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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의 가을이 깊어가는 요즘, 우리의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 화면 너머 들려오는 미국과 이스라엘과 이란의 긴장감, 끝을 알 수 없는 러-우 전쟁의 포화 속에서 우리는 '마지막 때'의 그림자를 보게 된다.
어디 그뿐인가? 숨 가쁘게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꺾이지 않고 다시 상승하는 고금리는 시드니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을 옥죄고 있다. '내 집 마련'의 꿈은 더 멀어지고, 당장 내야 할 렌트비와 홈론 이자가 우리를 두려움으로 몰아넣는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이런 소란함 속에서 주님은 오늘 마태복음 24장을 통해 우리에게 말씀하신다.
“또 너희는 여기저기서 전쟁이 일어난 소식과 전쟁이 일어나리라는 소문을 들을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당황하지 않도록 주의하여라. 이런 일이 반드시 일어나야 한다. 그러나 아직 끝은 아니다.”(6절, 새번역)
두려움이 아닌 '인내'를 선택하는 삶
마지막 때의 징조는 공포의 대상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어디에 뿌리를 내려야 하는지 알려주는 신호이다. 세상은 경제 지표와 전쟁 뉴스에 일희일비하며 요동치고 있다. 그러나 부활의 주님을 믿는 우리는 비신자와 다르게 살아야 한다.
죽음을 이기시고 다시 사신 예수께서 온 우주의 통치자이심을 믿기에 우리는 고금리 시대에도 '하늘의 부요함'과 세상이 할 수 없는 ‘하늘 나라의 평강’을 고백할 수 있어야 한다.
점점 더 사랑이 식어져가는 시대를 살아가겠지만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사람은 구원을 얻을 것이다.”(13절) 는 말씀을 기억하며 두려움을 무작정 참으라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약속을 붙들고 오늘을 당당히 살아내는 '거룩한 고집'을 가지고 인내를 선택해야 한다. 왜냐하면 주님이 오래 참으시고 계시기 때문이다.
교회다운 교회: 환난 중에 피어나는 희망의 공동체
안타깝게도 많은 이들이 가족처럼 여겼던 교회를 떠나거나 홀로 신앙생활을 하는 '가나안 성도'가 되어가고 있다. 삶이 팍팍해질수록 상처의 노예가 되거나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부정적으로 변하게 되고 섬김과 순종의 삶으로 세워가야 하는 교회의 존재 목적과 공동체의 짐들이 자신의 입장에서 더 무겁게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주님이 원하시는 '교회다운 교회'는 완벽한 사람들의 모임이 아니다. 전쟁과 기근, 불법이 성하여 사랑이 식어가는 세상 속에서(12절), 서로의 짐을 나누어 지고 함께 울어주는 '사랑의 방주'임을 기억해야 한다. 혼자서는 고금리와 전쟁의 불안을 이길 수 없지만, 함께 기도하고 격려할 때 우리는 비로소 세상을 이길 힘을 얻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주님께서 세상을 이기셨기 때문이다.
부활주일, 다시 외쳐야 할 '천국 복음'
마태복음 24장 14절은 마지막 때의 정점을 이렇게 선포한다. “이 하늘나라의 복음이 온 세상에 전파되어서, 모든 민족에게 증언될 것이다. 그때에야 끝이 올 것이다.”
우리의 사명은 세상의 끝을 예측하고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끝까지 복음을 전하고 복음대로 삶을 살아내는 것이다.
2026년 부활주일, 시드니 곳곳에서 "그리스도께서 다시 사셨다!"는 외침이 경제적 한숨보다 더 크게 울려 퍼지길 소망해 본다.
고난 중에도 웃을 수 있고, 결핍 중에도 나눌 수 있는 하나님의 자녀들이 모인 곳, 그곳이 바로 이 시대의 소망인 '진정한 교회'이기 때문이다.
세상은 흔들려도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변함없는 역사적 사실이다. 그 부활의 생명이 오늘 위기 앞에서 쓰러져가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길 소망해 본다.〠
강승찬 시드니새생명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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