 들어가면 영어로 나오고 언어에 따라서 들어갈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제 가정교회는 1세대를 넘어서 2세대까지 활발하게 확산이 되고 있는 이런 인상을 받습니다.”

 

- 목사님 말씀을 들어보니까 이제 가정교회 1세대는 마무리가 되고 그 다음 단계 2세대로 넘어가는 단계에 있는 것 같습니다.

 

요즘 은퇴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가정교회 안에서도 그렇고 일반 목회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목회자들이 은퇴를 잘하고 싶어 고민은 많은데 마무리가 좋지 않은 이야기가 호주에도 적지 않습니다.

 

목사님 은퇴를 참 잘하신 걸로 알고 있고 또 전 세계 한인교회 목회자들이 최 목사님을 본받고 싶어하는데 목사님께서 어떻게 은퇴를 준비하셨고 또 은퇴 후에 사역을 활발하게 하고 계신는 그 비결이 무엇인지 나눠주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1980년대에 목사 안수를 받았는데 한국이나 북미도 대형교회가 은퇴 때문에 소송 안 걸리고 갈라지지 않는 교회가 없었어요. 그래서 나는 안수 받을 때부터 은퇴가 기도 제목이었습니다.

 

목회를 잘하는 것은 열심히 성실하게 잘하면 되는 것 같아요. 시작하는 건 그런대로 쉬운데 잘 끝내는게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그때부터 기도를 했어요. 왜 은퇴가 어려운가 하면 ‘돈과 사역’이에요.

 

저는 은퇴금을 1년당 1개월로 정하고 끝냈습니다. 그래서 20개월, 20년 했으니까 20개월 받는데 그것도 한꺼번에 받지 않고, 20개월에 주는 걸로 끝냈습니다. 끝난 다음에 휴스턴 서울교회에서 고맙게도 가정교회 사역원에 쓰라고 15만 불 헌금을 해주었습니다.

 

두 번째는 사역입니다. 제가 은퇴하고 난 다음에 선교사역, 장학사역들을 하려니까 자꾸 후임자하고 부딪치잖아요. 그래서 나는 사역을 딱 그만두려고 했어요. 그런데 어떤 분이 그걸 알고 제가 은퇴도 하기 전에 적지 않은 금액을 헌금해줬어요.

 

목사님 지금부터 쓰시고 은퇴한 다음에 하십시오. 이러니까 내가 사역을 계속하자면 은퇴한 다음에도 비행기 값이라도 교회에 손을 벌려야 되는데 그럴 필요가 없어서 이렇게 사역을 하고 있는데 은퇴를 잘 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인 것 같아요.

 

돈 문제 깨끗하게 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요즘 은퇴하는 분을 위해서 사택 개념을 없애고 주택 개념으로 해야 합니다. 목사가 여기서 은퇴를 할 것 같다 하면 최소한 5년 전부터는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가능하면 은퇴보험 같은 것도 갑자기 부담되지 않도록 미리 들어두고, 그 다음에 집도 어느 때부턴가 사택을 명의를 바꿔서 주택으로 해주고 자동차도 교회 차를 쓰도록 하면 은퇴할 때 집과 차가 있으니까 해결이 되는 거에요.

 

호주도 그렇고 미국도 그렇지만 연금이 나오니까 크게 걱정 안 해도 됩니다. 나도 연금으로 살거든요. 그냥 먹고 살면 되는 거 아니에요? 그래서 은퇴를 미리 준비하는 건 교회를 위해서 그럽니다.

 

사역도 쓰임을 받았으니까, 성경은 굉장히 역설적(paradoxical)이잖아요? 죽을라 그러면 살고, 살라 그러면 죽고 이런 거 있잖아요? 그래서 그렇게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포기하니까 하나님이 만들어주시는 것 같아요.

 

휴스턴 서울교회 은퇴하고 나는 티비나 보면서 한가하게 지낼 줄 알았는데 국제가정교회 사역원이 크게 성장했거든요. 하나님이 자꾸만 일하라고 해서 열심히 했더니 사역이 커지더라구요. 하나님이 필요하면 쓰시는 거고, 너 할 일 끝났다 하면 쉬는 거지요.

 

내가 없으면 안 되는 것처럼 하면 문제가 되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돈과 사역 문제에만 집중하면 아름다운 은퇴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 목사님께서 80세 가까이 되셨는데 평신도의 삶을 살다가 목회자의 삶을 살고 또 가정교회 운동이라는 제2의 종교개혁같은 일을 해오셨는데 제가 볼 땐 주님의 마음을 잘 아시는 것 같습니다.

 

어느 누구보다도. 전 세계에서 마지막 때다 이런 얘기를 하고 있는데, 목사님이 보실 때 세상을 향한 교회의 역할이 무엇일까? 또 우리 일반 한인교회들 중에서 교회마다 목표들은 많은데 들어가보면 엉뚱한 일을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목사님이 생각하실 때 세상을 향한 교회의 역할이 무엇인지, 또 휴스턴 서울교회도 지역 선교를 잘하셨는데 그런 얘기들을 듣고 싶습니다.

 

“제가 보기에 처음에는 성경적인 교회, 이제 가정교회를 하고 또 동조하는 분들이 많으니까 정말 우리 한국 교회가 가정교회를 다 도입을 하면 한국교회가 살아나겠다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의외로 사람들이 안 하더라구요.

 

▲ 대양주가정교회 목회자들에게 격려사를 전한 최영기 목사     © 크리스찬리뷰

 

그래서 이런 얘기를 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목회자들이 시작은 그렇게 안 했을 거에요. 뭔가 주님을 위해서 아름다운 교회를 위해서 일했는데, 사역에 찌들고 생활에 부대끼다 보니까 이제는 직업이 되버렸어요. 가정교회가 좋은 것은 아는데 가정교회를 하기 위해서는 많은 것을 내려놔야 되고 장로들도 설득해야 되고 이러니 엄두가 안나서 못 하는 것 같아요.

 

또 큰 교회들은 영혼구원이 안 이루어지더라도 프로그램이 좋아서 사람들이 모이니까 위험부담을 할 게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사실 좀 우울감에 빠졌습니다. 그때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 소돔과 고모라 의인 10명이었어요.

 

▲ 바이센테니얼 공원에 있는 워터뷰에서 목회자 간담회를 마친 후 기념촬영     © 크리스찬리뷰

 

▲ 최영기 목사의 저서 ‘목자의 마음’(두란노). 이 책은 목회 백과사전처럼 읽을 수 있도록 주제별로 구성되어 있다. ©두란노     


잘 아시겠지만 소돔과 고모라를 멸망하신다고 하니까 50명 의인이 있어도 멸망하실겁니까? 그렇게 점점 줄이다가 10명만 있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안 한다고 했는데 멸망했던 건 의인이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니에요?

 

그래서 이제는 목표가 좀 달라져서 소돔과 고모라의 10명, 주님이 원하시는 교회를 위해서 미칠 수 있는 이런 사람과 이런 교회와 목사들이 있으면 하나님이 한국 교회에 자비를 베푸셔서 불쌍히 여기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제는 한국 교회의 장래, 기독교의 장래 이런 건 내 영역이 아니고 나도 잘 모르겠어요. 어쨌든 성경적으로 고집하고 주님 꿈꾸셨던 교회를 위해 불태우는 이런 목사와 교회가 있으면 하나님이 불쌍히 여기셔서 자비를 베푸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목사님 말씀 들어보니까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분은 뭔가 다르다는 느낌입니다. 이제 호주 한인 교회 목회자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부탁드리겠습니다.

 

“무슨 말을 남겨도 이게 도움이 될까 싶은데 솔직히 호주에 있는 목회자들이 교회가 위기라고 하는데 나는 초심을 되찾았으면 좋겠어요.

 

목회자들이 목사가 되었을 때는 성도들을 잘 섬기고 성경적으로 아름다운 교회를 세우고 싶어서 그랬을 텐데 그동안 너무 찌들리고 고생을 하다 보니까 이제 정말 직장처럼 되버렸는데 아깝지 않아요?

 

그래서 저는 가정교회는 성경적인 교회를 꿈꾼다고 애를 쓰니까 이제 한 번 관심을 갖고 알아봤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가정교회를 하는 교회는 이런 가운데서도 영혼구원이 이루어지고 가정교회에서 사람이 변하고 가정교회를 다니는 사람들은 활기가 있다고 하잖아요?

 

그럼 적어도 그냥 가만히 있지 말고 어쩌면 옛날에 내가 목사되었을 때 꿈과 소원이 바로 이 가정교회를 통해서 될지도 모른다는 조그만 가능성을 붙들 고서라도 가정교회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의 말에 귀기울이지 말고 진지하게 세미나도 참석해 보고 관심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 오늘 바쁘신 중에도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의 사역이 주 안에서 잘 이루어 나가시길 기도합니다. 〠

 

김환기|본지 영문편집위원

권순형|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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