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의 날개 짓은 작지 않다
묵상이 있는 만남
 
이규현/크리스찬리뷰

미국의 기상학자 에드워드 로렌츠는 브라질에서 나비의 날개짓에 불과하던 바람이 미국의 텍사스에서는 토네이도로 변할 수 있음을 입증하는 논문을 썼다. 이것을 “나비효과 이론”이라고 부른다. 믿기지 않는 이야기이지만 아주 작은 것이 거대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에 귀가 솔깃해진다.

사실 작고 사소한 것이 상상을 초월하는 일로 발전되는 경우가 우리 주변에는 얼마든지 있다.

무심코 던진 한마디의 말이 공동체 전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경우도 그러하다. 무사들의 승부의 세계에서는 0.01초에 의해 생과 사가 갈린다고 한다. 1986년에 7명의 승무원을 태운 우주 왕복선 첼린저호가 발사 75초 만에 폭발한 사고가 있었다. 사고의 원인은 우측 고체 연료 이음새 부분의 결함이었다. 우주선은 수없는 제품들의 결합이다. 사용한 제품들은 국제 규격품이었다. 범인은 ‘허용오차’였다. ‘허용오차’란 합격품일지라도 지극히 미세한 차이의 오차는 있음을 의미한다. 문제는 결합의 과정에서 그런 허용오차의 중첩이 상상을 넘어선 대형사고를 일으키게 한 요인이 된 것이다.

작은 것을 작은 것으로만 치부하는 것이 문제다. 요즘 흔한 우울증의 원인이 되는 것 중에 하나가 과대망상이다. 과대망상이 우울증으로 연결되는 이유는 작은 것들에 대해서 시시하게 여기는 삶의 태도 때문이다. 목표는 너무 큰데 현실에서 행동화되지 못하면 극심한 중압감을 느끼게 된다. 중압감은 결국 우울증으로 이어지게 된다. 비전은 높고 좋은데 일상의 소소한 현실들에 대해서 부정적이고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할 때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과대망상증 환자들은 사소하고 작은 일들에 대해서는 주로 긍정보다 부정적인 쪽을 선택한다고 한다. 세상을 놀라게 하는 일은 갑작스레 일어나지 않는다. 모든 것은 작은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목회자들을 위해 좋은 글을 많이 쓰고 있는 유진 피터슨 목사의 역작 중에 “다윗, 현실에 뿌리 박은 영성”이라는 책이 있다. 그는 다윗의 삶을 살균 처리된 연구실 안에서 다루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현실이라는 세계, 땅의 이야기로 풀어가고 있다. 다윗은 성경 속에 나오는 스토리 가운데 최고 주연급이다. 하지만 그의 생애에는 단 한번의 기적도 없었다는 것에 저자는 집중한다. 다윗의 어린 소년시절부터 현실에 밀착해서 조명하고 있다. 허황된 세계가 아니라 매일 양떼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맹수들과의 싸움을 위해 돌팔매질을 해야 했던 그의 현실에 카메라의 앵글을 갖다댄다. 골리앗과의 싸움에서 다윗의 승리는 하늘에서 떨어진 기적이 아니라 ‘일상의 땀에 찬 몸짓 위에 부어주신 하나님의 은총’임을 역설한다.

NATO라는 단어가 있다. Not Attached To Outcome, 결과에 집착하지 말라는 뜻이다. 결과에 대해서 무시하라는 말이 아니다. 결과는 중요하지만 좋은 결과에만 너무 신경을 쓰다보면 과정에도 민감해져 그만큼 실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너무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현실에 주어진 일상의 작은 일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언젠가 좋은 결과가 찾아올 것이라는 것이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작은 일이 나비의 날개짓인지 모른다. 지루한, 그만 걷어치우고 싶은, 그 작디 작은 일들, 그것은 나비의 날개짓처럼 무모하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 날개짓이 언젠가 몰고 올 폭풍의 원인이 된다는 것을 잊지 않고 사는 것, 그것이 다름을 가름하는 삶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규현|시드니새순장로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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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10/28 [15:05]  최종편집: ⓒ christian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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