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가족교회 안성민 목사

제가 먼저 변해야 했어요!

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09/04/30 [14:36]
지난 2004년 2월 창립하여 올해로 다섯 돌을 맞은 예수가족교회의 안성민 담임목사는 "다시 태어난 소중한 경험을 했어요. 성도들을 더 많이 이해하게 됐고, 하나님 앞에 순수해지는 진정한 목회 방향을 몸으로 깨달았습니다"라고 고백했다. 안 목사가 5년간
`작은 교회'를 담임하고 고백한 '순결한 목회'란 무엇인지 들어 본다.<편집자 주> 
 


▲목회자와 평신도 사이에는 신뢰의 문제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안성민 목사 
©크리스찬리뷰
첫사랑을 고백하는 청년처럼

"이해와 사랑이 부족했음을 고백합니다."
 
"지금까지 세상의 모든 교육제도와 가정 그리고 사회 생활 등에서 길들여진 죄성의 전제들을 과감히 포기하고, 하나님의 말씀과 부단히 접촉함으로써 우리를 순수하게 담금질 해야 합니다."
 
한낮의 햇살이 따갑게 내리쬐는 늦봄, 아니 절기로 따진다면 시드니의 4월은 가을의 시작이 맞다. 산뜻한 초가을에 안성민 목사를 만났다. 한인들이 많이 모이는 스트라스필드의 광장 옆 한 카페에서 예수가족교회 안 목사는 자못 진지했다. 오랜 시간 기도원에라도 다녀온 듯 눈매는 초롱하고, 자연스럽게 힘을 뺀 몸은 편해 보였다. 초가을이어야 하는데 오히려 따까운 햇살이 반갑듯, 안 목사의 '설교'는 그렇게 새로웠다.
 
안 목사는 창립 5주년을 맞은 소감을 묻자, 첫사랑을 고백하는 청년처럼 약간은 상기된 듯 말문을 열었다. "제가 이해와 사랑이 부족했음을 고백합니다"라고 전하면서 그만큼 이해하고 사랑한다는 것에 대해 많이 깨달았다고 말했다. "성도들에 대해 세 가지 측면에서 더 많은 부분을 이해하게 됐습니다. 첫번 째는 영적인 측면, 두번 째는 사회적인 측면, 세번 째는 이민의 삶이라는 측면이었습니다. 특히 영적인 측면에서는 성도들이 받아들이는 예배와 성령에 대해, 제가 너무 이론적으로만 접근하려 했다는 점을 알게 됐습니다"고 전했다. 
 
"목회자와 평신도 간에는 신뢰의 문제가 중요합니다. 이 신뢰는 사랑과 이해에서 오는데, 다섯 해를 지나며 무엇보다 성도들에 대한 이해와 사랑이 예전과는 달라졌습니다"고 안 목사는 설명했다.
 
안 목사는"목회자인 저는 성도들의 구체적인 마음 속을 모른채 너무 '목회자 중심'이었으며, 이론적이었습니다. 지금은 이 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고 말하면서, 예수가족교회가 예전에 성전 건축과 관련해 겪었던 '성도와 목회자간의 아픔'을 이제는 이해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이해의 배경에 대해 안 목사는 "그러나 이것은 타협이 아닙니다"라고 언급했다. "이는 사실 목회자 자신의 신학적 과제이기도 합니다. 저는 너무 이상적이었으며, 성도들의 영적인 고민을 읽어내지 못했던 것입니다"라고 지적했다.
 
"저는 목회자가 성도들을 이끄는 인도자로서의 위치에 더 큰 의미를 두는 목회관을 갖고 있었습니다. 즉, 성도들을 이해하고 사랑하려하기보다는 먼저 '나를 따르라'는 지도자로서의 역할만을 지나치게 강조했던 것입니다. 다시 돌아보면 목회자인 저는 성도에게 인도자로서 '지시자'역할, 그리고 성도는 목회자의 입장에 무조건 동조하고 따라야만하는 역할로 오해했던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교회의 부흥이란 목회자의 자기 목회철학을 실현하는 '자아실현'이라고 오해했던 것입니다"라고 전했다.
 
안성민 목사는 지난 2000년 7월 시드니새순장로교회 부임하여 2003년까지 4년을 부목사로 사역한 후 이듬해 2004년 6월, 예수가족교회를 창립했다.
 
안 목사는 어린시절 조(祖)부모로부터 시작된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성장하고, 성년이 되어 이후 신학을 공부하고 나서 호주에 오기 전 줄곧 한국의'안정적인' 대형 교회의 테두리 안에서 신앙을 키워갈 수 있었다.
 
안 목사는 본인의 신앙 궤도를 보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한국 교회가 부흥하던 시기에 좋은 환경의 모 교회에서 신앙을 키울 수 있었으며, 또한 비슷한 조건의 교회에서 부목사로 사역을 하였고 이후 2000년 새순교회 부목으로 부임했습니다. 이러한 안정적이고, 외형적으로 규모있는 성장한 교회에서의 신앙 경험은 결국은 저에게'교회 부흥은 목사의 자아실현, 즉 목회자의 목회철학을 잘 실현하면 되는 것이라는 오해 아닌 오해를 낳게 했던 것입니다"고 고백한다. 
 
"그래서 목회의 본질을 교회를 성장시키는 것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실 이 부분에서 '목사'자신은 없이 객관화시키고 '성도들'만 목회의 대상으로 삼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오히려 성경에서 하나님은, '목회자인 너가 변해야 된다'고 주장하십니다."
 
목회자인 나부터 변해야 한다
 
"즉, 목회의 본질은 목사 자신의 변화에 있다는 것입니다. 목회자의 변화없는 성도들의 변화란 있을 수 없는 것이지요"라고 전하면서 "그렇기에 목회자로서의 진짜 보람은 목회자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습니다. 사실 목회자는 일반 성도들 보다 하나님께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이 더 많이 있는 것입니다. 축복이지요"라고 안 목사는 말했다.
 
안 목사는 올바른 목회 방향에 대해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이제는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무엇보다도 저 자신의 변화에 힘쓰게 되었지요"라며 안 목사는 "목회자와 성도들의 자기 실현의 기준이 무엇입니까?"라고 자문했다."이는 성도들과 저 자신을 하나님 앞에 온전히 세운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사역의 총괄적인 지침이기도 한데, 이는 예수님의 사역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예수님은 이 땅에 사역을 하도록 보내심을 받았습니다. 그 사역을 위해 성령으로 기름부음 받으셨고, 사탄으로부터 시험을 받으셨습니다. 예수님은 지금 우리의 생활을 어떻게 하느냐의 결과가 영원까지 미친다고 가르쳤습니다. 예수님은 설교하셨고, 기도하셨고, 죄인들의 친구가 되어 주셨고, 세례를 주셨고 성만찬을 하셨습니다. 이렇듯 목회자가 성도들을 만날 때면, 성도들이 하나님의 방문을 받는 것처럼 느끼게 해야 합니다. 이는 자신 스스로를 하나님 앞에 온전히 새롭게 발견하는 거듭남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고 안 목사는 말했다.
 
아울러 이런 거듭남을 위해 실천적인 내용 또한 언급했다.'예수 그리스도께서 이루신 구원을 성도들과 저 자신이 바르게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매일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아 생각과 말, 그리고 감정까지 예수님을 닮아가는 데 힘써야 합니다. 지금까지 세상의 교육과 가정, 사회 생활을 통해 길들여진 죄성의 전제를 과감히 포기하고 하나님의 말씀과 부단히 접촉함으로써 우리들의 전제가 순수해져야 합니다. 가장 기본적이며 근본적인 문제이지만, 저를 포함해서 우리들이 늘 쉽게 간과하는 부분입니다"라고 안 목사는 말했다. 
 
"중소 규모의 교회가 훨씬 좋습니다." 
 
▲ "예수님을 닮아가는데 힘써야 한다"고 강조하는 안성민 목사     ©크리스찬리뷰
우리는 '하나의 몸뚱아리'

 
시드니에서는 여느 이민교회와 마찬가지로 무수히 많은 작은 교회들이 존재한다. 작은 규모의 교회는 더 충실히 양질의 목회를 할 수 있다고 안 목사는 전한다. 
 
"힘 있는 교회, 더 나은 목회를 하기 위해서는 목회의 자세가 중요하지, 성도의 숫자가 아닙니다. 즉 작은 교회는 개별 성도들에 대해 더욱 집중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성도 한 명 한 명의 삶을 이해하고 사랑하려는 자세가 중요함을 깨달았습니다."
 
안 목사는 "저는 가끔 한국 대형교회 목사님의 설교를 들을 때, 설교의 구성과 전달 등 말씀은 잘 하시는데 '뭔가 빠졌다는 느낌'을 갖게 됩니다. 구체적인 상황 속에서 말씀하시는 성령의 음성으로 들리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성령의 임재가 중요한 것인데, 예를들면 훈련사역도 꼭 훈련생이 10명 이상 되어야 실행되는 것이 아닙니다. 제 경험상 적으면 적을수록 성령 임재의 경험에는 좋은 면들이 많이 있습니다"고 말했다.
 
아울러 안 목사는 '현실에만 집중하는 모습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교회가 일꾼 양성을 위해 훈련사역이나 교육 시스템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면을 지양하고, 진정 사람이 변할 수 있는 전(全)인격적인 터치를 해야한다고 강조한다.
 
이어 "예수님의 사역에서 롤 모델(role model)을 찾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제자훈련, 선교학교 등 각종 훈련이나 교육 시스템에만 치중하는 사역이 아니라, 진정 사람이 변할 수 있는 핵심은 무엇인가를 좀 더 기도하고 연구해야 합니다.
 
성경에서는 전(全)인격적인 터치를 말하고 있습니다. 흔히 각종 교육, 훈련 시스템을 통한 사역이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또한 전인격적인 터치를 논함에 있어, 감정에 너무 치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흔히'은혜받았다'라고 표현할 때 감정만이 성령의 터치는 아닌 것입니다"고 설명했다.
 
또한 안 목사는 "우리는 인간입니다. 지성이 필요하지요. 알아야 기쁘고 눈물이 나오는 것입니다. 모르고 기쁠 수가 없습니다. 그렇기에 '요한복음의 성령'이 '사도행전의 성령'보다 앞서야 하는 것이지요. 성경의 순서는 그런 의미에서도 하나하나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고 전하면서 "결국 진정한 자아실현이란 내가 예수님을 닮아가는 것이지요. 결국 사람이 변하는 것은 그 사람에게 주어진 은사가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와 성령을 통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즉, 바울이 말한 '나의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다'라는 부분은 바로 이것을 말하며 바울은 결국 자기 정체성을 하나님으로부터 확인했던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인간을 바꾼다는 것은 생각이 바뀌어야 합니다. 예수님의 생각으로 닮아가야 합니다. 말씀과 큐티를 통해 죄성으로 길들여진 삶의 전제를 떨쳐내야 하는 것이지요"라고 설명하면서 "우리는 매일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아 생각과 말, 그리고 감정까지 예수님을 닮아가는 데 힘써야 합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인터뷰 말미에 안 목사는 '한 몸'(one body)을 이야기 했다. 개별 교회의 차원이 아닌 하나님 나라의 차원에서 모든 교회는'하나의 몸뚱아리'임을 강조했다. 한인교회는 물론 호주 교회와의 관계도 위와 같은 하나님 말씀 안에서 공동체 의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섯 돌을 넘기며 보다 성숙하고 아름다운 사역을 일궈 가려는 예수가족교회 성도들의 힘찬 전진과 하나님 앞에 순결과 순수를 고백하고'목회자의 변화'를 선언한 안 목사 그리고 슬하의 세 자녀 유경, 유은, 유나와 표영미 사모 앞에 늘 하나님의 은혜와 축복이 가득하기를 기도해 본다.
 
새로이 던다스 181번지 파크 로드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예수가족교회는 매 주일 오전 11시 30분 주일예배와 매 주 수요일 저녁 7시30분 수요예배 등을 섬기고 있다. 
 

 
글/지창진(크리스찬리뷰 편집부 기자)
사진/권순형(크리스찬리뷰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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