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생각

가정을 완성시키는 성령

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09/04/30 [14:26]
한국의 5월은 '가정의 달'이다. 5일 '어린이 날'을 필두로 8일은 '어버이 날', 15일은 '스승의 날'그리고 마지막 날은 '성령강림절' 등이 포진하여 있다. '집과 가정'은 같은 용어가 아니다. '집'(House)은 보이는 건물이지만, '가정'(Home)은 가족 구성원을 일컫는다. 따라서 집은 '벽돌'로 짓지만, 가정은 '사랑'으로 짓는다. 그리고 '사랑'은 '성령' 안에서 완성된다.
 
가정의 달
 
내 학위 논문 제목은 '가정을 장으로 하는 종교교육'이다. 유태인의 가정교육을 연구했다. 특별히 가정교육의 핵심 구절인 신명기 6:4-9절인 'Shema'에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Shema'란 히브리어로 '들으라'는 뜻이다. 4절에 이스라엘아 들으라, 6절의 하나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7절의 자녀에게 가르치고, 9절의 집 문설주에 기록하라. 결코 말씀과 생활이 분리되어서는 안됨을 강조하는 구절이다. 목회 초년병 때에는 가정에 대한 설교를 많이 했다. 나름대로 '가정교육'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가정에 대한 설교 횟수가 점점 줄어 들게 되었다. 그 언제란 내 아이가 커가면서부터이다. 자녀교육이 결코 이론과 같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아이들은 가르친 대로 행하는 것이 아니라 본 대로 행한다는 것, 아이들은 부모의 앞모습을 보고 배우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배운다는 사실도 나중에 알게 되었다.
 
이제는 둘다 대학생이 된 아이들을 바라보며, 어쩌면 저렇게 나와 닮은 점이 많은지 깜짝 깜짝 놀랄 때가 있다. 예의 없는 아이들의 말투 속에서, 생각없이 던졌던 내 말들을 되돌아보게 된다. 아이들의 웃는 모습 속에서 함께 웃는 나를 보고 기뻐하기도 한다. 하나님은 교회를 세우기 전에 가정을 먼저 세우셨다. 만약 '1차 사회집단'인 '가정공동체'가 깨어진다면, 어떻게 '2차 사회집단'에 희망을 걸 수 있겠는가? 가정을 살리는 것은 가정만의 문제가 아닌, '2차 사회집단'에 대한 '책임적 행동'이다.
 
성령강림절

'가정의 달' 마지막 날이 공교롭게 '성령강림절'이 된 까닭은, '가정의 완성은 성령에 의해 가능하다'라고 해석하면 안될까'?성령 강림절'을 구약에서는 '맥추절' 또는 '초실절'이라고 한다. 같은 날이지만 다른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절기는 '농경적 의미'와 '종교적 의미'가 함께 내포되어 있다. 농부들은 일 년에 세 번 추수하였으며, 이 추수기들이 이스라엘의 '삼대 명절'을 이루고 있다. 겨울 보리를 거두는 '무교절', 여름 보리와 밀을 거두는 '맥추절 ', 올리브와 포도를 거두는 '수장절'이다.
 
겨울 보리를 추수하고 묵은 누룩을 없애는 '무교절'이 출애굽이란 역사적 사실과 결합하여 만들어진 절기가 '유월절'(Passover)이라면, 여름보리와 밀을 거두는 추수감사의 성격이 강한 '맥추절'이 출애굽하고 50일 후에 시내산에서 계명을 받은 역사적 사실과 결합한 것이 '오순절'(Pentecost)이다. 일년 중 마지막 추수를 축하하는 '수장절'과 이스라엘의 40년간 광야 생활의 역사적 사실이 결합된 것이 '장막절'(The feast of Tabenacles)이다.
 
특별히 '오순절'은 구약에서 '율법'을, 신약에서는 '성령'을 받은 날이다. 율법이 '말씀'이라면 성령은 '말씀의 완성'이다. 성령의 감동으로 기록된 '성경'은 '성령'의 도움 없이 온전히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경을 읽을 때 우리가 주체가 아닌, 성령이 주체가 되어야 한다. '말씀하시옵소서 주의 종이 듣겠나이다'라는 자세를 취한다면, '성서를 읽는다'는 표현보다 '성서를 듣는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지 않나 생각해 본다.
 
얼마전 '호주난민정책협의'를 위하여, '이민성장관'이 주최하는 세미나에 참석했다. 참석한 사람 중에 '유태인 랍비'가 손목에 신명기 'Shema'를 상징하는 팔찌를 끼고 있었다. 몇주 후 신명기 강의를 할때 'Shema'에 대한 설명을 하고, '성서일독'을 할 때까지 모두가 '성경팔찌'(Bible Band)를 차기로 했다. 정확하게 말하면 '팔찌'가 아닌 '목줄'이다. 왼 손목에 찼을 때는 구약을 읽는 중이고, 오른 손목에 차면 신약을 읽고 있다는 뜻이다. 성경을 다 읽으면 '성경팔찌'(Bible Band)가 '성경목줄'(Bible Necklace)로 전환된다.
 
'가정의 달'에 성경의 저자이자, 가정의 주인되시는 성령을 초대하여 보자. 성령이 임하는 곳에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 진다. "하나님 나라는 먹는 것과 마시는 것이 아니요 오직 성령 안에서 의와 평강과 희락이라"(롬 14:17), 이 말씀이 각 가정에 이루어지기를 기도한다.
 
 
김환기/호주구세군 본영 소수민족 담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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